※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KP 또는 시나리오를 플레이 한 PL만 열람바랍니다.
[COC 시나리오]
백귀야행의 밤
약칭 '백야밤' 플레이로그 백업
결국에는 기다림,
그리고 인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KPC 유키노 미야 / 찬
PC 코가네마루 이치나리 / 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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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13
플레이타임: 1시간 30분
당신은 덜 깬 눈으로 커튼을 열어 밖을 확인하면,
미야가 이곳으로 건너온 지 3개월이 지났습니다.
평범하게 ‘인계’의 ‘인간’인 척 사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요?
귀나 꼬리를 꺼내는 바람에 얼마나 곤란했던가요!
그러거나 말거나 미야는 웃으며 손을 흔듭니다.
반대편 손에는 축제 때 사용하는 붉은 등불이 들려 있습니다.
코가네마루 이치나리: (창문을 살짝 열고는 조금 황당한 기색) ... 미야, 이 시간에 뭐 하는 거야?
유키노 미야: 좋은 저녁이야..! 이치나리!, 내 뒤를 봐.!!
맙소사. 이게 무슨 일이죠? 평범한 주택가는 사라지고,
새하얗게 반짝이는 길 위를 걷는 건 100마리 남짓의 요괴 떼입니다.
코가네마루 이치나리:
SAN Roll
기준치:
70 /35 /14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이 내려오지 않으면, 미야는 훌쩍 뛰어 당신이 서 있는 창가에 앉습니다.
유키노 미야: 백귀야행이야!왜 인계에서 이런 게 펼쳐지는진 모르겠지만, 반가운 얼굴들이 있어...! 분명 너도 보고 싶어 할 것 같아서...
이치나리도 같이 갈래??
코가네마루 이치나리: 백귀야행...? (대체 이게 또 무슨 일이지... 눈을 비비다가 같이 가겠냐는 말에) 아, 응... 같이 가. (뭔진 몰라도 혼자 보낼 수는...)
아니, 그뿐만 아니라 그는 요괴 가면을 두 개 만들어내 당신에게 씌워주고,
어느새 잠옷은 가면에 어울리는 근사한 축제 옷이 되어있습니다.
유키노 미야: 짠~~우리 커플 유카타!(빙그르르르~ )어때?
코가네마루 이치나리: (엇, 귀엽...)(빙글 돌 때 슬쩍 손을 잡아주고는 빤히 바라보다가 살짝 웃으면서) 미야한테 잘 어울려.
유키노 미야: (발그레..)이치나리에게도..엄청 잘어울려...헤헤..(손을 꼬옥 잡는다) 자..! 이게 갈까?!
코가네마루 이치나리: (분명 기이하고 비현실적인 일이지만 처음 이런 일을 겪었을 때와는 사뭇 다른 기분이다. 그때만큼 놀랍지만은 않을지도. 손을 꼭 맞잡고) 응, 가자.
우글우글한 요괴들은 각자 등불을 든 채 시시덕거리면서 걷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당신은 익숙한 얼굴의 요괴들을 발견합니다.
몇몇은 당신의 기억 속에 있는 모습보다 훨씬 더 어려 보입니다.
100개에 달하는 등불이 어둠 속에서 선을 그리며 이동합니다.
요괴들이 집단으로 나타나는 걸 부르는 말입니다.
나타난 요괴들은 떼를 지어 다니며 주변에 해를 끼친다고도 하죠.
주문이나 경전을 외워 요괴를 내쫓는 전설이 많습니다.
유키노 미야: ...과거의 우리네. 이계와 인계의 시공간이 뒤틀려서 섞였나 봐. 원인은 알 수 없지만, 내버려 두면 영영 되돌리지 못할지도.....
이대로라면 당신의 일상이 완전히 부서져 버립니다!
이대로 행렬 틈에 끼어있다고 해서 답이 나올지 모르겠습니다.
유키노 미야: 일단 따라 가보자...! 시공간을 이렇게 만들어버린 원흉은 금방 찾아낼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말하며, 미야는 주변 요괴들을 구경합니다.
코가네마루 이치나리: 으음... (어쩔 수 없나... 당장 뾰족한 수도 떠오르지 않고... 행렬을 따르며 옆에 선 미야를 바라보다가 시선을 돌려 주위를 함께 둘러본다.) 뭐가 그렇게 신나?
유키노 미야: 축제 같잖아~(꼬리살랑살랑~)이치나리는...즐겁지않아?
코가네마루 이치나리: 음... (생각하듯 시선을 굴리고) 즐거워. 딱히 즐거울 일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미야랑 있어서 그런 것 같기도.
유키노 미야: (얼굴이 빨개져서)뭐..뭐어?! 엄청 부끄러운 말을 하네~ 이치나리~
코가네마루 이치나리: (말을 걸 줄은 몰랐던 터라 살짝 당황...) 아... 어...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는 거죠?...
길의 끝에 시공간을 뒤튼 자가 있을 것 같아서, 그
자를 만나러 가고 있어.
코가네마루 이치나리: 만나면 뭘 어떡하려는 거죠? 해결할 방법이 있는 건가요?
요괴: 들고있는 등불. 시공간을 뒤튼 자에게 바치는 공물이야.
이걸 받고 부디 노여움을 가라앉혀,
우리의 세계를 원래대로 되돌려 달라고 비는 거지.
코가네마루 이치나리: 음... (그런건가... +
(길게 늘어진 행렬의 선두 쪽을 바라보다가) 얼마나 더 가야 하는지는 모르는 건가요?
당신은 행렬의 틈에 끼어있는 타타, 미호, 쿠라마. 이채, 어린 미야를 볼 수 있습니다.
코가네마루 이치나리: (슬쩍 시선을 돌려
타타 를 바라봅니다.)
덩치도 조금 더 작고, 인간보다 고양이에 가까운 얼굴입니다.
코가네마루 이치나리: (음, 뭔가 신기하다... 그럼
미호 는? 그쪽으로 시선을 돌려보고)
붉은 털을 가진 자그마한 여우 요괴, 미호입니다.
아직 영월호에 입학하지도 않은 어린 요괴네요.
주눅 들고 잔뜩 겁먹은 표정으로 부모님을 따라 걷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큰 소리가 날 때마다 화들짝 놀라며 부모님에게 안깁니다.
코가네마루 이치나리: (의외네... 저렇게 겁이 많았을 줄이야.
쿠라마 쪽으로 시선을 돌려봅니다.)
가마를 타고 담뱃대를 문 구미호 요괴, 쿠라마입니다.
외형은 예전에 봤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고고한 자태를 뽐내며, 다른 요괴들에게 훈수를 두고 있습니다.
당신과 눈이 마주치면, 어쩐지 묘한 표정을 지으며 윙크해줍니다.
코가네마루 이치나리: (움찔)(뭐, 뭐야? 당황해서 얼른 시선을 거두고는
이채 가 있을 쪽을 바라봅니다.)
특유의 분위기 때문에 다들 접근하기 힘든 듯, 홀로 떨어져서 걷고 있습니다.
인계와 이계가 섞여버린 게 마음에 들지 않는지 못마땅한 티를 팍팍 내고 있습니다.
아, 방금 어깨가 부딪친 다른 요괴에게 화풀이하고 있네요.
코가네마루 이치나리: (으으음... 시선을 피해 눈길은 자연스레
어린 미야 에게로 향합니다.)
지금보다 앳된 표정의 어린 미야는 조금 우울한 표정입니다.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던 어린 미야는, 당신과 눈이 마주치자 움찔, 어깨를 들썩입니다.
미야: ....어쩐지 당신에게서 익숙한 냄새가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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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는 대로 말을 줄줄 늘어놓던 어린 미야는 금방 시무룩해집니다.
미야: 죄송해요. 매일 이런 이야기만 했더니, 다들 그만 좀 하라고 해서….
코가네마루 이치나리: (어, 어라... 대화해도 되는 건가?... 어쩔 줄 몰라 당황한 기색으로 네 이야기를 들어주다가) 아... 괘, 괜찮아. 난 처음 듣는 이야기니까... (귀여워... 동그랗고 작다... 시무룩한 머리를 무심코 살짝 쓰다듬어준다.) 편안한 느낌이라니 기쁘네.
금방 표정이 밝아져 당신의 옷깃을 잡고 떨어지지 않습니다.
미야: 저..저기..저기...(얼굴이 빨개져서는)백귀야행 동안만이라도 옆에 있어도 될까요?.......
미야, 그러니까 더 큰 쪽의 미야는 가면을 쓰고 있어 표정을 짐작할 수 없습니다.
코가네마루 이치나리: 어어? (본인이 옆에 있는데... 이렇게 가까이 둬도 되나?... 표정을 알 수 없는 큰 쪽의 미야를 슬쩍슬쩍 살피다가 차마 도저히 거절할 수가 없는 듯이 허락해버리고 만다. 좋아하는 이의 어린 얼굴을 하고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물어오는데 이걸 어떻게 거절을 해...) 그..래, 일행이 없다면...
미야: 헤헤..(헤실 웃어보이면서)감사합니다..!
검은 우주처럼 일렁이던 배경은 초록색으로 물들고, 새가 지저귑니다.
향긋한 풀 내음과 함께 산속 풍경이 펼쳐집니다.
선명한 붉은색 토리이, 그리고 회색 계단이 주르륵 늘어집니다.
대열은 흐트러지지 않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갑니다.
평지를 걷는 건 어렵지 않았지만, 끝없는 계단을 걸어야 한다니….
계단의 양옆은 섬세한 조각상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모양의 조각상을 살펴보며 앞으로 걷다 보면,
코가네마루 이치나리:
듣기
기준치:
60 /30 /12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잠시 후, 오른편에서 수풀을 헤치고 한 남자가 나타납니다.
베일로 얼굴을 가린 자는, 척 보기에도 심상치 않은 자태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걸을 때마다 품위가 넘치며, 고아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코가네마루 이치나리:
지능
기준치:
60 /30 /12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남자는 신사에서 일하는 신관처럼 보인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신관: 걷다 보면 힘들지 않으십니까. 쉬엄쉬엄 걸어가지요.
코가네마루 이치나리: 아, 음... 네... (이쪽은 처음 보는 사람한테 붙임성 없는 편...)
신관: 실은, 저는 이 대열에 끝까지 함께할 수 없습니다.
이 신사를 벗어날 수 없는 몸이거든요.
비통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 길의 끝에 ‘그 사람’이 있을 게 뻔한데, 저는 갈 수 없다니….
코가네마루 이치나리: ...길 끝에 있을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계십니까? (의아한 물음...)
신관: 제게는 평생을 약속한 정인이 있습니다만,
목숨이 끊겨 더는 만날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습니다.
정인은 제 죽음을 알지 못한 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겠지요.
코가네마루 이치나리:
지능
기준치:
60 /30 /12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남자의 사연이 그 내용과 무척 비슷하단 생각이 듭니다.
신관: 하다못해 제가 죽었다는 사실이라도 전달할 수 있다면….
코가네마루 이치나리: ... (안타까운 사연이네. 원래는 이런 일에 일체 개입하거나 신경 쓰지 않는 편이었지만 왠지 이번에는... 괜히 마음이 쓰인다.) ...그럼 대신 전해드릴까요? 말 정도라면 어렵지 않으니...
남자는 크게 기뻐하며 품에서 얇은 종이봉투를 한 장 꺼내 내밉니다.
언제 이런 기회가 올지 모르니, 부탁입니다.
제 정인에게 이걸 전달해주세요.
코가네마루 이치나리: 길 끝에 있는 게 정인이 확실한 겁니까? (전해주기야 하겠다만... 확인 정도는 필요한 거 아닌가? 정인에게 전하고 싶은 거라면...)
신관: ...확실할겁니다...아마..(살짝웃으면서) 저는 그녀를 믿어요. 그녀를 사랑하니까...
코가네마루 이치나리: 음... 뭐, 그렇다면야... (괜한 일에 나섰나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기약 없이 기다리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는 짐작할 수 있으니까.) 잘 전해드리겠습니다.
신관이 당신과 미야를 선택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기다림과 인연, 두 단어가 가장 어울리는 영혼이었으니까요.
종이봉투는 한없이 가벼워 무엇이 들었는지 전혀 짐작 가지 않습니다.
신관은 대열에서 이탈해 조용히 당신과 미야가 떠나는 모습을 지켜봅니다.
다만 사람의 흔적이라곤 조금도 찾아볼 수 없으며,
당신을 제외한 인계의 주민들 역시 다른 곳으로 흘러가 버린 걸까요?
몇몇 요괴들이 창문을 깨며 장난치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당신은 가서 요괴들을 꾸중하거나 훈계를 늘어놓을 수 있습니다.
..인계에 대해 종종 듣곤 했거든요.
코가네마루 이치나리: 음... 그렇겠지? 여기 있을지까지는 모르겠지만 인계는 확실히 이런 느낌이니까 말이야. (활기라곤 찾을 수 없는 적막이랑 분위기는 정반대지만 말이지... 주변을 두리번)
어린 미야는 길을 걸으며 보이는 것마다 호기심 어린 눈으로 살펴보며 질문을 던집니다.
코가네마루 이치나리: 자동차라는 건데... 원하는 곳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게 해주는 기계야. (왠지 데자뷰...)
코가네마루 이치나리: (진짜 아기 데리고 다니는 기분이네...) 어, 음... 생리적인걸 해결하는 곳인데... 밖에 있을 땐 집으로 돌아가기에는 거리가 있으니까 밖에서 바로 해결하고 손도 씻고 그러는 곳이야.
코가네마루 이치나리: (이계에는 아이스크림도 없었던가?) 달거나 신 맛이 나는 얼음?... 시원해서 날이 더울 때 자주 먹는 음식이야.
코가네마루 이치나리: (귀엽) 여긴 학교야. 이계에도 학교는 있지 않아? 배움이 필요한 인계 사람들이 드나드는 곳이라고 할 수 있겠네.
어른 미야는 들통날 걱정을 하는지, 비교적 말수가 적습니다.
어쩌면 어린 자신의 모습을 보고 과거의 향수를 느끼는지도 모르죠
어린 미야는 기뻐하다가도 의문을 품고 묻습니다.
미야: 그런데, 어떻게 자세히 알고 계시는 건가요?
코가네마루 이치나리: (어엇... 맞다, 요괴인 척을 했어야 했는데... 식은땀을 삐질 흘리며) 나.. 나도 들었어, 어디서...
어린아이의 예리함은 만만하게 볼만한 게 아니라는 교훈을 얻습니다.
요괴들은 불이 꺼진 도심 한가운데, 붉은 불이 켜진 신호등을 무시하고 건널목을 건너갑니다.
강한 요기를 감지한 건지, 행렬이 지나가는 곳의 가로등은 고장 난 것처럼 점멸합니다.
시멘트는 독기에 녹아버리고, 가로수가 시듭니다.
백귀야행이 옮겨간 장소마다 엉망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행렬에 있던 요괴 중 하나가 가판대를 펼쳐 들고 다니며 간식을 판매합니다.
당연히 대부분이 도마뱀 구이나 메뚜기 튀김 같은 것들이지만,
미야: ......(사과사탕을 빤,...히.....봅니다).......
코가네마루 이치나리: ... 사과 사탕 먹고 싶어? (이런 거 사줄 돈 같은 게 나한테 있으려나?...)
미야: 네에...사과사탕은..한번도 먹어보지 못했거든요...(힐끔..)
코가네마루 이치나리: (큰 쪽의 미야를 힐끔 보고는 귓가에 소근..) 하나만 사줘도 될까? 귀여워서 도저히 안 사주고는 못 배기겠는데...
유키노 미야: (흠칫..)(...귀..귀엽다니이...>///<)....(끄덕 이고는 손에 돈을 쥐어준다)
코가네마루 이치나리: (이쪽도 귀엽... 새삼스레 둘이 같은 인물이라는 게 실감이 난다.) 고마워. (살짝 웃어 보이고는 가판대로 다가가 사과 사탕을 하나 달라고 합니다.)
어린 미야는 기대에 찬 눈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방방방)(꼬리 붕붕붕)
코가네마루 이치나리: (귀여워... 너무 귀여워서 속이 간질간질) 떨어트리지 않게 조심해. (네 손에 사과 사탕을 쥐여준다.)
미야: 우아아앙,,,,(사탕을 받고는 눈이 반짝..!)감사합니다! (꼬리 헬리콥터)
검은 하늘, 어두침침한 거리, 빼곡한 요괴들, 어린 미야, 당신을
둘러싼 모든 것들이 비현실적으로만 와닿습니다.
또다시 새빨간 토리이, 그리고 신사가 일행을 반깁니다.
특이하게도 토리이가 거꾸로 뒤집힌 채 매달려 있습니다.
코가네마루 이치나리:
SAN Roll
기준치:
70 /35 /14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하늘을 올려다보면, 아름다운 연못 위로 붉은 다리가 세워져 있습니다.
하늘은 고요하며, 인기척은 조금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요괴들은 걸음을 멈추고 들고 다니던 등불을 바닥에 내려놓습니다.
그러자, 마치 하늘 위로 연을 날려 보내듯 등불이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새빨간 등불이 검은 밤하늘을 메우며 날아갑니다.
하나하나가 검은 물을 헤엄치는 금붕어처럼 살랑이며 떠오릅니다.
어른 미야도, 아이 미야도 다른 요괴들을 따라 등불을 떠나보냅니다.
당신 역시 등불을 떠나보내려던 그때, 품에서 아까의 봉투가 미끄러집니다.
하지만, 그의 정인은 얼굴은커녕 머리카락 한 올 내비치지 않는데,
편지를 전하는 가장 올바른 방법은 당신이 편지를 등불에 넣어 함께 떠나보내는 것입니다.
코가네마루 이치나리: (이 등불들이 모두 길 끝에 있는 이에게 바치는 공물이랬지. 편지도 함께 보낸다면 그 사람에게 전해질지도... 여기엔 대체 뭐가 들어있으려나. 등불에 편지를 넣고 바닥에 내려놓습니다.)
등불이 차츰차츰 멀어져 보이지 않게 될 무렵,
갑자기 쏟아지는 폭우에 요괴들은 이리저리 흩어져 비를 피할 곳을 찾습니다.
얇은 무녀복을 입은 여인은,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적힌 내용을 눈으로 쓰다듬습니다.
“아직도 저를 잊지 못하고, 한을 품은 채로….”
닿을 리 없는 목소리만이 공허하게 울려 퍼집니다.
모든 것이 허상이었던 것처럼, 뒤틀린 혼란이 가라앉고,
백 마리 남짓의 요괴들이 하나씩 사라져갑니다.
이제 당신은 미야와 함께, 원래의 평온한 인계로 돌아갈 것입니다.
여인의 모습을 바라보던 어린 미야는 다급하게 고개를 돌려 당신에게 묻습니다.
어린 미야는, 직감적으로 이제 이별임을 깨달은 것 같습니다.
당신은 돌아가면 만날 수 있는 여타 요괴들과 다르다는 걸요.
그는 당신이 완전히 멀어지기 전에 손을 붙잡고, 당신에게 마지막 질문을 던집니다.
...기다리고, 그리워하면 언젠가는 다시 만날 수 있는 걸까요?....
...오..오래 기다릴 수 있어요. 참는 건 잘하니까...
기다린다고 만날 수 있다면, 저는 언제까지나 기다릴 거예요...!
코가네마루 이치나리: (다시 만날 수 있냐니... 만날 수 있다고 섣불리 말해버린다면 오랜 시간을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할 텐데. 그런데도 그냥... 날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제 손을 붙잡은 작은 손을 꼭 맞잡아주면서) 응, 만날 수 있어. 만나게 될 거야.
어린 미야는 가만히 당신을 바라보다 희미하게 웃음을 지어 보입니다.
빗물에 휩쓸려 지면과 하늘의 경계가 흐려지고,
굉장히 슬픈 목소리였지만, 그건 결코 나쁜 결말이 아니었습니다.
어떤 비통한 이야기는 이로써 평온하게 끝을 맞이합니다.
당신이 다시 정신을 차리면, 처음 눈을 떴던 침대 위입니다.
미야는 여전히 가면을 쓴 채로 당신의 머리맡에 앉아있습니다.
유키노 미야: ...응, 만날 수 있어. 만나게 될 거야.
당신이 마지막으로 어린 미야에게 해준 말을 똑같이 읊곤,
구구절절하게 사정을 적은 긴 편지였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두 사람에게는 백지 편지로도 충분했을 거야. 적지 않아도 전해지는 마음이라는 건 분명 존재하니까.
결국에는 기다림, 그리고 인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끝이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는 재회를 기약할 수 있습니다.
B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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