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근] 사랑하는 나의, - 뽀또의 부름
뽀또의 부름
작성일
2019. 9. 7. 07:59
작성자
마스터 뽀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KP 또는 시나리오를 플레이 한 PL만 열람바랍니다.

 

 

 

 

 

 

 

[COC 시나리오]

 

사랑하는 나의,

 

 

 

 

KPC 천우연 | 포카리                              

PC 김 군 | 제한                              

 

 

 

 

19.09.01 ~ 19.09.07

플레이타임: 대충 30시간

 

 

 

 

 

 

 



 

 

 

 

 
*
 
사랑하는 나의,
 
사랑하는 너를 위해서
 
사랑하는 나의,
 
천우연이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을 때입니다.
 
그를 떠올리고, 그와의 기억을 떠올리며
 
슬퍼하거나, 어쩌면 여전히 복잡한 심정을 가진 채
 
종종 생각에 잠기곤 하던 당신은
 
한 소식을 접합니다.
 
천우연의 시체가 사라졌다는 소식입니다.
 
...
 
누가 이런 짓을 한 걸까요.
 
그 이야기를 들은 당신은 어떤 기분이었나요?
 
어떤 기분이었든, 시체를 훔쳐가다니 용납 못할 짓입니다.
 
...
 
그런 것보다는 천우연의 시체를 되찾는 것이 먼저이지 않겠나요?
 
화를 낸다고 해도 천우연의 시체는 스스로 되돌아오지 않습니다.
 
당신은 감정을 억누르며 천우연을 찾기 위해
 
신고는 물론, 주변을 모두 뒤져보고 관련된 소식을 얻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사라진 천우연의 시체를 찾기 위해 노력해왔던 당신.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왜인가요?
 
온전한 슬픔만을 느껴도 모자란 시간일 텐데 왜인가요?
 
...
 
당신은 오늘도 그의 시체를 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오늘만큼은 그를 찾거나 범인을 잡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사람들에게 수상한 사람을 보지 못했는지 묻지만 늘 같았습니다.
 
묻는 사람마다 모른다는 이야기뿐입니다.
 
...역시 오늘도 같았다고,
 
그렇게 생각하던 중
 
한 사람이 고민하는 표정으로 쳐다보다가 당신에게 다가와 입을 엽니다.
 
: 새벽에 잠들기 전에 밖을 내다보고 있었는데... 한 남자가 커다란 무언가를 둘러메고 어디론가 가는 걸 본 적이 있었던 것 같아요. 시체가 사라졌다는 날이랑 비슷했던 것 같아서 말씀드려요.
 
드디어 관련된 이야기를 찾은 듯합니다.
 
김 군:(드디어. 이 끝도 없을 것만 같던 상황에 한 줌의 희망이라도 찾은 느낌이 들어 우울하던 얼굴에서 그제야 밝은 기색을 냈다. 목소리에 조금 더 힘이 들어간다.) 그게 사실인가요? 그렇다면 그 사람이 어느 방향으로 간 지도 알고 계십니까?
 
: 저쪽 길목 쪽으로 들어가는 것 같았어요. (어느 한쪽 길목을 가리킨다.)
 
김 군:(가리킨대로 시선을 돌려 보다가 다시 고개를 틀어 제 앞의 사람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한다.)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곳으로 가볼테니 이만 시간을 내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수고하세요.
 
이제야 겨우 관련된 이야기를 찾았습니다.
 
어쩌면 오늘 정말 천우연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요.
 
당신은 서둘러 그곳으로 향합니다.
 
그 사람이 알려준 길목으로 들어가니 그 끝엔 숲이 하나 나옵니다.
 
그 근처를 뒤져보지만 사람이 살 만한 곳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번에도 아닌 걸까요?
 
날이 어두워져가니 내일 마저 찾아봐도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내일은 다른 사람과 함께 와도 좋을 것 같네요.
 
그렇게 생각하고 돌아가려고 뒤를 돈 순간,
 
짙은 안개가 당신을 뒤덮습니다.
 
...
 
안개가 옅어졌다는 생각이 들 때,
 
당신은 어느 새 커다란 저택의 대문 앞에 서 있습니다.
 
갑자기 나타난 저택에 당황스럽기만 합니다.
 
다시 문 뒤로 걸어가보려해도 짙은 안개만이 이어지고,
 
그 안개를 헤쳐 나가도 거대한 대문 앞으로 다시 돌아옵니다.
 
이성 판정.
 
김 군:
SAN Roll
기준치: 45/22/9
굴림: 3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앞으로 나아 가려 문 쪽에 손을 대면,
 
힘을 주기도 전에 대문은 덜컹거리며 불쾌한 쇳소리를 내며 열립니다.
 
대문 앞으로는 새하얀 돌이 깔린 길이 보입니다.
 
그 길에는 말린 장미가 놓여 있습니다.
 
발에 닿은 장미 꽃잎은 바스라져 사라집니다.
 
길을 따라 걸으면 저택의 문 앞에 도착합니다.
 
저택인만큼 문이 꽤나 커보입니다.
 
문을 두드려도 답은 돌아오지 않네요.
 
문고리를 돌려보자 문이 그대로 열립니다.
 
잠기지 않은 모양이에요.
 
당신이 문고리를 돌리면 문은 힘을 더 주지 않아도 저절로 열려 당신을 기다립니다.
 
그 안에 들어서자,
 
저택 안의 모습이 보입니다.
 
화려한 샹들리에와 장식들이 눈에 들어오지만,
 
상태가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습니다.
 
안은 어딘지 낡고 오래된 것처럼 보입니다.
 
안에는 사람이 없는 걸까요?
 
애초에 문도 잠겨져 있지 않은 것을 보면 사람이 살지 않는다고 보아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런 생각을 할 때 쯤이면 열렸던 문이 끼익, 쾅! 하고 닫혀버립니다.
 
문을 다시 열어보려 문고리를 돌려보지만 굳게 잠겨 열리지 않습니다.
 
당황스러워하기도 잠시,
 
어딘가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옵니다.
 
대답 소리가 없어서 아무도 없는 줄 알았는데 누군가 있던 모양입니다.
 
김 군:(조심스레 소리가 들려오는 곳으로 움직여본다. 만일을 대비해 주먹도 쥐며;) ...거기 누구 있습니까?
 
소리가 나는 곳으로 걸음을 옮기면,
 
...
 
움직이는 시체를 마주합니다.
 
그것은 부분 부분이 썩어들어가 있고 피부도 바짝 말라있습니다.
 
움직이는 시체는 당신의 소리에 절뚝거리며 가까이 다가옵니다.
 
가까워질수록 팔을 이리저리 흔들며,
 
사람도 짐슴의 소리도 아닌 기이한 소리가 그것의 입에서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이곳은 대체 뭔가요?
 
왜 저런게 돌아다니고 있는 건가요?
 
이성 판정.
 
김 군:
SAN Roll
기준치: 45/22/9
굴림: 3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1 감소.
 
김 군:(순간적으로 숨을 삼켰다. 목소리 때문에 들켰을까? 불안하다. 저게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일단은 가까이 다가가면 위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어딘지도 모를 곳에 들어가는데 너무 조심성이 없었나보다. 발소리를 죽인 채 저것의 눈에 띄지 않으려 조용히 비켜나가본다.)
 
당신은 그것을 피해 조용히 비켜나갑니다.
 
시체에게서 조금 멀어지자 그것은 이내 당신이 들어오기 전처럼, 절뚝거리며 주변을 배회합니다.
 
그것을 피해 안전한 곳으로 몸을 피하던 당신은 계단을 발견합니다.
 
아무래도 2층으로 향하는 계단인 것 같습니다.
 
김 군:(2층에도 저런 것들이 다니고 있지 않을까 두려워 쉽사리 발이 떼지지 않으나, 계단과 주변을 배회하는 시체를 번갈아 보고선 이내 결심한 듯 계단에 발을 딛는다.)
 
2층에도 저런 것들이 있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당신은 계단을 따라 2층으로 향합니다.
 
2층으로 올라오자 어두운 조명이 켜집니다.
 
밝아지긴 했지만, 조명을 갈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듣기 판정.
 
김 군: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어디선가 작게 노랫소리가 들려옵니다.
 
노래가 들린다는 건, 분명 살아있는 사람이 이곳에 있다는 거겠죠.
 
이곳까지 왔는데 어쩌면 천우연의 시체를 훔쳐간 범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소리가 나는 곳은 바로 앞에 있는 방에서 나는 듯 합니다.
 
김 군:(만약 저 안의 사람이 범인이라면, 이 곳에도 천우연이 있는 걸까? 그런 생각이 들자 기대감에 부풀어 심장이 뜀박질을 한다. 천우연이 이 곳에 있다고. 드디어 널 볼 수 있는 거야. 간절한 마음이 이 곳에서 닿는구나 생각하며 긴장을 풀려고 주먹을 한번 쥐었다, 피고서 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방문을 연다.)
 
노래가 들리는 방에 가까이 다가가면 무언가로 재생되고 있는 듯한 녹음된 멜로디가 더욱 크게 들려옵니다.
 
당신의 손이 문에 닿자마자 노랫소리는 뚝 끊겨버립니다.
 
문은 특별히 잠겨 있지 않았네요.
 
천천히 문이 열림과 동시에 안에서는 가까워지는 발소리가 들려옵니다.
 
그리고,
 
문이 열리면 눈앞에는 말도 안되는 장면이 펼쳐지게 됩니다.
 
문이 열리자 마자 누군가가 당신의 품에 와락 안겨오고,
 
천우연:찾아오느라 힘들었지. 그래도 이렇게 와줄 줄 알았어.
 
라며 고개를 묻습니다.
 
익숙하고도 그리운 목소리.
 
...아, 분명 천우연입니다.
 
당신의 품에 살아있는 것처럼 안겨오는 것은 천우연이었습니다.
 
천우연은 한참동안 당신을 안고 놓아주지를 않습니다.
 
당신은 무얼 찾으려 여기까지 왔던 건가요?
 
분명 당신은 천우연의 시체를 찾아왔었는데.
 
분명 그가 죽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는데.
 
그게 거짓인 것처럼 천우연은 살아있습니다.
 
이성 판정.
 
김 군:
SAN Roll
기준치: 44/22/8
굴림: 1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성 1 감소.
 
천우연이 살아있다고 기뻐하기보다는 혼란스러움이 더 큰 당신을
 
안고 있던 천우연은 긴 포옹을 마치고 당신의 손을 잡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든 상관이 없는 건지 입을 엽니다.
 
천우연:이제... 영원히 나와 사는 거야. 행복하게. 다시는 헤어질 일 없어.
 
그 말을 하고선 천우연은 살짝 떨어지더니 당신의 눈을 한참 동안 마주합니다.
 
왜인지 그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대답을 하려 하지만 입조차도 떨어지지 않습니다.
 
정신력 대항 판정.
 
김 군:
정신
기준치: 50/25/10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천우연: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한 번 더 정신력 대항 판정.
 
김 군:
정신
기준치: 50/25/10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천우연: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5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눈을 뜨면 어느 새 그의 손을 잡고 함께 춤을 추고 있습니다.
 
잔잔하고 아름다운 곡이 방을 채우고
 
은은한 조명이 둘을 비추고 있습니다.
 
눈에 들어오는 그의 얼굴은 너무나 행복해 보입니다.
 
그래요,
 
그가 원한다면.
 
그가 원한다면 이곳에서 그와 평생...
 
...
 
당신을 이끌며 가벼운 걸음으로 춤을 추던 그는
 
이내 당신의 손을 이끌고 침대로 가 당신을 풀썩 눕히고는 웃음을 터트리며 그 옆에 눕습니다.
 
그리고 행복한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김 군:...꿈인 가봐. (제 옆에 누워 바라오는 널 따라 마주하는데도 이질감이 들질 않는다. 떨어져야 하는데, 그런 마음이 어렴풋이 들어도 움직이는 거라곤 느릿한 눈깜빡임 뿐이었다.)
 
천우연:...무슨 허무맹랑한 소리야. (작게 웃어보이다 문득 손을 올려 네 머리카락을 살짝 매만진다. 그러면서도 드디어 너를 만나서 너무 기쁘다는 듯이, 일말의 거짓도 섞이지 않은 행복을 담은 시선으로 네 눈을 마주하고 있었다.) 지금이 꿈 같아?
 
김 군:꿈이 아니면 못 만지잖아. (방금 전까지 네 손을 잡고 춤을 추던 것을 떠올린다. 이유도 없이 그런 짓을 하고, 평생 이 곳에 살고 싶다고 생각한다니. 이 저택에 홀리기라도 한 것처럼 제 것 같지 않은 마음이다. 그럼에도 혼란스럽지 않은 것은 왜일까. 저 시선과, 스치듯 다가오는 네 손길마저 두렵지가 않다. 사고가 멈춘 사람같이 멍한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더니 끝내 네게로 향했다.) ...와줄 줄 알았댔지. ...내가 올줄 알았던 거야?
 
천우연:꼭 그런 건 아니지만... 하루에도 수십번 빌었는 걸. 누군가 와 준다면, 그게 꼭 너였으면 좋겠다고. (애정어린 시선으로 너를 바라본다. 네 모습 어느 것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다는 듯이 건조한 눈을 잠시 감는 것조차 초조했다. 머리카락을 매만지던 손이 어느새 내려와 네 뺨을 가볍게 감싼다.) 너도 날 찾고 있었잖아. 아니야?
 
김 군:...어째서... (왜 나였으면 했던건지, 그 말이 이전의 기억을 되살리게 만든다. 너 때문에 내 인생이 망가졌던 그 날들을... 복잡한 감정에 인상을 찌푸리고 입을 앙 다물었다. 분명 넌 죽었을 터인데 언제부터 그런 바람을 가진 것인지 이해가 되질 않아 이것이 꿈임을 더욱 확신시켜준다.) ...맞아. 널 찾고 있었어. ...그치만 이런 걸 바란 건 아니었는데... (슬픈 낯으로 바라보면서도 제 뺨을 감싸는 네 손을 도저히 뿌리칠 수가 없어 조용히 입만을 움직인다. 이런 걸 바란 게 아니었는데. 그렇담 내가 바란 건 뭐였지? 시체여야할 널 찾다가 멀쩡히 살아 움직이는, 그것도 생전에 살아있을 적보다 건강해보이는 네 모습에 저가 뭘 바랬던 건지 기억이 흐릿하다. 이렇게 만져오는 네 손길이 기분 좋은데...)
 
천우연:(저를 찾고있었다는 네 대답에 그럴 줄 알았다며 밝은 목소리로 네게 내 기쁨을 표현하려던 참이었는데... 이어지는 말에 순간 표정이 굳는다.) ...그럼 뭘 바랐는데? 내가 기어이 명이 다 해서 죽고 나서야 날 발견했어야 했다는거야? (네 뺨을 감싸고 있던 손을 느리게 떨어트리고는 불현듯 인상을 구긴다.) 그렇게 내가 미워? 아직도 얼른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그런거냐고!! (기쁘면 기쁘다, 슬프면 슬프다. 감정을 표현할 대상도 없이 너무 오랜 시간을 혼자 지냈던 탓일까, 일순간 북받치는 감정을 컨트롤 할 수 없어 저도 모르게 네게 버럭 화를 내고 만다. 평소엔 이러지 않았는데... 이러면 안 되는데... 또 멋대로 구는 내가 질려서 네가 나를 두고 떠나버리면 안 되는데... 화가 나 소리를 지른 것은 저 자신이면서, 어째선지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마냥 표정이 일그러졌다.) ...내가 버티지 못하고 죽어버리기 전에 드디어 널 만나서 너무 좋은 날인데, 이러면 안돼... (소매로 얼굴을 가리며 애써 불안정한 심정을 진정시켜본다. 얼굴을 가린 쪽과는 반대의 손으로 네 옷자락을 꽉 붙잡았다.) 미안해... 네가 너무 보고싶었어...
 
김 군:(돌연 굳어서 건네는 말이 예상치 못했던지 마주하던 눈동자가 흔들렸다. 이미 죽은 널 가지고 살아있을 거란 생각은 일절도 해보지 못한 터라 저리 말해오는 네게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몰라 머뭇거린다.) 아냐, 나는... 그게... (무어라 변명도 하기 전에 떨어지는 네 온기 탓에 더욱 할 말을 잃는다. 제게 소리쳐오는 널 보며 어떻게 대해야 할지, 그보다는 과거에 너를 대했던 제 행동들이 귀에 들어오며 제 가슴 한 구석이 아려왔다. 이상하다, 이런 상황에 널 질책하지는 못할 망정 왜 더 잘해주지 못 했나 후회스러움이 몰려온다. 울 것처럼 일그러트리는 네 얼굴을 보고 싸하게 아파오는 제 가슴을 부여잡고는 이내 옷자락을 잡아오는 널 내려다봤다. 분명 너는 죽었는데... 내 눈앞에서 똑똑히 보았는데... 그 의문만이 머릿속에 맴돌다가도 저가 보고싶었단 말 한마디에 다시 사라지길 반복한다. 이건 제 무의식이 만들어낸 너일까, 아님 정말 살아 움직이는 너일까. 확신했다고 생각하였는데. 제 머리는 분명히 넌 살아있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마음은 제멋대로 그 반대를 향했다. 정말로... 다시 되살아난 거라면 내가 널 제대로 봐야 할 입장은 맞는 건지, 이런 단 둘밖에 없는 곳에서 영원을 바라도 되는 건지.) ... ...괜찮아. ...괜찮아, 우연아. (이젠 어느쪽이던 상관없는 게 아닐까. 생전 해보지 않은 네 이름을 부르며 다독이듯 급하게 제 팔로 네 등을 감싸 안는다. 상상을 해본 적도, 원한 적도 없던 이 상황을, 행동을 어색하게 행하면서도 불쾌한 감정이 들지는 않았다. 어쩌면, 어쩌면... 나도 모르는 새에 널 생각하는 내 마음이 바뀐 걸까. 그렇다면 그 감정은... 무슨 감정인 걸까. 머릿속이 혼란스러우면서도 내뱉는 목소리는 더없이 애절했다.) ...나도 보고싶었어. ...네가, 보고싶었어... ...그러니까 이제 죽지 마...
 
천우연:(갑자기 흥분했던 탓인지 쉽사리 마음이 진정되지 않아 불규칙한 숨만 내뱉기를 한참, 저를 안아오는 행동에 이내 네 품으로 고개를 더 파묻었다. 떨어지기 싫다는 듯이 옷자락을 더 꼭 붙잡으며 네게 안긴다. 더 꽉 안아줘, 나를 놓지마. 나랑 죽을 때까지 같이 있어. 날 떠나지마. 네게 하고싶은 말들이 머릿속을 빙빙 맴돈다. 어지러운 머릿속에 네게 기대어 진정하기를 얼마나 지났을까, 어느정도 안정을 되찾은 듯한 모습으로 가볍게 품에 더 파고든다.) ...네가 와주기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 기다리는 거 너무 괴롭고 힘들었는데... 이제 괜찮아, 네가 계속 있어줄 거니까. 여기서 쭉 같이 사는거야. (작게 웃는 낯으로 고개를 들어 널 바라본다. 너를 바라보는 눈이 의미하는 건... 그래, 저와 함께 기뻐해주기를, 너도 함께 기뻐해마지않을 것을 기대하는 눈빛이었다.) ...다행인 건 뭔 줄 알아? 요즘 내 몸 상태가 꽤 괜찮다는 거야. 더이상 전만큼 아프지 않아. 정말 다행이지 않아?
 
김 군:(제 품에 파고드는 널 가만히 받아주며 등을 토닥인다. 지금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있을지 감이 잡히질 않아 불안했지만 어쩌겠나, 네 기분을 풀어주려 애쓰는 것밖에 못하는 나인데. 아직도 저를 좋아하는 것마냥 파고드는 네 탓에 더욱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그러나 느릿하게 네 등을 쓸어내리면서 안정을 찾아가는 널 바라보면 저 또한 가쁘게 오르내리던 심장이 점차 진정되었다.) 왜... 여기선 우리 둘 뿐이잖아. 네 성격에 이런 좁은 곳에만 있는 것도 안 좋아할 거면서... ...다들 널 걱정하고 있어. (그래, 꿈이라도 좋다면 너를 밖에 데려가고 싶다. 네가 그렇게 바라 마지 않았던 맑은 공기와, 탁 트인 넓은 공간에 데려간다면 분명 기뻐하겠지. ...내가 널 기뻐하게 만들고 싶어진다니 우습다. 마치 너의 죽음 직후 지금까지 써왔던 편지의 내용들을 정리하여 만든 너와, 나 같았다. 어딘가 모르게 그리운 기분이 들었고, 네 웃는 낯을 가만히 바라보며 안은 팔을 고쳐 들고는 네 뺨을 느릿하게 쓸어내린다.) ...응. 그럼 걷는 것도 멀쩡히 잘 하겠지... ...나가보지 않을래?
 
천우연:난 너만 있으면 다른 건 아무것도 필요없어. (손에 꼭 쥔 네 옷자락을 당기며 이미 마주본 시선임에도 욕심을 부리듯, 네 눈에 저만이 담기기를 원한다는 듯이, 네 시선을 들여다본다. 밖으로 나가자는 네 말에 네게 집중한 듯 빤히 맞춰오던 시선이 동요하듯 미세하게 흔들렸다.) 난... 별로 나가고 싶지 않아. ...너랑 이 저택 안에서 행복하게 사는 걸 얼마나 꿈꿨는데. 지금이 바로 그 꿈 꿔 왔던 순간이란 말야. 이 저택과, 평생을 함께 할 너와 나, 이걸로 전부 완벽해진거야. 깨고싶지 않아. (저택 밖으로 나간다니, 생각조차 하고싶은 마음이 별로 들지 않는다. 밖은 없는거야. 이 저택이 우리의 세계가 되는 건데. 왜 나가야 하는거지? 둘 만의 세계 속에서 그저 행복할 일만 남은 건데... 나가보지 않겠냐는 네 말에 의문을 품다가도 이내 이해조차도 할 수 없어진다.) 내가 걷는 건 안에서도 볼 수 있는 걸. 답답하다면 창문이라도 열어줄게. 그러니까 나가지말고 나랑 저택 안에 있자. (뺨을 쓸어내리는 네 손을 살짝 덮어잡으며 웃어보인다.)
 
김 군:나만 있으면 된다니... ...그거 꼭... (...날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 같아서... 그렇게 말해주던 네가 생각나서 머리가 띵 하고 울릴 뻔 했다. 제 눈을 빤히 들여다보는 네 눈동자 안에 복잡한 얼굴로 인상을 쓴 저가 보였다. 살아있을 적의 네 모습과 지금의 널 대조하여 보는 게 들킬까 머뭇거리던 시선을 옆으로 돌려버린다.) ...왜 그렇게 말하는 거야. 나는... 네가 그런 생각을 갖고 있을 거라고는... ...모르겠어. 네가 그렇게 말하면 나는... 오해하게 되잖아... 아직도... (제 망상이 만들어낸 너가 이런 형태라면 나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지. 내가 이런 걸 바랐던 건가? 네가 내게 이런 말을 속삭였음 했던 거였나. 이 상황이 현실인 것보다 꿈인 것이 더 잔인할 정도로 널 그리워했다고. 사랑해줬으면 했다고. 제 손을 덮어오는 네 손길에 문득 고개를 돌리면 마주치는 네 웃음에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는다. 왜 나를 그런 눈으로 봐. 그 웃음에 어떤 의미가 담겨있길래 날 이리 초조하게 만드는 거야. 열린 입 사이로 떨리는 목소리가 어렵게 더듬거리듯 말한다.) ... ...아직도 날 사랑해..?
 
천우연:내가 너한테 거짓말을 할 이유가 뭐가 있어. (네가 내 눈을 제대로 바라봐준다면 내가 하는 말이 다 진심이란 걸 쉽게 알 수 있을텐데. 무슨 생각을 하고있길래 시선을 돌리는걸까. 그 눈으로 올곧게 나만을 봐줬으면 좋겠는데... 네가 시선을 돌린 방향으로 고개를 살짝 기울인다.) 뭐가 오해라는 건데? ...내가 널 사랑한다는 거? (내가 너에게 처음 사랑한다고 말 했을 때 넌 어떤 반응이었더라...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걸까, 잘 생각나지 않는다. 깊게 생각해 볼 마음도 들지 않았다.) 그런 오해라면 해줬으면 좋겠네... (웃는 낯으로 너를 바라보다 가볍게 감싸고있던 네 손등을 손끝으로 느리게 쓸며 약하게 깍지를 낀다.) 널 사랑해, 여전히... 네가 오기만을 기다렸어.
 
김 군:(찬찬히 네가 하는 말들을 들으면 들을 수록 제 귀에 들려오는 심장소리가 커져가는 것만 같았다. 이쯤되면 영원히 저를 사랑하란 말이 이루어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분명 그 때는 널 저주하며 쏟은 말이었는데, 이제와 생각해보면 네가 아니라 내게 묶였나보다. 기울이는 네 고개와, 속삭이는 목소리, 표정 모든 게 절 휘어잡는 것이 처음 느껴보는 감정인 것 마냥 그리 생각하는 제 속을 알 수가 없었다. 오해해줬음 한다니, 멋대로 품고있던 부끄러운 비밀이 풀린 것처럼 얼굴이 상기되어 붉은빛을 띄었다.) ...나는... 네가 날 사랑해주길 바랐나봐. ...사랑한다고 말해주었음 했나봐... ...그래서 네가 이렇게 된 거야... (생각했던 대로, 바랐던 대로 이루어진 곳이 여기라면, 거기에 몸을 맡기면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깍지를 껴오는 네 온기는 너무도 그리워서 조금 더 강하게 맞잡아주길 바랐다. 나는 우리의 인생이 같이 망가지길 바랐고, 그것 또한 이루어졌나보다. 그렇지 않고서야 제쪽에서 먼저 네 깍지 낀 손을 강하게 붙잡지도 않았을테고, 널 안은 팔을 당겨 제게 더욱 밀착시키지도 않았을 거다. 제 품에 완전히 가두어놓고는 네 목에 제 고개를 묻고선 숨을 들이킨다. 제 심장소리가 들릴까 걱정할 생각도 나지 않은 채 네 체취만을 느꼈다.) ... ...사랑해줘... 날 더 사랑해줘, 우연아. 이 꿈에서 깨고싶지 않다고 생각될 정도로... 내 이름을 불러주고, 사랑한다고 말해줘...
 
천우연:사랑해, 김군. 사랑해... 군아, 줄곧 널 내 옆에 두고... 숨이 멎는 순간까지 사랑하고 싶었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제게 상처를 주던 모습은 어딜가고, 꼭 저도 나를 사랑하는 것 마냥... 네 붉어진 얼굴이 뇌리에 깊숙히 박힌다. 아마 이 순간은 평생 잊지 못 할거야. 평생...) 네가 바라는게 내 사랑이라면, 난 네게 못 해 줄 게 없어. (제 손을 강하게 붙잡아오는 네 손이며 저를 끌어안은 팔, 네 숨, 네 체취, ...네 품에 가둬진 채 가만히 네 모든 것을 느끼다 불현듯 널 꼭 껴안는다.) 너는 나를 사랑해? ... ...아냐, 사랑하지 않아도 좋아. 여전히 날 끔찍히 싫어해도 좋으니까 어디 가지말고 나랑 있어줘. 군아, 내 곁을 떠나지마. 우리 둘이서, 이 저택에서 행복한 삶을 사는거야. 오로지 우리 둘이서. (다소 고집을 부리는 듯한 투로 네게 옆에 있어 달라 호소했다. 이토록 너를 집착하게 된 이유는 너와 나 사이에 있었던 그 기묘한 일 때문인걸까. 아니면... 그냥 핑계가 필요한 것일 뿐인걸까? 모르겠다. 지금은 생각하고 싶지 않아.) 밤이 늦었어, 오늘에야말로 같이 자자. 절대... 절대 내 곁을 떠나지 마. 날 놓지마, 김군.
 
김 군:(제 말대로 사랑한다 말해주는 네 목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는다. 네가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저가 듣고 싶었던 말이었을 거라고 믿으며 느릿한 움직임으로 네 등을 전체적으로 쓸어내리며 만진다.) ...응,... ...응. 그렇게... 계속 말해줘... (네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무언가 몸 속에서 차오르는 기분이 든다. 만족감인지 안도감일지 모를 무언가가 저를 간지럽혀오는 것 같아 숙였던 고개를 틀어 더욱 제쪽으로 끌어안는다. 마주 껴안아오는 네가 좋아서 물음을 받아도 그대로 한참을 껴안고 있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싫어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너를 사랑하냐 물으면... 그것도, 나는 잘 모르겠지만... 너랑 이러고 있는 건, 이상하리만치 기분이 좋아. 내 이름을 부르고... ...나만 바라주는 네가... (느릿하게 말을 잇다가 문득 고개만 들어 네 눈을 바라본다. 여전히 양 볼에 붉은끼가 도는 얼굴로 바라보며 너와 이마를 맞댄다.) ...좋은 것 같아. ...떠나지 않을게. 놓지도 않고, 단 둘이... 너랑. (맞댄 이마를 지그시 누르다가 곧 슬그머니 고개를 기울이고는 눈을 가늘게 떠 바라본다.) ...입, 맞춰도 돼?
 
천우연:응...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마지않아. (그토록 바랐던 네 품인데, 역시 받아본 적이 없어서 어색한걸까. 저를 강하게 끌어안는 네 행동이 생소하면서도 그저 좋았다. 네가 내 옆에 있겠다고, 그것으로 굳게 말해주는 것 같아서.) 싫어하지 않는다고... (네 대답에 가볍게 웃어보인다.) 좋다는 건지 아니라는 건지 모르겠네... 너도 알기 어려운 구석이 꽤 있구나. ...응, 나랑 같이 있어. (깍지 낀 손을 손끝으로 간지럽히듯 쓸어만지다 이마를 맞대오는 네 행동에 잠시 움직임이 멈춘다. 마주치는 시선만으로 잠깐의 정적이 흐르고, 이내 네 손을 더 꼭 맞잡으며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해줘.
 
김 군:...너를 이런 식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이상한 기분이 들어. ...느껴본 적 없는, 그런 것들... (제게 사랑을 속삭일 때마다 안은 팔에 힘이 들어갔다. 자칫하면 숨결이 닿을 거리에서 남을 안아본 적이 있던가. 여기까지 허용한 사람도 다름아닌 너란 게, 살아오며 쌓은 인간관계도 다 부질없었구나 생각된다. 결국은 돌고 돌아 너에게 갈 운명이었음을 알아버렸으니 나는 이제 어떻게 너 없이 살아가나. 너의 그 미소 하나 없던 시절로 어떻게 돌아갈 수 있겠나.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던 때가 나았을 지도 몰랐을 거다. 처음부터 네 시체를 찾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더라면... 그렇게 널 그리워하지 않았더라면 영영 너의 품을 알지도 못한 채 살아갔을테니. 제 살갗을 건드려가며 쓸어주는 네 손길이 멈춘 것조차 아쉬운 기분이었다.) ...응, ...우연아... (가늘게 뜬 눈으로 네 얼굴을 잠시간 바라보더니 이내 느릿한 움직임으로 눈을 감고 네 입술 위에 제 입술을 포개어 맞춘다. 작은 움직임에도 들려오는 시트의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괜시리 긴장이 되는 것도 같았다. 살면서 생각해본 적도 할 생각도 없던 입맞춤은 의외로 부드러웠고... 따뜻했다. 입술을 부비면서 나는 소리가 저를 더욱 자극시키는 듯 하여 결국 얼마 못 가 다시금 입술을 떼어 바라본다. 마치 연인들끼리나 할 법한 짓을 저가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어딘가 불안한 느낌이 문득 든다. 너의 사랑한단 그 말이 제 머릿속에 맴돌았던 탓인가. 이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던 제 자신에 이상함을 느끼면서도 입술을 뗀 직후에 네 볼이며 이마에 제 입술을 맞춰갔다.) ...우연아... (어색할 법도 한 이름을 애달프게 부르며 입을 맞춰가는 네 살갗과 체온, 체취 모든 게 저를 간절하게 만든다. 이래도 되는 건가. 널 이런 식으로 망상해도 되는 건가. 마음 한 켠이 어딘가 불안하다 말하면서도 몸은 더욱 원하다는 듯이 널 더듬거리며 입술을 또 한번 맞대었다.)
 
천우연:네가 느껴보지 않은 것들은 꽤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 (네가 느끼는 그 이상한 기분은 온전히 나를 향한 거겠지. 그 의미를 너도 나도 그 누구도 정확히 형용할 수 없다 하더라도 그 기분이, 그 감정이 오로지 나만의 것이라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가늘게 뜬 시선을 빤히 마주하다 느리게 입술을 포개어오자 따라 눈을 감는다. 이 순간이 영원할 거라는 듯이, 영원했으면 좋겠다는 듯이. 입을 맞춰오는 너를 느끼고 있자니, 너를 갈망하는 욕구가 더욱 솟아나는 느낌이었다. 알면 안 되는 것을 알아버린 것처럼... 네가 없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머리를 채우고 이내 숨을 내쉴 공간도 없이 잠식되고 만다. 뺨과 이마에 맞춰지는 네 입술이며, 그토록 애달픈 목소리로, 제 곁을 떠나지 않겠다는 대답을 몇 번이나 들어놓고도 턱없이 부족해 불안한 듯 널 꽉 끌어안는다.) 김군, ...군아. (저를 부르는 네 목소리에 대답이라도 하는 양, 네 이름을 몇 번이고 되새긴다. 덧없는 시간이 흘러 흘러 꿈꿔온 네가 사라져버리기라도 할까봐, 다시 한 번 맞대오는 입술을 초조하게 따라 부빈다. 나를 놓지 않겠다고 몇 번이나 말해주는데도 불안한 마음에 크게 와닿지 않는다. 네가 정말 쭉 내 곁에 있어줄까? 나는 이토록 너와 함께 할 영원을 꿈꾸는데... 좀 더 나를 안심시켜줘. 계속 내 옆에 있어줘, 김군.)
 
김 군:(맞댄 입술을 지그시 누르며 부벼오는 네 행동에 어쩔줄 모르겠어서 머릿속이 새하얘지는 느낌이 들었다. 예전같았으면 질색을 하며 밀어냈을 이 짓이 지금은 더욱 갈망하여 매달리는 꼴이라니... 등을 쓸어주던 손은 이미 네 어깨를 붙잡고서 이미 밀착하여 있는데도 더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에 어쩌면 저도 모르는 새에 강한 힘으로 쥐어당겼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어떻게 해야 너와 더 가까워지고싶은 이 욕구가 해소될 수 있을까. 아무리 붙어있어도 부족하단 듯이 가만히 있던 네 다리를 제 다리와 엮어 온 몸을 제쪽으로 끌어당긴다. 그저 네 이름을 부르는 것 말고는 할 수 없는 사람마냥 연신 속삭여갔다.) ...우연아... 우연아. 네가, 너무 좋아... 좋아서 어떡하지..? 어떡하면 돼, 우연아... (맞춘 입 사이로 숨과 섞어가며 뱉는 목소리가 한없이 불안한듯 떨려왔다. 처음 느껴보는 기분에 가슴이 꽉 막힌 듯 답답하다. 너와 입을 맞추고 싶다 생각하여 입을 맞추는데도 그 욕구는 충족되지 않고 저를 더 이상하게 만든다. 제 앞의 너에게 묻는 말조차 아까운지 말 한마디를 할 때마다 입을 맞춰가며 체중을 네게 실었다.) 네가 너무 좋아... 네가, 좀 더... 좀 더 나랑... 입 맞, 추고... 좀 더... 이렇게... (불안하게 떨려오던 목소리가 입을 맞추면서 사라지다 나타나길 반복한다. 그래... 좀 더 이대로...) ...아아... 우연아... 조금만 더... 더... 많이 사랑한다고 해줘, 얼른... 나랑 더 많은 걸, 해줘... ...하고싶어... 네 살갗, 을 더 느끼고 싶어... 네 손길을 원해...
 
천우연:(멈춰뒀던 손을 다시금 움직이며 깍지 낀 네 손가락을 매만진다. ...그렇게 나를 더 갈망해, 내 곁에 쭉 있고싶다고 생각해줘. 그럼 나는 네가 바라는 욕구를 완전히 충족시켜줄 수 있을테니까. 그렇게 영원히...) ...내가 좋아? ...내가 너를 원하는만큼, 너도 나를 원할까? (눈을 가늘게 뜨고는 띄엄띄엄 입을 맞추는 너를 눈에 담는다.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다. 끊기는 말로 나를 찾는 네 목소리를 가만히 듣고있다 이내 입술이 떨어지는 틈마다 사랑을 속삭이며 따라 입을 맞춰간다.) 사랑해... 사랑해, 군아. (손끝이며 팔, 다리, 네게 닿아있는 부분을 조금씩 꼼질대며 계속해서 밀착해오는 너를 간지럽게 건드려갔다.) 네가 원하는 건, 전부 들어줄게. 그러니 넌 내 곁에만 있어... 그러면 돼. 사랑해, 김군... 계속 내 옆에 있어.
 
김 군:(저를 매만지는 네 손길에 반응해 깍지를 끼던 손을 더욱 강하게 붙잡는다. 그러고는 이내 손만으로는 부족한지 손바닥에서 손목, 팔뚝까지 더듬어가며 네 몸을 만졌다.) ...네가 좋아... 네가, 너무 좋아. 우연아... 널 만지고 싶어. 손 말고, 좀 더... 그보다 좀 더 널 느낄 수 있는 곳을... (이 곳이 내 꿈 속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절대 깨고싶지 않은 꿈을 꾸는 것이라고. 네가 나를 사랑한다 말해주는 이 순간을, 영원을 바란다. 이제 네가 살았는지 죽었는지는 상관치 않겠다. 내 곁에서 이러고 있어만 준다면... 쭉 내 욕망을 받아만 준다면...) ...그렇게, 영원히 날 사랑해... 영원히 날 사랑하고... 사랑해서... 너 밖에 생각할 수 없도록... (끊어가며 잇던 말을 채 마치지 않고 지그시 네 입술을 누르더니 벌린 입 사이로 혀를 비집어넣고는 입 안을 무겁게 훑는다. 깊숙한 곳까지 찔러가며 핥아내리는 입맞춤은 살면서 느껴본 자극중 최고조에 달한 것마냥 머리에 스파크가 튀는 것 같았다. 저를 간지럽게 건드리는 네 손길마저 견디기 어려울 만큼 강한 자극에 참지 못 하고 누워있던 몸을 돌려 네 위에 올라타는 모양새를 보인다. 한 팔로 네 허리를 지탱한 채 들어다 제 다리 위로 반쯤 앉히게 만들고선, 남은 팔로 다급히 네 셔츠단추를 푸려는 듯 떨리는 손이 가슴께를 문지른다.)
 
천우연:(제 몸을 더듬는 손길에 조금 움찔한다. 그럴리가 없는데, 네가 닿는 곳이 전부 간지러운 것 같아서 다시 눈을 꼭 감았다.) ...너라면 내 전부를 내어줄 수 있어. 네가 내 곁에만 있어준다면... 평생... (평생을 사랑할테니 너는 나만 생각해달라고, 대답할 새도 없이 입술 사이로 비집고들어오는 혀끝에 속절없이 말문이 막히고 만다. 입안을 훑는 움직임에 혀를 얽으며, 밀착한 몸이 돌아가 침대에 등이 닿는 감각을 느낀다. 네가 옆에 있어주기만을 생각했다지만 이런 장면은 감히 꿈을 꿔 본 적조차 없어서, 가슴께를 문지르는 손길에 저도 모르게 조금 긴장한 기색을 내비춘다. 그렇지만 거부하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들지 않았다. 전혀 싫지 않아, 오히려... 좀 더 나를 원해달라는 듯이 네 목에 팔을 두르며 가볍게 안는다. 이대로 평생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절대, 네가 절대 나한테서 떨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조금 간절하게 입을 맞춰갔다.)
 
김 군:(여유라곤 찾아볼 수 없는 다급한 손이 네 셔츠단추를 풀어나간다. 중간까지 이어가던 손길이 급했던 나머지 제대로 풀리지 않고 틱틱대기만을 반복하더니 곧 인상을 쓰고 혀를 얽어가다 말고 송곳니를 세워 네 혀를 깨물었다. 어서, 빨리... 일분 일초가 아쉬운 마음에 답지않게 조급해진다. 당장에라도 널 만지고 싶어 안달이 나 허리를 잡은 제 손까지 아래로 움직여가며 네 볼기를 쓸어간다.) 천, 우연. 빨리, ...후으... (더운 숨을 뱉으며 단추를 풀어가던 손이 끝내 마지막 단추까지 풀어내자 그 순간을 참지 못 하고 거칠게 셔츠를 내려 네 살갗을 드러내게 하였다. 제 손바닥을 완전히 밀착시킨 채 몸 곳곳을 훑어내리더니 입을 맞추던 것을 그만두고 이내 가슴에서 쇄골까지 단숨에 핥아갔다. 미처 삼키지 못하고 흘러내리는 타액이 정신없는 저를 더욱 상기시킨다. 땀에 젖은 머리카락마저 뺨에 달라붙어 있었지만 널 상대로 제 겉모습을 신경쓸 이유도 생각도 없었다. 그저 너를 느끼고 싶어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네 몸 전체에 입 맞출 기세로 혀를 굴리면서 만져가던 손을 어느새 허벅지까지 옮겨갔다. 거친 숨을 내쉬며 너를 만져가는 것 말고는 머릿속이 텅 비어서 무언가 고민의 흔적이란 것도 찾아볼 수 없었다. 곳곳을 더듬거리던 손이 네 바지버클을 푸려는듯 손가락을 움직인다.)
 
천우연:(혀가 깨물리는 감각에 조금 놀란 듯 움직임을 멈춘다. 뭐가 그리 급해서 이렇게 안달인 건지, 앞으로 붙어있을 시간은 차고넘칠텐데. 다른 누구도 아니고 네가, 저를 상대로 다급하게 몸을 더듬어오는 것이 썩 기분좋기까지 했다. 네가 정말 날 갈망하고 있는 것 같아. 네가 나를 찾는게 이토록 기쁠 수가 있을까.) 천천히 해도 돼... (뒤섞인 타액이 실처럼 떨어진 두 입술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잇고 있다가 이내 툭 끊어지는 것이 문득 어째 지금의 너 같다는 실없는 생각을 하는 제 자신이 우스워 속으로 실소를 흘린다. 다 벗겨지지 않아 팔에 걸린 셔츠가 걸리적거렸지만 제 의지로 벗어낼 정신까지는 없었다. 조금씩 아래로 내려가는 네 목에서 자연스럽게 팔을 풀어 손을 네 어깨에 얹어둔다. 저를 감싸던 옷이 맥없이 벗겨져 서늘해지기도 전에 곳곳에 네 입술이 닿으면 저도 모르게 몸을 움찔거리곤 했다. 조급하게 몸을 만지던 손이 더 아래로 내려가자 긴장한 허리가 조금 뻣뻣해진다. 머리가 네 속도를 따라가지 못 하는 것마냥 둔해진다.)
 
김 군:(급하게 움직이던 손이 네 말에 잠시 머뭇거리며 느려졌다. 네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입을 맞추던 것을 멈추곤 참아내던 숨을 한번에 몰아쉬듯 헐떡인다. 이내 제 입에서 흐르는 타액을 채 갈무리 할 정신도 없이 흉흉한 눈빛으로 네 눈을 바라봤다. 천천히 하라는, 네 목소리와 제 어깨에 얹는 손의 온기에 거친 숨소리가 점차 진정되는듯 했다.) ... ...미안... ...미안해... 네가, 너무 좋아서 그래... (어렵게 뱉어낸 목소리가 다시금 네 목을 핥는 탓에 사라진다. 이전보다 한결 느릿한 움직임으로 원을 그리듯 빙 둘러 핥고는 순간적으로 잇자국을 낼 만큼 세게 깨물고, 그 자리를 혀로 눌러내길 반복했다. 얼마 안 가 간헐적으로 움찔거리는 모습이 더 보고싶어 목을 깨물던 입을 옮겨다가 네 가슴께를 혀로 훑어내더니, 유두 부근을 지그시 눌러 핥는다. 눈만 굴려 너와 눈을 마주하게 하고선 한 부분만 집요하게 문지르며 네 반응을 살피 듯이 붉게 상기된 얼굴로 빤히 바라본다. 이내 위쪽을 집중하느라 멈춰있던 손이 천천히 움직이더니 버클을 풀어내는 소리가 났다.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윽고 지퍼마저 내려다 손으로 훑어가며 장골까지 바지를 느릿하게 벗겨간다.)
 
천우연:(조금 진정된 호흡으로 다시 목을 핥아오는 네가 그저 사랑스럽기만 해서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날 것 같았다. 간질거리는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하나 고민하던 찰나 어깨를 세게 깨물어오는 네 행동에 조금 움츠러든다. 깨물린 부위를 혀가 누르고 지나가는 것이 꼭 묘한 느낌이었다.) 느낌 이상해... (머리로는 알고있었을지 몰라도 직접 겪는 건 처음이라... 느껴지는 간지러움이나 굳은 몸이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군아... ... (집요한 감각이며 저를 바라보는 네 눈빛, 움직이는 손이 전부 부끄러워서, 움찔거리며 팔을 들어올려 얼굴을 가려버렸다. 가만히 있는다면 그닥 변화가 없어보일 낯이 표정 하나로 착각을 불러 일으킬만큼 달라보인다. 원래 이렇게 부끄러운 일인 건가... 바지를 벗기는 네 손길을 뻔히 느끼면서도 어쩔 줄 몰라 별다른 반응은 보이지 못 할 뿐이다.)
 
김 군:(느낌이 이상하다는 네 말에 더욱 혀를 굴려 자극시킨다. 그래, 너도 그렇게 나처럼 되어야 해. 너도 나를 미치도록 원하고, 갈망해야만 해... 머릿 속이 너로만 가득 차 애초부터 너와 단 둘뿐이었다고. 다른 누구도 아닌 너와 나밖에 이 세상에 없는 것 같다는 착각이 일었다. 창밖에서 들려오는 모든 소리들은 이세상 것이 아닌 것처럼 들려왔고, 오로지 이 방에서 네가 내는 소리만이 전부인 것만 같았다.) ...응, 우연아... (네가 내는 말 한 마디마저 놓치지 않겠단 듯이 말해오는 것들에 귀를 기울이고 일일이 대답해갔다. 얼굴을 가리는 네 팔에 고개를 들어 옷 너머로 입을 맞춘다. 가벼이 입술을 부비더니 곧 질척한 혀를 내밀어 핥아올렸다. 얇은 면 사이로 축축히 젖어들어가며 느껴지는 네 살결에 이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된다.) ...네 얼굴 보고싶은데... (그래도 네 눈을 마주하고 싶다는 욕망이 더 컸나보다. 항시 밴드를 붙이고 다니던 너였는데, 그 자리엔 덜 아문 상처가 자리잡고 있다는 게 낯설고도 좋았다. 널 오랫동안 보아왔지만 그럼에도 이제와 처음 보는 모습이 있다는 건, 아직 내게 보여주지 않은 것들이 있는 걸까. ...보여줬으면 좋겠다. 저가 모르는 부분을 네가 보여주고, 나는 그걸 또 알아가고... 그래서 끝내 너의 모든 걸 알게 된다면 나는 지금 널 보다 좋아하게 될까. ... 혹은, 사랑하게 될까... 멍한 눈으로 너를 내려다보며 벗겨낸 바지 사이로 제 손을 넣어 그 안을 더듬거린다. 그렇게 느릿하게 움직이던 손가락이 문득 네 음경을 건드리더니 이내 가벼운 손길로 말아쥐고선 엄지로 은근히 쓸어올린다.)
 
천우연:(얼굴을 가린 팔의 소매가 젖어들어가고 이내 옷 위로 느껴지는 네 혀의 감촉이 적나라하다. 너와 관련된 것 말고는 생각할 틈도 없이 네 목소리 만이 머릿속을 울린다.) 부끄러워... (얼굴을 보고싶다는 네 말에 저도 모르게 생각하던 것을 입 밖으로 내뱉는다. 옆에 있어주길 바란 건 사실이라지만... 여기까지 생각해보지는 않았는데, 너와 이런 짓을 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던 머리가 어지럽다. 뒤죽박죽 된 머리를 애써 굴리느라 한참을 머뭇거리다 팔을 입가로 내리며 멍한 눈을 마주본다. 무슨 생각을 하느라 그런 눈인걸까, 제대로 내 생각을 하고 있을까? 섬섬히 피어오르는 생각이 문득 아래를 더듬는 손의 감촉에 모두 사라져버린다.) 힉, (순간적인 숨을 들이키고 온몸에 전류라도 흐른 듯이 찌릿하는 감각이 스친다. 더이상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저도 모르게 다리가 오므려지고 네 소매를 가볍게 붙잡았다.)
 
김 군:(팔을 내려 마주해오는 네 눈을 바라보며 역시 좋다고, 나를 사랑스러워 마지않다는 눈으로 바라봐오는 너 또한 사랑스럽다고 생각한다. 부끄럽다 말해오는 그 말에, 저가 더욱 집요해진다는 것을 너는 알까. 그 얼굴로, 목소리로 저를 더 부르짖고 매달려서 나를 원한다는 신음을 목청이 터져라 내주었으면 한다. 이런 날 미쳤다고 외면한대도 놔주고싶지 않을만큼 자존심보다 널 향한 욕구가 더 강해서, 상냥이니 다정이란 단어를 입에 올릴만한 행동을 할 여유는 진즉부터 없었고, 그보다는 험하단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숨을 들이켜오는 네 목소리를 귀에 담으며 가볍게 쥐던 손을 강한 힘으로 눌러내린다. 그 자극에 오므리는 다리를 억지로 벌리려고 종일 네 허리를 받치고 있던 제 팔을 밀착한 채 허벅지까지 쓸어내렸다. 이어 그렇게 쓸어내린 네 허벅지를 가볍게 들어올리고선 그 밑을 제 다리로 받쳐 벌린다. 그 탓에 네 허리가 붕 뜨긴 했으나 그런 불편한 자세까지 배려해줄 여유도 없이 곧장 엄지로 귀두 끝을 매만지더니, 제 손가락 사이에 끼워 위 아래로 뭉근히 왕복했다. 당장에라도 입을 맞추고 싶어 입술을 우물거리고 침을 삼키는 듯 목젖을 움직이는가 싶던 얼굴이 돌연 고개를 숙여 네 쇄골부근에 이빨을 세워 깨물었다. 소리를 내, 날 죽을만큼 사랑한다고, 그 진심이 뼛속까지 닿아 내 정신이 나가버릴 정도로 울부짖으라고, 끈질기게 문질러대는 손을 세워 엄지로 한 곳을 꾸욱 눌렀다가 뗀다.)
 
천우연:으, ..앗, 군아... (무슨 말이라도 내뱉으려고 하면 목에서 턱 막혀 나오지 않는 것 같았다.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흘러나오는 신음 사이로 애써 내뱉은 거라곤 고작 네 이름 한마디 뿐이었지만 네 이름을 부르는 것 말고는 특별히 나올 말도 없었으리라.) 읏... (돌연 쇄골부근을 깨물어오는 행동에 놀라 크게 움찔거리며 움츠러들곤 네 양 어깨를 붙잡았다. 아픔인지 쾌락인지 모를 감각에 옷자락을 붙잡고 주먹 쥔 손을 꼼질거린다. 과격하게 밀어붙이는 네 행동이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마냥 싫지는 않았다. 네 공간에 갇혀 옷을 헐벗은 건 본인인데 위에서 저를 내려다보는 네 모습이 더 야하게 느껴진다면, 이건 내가 이상한걸까, 원래 이런 것일까. 누가 이 낯선 감각이며 생각에 대한 답이라도 내준다면... 마법이라도 걸린 것처럼 가늘게 뜬 시선 사이로 도무지 네 모습 말고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집요하게 문질러대는 강한 자극에 어디 하나 나사가 빠지기라도 한 것 마냥 제대로 사고하기가 어려워 눈이라도 꾹 감아본다. 여지껏 남의 손이 닿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던 부위가 노골적으로 만져지는 감각이 낯설다. 그 상대가 그리도 사랑해 마지 않는 너라서, 감히 거부할 생각은 일절 들지 않았기에 그저 자극에 몸을 떨며 신음을 흘리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김 군:응... 우연아... (네 쇄골을 입에 문 채 웅얼거리는 목소리와 입 안에 고인 침 삼키는 소리가 겹쳐 나온다. 제 아래에서 신음소리를 낼 때마다 온 몸이 반응하여 저도 모르게 더욱 힘이 들어갔다.) 괜찮아... 착하지, 우연아...아프지 않아. 기분, 좋게 해주는 거야, ...그러니까... 잔뜩 소리내도 돼... (숨을 끊어내며 건네는 낮게 깔린 목소리는 난폭히 구는 행동과 상반되게 더없이 부드러웠다. 널 향한 욕망에 흉흉한 눈빛이 가늘게 뜬 네 시선을 마주하고선 슬금슬금 고개를 올린다. 혀를 내민 채로 네 목덜미에 입술을 맞대고, 그보다 더 올라가 네 입술 끝을 스치며 귓바퀴를 약하게 깨물었다. 동시에 제 손가락이 끈적거릴만큼 젖어가는 음경을 느리게 쓸더니 곧 손바닥과 완전히 밀착시켜 위 아래로 왕복하는 속도를 높여 흔들었다. 애무하는 제 손길에 떠는 네 몸을 느끼며 저 또한 찌릿한 쾌감을 얻는다. 헐덕이는 숨을 삼키곤 잘근거리던 귀를 혀로 원을 그리듯 한 바퀴 훑어낸다. 제 귀에도 선명히 들릴만큼 적나라한 소리가 너에겐 얼마나 크게 들릴지 상상이 안 간다. 조금 더, 조금만 더 기분 좋아지고 싶은 마음에 움직이는 손놀림이 천천히 속도를 높여갔다. 너와 제 가슴을 맞댄 채 닿는 부위를 늘려가고, 노골적으로 튀어나온 제 아랫도리를 네 허벅지에 부볐다.)
 
천우연:으응... (괜찮다며 달래주듯 부드럽게 건네는 목소리가 달아서, 신음인지 대답인지 모를 소리를 웅얼거린다. 귓바퀴를 깨물리자 또 한번 몸이 크게 움찔거렸다. 오감이 예민해져 네가 손이며 입을 대는 부위마다 간질거리고 찌릿거리는데, 만지기만 하면 움찔대는 제 반응이 진부할 법도 하나 생각할 틈도 없이 먼저 반응해버리는 몸을 스스로 컨트롤 할 수는 없었다. 네 어깨에서 움찔거리며 머무르던 손을 가만 두기 어려워 네 팔을 쓸어내리듯 타고 내려왔다가 잠시 방황하곤 옆의 시트를 꽉 쥐어잡는다. 저도 모르는 새에 젖어들어가 위 아래로 문지르는 손의 움직임이 미끌거려 전해지는 자극은 더 강해져만 갔다.) 흐, 앗... 군아... 김군... (계속되는 자극에 머리가 새하얘져 갈 쯤 떠오르는 건 오직 너 뿐이었다. 쾌락에 어찌할 바를 몰라 신음 섞인 네 이름만 몇 번씩 내뱉어본다. 들이마시고 내뱉는 숨이 점점 짧고 거칠어져 갔다. 제 입에서 흐르는 신음이며 귀를 훑는 질척한 소리가 자꾸만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것 같다. 여지껏 느껴본 적 없던 쾌락에 어쩔 줄 모르는 몸이 낯설기만 한데, 문득 허벅지를 부비는 움직임에 열병을 앓는 것 마냥 머릿속이 화끈하게 달아오르는 느낌이었다.
 
김 군:(움찔대는 네 몸을 느낄 수록 제 몸도 한껏 달아오르는 기분이었다. 그렇게도 기분 좋은걸까..? 네가 느끼는 쾌감이 얼마나 강할지 가늠이 안 된다. 저 한 몸 느끼는 것도 버거울 판인데 그 아래서 듬뿍 애무받는 너는 얼마나 강한 자극을 받고 있을지 감히 생각도 못 하겠다. 시간이 지날수록 짙어져만 가는 쾌감에 숨이 막혀와 혀를 굴리던 것도 멈추고 네게 몸을 기댄 채 헐떡이기만 하였다. 끈적하게 돌려가던 손 끝이 떨려오더니 이내 조금씩 부벼가며 자극을 받던 제 다리에 네 허벅지를 눌러 압박을 가했다.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 숙인 고개 사이로 짧은 신음을 토해낸다. 곧 이빨로 입술 끝을 깨물어 신음이 나오는 소리를 막고는 순간적으로 다리를 들던 팔을 돌려 붙잡은 네 허리를 들어다 제게 앉혔다. 체중에 눌린 다리가 잘게 떨리고, 맞닿은 살결이 불에 덴 듯 뜨거웠다. 그대로 축축하다 못해 범벅이 된 손을 철퍽이는 소리가 날 정도로 쥐어 흔들곤 요도를 손가락 끝으로 콱 눌렀다 부비길 반복한다.)
 
천우연:(머리는 뜨거운데 어째선지 몸 안쪽은 오싹한 기분이다. 계속되는 오싹한 쾌감에 움찔대는 몸이 서늘해졌다고 착각이 들 정도였기에 좀 더 네 온기를 찾아 손을 더듬거리다 제게 기대오는 너를 꼭 끌어안는다. 서로 숨을 헐떡이느라 들썩이는 가슴이며 위에서 저를 눌러오는 네 체중이 붕 뜨는 기분을 가라앉혀 생각 외로 안정적이라고 느껴졌다. 제가 내뱉는 신음 사이로 네 짧은 신음이 들려오고, 이내 허리가 들려 네게 앉혀진 채 떨리는 다리며 옷 위로도 느껴지는 뜨거움에 문득 저도 네게 뭔가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짧게 머리를 스쳤다. 하지만 네게 애무받는 입장으로서 제 몸 하나 가누지 못 하는 판에 네게 뭘 해줄 수나 있을까, 아찔한 머리로 애써 생각을 이어가다 이내 요도 끝으로 느껴지는 감각에 복잡하던 머리는 다시금 새하얗게 비어버린다. 이런 상황에 더이상 무슨 생각을 더 할 수 있을까, 격해지는 쾌락에 동조하듯 신음마저 격해진다. 꼭 껴안은 그대로 네 옷자락을 세게 움켜쥐고는 고개를 들어 네 어깨에 얼굴을 묻고 몸을 떨었다. 여지껏 이렇게 강한 쾌락을 느껴본 적이 있었던가, 뜨거운 손으로 계속해서 아래를 애무해오는 탓에 정신이 다른 곳으로 나가있는 것만 같은 느낌이다. 격앙된 신음을 끊어 내뱉다 이내 진득한 액체가 네 손을 더럽힌다. 생전 처음 느껴보는 자극에 네 손이 더러워진 것도 인지하지 못하고 떨리는 몸을 진정시키지 못 한 채 네게 밀착해있을 뿐이다.)
 
김 군:(저를 끌어안아오는 네 허리를 단단히 붙잡아당긴다. 들려오는 숨소리며 신음은 한데 섞여 제 머릿속을 어지럽게 하였다. 처음 느껴보는 자극인데도 거부감이라곤 일체 들지 않았고, 되려 강렬히 원하다고 속으로 외치고 있는다. 더 강한 자극을 느끼고 싶어 허리를 붙잡던 팔을 고쳐잡고는 제 허리를 조금씩 움직여 추삽질을 하는 것마냥 네 몸이 들렸다 놔지길 반복했다. 신음을 뱉어가며 제 어깨에 얼굴을 묻는 네 목에 저도 기대서 숙이곤 꽉 깨문 잇사이로 낮은 신음 소리를 흘린다. 머릿속이 온통 너와의 행위를 재촉하듯이 비상벨이 켜지며 조급한 마음이 들었다. 저도 모르게 손톱을 세워 네 옷자락 너머의 살을 파고들어갈 정도로 제게 가까이 당겼고, 얼마 안 있어 격양된 몸짓으로 떨며 기대오는 네 몸과 제 손, 그리고 배에 튀듯이 흘러내리는 액체에 네가 사정 했구나 생각했다. 그러자 격하게 움직이던 손의 움직임이 느릿하게 멎어갔다. 이윽고 엄지로 네 귀두 끝을 쓸어올리며 남은 액까지 끌어내려는 듯 지그시 눌러낸다. 방금까지 새하얐던 정신이 네가 사정을 함과 동시에 돌아오는 기분이었다. 아직 흥분이 채 가시지 않아 거친 숨을 몰아쉬고는 있으나, 이전 무턱대고 허리짓을 해댄 제 움직임은 어느새 멈춘 후였다. 그대로 가만히 호흡만을 내쉬길 몇 초가 흘렀을까. 여전히 다리 중앙에 쿠퍼액으로 적신 채 세운 제 음경을 아무 말 없이 다시금 네 허벅지에 슬금 문지른다. 적은 쾌감에도 움찔하여 저를 안은 네 허리를 더욱 강하게 끌어안는다.)
 
천우연:(몸이 들썩거리고, 아래에서 허리를 움직이는 네 행동이며 신음을 흘리는 낮은 목소리가 야해서 입술을 가볍게 깨문다. 사정을 한 직후에도 끝을 쓸어만지는 손길에 몸을 움찔거렸다. 가쁜 숨이 천천히 진정되기 시작하고 따라 새하얗던 머리도 느리게 생각을 되찾아간다. 이내 힘이 빠진듯 널 안은 팔을 풀어 어깨에 걸치며 침대에 털썩 기대어버리곤 멍하니 천장을 바라본다. 네가 내가 무슨 짓을 한 건지 다시 곱씹을 새도 없이 허리를 감은 손이 강하게 끌어안는 감각과 허벅지에 문질러지는 감각이 오감을 채운다. 제 것이 문질러지는 것과 네 것이 제게 문질러지는 느낌은 너무나도 달라서, 방금까지 했던 일들이 무색하게 아찔해져온다. 네가 저를 상대로 흥분해오는 것이 퍽 기분좋았다. 낯선 상황에 어쩔 줄 몰라 멈춘 제 몸만 아니었더라면 훨씬 좋았을텐데. 다시금 뻣뻣해진 몸으로 눈만 굴리기를 한참, 다리를 조금 움직이며 네 움직임을 조심스레 돕는다.)
 
김 군:(진정해가는 널 눈에 담으며 문질거리던 다리에 문득, 제 움직임이 아닌 느낌이 전해져오자 흠칫 하고 몸을 떨었다.) 잠깐, ... 윽... (단순히 움직이는 대상이 바뀐 것 만으로도 이렇게나 다른 느낌이 들 수가 있다니, 방금 전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쾌감에 전신이 아찔해져온다. 흐르는 침을 채 삼키지 못하고 벌벌 떠는 손을 들어다 네 다리를 강하게 붙잡았다. 난잡하게 엉킨 머리칼과 이마부터 목까지 터질듯이 붉은 낯을 띈 꼴이 고상한 얼굴과 대조될 정도로 영락없이 저속해보였다. 너와 시선을 맞추기 어려운지 뱅글뱅글 돌던 눈동자가 이내 고개를 푹 숙인다. 어깨 끝이 잘게 떨려왔다.) ...잠깐... 잠깐만... ...기다려... (헐떡이는 숨을 몰아내쉬며 네 목에 제 얼굴을 묻는다. 순간적으로 느껴진 위기감 때문일까, 진득한 액체로 범벅이 된 제 손을 네 다리 위에 올리고는 못 움직이도록 최대한 눌러잡는다. 어떻게든 제 아래를 진정해보려 너와 제 상체를 딱 맞붙게 한 채로 가만히 숨만을 내쉰다.)
 
천우연:(제 다리를 붙잡아오는 힘에 네 얼굴을 빤히 바라본다. 네게도 이렇게 흐트러진 모습이 존재했구나. 엉킨 머리카락이며 붉게 물든 얼굴이 낯설고 새로웠다. 주변 공기가 원래 이렇게 아찔하고 뜨거웠던가, 헐떡이며 숨을 몰아쉬는 것마저 야하다고 느껴졌다. 이내 강하게 눌러오는 손에 못이겨 움직임을 멈추고는 제게 상체를 기대 숨을 내쉬는 네 등을 느리게 쓸어만지며 타고 올라간다.) ...괜찮아? (숨소리만 울리는 고요함 속에서 무슨 말을 꺼내야할까 머뭇거리다 꺼낸 말이 고작 괜찮냐는 말이라니, 스스로도 조금 허무맹랑했다고 생각한다.)
 
김 군:(등을 타고 쓸어올리는 네 손길에 움찔하여 순간 숨을 크게 들이킨다. 온 몸의 신경이 네게 집중되어 조그만 움직임에도 이렇게 금방 반응해버리니, 다소 요란스레 떨던 제 팔을 네 옆구리에 돌려 눌러잡으며 안정시킨다. 그대로 두어번 가슴이 오르내리더니 숙인 고개 사이로 작게 내저었다.) ...아니. ... ...너 때문에 미칠 것 같아... (말을 내뱉는 것조차 힘겨운지 드문드문 끊으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가 심히 떨려왔다. 이제는 아플정도로 욱신거려오는 제 아래를 감당하지 못 하겠는지 다시금 맞닿아있던 네 다리 위로 제 다리를 올려 기댄다.)
 
천우연:(저 때문에 미칠 것 같다는 말이 이리도 좋을 수가 있던가, 떨리는 네 목소리가 간지럽게 귀에 닿는다. 붕 뜨는 기분 탓에 어쩔 줄 몰라 빙글 눈을 굴리다 네 목덜미에 얼굴을 가볍게 묻었다. 이제 어떻게 해야하지... 껴안듯 팔을 두른 채 옷자락을 가볍게 손에 쥔다.) ...그... 안 괜찮으면, ...어떻게 해야 해? (너무 바보같은 질문인가...)
 
김 군:어떻게... ...해야하냐니... (당장에라도 널 들어눕혀서 입맞추고, 몸 곳곳을 만지고 싶다. 옷 너머가 아닌 제 살결을 네 손으로 직접 만져줬으면 하고, 그대로 네 안 더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서 마구 휘저어가며 제 욕구를 충족시키고 싶다. 상상만으로도 아래쪽이 꿈틀거려 죽을 것 같은 이 심정을 어떻게 전하랴. 제 목덜미에 얼굴을 묻은 네 숨결이며 옷자락을 쥔 손길마저 난 이렇게 떨려오는데.) ...이대로 있어. ...가만히, 내가... 진정될 때까지만... (정신이 어느정도 돌아오니 도저히 네 앞에서 내뱉을 용기가 나질 않아 네게 묻은 제 얼굴을 더욱 숨기려 애쓸 뿐이었다.)
 
천우연:응... (지금 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표정을 볼 수 없으니 감히 생각을 들여다 보는 것마저 불가능해서, 어쩌면 조금 불안했던 것도 같다. 이대로 있으라는 네 말에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가만히 숨을 내쉰다. 너를 껴안은 채 정적 속에서 숨만 내쉬고 있자니 방금까지 했던 짓들이 떠올라 다시 조금 부끄러워지기 시작했다. 민망함에 두 눈을 꾹 감고는 옷자락을 쥔 손을 꼼질거린다. 이 순간이 영원하다면 좋을텐데, 이토록 가까이 붙어있으니 너와 영원히 함께 하고싶은 욕망은 더욱 커져만 간다.)
 
김 군:(가만히 너와 껴안은 채 정적의 시간을 보내길 몇 분이 흘렀을까. 점차 가라앉아가는 흥분에 긴 한숨을 내쉰다. 주변의 상황들이 몸에 익어가면 하나 둘 처리해야 할 문제들이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그제야 서로가 떨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종일 붙잡고 있던 널 조심스레 풀어다가 침대로 눕혔다. 가라앉혔다고는 말하지만 이래저래 억지로 누른 감이 없지않아 있어 너와 조금만 스쳐도 몸을 떨며 인상을 찌푸렸지만... 그대로 고개를 숙인 채 작은 신음을 흘렸다. 온 몸이 불쾌하다 생각될 정도로 끈적였으나 그 중 가장 심해보이는 제 손을 들어 가만히 바라보더니 이내 네게 시선을 돌린다. 씻을 만한 곳을 찾는건지 아무 말 없이 눈을 마주하며 제 손에 묻은 액체를 보란 듯 엄지와 검지를 맞대 문질거린다.)
 
천우연:(오랫동안 맞닿아있던 몸이 떨어지자 차가운 공기가 스치며 오싹하게 소름이 돋는다. 반쯤 벗겨져있는 옷을 대충 추스르며 내려다보는 널 바라보자 시선이 마주쳤다. 눈으로 뭔가를 말하는 듯 손가락을 문질거리는 너를 빤히 바라보다 이내 그 뜻을 눈치채고는 허둥지둥 눈을 피하며 얼른 몸을 일으킨다. 어디서 씻냐고 그냥 물어볼 것이지... 손등으로 입을 가리고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놓는다.) ...화장실은 저 쪽... (방문과는 별도로 오른쪽에 위치한 문을 가르킨다.)
 
김 군:(네가 가르키는 방향대로 고개를 돌리고는 그대로 침대에서 일어난다. 제 상태를 살피듯 주위를 빙 둘러보다가 다시금 네게 시선이 꽂혔다.) ...너도 씻어야지. 같이 가. (네 손을 맞잡아 끌어줄 상태가 아니라 판단했는지 그저 안내를 바라는 눈빛으로 보고는 문 앞까지 느릿하게 걸어간다. 공간이 넓었으면 할텐데 하는, 실없는 생각이나 해대며..)
 
천우연:으응... (우물쭈물거리며 머뭇대다 문 앞으로 걸어가는 너를 보고는 이내 뒤따라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닥 넓진 않은데... (욕실 문앞까지 다가가 먼저 문고리를 돌리곤 안으로 들어간다.)
 
김 군:(안으로 들어가는 널 뒤따라 가며 위에서부터 천천히 셔츠단추를 풀어갔다. 제 집보다 좁은 크기에 그러려니 하면서 더욱 안쪽으로 들어가 살피더니 속으로 둘이서 같이 씻는 건 역시... 아무래도 너무 간 듯 싶어서 쉽사리 말을 꺼내지 못하고 조용히 제 단추만 풀어낸다. 이내 윗옷을 벗어 바닥에 놔두고는 가만히 서 있었다.) ...양심이 있어서 같이 씻자고는 못 묻겠는데, 어떡할래. (문득 뒤를 돈 상태로 네 눈을 마주하지 않고 덤덤한 척 먼저 운을 떼본다.)
 
천우연:(눈을 굴리며 어색하게 서있다 어떡할거냐는 네 물음에 화들짝 놀라며 당황해 더듬더듬 대답한다.) 그, 나는... 난... 너 먼저, 씻고 나오면 그때 씻을게... (부끄럽다고... 민망함에 제 뒷머리를 쓸어내린다. 손에 쥔 문고리를 손끝으로 틱틱대며 시선을 떨구곤 바닥에 놓인 네 셔츠를 바라본다.) 그..럼 나 나가있을게.
 
김 군:(곁눈질로 네 모습을 한번 눈에 담았다가 이내 금세 고개를 돌려버리고선 마저 손을 내려 버클을 풀어낸다.) 그래. 나가있어. (어딘가 아쉬운 기색이 묻어나는 목소리였지만 아닌 척 일부러 힘 있게 말했다.)
 
천우연:(고개를 끄덕이곤 욕실 밖으로 나가 문을 닫는다. 이게 꿈이라고 믿고싶지 않은데, 너무 꿈 같아서 머리가 혼란스럽다. 욕실 문 옆에 쪼그려앉아 벽에 등을 기대곤 무릎을 끌어안는다. 혼란스러운 머리는 둘째치고, 잠시 떨어졌다고 이렇게 아쉽고 불안할 수가 있을까... 네가 얼른 나와주기를 기다리며 어지러운 머리를 애써 진정시킨다.)
 
김 군:(네가 나간 걸 소리로 확인하고나서야 몸을 돌릴 수 있었다. 멍하니 네가 나갔던 문만 바라보며 있다가 곧 정신을 차리고 멈추었던 손을 움직인다. 조용히 버클을 풀고 지퍼를 내리면, 그 안의 끈적한 액이 다리와 바지 사이에 묻어나왔다. 그 모습을 보자 머릿속이 혼란스레 엉키는 기분이 든다. 그 중 절반 이상이 제 아래 깔린 네 얼굴과, 입에서 나오는 온갖 소리들, 이어 네 손이 제 등을 쓸어올리는 듯한 착각이 일어 오싹한 감각이 등줄기를 타고 올라왔다. 놀라 뒤를 돌아봤지만 그곳엔 아무도 없던 대신 진정시켰다고 생각했던 제 아랫도리가 다시금 부풀어오른 걸 느꼈다.) ... 천우연... (이 안에 없을 이를 속삭이듯 부르며 끈적하게 젖은 제 음경을 잡아 느릿하게 쓸어올린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아찔한 감각이 전해져오자 움찔하고 몸을 웅크렸다. 아무도 없는 저 혼자만의 공간이었으나 누가 들을세라 팔로 제 입가를 눌러 가린 채 손을 위 아래로 왕복한다.) 으... 하, 윽... (제 등을 벽에 기대고서 욕조 난간에 걸터 앉아 낮은 신음소릴 흘려가며 네 상상을 했다. 방금 전까지 생각했던 망상들을 모조리 때려박아 넣어 상상하면 할수록 흔드는 손에 힘이 들어간다. 우연아... 천우연, 너는 어쩜 이리도 사랑스러울 수가 있을까... 제 아래에서 속절없이 들썩여지며 울어대는 너를 머릿속에 떠올리면 다물고 있던 입이 절로 벌어진다. 문 너머에까지 들릴만큼 짧은 비명과도 같은 신음이 한번 울렸다가, 무너져내리듯 네 이름을 토해낸다.) 하아, 아... 우연아... 우연아..! (벌벌 떠는 무릎을 올려 제 고개를 묻고는 연신 손목만 움직여댔다.)
 
천우연:(물소리가 안 들리네... 아무리 사이에 벽이 있고 문까지 걸어닫았다지만 이 정도 거리라면 작게나마 물소리 정도는 들려야 마땅했다. 고요함에 의문을 가지며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고 너를 기다리고 있자니 문득 물소리대신 안에서 들려오는 신음이며 제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 놀라 고개를 든다. 안에서 울리는 색정적인 소리에 잠시 머리가 혼란스러운 기분이었다. 너를 불러야하는 건지 모르는 척 해야하는 건지 헷갈려서 한참을 머뭇거린다. 안에서 뭘 하고있는 건지, 사실 조금은 알 것 같았으나 다른 누구도 아닌 네가 그런 행위를 할 거라고는 미처 생각해 본 적도 없어 무의식적으로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한참을 망설이다 욕실 문을 가볍게 두드려본다.) ... ...군아?
 
김 군:응... ...으응... (인상을 팍 쓰고 깨문 잇 사이로 신음이 끊어져 나온다. 욕실에 들어온 본 목적도 잊은 채 쾌락에 몸을 맡기느라 정신을 차리지 못 하고 제 허리를 비틀었다. 문 너머에 네가 있다는 것도 까마득히 잊으며 망상 속의 너만 찾아댄다. 너도 좋은 거지. 내가 이렇게 해주면 좋은 거잖아... 그렇지, 응? 천우연... 제 머릿속의 너에게 말을 건네고, 또 그 대답을 저 혼자 상상하며 네 반응을 조작했다. 좋다고, 사랑한다며 제게 안겨오는 너를 다시금 다정히 받아주고, 그렇게 격해지는 허릿짓에 어느새 절정에 치달을 때 쯤. 들려오는 노크 소리와 실제 네 목소리에 놀라 퍼뜩 고개를 들었다. 그와 동시에 저도 모르게 들어간 손의 압박에 곧 입을 틀어막고는 발 끝을 떨었다. 그 끝에서부터 올라오는 전류와도 같은 아찔한 감각에 머리가 새하얘진다. 들었던 고개는 금세 제 무릎 사이에 박고서 떨려오는 몸을 진정시키려 이를 악 물었다. 방금, 네가 무슨 말을 했던 것 같은데, 어서 빨리 대답을 해주어야 할텐데 나오는 신음을 참는 것조차 버거워 거친 호흡만 내뱉는다.) 흐... 아, 극... 드, 들어오지 마! (지금 제 상태를 어떻게든 보여주면 안 되겠다는 판단이 섰다. 그러자 나오는 신음들을 애써 눌러담아 겨우 한 문장 뱉는 것도 쥐어짜내듯이 소리를 질러 낸다. 어느정도 진정되면 그때서 다시 대답해야지 싶으면서도 떠는 몸은 쉽사리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천우연:(들어오지 말라며 소리치는 목소리에 한 번 더 노크하려던 손이 멈춘다. 빨리 나와서 얼른 얼굴을 보여줬으면 좋겠는데... 도통 안에서 나올 생각을 않는 너를 기다리기가 점점 초조해진다. 신음 소리는 뭐고, 제 이름을 불렀던 목소리는 뭐란 말인가, ...모른 척, 반응하지 말았어야 했나?) 아까... 내 이름 불렀지 않아? ...괜찮은거지? (문 너머에서 작게 들려오는 거친 숨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은연 중 네가 날 필요로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지만 들어오지 말라고 막아서는 목소리에 별 수 있으랴. 고개를 휙휙 내젓고는 어색하게 문 앞에 서 있는다.) 그... 얼른 나와, 얼굴 보고싶어.
 
김 군:(제 바짓단을 붙잡고 떠는 손을 가라앉히는 와중에도 들려오는 네 목소리에 당장에 귀를 막고싶은 심정이었다. 진정되질 않는 몸에, 아득히 먼 곳에 있던 정신까지 더해 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네 목소리 탓에 머리가 더욱 혼란스럽다. 그 중에서도 제일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수치심이었다. 방금까지 너를 상대로 무얼 망상했으며 또 그것이 너에게까지 들렸다는 게 무엇보다도 수치스러웠다.) ...괘, 괜찮아. ...네가, 잘못 들었나보지... (결국에는 거짓말까지 해버리고 만다. 이후 나와서는 네 얼굴을 어떻게 마주하나, 그리 생각함에도 너의 보고싶단 그 한마디가 어찌나 제 마음을 휘젓던지. 자존심이고 뭐고 네 앞에만 서면 전부 내다버릴 수 있을 것만 같다. 이리 생각하는 제 마음이 어디서부터 기초하였는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제 손에서 네 것과 섞여 끈적히 흘러내리는 액체를 보고 변명할 여지도 없이 네게 욕정했다는 것을 확신했다. 이건 단순히 무지에서 온 걸까, 아님 제 무의식이 터져나온 결과인 걸까. 그렇다기엔 아직도 나는 널 무어라 정의할 수가 없는데... 가만히 문 너머에 있을 널 바라보다가 이내 샤워기를 틀어 제 몸 구석구석을 씻어냈다. 그렇게 무언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멍하게 씻다보면 어느새 옷까지 빨아두고 난 후였다. 그런 짓까지 하고 난 뒤면 생각이 많아질줄 알았더니 되려 아무 생각도 안 났으니... 정신 차리자며 제 관자놀이쪽을 손가락으로 누르고는 가볍게 문을 두드린다. 이어 옷을 갖다달라 말하려는 입이 문득, 머릿속에 네 얼굴이 떠올라 꾹 닫혔다. 문을 두드린 손을 주먹쥔 채 입만 뻥긋거리길 몇 초가 흘렀을까.) ...옷 ...좀, 가져다주면 하는데.
 
천우연:그래? (분명히 들었는데...) 으음... 알았어. (잠시 뒤 들리는 샤워기 소리에 한참 앞을 서성이다가 다시 문 옆에 쪼그려 앉는다. 그렇게 멍하니 물소리를 듣고있자니 조금 피곤해지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렇게 기운을 뺐으니 피곤할만 한가... 다시 스멀스멀 피어오르기 시작하는 기억을 애써 욱여넣으며 너를 기다린다. 꾸벅 잠이 들 뻔 한 찰나,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 옷? 맞다, 잠시만...! (정신이 없어서 바보같이 갈아입을 옷을 챙겨준다는 것마저 잊고 있었나보다. 허둥지둥 옷장을 뒤져 이내 사용감 없는 속옷이며 셔츠와 바지를 챙겨와 욕실 문 앞에 내려놓는다.) 갈아입을 옷 문 앞에 둘게. (그렇게 말하고선 문을 두어번 두드리곤 비스듬히 몇 걸음 멀어진다.)
 
김 군:(네 말대로 가만히 서서 기다리고 있으면 이내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목소리에 조심히 문을 열었다. 틈 사이로 보이는 네 다리 밑에 놔둔 옷을 상체만 빼 들고는 그 안에서 주섬주섬 갈아입는다. 입는 중간, 사용감 없어보이는 느낌에 조금 의아했다. 그러고보니 너는 이 곳에 얼만큼 있었길래 그 모양인 건지... 괜히 건강하지 못한 사람을 가지고 험하게 굴린 건 아닌가 이제와 걱정이 되기도 한다. 네 말로는 괜찮다고 하지만... 방금까지의 저는 얼마나 정신이 없었길래 이런 생각도 못 했던걸지 감도 안 잡히는데, 억지로 붙잡지 말자 하고 속으로 고개를 내저으며 다시금 문을 열었다.) 늦어서 미안. 욕실은 깨끗하게 썼으니까 바로 들어가도 돼. (너와 시선을 마주하기 어려운지 바닥을 바라본 채로 문에서 한발짝 떨어진다. 분명 제 얼굴을 보고싶다는 네 말이 의식되는 탓도 있었다.)
 
천우연:응... 금방 나올게, 어디 가면 안돼. (바닥을 바라보고 선 네 팔을 가볍게 붙잡으며 어디 가지말라고 재차 강조하고선 다른 여벌의 옷을 가지고 욕실 안으로 들어간다. 문을 닫기 직전에도 잠시 머뭇거리며 너를 바라본다. 분명 떠나지 않겠다는 말을 몇 번이나 들었는데도 불안해지는 마음은 왜일까. 차라리 아까 같이 씻을 걸 그랬나, 하는 생각까지 든다.) 조금만 기다려... (이내 문을 닫고 안으로 들어가 물을 틀었다. 얼른 씻고 나가야겠다는 생각만이 머리를 채우는 것 같았다.)
 
김 군:(제 팔을 붙잡은 널 저도 모르게 바라봤다가 이내 눈을 데굴 굴려다가 고개를 숙인다.) ...알았어. (말 한마디 꺼내는 것조차 힘든 적이 있던가. 문을 닫고 들어가는 소리를 듣고나서야 턱 막힌 답답한 목구멍이며 힘이 들어간 온 몸의 긴장이 풀렸다. 속으로 짧은 한숨을 내쉬고는 네가 들어간 문을 기웃거린다. 내가 여기서 갈 곳이 어디있다고 그리도 강조를 해대는 걸까. 아무래도 혼자 생활한 나날이 길어서 그런 것이라 생각하고는 제 몸에 걸친 익숙치 않은 질감의 소매를 문질거린다. 그대로 주위를 한바퀴 빙 둘러보더니 문득 창문가로 발을 옮겼다. 침대에 앉아 기다리는 것보다는 창 밖의 밤하늘을 구경하며 있는 게 덜 지루하겠지.)
 
천우연:(따뜻한 물이 몸에 닿자 더 노곤해지는 기분이다. 피곤한 몸을 이끌며 얼른 손을 움직여 찝찝한 몸을 씻어낸다. 옷까지 깨끗하게 빨래할 기력까지는 없었기에 대충 옷에 묻은 것들만 물로 헹궜다. 한시 바삐 손을 움직이면서도 정신은 이미 욕실 밖으로 나가있는 것 같았다. 어디 가진 않았겠지? 허둥지둥 물기를 닦고 옷을 입으며 채 다 추스르기도 전에 얼른 욕실 밖으로 나가 너를 찾는다.)
 
김 군:(창 밖을 바라본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벌컥 문이 열리는 소리에 뒤를 돌아봤다. 빨리 나온 건가? 머리의 물기도 채 말리지 않고 주변을 둘러보는 널 보다 가볍게 벽을 두드린다.) 다 말리고 나오지. 뭐가 그렇게 급해.
 
천우연:(한 눈에 네가 들어오지 않아 불안이 스치던 찰나 소리가 나는 쪽으로 돌아보곤 안심한 듯 표정을 풀며 얼른 네게 다가가 바라보다 슬금 소매를 붙잡는다.) 그냥... 너 없어질까봐.
 
김 군:(제게 다가오는 네 단순한 움직임에도 놀라 일순 눈동자가 흔들렸다. 너를 향하던 시선이 금세 밑으로 꺼지더니, 제 소매를 붙잡는 네 동작에 미세하게 손 끝을 떨었다. 나만 아직도 이런 건지, 부러 의연한 척을 해보려 평소와 같이 행동하려 애쓴다.) ...널 두고 어딜 가. 봐, 이렇게 급하게 나오니까... (제 손을 한번 주먹 쥐었다 피고는 조심스레 네 머리칼을 손등으로 쓸어올린다.) 어깨도 다 젖었잖아...
 
천우연:좀 젖으면 어때... 빨리 너랑 같이 있고 싶었단 말야. (머리칼을 쓸어올리는 움직임에 데굴 눈을 굴린다. 손에 쥔 네 소매를 조금 문질거리다 시선을 들어올려 다시 너를 바라본다.) ...어디 안 가서 다행이야.
 
김 군:그래도 기껏 나은 몸인데, 거기서 감기라도 걸리면 어떡하려고 그래. (네 가벼운 발언을 슬 꾸짖곤 저를 바라봐오는 네 눈을 마주했다. 순간 실수라도 했다는 생각에 머리칼을 쓸던 제 손등을 멈춰 가만히 바라본다. 네 모습을 제대로 마주했던 게 불과 몇 십분 전이었을텐데, 그 때와는 다른 감정이 가슴 속에서 하나둘 피어오르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너와 눈을 조용히 마주하더니, 돌연 고개를 숙여 네 물기 어린 머리칼을 조심히 들어다 이마를 보이게 했다. 그대로 무언가 고민할 기색도 없이 제 입술을 대어 지그시 눌렀다가 뗀다. 아마 지금 이 행동에 무슨 의미를 가졌는지 너는 모를테지. 그도 그럴 것이 지금의 나조차 그냥 이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었으니까. ...그러니까 이건 그냥, 이러고 싶었던 게 아닐까. 이후 아무 말 없이 네 손목을 잡아 끌어다 침대에 앉힌 채 욕실 안에서 새 수건을 가져와 네 머리를 털었다.)
 
천우연:그건 그렇지만... (빤히 눈을 마주치다 이내 가까워지는 얼굴에 조금 움찔하며 눈을 감는다. 이마에 뭔가 닿았다 떨어지는 게 느껴지고는 멍한 머리로 다시 눈을 떠 너를 바라본다. 계속... 알 수 없는 행동을 하는 네가 낯설지만, 좋다는 건 부정할 수 없었다. 뭐라 입을 열기도 전에 손목이 당겨져 침대에 앉혀진다. 이내 새 수건으로 머리를 털어주는 네 손길에 다시금 피로가 몰려왔다. 수건 너머로 닿는 네 손바닥에 머리를 가볍게 기댄다.)
 
김 군:졸면 안 되지, 천우연. 잘거면 다 말리고 자. (제게 기대오는 네 머리를 매정히 세우고는 일부러 깨라고 세차게 털어낸다.) 건강해졌으면 이제 네 머리 정도는 알아서 털어야지. 바보같기는... (누가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되려 생색을 내듯 네게 툴툴대고는 금세 보송보송 해진 네 머리칼 위로 다시금 입을 맞췄다 떨어지길 여러번 반복하며 이제는 다정히 쓸어넘겨준다.)
 
천우연:안 졸아... (세차게 머리칼을 털어오는 탓에 눈을 꾹 감는다.) 혼자 하는 건 아직 적응 안 돼서... (눈을 감은 채 머리칼 위로 닿는 입술의 감촉을 가만히 느끼다 반쯤 눈꺼풀을 들어올리곤 네 옷자락을 살짝 잡아당긴다.) ...자자.
 
김 군:변명도 그런 변명이... (또 한소리 하려던 입이 제 옷자락을 끄는 네 손에 제지됐다. 하기야 밤이 늦었으니 졸릴만도 한가... 문득 시선을 돌려 창 밖을 바라보고는 다시 전체적으로 네 머리를 크게 쓸어주고서 저도 같이 침대 위로 올라갔다.) 그래, ...자자.
 
천우연:...응, (꾸물대며 이불 안으로 기어들어가 네 옆에 자리한다. 피곤한 듯 눈은 이미 감긴채였고 손을 더듬거리며 닿는대로 네 손을 꼭 붙잡았다.) 잘자...
 
김 군:(가만히 눈을 감고 제게 말을 건네오는 널 바라보다가 이내 저도 같이 눈을 감는다. 네 손을 꼭 맞잡은 채로.) 잘 자. 우연아.
 
이내 두 사람은 잠에 빠져듭니다.
 
...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걷어진 커튼 사이로 아침햇살이 얼굴을 비춥니다.
 
눈을 뜨니 옆자리에서 아직 잠들어있는 천우연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를 바라보고 있자면...
 
눈을 감은 모습이 너무... 죽은 사람 같습니다.
 
어두운 조명 뿐인 밤이 지나, 아침이 밝은 후 천우연의 얼굴은 어제보다 더 선명합니다.
 
그 얼굴을 보고 있을수록 당신은 묘한 기분이 듭니다.
 
어제는 산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말을 했었는데
 
지금 잠들어 있는 모습은 다시는 깨어나지 않을 것처럼 고요하고 미동조차 없습니다.
 
그 모습에 이상한 기분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깊이 잠든 모양인지 당신이 한참을 쳐다봐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김 군:(착각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분명 어젯밤 너무 늦게 잔 탓이라 속으로 합리화를 해대며 몸을 일으켰다. 그럼에도 네 모습을 다시 바라보기 힘든 건 왜일까. 불안한 마음을 안고서 제대로 둘러보지 않았던 방안을 눈에 담는다.)
 
방금까지 누워 잠을 잤던 침대와 테이블옷장욕실이 눈에 들어옵니다.
 
김 군:(가장 먼저 제 가까이 있는 침대를 살펴본다. 시트를 손으로 가벼이 쓸며 어젯밤을 회상... 하면 안되지, 하지 말자... 진정하자... 입 꾹 깨물며)
 
커다란 침대입니다.
 
두 사람이 함께 누워도 넉넉했으니 꽤나 커다란 편이네요.
 
관찰 판정 가능합니다.
 
김 군: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침대는 화려한 디자인이지만 꽤나 낡아보입니다.
 
먼지가 날리지는 않지만 이불도 상태가 별로인 것 같은데...
 
이런 곳에서 잠들었다니 기분이 좋지는 않습니다.
 
김 군:(이런 곳에서도 했는걸 새삼... 하지만 역시 기분이 좋지 않은 건 확실... 자꾸 잡생각을 하는 걸 보니 잠이 덜 깼나보다. 제 머리를 콩콩 두드리곤 침대에서 내려와 테이블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작은 테이블입니다.
 
테이블에는 종이가 여러장 흩어져 있습니다.
 
바닥에도 떨어져 있네요.
 
김 군:(정리본능이 저도 모르게 튀어나와 바닥에 떨어진 종이며 테이블에 흩어진 종이를 들어다 탁탁! 쳐서 정리한다.)
 
흩어진 종이들을 정리하고 있자니 종이의 내용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오래오래행복하게살았답니다오래오래행복하게살았답니다오래오래행복하게살았답니다오래오래행복하게살았답니다오래오래행복하게살았답니다오래오래행복하게살았답니다오래오래행복하게살았답니다행복하게행복하게행복하게-’
 
손으로 쓴 필체로 같은 한 문장이 계속 반복되어 있을 뿐입니다.
 
김 군:(이게 뭔데 방안에 있는거지... 고개를 한번 갸우뚱 하고는 마저 종이들을 정리하고서 옷장으로 몸을 돌린다.)
 
옷장은 꽤나 큰 부피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커다란 옷장에는 화려한 디자인의 옷들이 가득 들어있습니다.
 
여성의 옷과 남성의 옷이 함께 들어있습니다.
 
하지만 이 옷들, 천우연의 옷은 아닌 듯합니다.
 
애초에 이곳이 천우연의 집일 리가 없지만요.
 
김 군:(그렇기야... 하겠지. 그렇다면 여긴 누구의 집이길래 네가 저리 멀쩡히 살아있을 수 있는 걸까. 아니, 멀쩡하다는 표현을 써도 되는 건가..? ...모르겠다. 그저 한 밤의 꿈이 아니기만을 기도하며 마지막으로 욕실 문을 열어젖힌다.)
 
어제와 같은 욕실입니다.
 
달라진 점이라면 아직도 축축하게 물기가 남아있다는 점이겠죠.
 
특별한 점은 없어보입니다.
 
천우연:김군...!!
 
욕실 밖에서 다급하게 당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아무래도 그가 일어난 모양입니다.
 
당신이 옆에 없자 질겁한 표정으로 이불을 뒤엎고 당신의 이름을 부르며 찾는 듯합니다.
 
김 군:(욕실 밖에서 들려오는 네 목소리에 다급히 문을 열고 나온다. 다행이다, 역시 그저 잠이 든 것 뿐이었구나. 안도감과 함께 기쁨 비스무리한 감정이 목소리에 묻어나온다.) 일어났어?
 
모습을 비추자 그는 하던 행동을 멈추고 힘이 풀린 모습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마주치는 시선에는 얼핏 두려움이 서려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내 아직 진정되지 않은 얼굴로 애써 웃어보이며 당신에게 다가와 손을 붙잡습니다.
 
천우연:왜... 가버린 줄 알았잖아... 겨우 만났는데, 날 두고 가지마...
 
떨리는 목소리로 그는 한참 당신의 손을 강하게 힘주어 잡고 있습니다.
 
김 군:(몇 번을 말해도 전해지지 않을 진심이라면 행동으로 보여주자고 제 손을 힘주어 잡은 널 따라 강하게 맞잡아준다.) 잠시 방안을 둘러봤을 뿐이야. 널 두고 간 적도, 갈 생각도 없었어.
 
천우연:... ...정말이야? ...어디 안 갈 거지? 눈에 안 보이면 불안하단 말야... (강하게 맞잡아오는 힘에 조금 진정되는 듯 놀란 낯이 점차 원래대로 돌아온다.)
 
김 군:응... 안 갈게. (진정되어가는 듯한 널 바라보며 얼굴에 미미한 미소를 띄웠던 것도 같았다. 이내 맞잡았던 손을 떼 문쪽으로 걸음을 옮기며) 이제 슬슬 밖에 나가보는 게 어때. 네가 제대로 걷는 모습 좀 보고싶은데.
 
천우연:(문쪽으로 걸음을 떼는 너를 뒤따라 걸으며) 그... 방 안 둘러봤다고 했지? 그럼 나머지 집 구경 할래? 어제는 시간이 늦어서 못했잖아. 구경시켜줄게.
 
김 군:집 구경... (1층의 그것도 아직 그대로 있는... 건가? 문득 발걸음을 멈추었다.) 나는 상관없지만... 걷다가, 이상한 시체들 같은 게 나타나진 않겠지? (말하고도 너무 허무맹랑한 얘기라 속으로 제 머리 한대침)
 
천우연:(네 말에 잠시 빤히 바라보다 가만히 웃어보인다.) 내가 있잖아. 일단 갈까?
 
먼저 문 밖을 나서며 따라오라는 듯 손짓을 해보입니다.
 
어쩐지 그의 표정은 조금 들떠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당신은 손짓하는 그를 따라 방에서 나와 계단을 통해 1층으로 내려갑니다.
 
...
 
계단을 내려가자 보이는 것은 어제의 그 시체입니다.
 
그렇지만 그 시체들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습니다.
 
소리조차 내지 않으며 고요합니다.
 
정말 죽은 사람, 정말 시체의 모습입니다.
 
너덜한 시체가 어제는 어떻게 움직였는지 이해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천우연은 그런 시체를 전혀 신경쓰지 않고 당신을 돌아봅니다.
 
어디부터 보고 싶냐는 물음과 함께 집 안에 어떤 방이 있는지 소개합니다.
 
당신은 그를 보고 막연한 두려움을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김 군:(나한테만 보이는 건 아니겠지... 가만히 시체를 내려다보다가 곧 시선을 거두고 오른쪽의 빈 방으로 턱짓한다.) 저기는 뭐가 있어?
 
천우연:(가르키는 방향으로 돌아보며) 글쎄... 궁금하면 가볼래?
 
김 군:구경시켜준다고 했잖아. 괜찮으면 다... 둘러보게. 평생 방 안에만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작게 중얼거림..)
 
천우연:(중얼거리는 너를 빤히 바라보다 팔을 살짝 잡아끈다.) 그럼 가보자.
 
당신은 그를 따라 빈 방으로 향합니다.
 
응접실과 이어진 빈 방이네요.
 
이곳의 벽에는 사진이나 종이들이 붙어있으며, 응접실 근처 쪽 바닥에는 시체가 하나 눕혀져 있습니다.
 
김 군:(시체 참 많다.. 천우연 눈치 함 봤다가 사진이나 볼 생각으로 몸 돌리며) ...내가 오기 전에는 뭘 하며 지낸 거야? 보니까 밖으로는 나가기 싫어하는 것 같던데.
 
천우연:네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지. 나가기 싫다기보단... 별로 나갈 필요성을 못 느끼겠는걸. 여기서도 충분히 행복할 거야.
 
당신은 어떤 연인의 사진과 한 여성의 사진들이라는 것을 알게됩니다
 
혼자 찍힌 사진의 여성은 연인 사진에 있는 여성과 같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
 
김 군:(이 저택의 주인인가? 그러고보니 네가 이 곳에 어떻게 오게 된 것인지도, 어떻게 되살아난 건지도 묻질 않았는데 알고는 있으려나 모르겠다. 가능성이라면 저 사진 속 인물이 너를 도왔다거나... 그런 추측을 해본다.) 네 성격에 기다린다는 말이 나올 수도 있는 거였군 그래. 행복은 둘째치고... 이 곳에만 있는 건 나도 너도 그렇게 정상적이진 않을 것 같아. (간간히 산책도 나가고 해야할텐데... 사진 속의 인물을 눈에 담았다가 이내 종이들로 고개를 돌린다.) 언제부터 여기 있었어. 눈을 뜰 때부터 혼자였나?
 
천우연:내가 널 기다린다는게 이상해? (네게 시선을 고정한 채 바라보다 작게 웃으며 눈을 굴린다.) 아프고 난 뒤로는 항상 널 기다렸던 것 같은데... (손을 꼼질대다 가만히 뒷짐을 지며 주변을 둘러보는 널 기다린다.) 언제부터... 글쎄, 잘 기억 안나는 것 같아.
 
종이들은 글이 어지럽게 적혀 있습니다.
 
사랑해, 보고 싶어, 왜 날 두고 가버린 거야와 같은 글들이 사진 옆에 붙어 있습니다.
 
김 군:네가 날 사랑한단 이유 하나로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봐. (단호하게 내뱉으며 종이에 적힌 글들을 찬찬히 훑어본다.) ...나라면 찾아갔을 거야. 오지 않을지도 모를 사람을 막연히 기다리기만 하는 건... 이상해. (딱히 대답을 기대한 것도 아니었어서 그러려니 했다. 저를 기다리는 네게 곁눈질로 시선을 보내고선 이내 느릿하게 응접실로 향한다.)
 
천우연:그런가... ...그럼 만약 내가 찾아갔으면, 넌 받아줬을 것 같아? (응접실로 향하는 너를 따라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테이블과 커다란 소파가 놓여진 방입니다.
 
이 방은 손님을 맞이하는 용도의 방인가 싶었지만...
 
...이곳에는 다른 것들도 함께 놓여있습니다.
 
놓여있기보다는 너저분하게 둔 것에 가까운 시체들.
 
그것들은 소파든 테이블이든 대충 눕혀지거나 세워져 있습니다.
 
관찰 판정.
 
김 군: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어제의 움직이는 것들과는 달리 이 시체들은 썩지 않았으며 평온하게 잠든 것처럼 보입니다.
 
죽었는지 확인해봐도, 숨을 쉬지도 않고 심장도 뛰지 않는 걸 보아 확실히 죽은 사람이 맞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김 군:(보면 볼수록 이상한 기분이 들어 금방 인상을 쓰고 고개를 돌려버린다. 테이블도 소파도 저것들이 위에 올려져 있어 제대로 바라볼 수도 없었다. 어째서 제 눈에 이런 게 보이는 건지... 지끈거리는 머리를 손등으로 가볍게 누르며 눈을 감는다.) ... ...너만 기다리고 있던 건 아니었으니까. (굳이 죽은 널 찾아다녔단 설명을 늘여놓지는 않았다. 네 기분까지 상하게 할 필요는 없지.)
 
천우연:(나만 기다렸단게 아니라니, 너도 나를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말인가? 의미 모를 네 말에 고개를 갸우뚱거리고는 눈을 감는 너를 빤히 바라본다.) ...괜찮아?
 
김 군:...괜찮아. 조금 피곤해서 그래. (이제는 널 걱정시키게 하는 건 아닌가 신경이 쓰여 아픈 티도 못 내겠다. 짧은 한숨을 내쉬곤 고개를 숙인 채 복도로 향한다.) ...대체 너는 여기서 어떻게 버틴 건지...
 
천우연:괜찮다니 다행이고... (네 눈치를 살피며 뒤따라간다.) 글쎄... 그냥 뭐...
 
복도에는 화병과 같은 장식품과 그림이 두 점 정도 걸려 있습니다.
 
화병에는 장미꽃이 몇 송이 꽂혀 있으며, 걸려 있는 그림은 여성의 모습입니다.
 
그림이 흐릿하게 칠해지고 바래지기까지 해서 형상을 제대로 살필 수 없습니다.
 
관찰 판정.
 
김 군: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한참 보고 있으니 왠지 두 그림은 같은 사람을 그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 그림은 오래 걸어두어서가 아니라 누군가 여러 번 쓸고 만진 것으로 인해 변해버린 듯합니다.
 
김 군:(그렇군. 무시하고 현관문 열어본다.)
 
문은 열리지 않고 잠겨 있습니다.
 
천우연:(불안한 얼굴로 다급히 널 제 쪽으로 당겨오며) 여긴 자세히 볼 필요 없어, 잠겨있으니까 다른 곳으로 가자.
 
김 군:(영문도 모르고 당겨지니 어리둥절...) ...그렇게까지 밖에 나가는 게 싫어? 나간다고 별 일이 생기는 것도 아니잖아. 집 안을 둘러보다보면 열쇠가 나오지않을까 싶은데...
 
천우연:그게 아니라... 어차피 여기서 못 나가... 문에 열쇠 꽂는 구멍도 없어.
 
김 군:(발로퍽차봄)
 
그닥 효과가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김 군:(잡아댕겨봄)
 
문고리를 당기고 흔들어봐도 굳게 닫힌 문은 잠잠하기만 합니다.
 
김 군:(저기요사람이갇혔어요. 휴대폰 꺼내서 통화시도함)
 
저택의 위치는 인적이 드문 숲속이었죠.
 
전파가 잘 잡히지 않습니다.
 
김 군:(덩그러니....) ....다른 문은 어디있지?
 
천우연:다른 문은 모르겠어. 출입구는 여기 밖에 없는 것 같은데...
 
김 군:...방에 창문이 있었으니 거기로 내가 내려가볼게. 아마도 밖에서 열리는 구조인 것 같으니 문이 열리면 그대로 고정하도록 하자. (성큼 창문있는 곳으로 걸어가며)
 
천우연:소용없어, 창문도 다 닫혀있단 말야. (우뚝 멈춰선 채로 걸음을 옮기는 널 바라보며) ...그렇게 여기 있는 게 싫어?
 
김 군:여기 있는 게 싫다는 게 아니라 갇힌 거잖아. 여기에 정말 우리 둘 뿐인 거라고. (창문이 닫혀있단 말에 다시금 이마를 짚는다.) 평생 이 안에서만 살 수는 없어.
 
천우연:먹을 음식도 있고 공간도 넓어. 우리 둘 뿐이니까, 그거면 된 거 아냐? 힘들게 나갈 생각 말고 그냥 나랑 여기서 평생 함께 살자, ...응? 제발... 떠나지 않겠다고 했잖아...
 
김 군:먹을 음식이 있다해서 그게 무한한 건 아니야. 언젠가는 나가야 한다고 생각될 날이 올텐데 그런 문제를 지금 무시하고 있을 수만은 없어. (짚은 이마를 지그시 누르며 작게 앓는 소리를 낸다.) ...다 널 위해서야. 떠나는 게 아니라 우리 둘이서 더 오래 살 수 있을 방법을 생각하는 거지.
 
천우연:어떻게 나갈 건데? ...겨우 널 만났는데, 내가 혼자 계속 그랬던 것처럼 여기서 나가려고 힘쓰고 싶지 않아. 그냥... 여기서 함께 살아갈 걱정만 해주면 안돼?
 
김 군:그건 이제부터 생각해봐야지. 창문을 부시든, 다른 문을 찾든... ...너랑 같이 살아갈 거야. 하지만 그게 이 저택 안에서만 죽치고 앉아있겠다는 건 아니었어. ...나가야 해. 구경은... 나중에도 할 수 있잖아.
 
천우연:(네게 다가가 팔을 꼭 붙잡으며 불안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그..럼 구경 먼저 하고 나중에 생각하면 안돼? 구경하다보면 마음이 바뀔 수도 있는 거고... (말끝을 흐리며 고개를 푹 숙인다.) 아직 다 둘러보지도 않았잖아...
 
김 군:하지만... (제 팔을 붙잡고 숙인 널 보자니 또 다시 마음이 약해지는 기분이 든다. 너를 위해서 하는 일인데 왜이리 몰라주는 건지 속만 답답할 지경이다.) ...하지만... ...굳이 지금 구경할 이유는 없는데... (둘러본다 하여 집중이 될 지도 모르겠고, 그 시체를 마주하는 것도 영 꺼림직했다. 그래도 네 부탁이니 마지못해 들어준다는 듯 뒤돌아 느린 걸음으로 식당에 향한다.)
 
걸음을 옮기자 그는 조금 안심한 듯한 얼굴로 당신을 뒤따라옵니다.
 
한 눈에 보기에도 식사를 하기 위한 공간입니다.
 
커다란 테이블과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의자가 놓여 있습니다.
 
이외에 특별한 점은 보이지 않습니다.
 
김 군:(그럼 그냥 지나쳐서 부엌으로 간다.)
 
일반적으로 부엌하면 떠올리는 것들이 놓여진 부엌입니다.
 
커다란 냉장고, 조리대, 싱크대 등이 있습니다.
 
김 군:(대충 둘러보고 홀로 감)
 
붉은색 카펫이 깔린 커다란 홀입니다.
 
화려하고 큼직한 샹들리에와 고급스러운 장식들이 호화로운 분위기를 내는 듯하지만,
 
관리되지 않은 것처럼 옅게 쌓인 먼지와 널브러진 시체 때문에 그런 느낌은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김 군:(으... 역시나... 대놓고 고개를 홱 돌려서 저만치 가버린다.) 이제 다 구경했지.
 
천우연:(얼른 뒤따라가며...) 2층..! 2층도 있잖아...
 
김 군:...알았어. (꿍한 얼굴로 2층 척척 올라간다.)
 
2층으로 올라가면 3개의 방이 보입니다.
 
가운데는 이미 익숙해진 침실입니다.
 
김 군:(이번에도 역시 대충 둘러볼 심산으로 왼쪽 방문부터 열어젖힌다.)
 
왼쪽 방문은 잠긴 채 열리지 않습니다.
 
문을 열려는 당신을 본 천우연은 삽시간에 굳어진 표정으로 다시 당신의 팔을 붙잡습니다.
 
천우연:...거긴 안 가도 돼. 별 거 없어.
 
김 군:뭐가 있는데? (이 안에 대체 뭐가 있길래...)
 
천우연:(흔들리는 시선을 아래로 떨구며) 그건, 나도 몰라...아무튼 안 가도 돼...
 
김 군:(저기도 나중에 깨봐야지) 알았어. (순순히 듣는척 가서 오른쪽 방문 열어본다.)
 
오른쪽 방에는 커다란 책장이 빼곡히 들어서 있으며 책상과 의자도 하나 놓여 있습니다.
 
누군가의 서재 같습니다.
 
바닥에는 종이들이 이리저리 널려 있어 난잡하다고 느껴집니다.
 
김 군:(대충.. 종이 들어서 책상 위에 놔둠...)
 
종이를... 살펴볼까요?
 
김 군:(웃겨........)(안 살피고 그냥 둘러만 보고 나온다....) 이제 됐지.
 
천우연:더 안봐도 돼? 여긴 볼 거 많을텐데...
 
김 군:(못이기는척... 바라보다가 대강... 책장이나 뒤져봄.......)(나잘햇나요 눈빛)
 
잘했어요.
 
커다란 책장 두 개가 줄지어 놓여 있습니다.
 
책이 빼곡히 꽂혀 있는 책장이 있는가 하면 듬성듬성 꽂힌 책장도 있습니다.
 
김 군:(꼭 둘 다 봐야해? 차례대로 빼곡한 책장 슥슥 눈으로 훑는다.)
 
앨범과 함께 종이 묶음노트 같은 것들이 꽂혀 있습니다.
 
김 군:(대충 둘러보려고만 했는데... 어쩌다보니 앨범 손에 쥔 채로 넘겨보고 있는 저를 발견중)
 
앨범을 펼치면 연인 한 쌍의 사진들이 가득합니다.
 
자세히 쳐다봐도 모르는 얼굴입니다.
 
둘은 무척 행복해 보입니다.
 
이 집의 주인이었던 사람들일까요?
 
당신은 1층 빈 방에서 봤던 여성의 사진과 이 앨범 속 여성이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눈치챕니다.
 
김 군:(그러려니 하고 종이 묶음 펼쳐본다.)
 
(GM):무언가의 기록들이 날짜와 함께 적혀 있습니다.
 
김 군:(야옹이 우쭈쭈)
(뭐가 실패라는 걸까? 어쨌든 지금 이게 중요한 건 아니지. 얼른 노트도 손에 집어서 촤라락 훑는다.)
 
누군가의 일기 같은 것들이 적혀 있습니다.
 
필체는 천우연과는 다릅니다.
 
꽤나 악필이군요.
 
관찰 판정.
 
김 군: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김 군:(이 저택을 마음껏 드나들 수 있는 방법... 이 문장이 신경쓰인다. 보통의 방법으론 나갈 수 없는 건가? 이전 무시하고 지나쳤던 책상 위의 종이를 다시 펼쳐서 봐본다..)
 
종이는 일부분이 훼손되어 있기는 하지만 어느정도 읽히는 듯합니다.
 
김 군:(내가 원한 건 이게 아닌데. 다른 건 없나 더 뒤적여본다. 뒤적뒤적)
 
책상에는 서랍이 세 개 정도가 달려 있습니다.
 
따로 잠긴 것은 없어보입니다.
 
김 군:(차례대로 윗쪽부터 열어보자...)
 
첫 번째 서랍 안에는 펜과 잉크가 여러 개 들어 있습니다.
 
다 써버린 것도 새것도 구분 없이 채워져 있습니다.
 
김 군:(아이러면 거슬리거든요 하지만 바쁘니까 얌전히 닫고 그 아래 서랍을 연다.)
 
두 번째 서랍에는 새것 같은 유리병과 주사기 등이 들어 있습니다.
 
전부 사용한 흔적은 없어보입니다.
 
김 군:(마지막 서랍두 열어봄..)
 
마지막 서랍을 열어보려고 하니 왜인지 잘 열리지 않습니다.
 
고장이라도 난 것일까요?
 
근력 판정.
 
김 군:
근력
기준치: 60/30/12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손잡이를 힘을 줘 당기자 덜컹 소리를 내며 서랍이 열립니다.
 
그 안에는 작은 상자와 그 상자보다 작아보이는 선물 상자가 하나 있습니다.
 
김 군:(음.. 작은 상자부터 열어본다.)
 
작은 상자 안에는 여성의 사진이 들어있으며, 사진 아래에 열쇠가 하나 있습니다.
 
김 군:(왼쪽 문의 열쇠인가 싶어서 낼름 챙기고 선물 상자도 마저 열어본다.)
 
선물 상자를 열어보면 은으로 된 반지가 하나 들어 있습니다.
 
고급스러운 디자인에 작은 보석이 하나 박혀 있습니다.
 
반지 안 쪽에는 'Dear my love' 이라고 새겨져 있네요.
 
상자들을 들어올리고 나면 아래에 깔려 있던 종이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김 군:(반지...까지 챙기는 건 너무 그런가? ..음... 종이 들어서 살펴보자..)
 
종이에는 크게 X자가 쳐져 있습니다.
 
X자 사이로 무언가 주문 같은 것이 적혀 있는 것이 보입니다.
 
김 군:(가만 보다가 역시 챙겨야겠다 싶어 놔두었던 반지를 제 주머니 안에 넣어다 밖으로 나온다.) 왼쪽 방으로 가자.
 
천우연:(다급한 목소리로 제지하며) 잠깐만...! 바.. 밤도 늦었는데 내일 보는게 어때??
 
김 군:...내일?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된건가 싶어 창 밖을 바라본다.) ...그러네... 그럼 내일 볼까. 너무 급할 필요도 없으니까... 그럼. (왼쪽으로 가려던 몸을 틀어 가운데 방문을 열었다.)
 
천우연:응... (다행이라는 듯 작게 한숨을 내쉬곤 너를 침실 안으로 밀어넣는다.) 얼른 자자... 나 피곤해.
 
김 군:(밀어지는대로 밀어지곤 쇽 눕는다.) 피곤하면 진작 말하지 그랬어. ...그래. 잘 자. (네 머리칼을 가볍게 쓸어넘겨주더니 두어번 등을 토닥였다.)
 
나란히 침대에 누워 등을 토닥이는 당신을 천우연은 가만히 바라보고 있습니다.
 
당신이 잠드는 것을 확인하고 자려는 것 같습니다.
 
푹신한 침대에 누워있으니 어느새 잠이 몰려오는 것 같습니다.
 
무거워지는 눈꺼풀에 눈을 감고 잠에 들기 전,
 
당신은 시체와 같은 그가 떠오릅니다.
 
아침부터 잠들기 전까지의 그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아침에 죽은 듯 잠들어 있던 그의 창백하게 질려 있는 피부와 핏기 없는 살결.
 
그리고 잠들기 전의 미묘하고 복잡한 표정.
 
그것들이 하나씩 스쳐지나가듯 떠오르면 당신은 어느 새 잠이 들어 있습니다.
 
...
 
한참 잠에 빠져 있을 무렵,
 
문득 소리가 들려옵니다.
 
듣기 판정.
 
김 군: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난 살아있어. 살아있다고.
 
라며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와장창!
 
유리가 깨지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 소리에 몸을 일으켜 무슨 일인지 확인하면,
 
창백한 얼굴로 깨진 거울을 바라보는 천우연이 있습니다.
 
그는 이미 거울이 깨졌음에도 쾅쾅, 거울을 주먹으로 여러 번 내리칩니다.
 
그것 때문인지 바닥에는 이미 깨진 거울 조각들이 흩어져 있고,
 
그의 손은 그 파편들이 박혀 있습니다.
 
천우연:아니야... 아니야.
 
연신 아니라는 소리를 중얼대며 그 손으로 계속해서 거울을 쳐댑니다.
 
김 군:천우연..? (막 잠에서 깬 터라 한껏 가라앉은 목소리가 입에서 나오고, 느릿하게 무거운 몸을 일으켰다.) ...뭐하는 거야? (저가 잘못보고 있는 건가 의심되는 상황에 팔로 눈을 부비며 네가 있는 쪽으로 조심스레 다가간다.)
 
조심스레 그에게 다가가 살펴보면 그의 손은 이리저리 베여 있으며 조각도 부분부분 박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먼저 들어온 것은 다른 것이었습니다.
 
그런 상처들에도 그의 손에서는 피가 한방울도 나고 있지 않다는 것.
 
손은 조각에 여러 번 베이고 찔렸음에도 피는 흐르고 있지 않습니다.
 
이성 판정.
 
김 군:
SAN Roll
기준치: 43/21/8
굴림: 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천우연. (다시금 네 이름을 부른다. 지금 상황에서 중요한 게 네 안전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눈을 부비고도 선명히 들어오는 네 행동에 식겁했다.) 천우연. 그만해.
 
그는 당신의 말이 들리지 않는 듯 계속해서 깨진 거울을 주먹으로 내리칩니다.
 
김 군:천우연! (버럭 소리치고 거울을 내리치는 네 팔을 붙잡아 당긴다.)
 
근력 대항 판정.
 
김 군:
근력
기준치: 60/30/12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천우연:
근력
기준치: 50/25/10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팔을 제지당하자 그는 처절한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천우연:난 살아있는 거지? ...그렇게 믿어도 되는 거지? ...뭐라고 말 좀 해줘...
 
울먹이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어옵니다.
 
하지만 그는 당신이 대답하기도 전에 당신의 품에 쓰러집니다.
 
품속에 있는 그에게서 숨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보아 잠이 든 듯합니다.
 
잠들어 있는데도 그의 표정은 너무나 절망스러워보입니다.
 
지금은 이대로 안정을 취하게 하는 것이 좋겠죠.
 
김 군:(제 품에 쓰러진 널 안은 채로 내려다본다. 그런 표정으로, 목소리로 물어보면 나는 도저히 네 물음에 부정을 표할 수가 없다. 다 알면서 그러는 거지. 너에게 빠져 나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지켜보다 결국에 구해주러 올 거지. 널 안은 제 손에 힘이 들어갔다.) ... (네가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옮겨줘야할텐데 발걸음이 떼어지질 않는다. 끝내 고개를 숙여 네 어깨에 제 얼굴을 묻었다.) ...살아있어. ...내 옆에서, 너는 살아있는 거야. (잠든 너에게만 들릴 수 있도록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렇게 얼마가 지났을까. 이제는 정말 눕혀줘야겠다 생각되어 이내 고개를 들고선 네가 깨지 않도록 조심히 안아 들었다. 너를 침대에 눕히고, 손에 박힌 파편들까지 빼내어주고나면 그제야 어깨까지 이불을 잘 덮어주고 나올 수 있었다. 그 순간에도 네 걱정에 나선 방을 한번 바라봤다가, 다시 돌아서 왼쪽 방의 문에 열쇠를 넣고 돌린다.)
 
천우연이 그토록 막던 방입니다.
 
왜 그렇게 막았던 걸까요?
 
그가 잠든 지금이라면 이유를 알 수 있겠죠.
 
당신은 결국 가장 끝에 있는 방의 문을 엽니다.
 
그 문을 열자마자 느껴지는 것은 악취.
 
비릿한 피냄새와 섞인 썩은 냄새입니다.
 
그 냄새의 원인은 찾지 않아도 바로 앞에 있습니다.
 
고꾸라진 채로 죽어있는 한 남성의 시체.
 
천천히 썩어들어가고 있는 시체, 그것이 분명 이 냄새의 원인일 것입니다.
 
이성 판정.
 
김 군:
SAN Roll
기준치: 43/21/8
굴림: 62
판정결과: 실패
 
이성 1 감소.
 
이 방은 시체 말고도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채워져 있습니다.
 
커다란 유리관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실험대 근처는 종이나 유리병들이 난잡하게 흩어져 있습니다.
 
김 군:(이래서 가지 말라고 한 건가 싶었다. 내가 이 광경을 보면 도망이라도 갈까봐? 천우연, 너는 나를 사랑만 했지 나에 대한 믿음이라곤 한 톨도 없었구나. 난잡하게 흩어져 있는 종이와 유리병을 피해 실험대쪽으로 가본다.)
 
실험대 근처에 흩어진 유리병들은 남아있던 액체가 검게 굳어있으며 주사기는 사용 흔적이 있습니다.
 
종이는 알 수 없는 글들이 끄적끄적 적혀있으며 읽으려고 하면 머리가 어지러워집니다.
 
김 군:(보아하니 여기는 그 노트를 적었던 사람이 있던 곳이었나보다. 그렇다면 1층에 널부러져 있던 시체들은 다 여기서 만들어진 거겠지. 그리 생각하자 전부터 피하고 싶었던 불안감이 엄습한다. 그래도 아니겠거니, 너는 다르겠거니 애써 부정하면서 유리관으로 몸을 돌린다.)
 
크기도 크지만, 주변이 이런 저런 선으로 연결되어 있어 자리를 더욱 크게 차지하고 있는 유리관입니다.
 
그 유리관에 다가가 안을 살피면,
 
...여성이 잠든 것처럼 눈을 감고서 누워있습니다.
 
그렇게 누워있는 그의 주변에는 장미꽃들이 가득 놓여져 있습니다.
 
...이 사람은 분명 죽었습니다.
 
그렇지만 여기에서는 썩은 냄새도 나지 않으며 시체는 썩어가고 있지도 않습니다.
 
몇 시간 전에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온전한 시체의 모습입니다.
 
어제 여러번 보았던 그 여성의 모습과 같은 사람입니다.
 
관찰 판정.
 
김 군: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6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 방의 다른 것은 몰라도 유리관은 열심히 관리한 듯, 다른 것에 비해 깨끗해 보입니다.
 
그리고 유리관 구석에 새겨진 글자가 보입니다.
 
'사랑하는 나의 '
 
김 군:(유리관에 감히 손도 대지 못하고 멀거니 바라만 보다가 이내 시체로 시선을 돌린다.)
 
고꾸라져 죽은 남자의 시체입니다.
 
굉장히 야윈 모습입니다.
 
썩은 냄새가 나긴 하지만 아직 형태를 갖추고 있는 것을 보아 죽은 지는 오래되지 않은 듯합니다.
 
관찰 판정.
 
김 군: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남자의 팔에 상처가 많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아무리봐도 피를 뽑은 듯한 흔적 같습니다.
 
죽은 남자의 얼굴은 앨범에서 봤던 그 사진 속 남자와 닮아있습니다.
 
남자의 시체를 살펴보고 있으면,
 
그의 손에 반지가 하나 끼워져 있으며 손에 종이 하나를 꽉 쥐고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김 군:(조심히 반지와 종이를 빼들고는 주머니 안에 넣어두었던 반지와 비교해본다.)
 
은으로 된 반지입니다.
 
고급스러운 디자인에 작은 보석이 하나 박혀 있네요.
 
당신이 챙겨둔 반지와 같은 디자인 임을 확인합니다.
 
김 군:(반지... 다시 챙겨두고 종이 펼쳐서 본다.)
 
종이는 피에 젖어 있었는지 그대로 굳어서 훼손되어 있습니다.
 
무언가 글이 적힌 듯합니다.
 
관찰 판정.
 
김 군: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7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방을 모두 살피고 나면, 이 방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기도 전에 당신을 찾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당신을 애타게 부르는 소리와 함께 문이 확 열리고 맙니다.
 
고개를 돌리면 눈을 크게 뜨고서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는 천우연이 있습니다.
 
그는 들어온 방의 모습을 보고 표정이 단숨에 굳어버립니다.
 
당신에게 다가오지 못하고 뒷걸음치다가 제 얼굴을 떨리는 손으로 이곳저곳 더듬어보며 고개를 숙입니다.
 
...
 
그러다가 결국 자신의 가슴에 손을 얹습니다.
 
쿵쿵,
 
귓가에 울리는 심장소리는 그의 것이 아닐 것입니다.
 
여기서 살아있는 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은 당신뿐.
 
모두가 멈춰버린 듯한 이 정적 속에서 당신의 심장소리가 귓가를 울립니다.
 
살아있기 때문에 나는 모든 소리는 지금,
 
당신에게서만 나고 있습니다.
 
그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에게 느껴지는 게 있을 리가 없습니다.
 
그의 심장은 죽은 후로 더이상 뛰지 않았으니까요.
 
다시 그 사실을 깨달은 그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괴로운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당신을 향해 한걸음씩, 비틀거리며 내딛습니다.
 
당신 앞에 선 그는 표정을 고통스럽게 구기고는 힘겹게 입을 엽니다.
 
천우연:나는 살아있는 거지? 나는 지금 살아있는 게 맞아? ...제발, 그렇다고 해줘.
 
그는 그 괴로움에 결국 무너지듯 주저 않습니다.
 
천우연:살고 싶어. 죽고 싶지 않아... 난 살아있는 거잖아. ...응? 나 이렇게 계속 너랑 있을 수 있는 거잖아...
 
주저 앉아 한참을 중얼거리는 그는 순간 조용해지더니 그대로 앞으로 엎어지듯 쓰러집니다.
 
그는 당신이 불러도 흔들어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제는 그에게서 숨소리조차도 들리지 않습니다.
 
...이제는 정말 죽은 사람 같습니다.
 
이성 판정.
 
김 군:
SAN Roll
기준치: 42/21/8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이성 1 감소.
 
그는 눈을 뜨지 않습니다.
 
숨을 쉬지도 않습니다.
 
심장이 뛰지도 않습니다.
 
그래요,
 
이게 바로 죽은 사람의 모습입니다.
 
당신은 시체를 찾으러 왔었고,
 
시체는 당연히 이러한 모습이어야 했습니다.
 
그렇지만, 다시 살아난 것처럼 움직이던 그는 정말 죽어버린 건가요?
 
이제서야 원래의 죽음을 맞이하게 된 건가요?
 
다시 만났음에도 아무런 인사도 건네지 못하고,
 
괴로운 모습을 하고 있던 마지막을 끝으로 그는 이대로 죽어버린 건가요?
 
그가 원래 죽었다는 것은 당신이 가장 잘 알았을 사실입니다.
 
이대로 그의 죽음을 받아들일까요?
 
...
 
아니면,
 
운명을 한 번 바꿔볼까요.
 
김 군:...천우연. (제 앞에 쓰러져 이제는 눈도 깜빡이지 못할 너를 불러본다. 길고 긴 시간 끝에 그토록 찾아다닌 네 모습이 기어코 내게 온 것이다. 네 간절한 외침에도 내가 믿지 않았기 때문일까. 그래서 네가 바라 마지않던 그 건강했던 몸을 버려서까지 내게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 흔들어 깨우던 제 손을 멈추고 숨을 쉬지 않는 널 조심스럽게 제 품에 안아든다. 분명 이보다 너는 더 따뜻했는데, 그저 내 착각이었나. 너를 그리며 쥐었던 펜이 딱 지금의 너와 같은 온도였다. 차갑고 딱딱한 너의 몸을 만지면 나는 아직도 방 안에 홀로 앉아 편지를 썼다. 종이와 펜이 아닌 머릿속이 내 눈물로 젖어들어갔다. 널 안은 팔에 힘이 들어가고 다시금 고개를 파묻는다. 네 차가운 품이 제 눈물로 따스히 적셔지면 그나마 싸하고 아파오는 제 가슴이 진정될까 헛된 희망을 품는다.)
(내가 너와 같은 고통을 느끼길 바랬나. 그래서 저를 이리 혼자 두고 가버린 건가 싶었다. 나는 이제 너 없이도 너를 좋아하게 되어버렸다. 너를 원하지만 원하지 않았고, 너를 기다렸지만 기다리지 않았던 나는 이제 없다. 모순으로 들리겠지만 그때의 나는 정말 그랬다. 네 품을 몰랐던 그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좋으련만, 이미 알아버린 나보고 이제는 어떻게 살아가나. 나는 이제 너 없이 무얼 보고 무얼 들으며 살아가야 하는 지 이제는 생각조차 하고싶지 않았다.) ...천우연. ... ...우연아... (섧디 서러워 그치지 않는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린다. 널 부르는 울음 섞인 목소리가 애달펐지만 돌아올 리 없을 대답이 저를 더욱 서글프게 하였다. 무서운 것에 익숙해지면 무서움은 사라질 줄 알았다. 익숙해질 수록 더 진저리쳐지는 무서움이 있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 ...가지 마. 가지 마, 우연아. 나랑 있어. 나랑 살아. (이제는 알겠다. 너랑만 있으면 왜 그냥이라는 말이 나오는지. 네 존재 자체가 이유고, 삶이었음을 이제와 깨달았다는 것을. 그냥 좋았어. 너랑 있는 게 너라서, 그저 그 이유 하나로 좋았던 거야, 우연아.)
(소리없이 울어대는 제 몸을 가누지 못하고 일어서려던 몸이 휘청인다. 그저 저 혼자 일어서는 거라면 몰라도 널 두고 어디에 갈 수가 없었다. 가고싶지가 않았다. 힘겹게 움직이던 것을 문득 멈춘 채 너를 내려다본다. 우는 얼굴이 이제는 고개조차 들지 못했다. 엉엉 목놓아 울면 네가 일어날까 싶어 소리도 쳐보고 팔을 붙잡아 일으켜 세워보려고도 해보지만 너는 일어나지 않았다. 결국 다 포기하고 네 이마며 볼에 연신 입을 맞춰갔다. 방 안에 제 우는 소리와 입맞추는 소리만 울려퍼지고, 이내 얼마 못 가 흐느낌밖에 남지 않는다.) 우연아... 우연아, 나 두고 가지 마... 안 죽는다고 했잖아. 건강하다고, 평생 살 거라고 했잖아. (너를 껴안고 울기만을 한참, 조금만 생각해도 떠올려질 너를 살려낼 방법이 한참을 목놓아 울어야만 겨우 날듯말듯 한다. 내 피를 너한테 줘야하는데, 주사기를 가지러 갈 정신이 도저히 아니었다. 그저 널 끌어안은 채 우는 것 밖에 못하는 사람마냥 눈물샘이 마르도록 울어댔다. 간간히 네 이름을 뱉어내며 가지 말라는 말만을 몇 번이나 반복하고 나서야 비틀거리는 제 몸을 일으켰다.)
(일으킨 제 몸을 벽에 기대 서 주변을 휘 둘러보다가 근처에 나뒹굴고 있던 유리병 하나를 집어든다. 이윽고 손에 든 유리병을 가차없이 벽에 내리치고는, 그 충격으로 깨진 유리병을 가져다 제 팔에 사정없이 박아넣었다. 살을 찢는 통증에 확 인상을 찌푸렸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팔을 타고 흐르는 제 피를 당장에 무릎 꿇어 네 입에 가져다 댄다. 제 눈물이며 피에 범벅된 얼굴을 보고도 네가 깨어나기만을 간절히 바란다. 네가 일어나기만 해준다면 앞으로 평생을 외롭지 않게 안아주고, 심장이 뛰지 않더래도 마음이 따듯해지도록 감싸주고, 네가 얼마나 내게 소중한 존재인지 말해줄 것이다. 너는 내 삶의 이유자 전부이며 세계이다. 그런 네가 죽어버리면 나는 어떡하나, 나는 이제 어떡하면 좋은 거야. 어서 일어 나. 일어나서 내게 전해줘야지. 얼른...) 사랑한다고 해줘...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채 닦을 새도 없이 팔을 치우면 곧장 피로 물든 네 입에 제 입을 맞대었다. 이대로 평생을 놓지 않을만큼 강한 힘으로 널 안아들었고, 이대로 영원을 떼지 않을 기세로 네게 입맞춘다. 눈을 뜨면 네가 날 마주하고 있기를, 나를 보며 웃어주기를, 사랑한다고 말해주기를 바랐다. 사랑하는 나의... 사랑하는 너. 천우연. 내 사랑의 정의는 너였다.)
 
당신은 그에게 온기를 전하며 그가 깨어나기를 기다립니다.
 
오랜 시간이 흘러도 그의 곁을 지키며 그가 깨어날 때까지 그를 지킵니다.
 
그에게서 떨어지지 않고 있으면,
 
당신은 어두운 주변과 달리 점차 밝아져가는 것을 보게 됩니다.
 
창백하던 살결은 따뜻한 빛으로 물들고,
 
맞닿은 피부는 점차 따뜻해져 갑니다.
 
느껴지기 시작하는 생기에 당신이 놀랄 때면,
 
그가 천천히 눈을 뜨고 당신을 바라봅니다.
 
시선이 마주친 순간 눈을 뗄 수 없습니다.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한참을 바라보던 그가 울듯 웃으며 묻습니다.
 
천우연:...나 이제 살아있어?
 
김 군:... (가만히 눈만 끔뻑이며 바라보다가 진짜인가 싶어 네 볼을 죽 잡아늘려본다.)
 
천우연:(대뜸 볼을 당기는 행동에 작게 앓는 소리를 내며 네 손을 붙잡는다. 그럼에도 웃음이 터지는 건 다시 너를 볼 수 있게 된 기쁨 때문일까.) 아파...
 
김 군:(웃으며 제 손을 붙잡는 널 보자 그제야 네가 살아났다는 걸 깨닫는다. 그러자 다시금 터지려는 제 눈물을 숨기려 네 품에 얼굴을 묻어갔다.) ...살아있어... ...네가...
 
천우연:(품에 얼굴을 묻어오는 너를 꼭 감싸안는다. 웃던 낯이 일그러지며 너보다 먼저 눈물이 터진다. 감싸안은 팔에 더욱 힘이 들어간다. 두 번의 죽음을 겪고서도 이렇게 살아숨쉴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터지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못 하고 하염없이 네 이름만 부를 뿐이다.) 군아, 김군...
 
김 군:...응. ...응... 우연아... (우는 네 목소리에 입술을 꽉 깨문다. 널 따라서 우는 대신에 안은 제 팔에 힘을 줘 더욱 끌어안았다. 이 얼마나 그리웠던 온기며, 시선이며...) ...이제 아무데도 가지 마. 영원히 나랑 살아.
 
천우연:..흐, 윽... ...아무데도 안 가, 안 갈거야... 너랑 영원히 살래... (서러움에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저를 끌어안아 오는 네가 너무 좋아서, 여전히 너무 사랑하는 너와 함께 할 수 있다는게 기뻐서, 서럽게 울면서 또 웃었다.) 사랑해. ...사랑해, 김군...
 
김 군:(네 등을 쓰다듬으며 이제는 이 꿈에서 깨지 않기를 바란다. 평생을 너와 나 둘뿐이어도 좋다. 제 전부를 네게 바친대도 일절 후회도 미련도 없을 거다. 오롯이 나만을 위해 웃어보이는 네 모습을 눈에 담으며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눈가에 맺힌 네 눈물을 엄지로 쓸어다 그 위로 제 입술을 가볍게 대고는 떨어졌다.) ...사랑해.
 
천우연:(눈을 살짝 감았다 뜨고는 사랑한다는 네 말에 조금 멍하게 너를 빤히 바라본다. 완전히 숨이 끊어진 동안 네 반응이 어땠는지 모르니 네가 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는 게 당연했다. 좋아한다고만 해줘도 날 듯이 기쁘고 행복했을텐데 사랑한다니, 순간 제 귀를 의심했던 것도 같다.) ...날 사랑해?
 
김 군:(눈가를 쓸던 손을 내려 네 뺨을 어루만지더니 문득 제 고개를 숙여 이마에도 입을 맞춰갔다.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이리 물어오는가 예상이 가면서도 순순히 대답해줄 마음보다 괜한 심술에 장난스레 네 몸 곳곳에 제 입술을 떨어뜨리고는 눈만 굴려 널 바라본다.) 어땠으면 하는데..?
 
천우연:(네 손이며 입술이 닿는 곳마다 간지러운 기분이다. 눈을 굴려 저를 바라보는 시선을 마주하다 초조한 듯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놓는다. 어땠으면 하냐니, 당연히...) ...너도 날 사랑했으면 좋겠어...
 
김 군:(멀거니 네 눈만 마주하다 곧 느릿하게 고개를 숙여 다가갔다. 나는 네 사소한 움직임 하나마저 다 사랑스러운데... 그렇게 생각하게 만든 건 너면서 어떻게 믿지 않을 수가 있어. 숨결이 닿을 거리에서 눈을 깜빡이고선 이제 그 움직임마저 닫고는 너와 제 입술을 맞댄다. 그대로 조금씩 네 입술과 교차하며 부벼가더니 문득 다물었던 입을 살짝 벌려온다.) ...사랑해...
 
천우연:(맞닿는 입술의 감촉에 따라 눈을 감았다. 사랑한다고 말하는 움직임에 스치는 입술이 좋다. 아직도 입안을 감도는 비릿한 피 비린내는 단숨에 잊혀지는 듯 했다.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네 목소리에 다시금 울컥 올라올뻔한 울음을 삼키고는 입술을 짧게 부볐다.) 사랑해, 군아...
 
김 군:(제게 입술을 부벼오는 널 보고는 작게 웃음짓는다. 영영 이 순간만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 한번 더 너와 입맞춘 후에야 제 주머니 안에 넣어두었던 반지를 꺼내 네 앞으로 제 손을 내민다.) 손 줘봐. ...끼워줄게.
 
천우연:(입술이 떨어진 후에 기댔던 몸을 완전히 일으켜 앉고는 반지를 꺼내는 너를 빤히 바라본다. 반지의 존재를 몰랐으니 당연하게 의문을 품으면서도 순순히 손을 건넨다.) ...이게 뭔데?
 
김 군:우리가 이 저택에서 나갈 수 있게 해주는 반지. (이걸 이런 식으로 써버려도 되는 건가 잠시 망설였지만 이내 제게 손을 건네오는 널 보고선 애써 생각들을 저어버린다. 그래, 애초에 우리가 아니면 버려질 물건일 터였다. 그리 결론짓고는 가볍게 그러쥐어 하나의 반지를 네 왼손 검지에 느린 동작으로 끼워 넣고 바라봤다.) ...돌아가면, 다른 곳에도 끼워줄게. (끼운 자리를 슬 매만지더니 가볍게 그 위로 입맞추고선 떨어진다.)
 
천우연:(가만히 손가락에 끼워지는 반지를 바라본다. 돌아가면 다른 곳에도 끼워주겠다니,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단번에 알 것 같아서 낯이 뜨거워지는 기분이다. 반지 위로 입을 맞추고 떨어지는 널 바라보다 느리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손을 꼭 잡는다.) 응... 그럼 이제 여기서 나갈 수 있는거지?
 
김 군:(손을 잡는 너를 따라 강하게 맞잡아준다.) 나갈 수 있어. ...하지만, 나간대도 나는 네 곁에 있을테니까... 걱정하지 마. (그보다는 내가 네 곁에 없으면 안 될 것 같았다. 맞잡은 네 손을 엄지로 가볍게 쓸어올리곤 눈을 마주한 채 조심히 일어난다.)
 
천우연:(조심히 일어나는 너를 따라 몸을 일으킨다. 걱정하지 말라는 네 말을 듣자마자 일어서고 나니 선명히 눈에 들어오는 네 팔의 상처에 걱정이 밀려왔다.) 곁에 있을 거라고 믿어. 돌아가면 치료부터 하자...
 
김 군:(네 말에 그제야 제 팔의 상태를 확인했다. 정신이 없어 미처 생각치 못했지만 의식을 한 후에 팔을 들어올리면 아릿한 통증이 올라와 팍 인상을 쓴다.) 아... 그래... 무리하게 움직이지만 않으면 괜찮을 거야. (이내 머뭇..거리다가 손을 맞잡은 채로 먼저 앞장선다.) 그럼... 갈까.
 
천우연:응... (인상을 쓰는 네 얼굴을 걱정스레 바라보다 이내 앞장서는 너를 따라 걸음을 옮긴다.)
 
둘은 저택을 빠져 나옵니다.
 
저택 주변에 자욱했던 안개는 거짓말처럼 걷혀 있고,
 
깨끗한 밤하늘은 달빛과 별빛이 쏟아져 내리는 듯합니다.
 
꼭 그의 새로운 삶을 축하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 빛들 사이로 보이는 천우연의 얼굴은 너무나도 행복해보입니다.
 
결국 그의 운명을 바꿔버렸지만,
 
그가 기쁘다면 아무래도 좋을 일입니다.
 
이대로 함께 돌아가서 다시 살아가는 거에요.
 
그것이 당신이 바꾼 그의 운명입니다.
 
그는 이렇게 당신이 선물해준 운명대로 계속해서 살아갈 수 있겠죠.
 
두 사람이 바란대로.
 
END2. 너에게 새로운 운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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