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보듬어주는 더없이 익숙하고 다정한 김군의 목소리와 함께 당신은 다시금 잠에 빠져듭니다.
이번에는 조금 깊이.
...
그렇게 눈을 감은지 꽤 지났을 즈음.
...들려오는 것은,
얕은 물에 고막까지 잠겨 들어 이내 먹먹히 침몰되고 마는 소리.
입술을 벌려보지만,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눈꺼풀을 들어 올려보지만, 시야에 차는 것은 눅눅한 어둠뿐.
냉기에 온몸이 얼어붙듯 끔찍한 맹추위가 지속되다가도, 피부를 녹여낼 듯 살인적인 더위가 정신을 덮칩니다.
그런 이변 속에서도 이상하게 고통스럽다거나 아프다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습니다.
잠시간의 간극 끝에,
듣기 판정.
천우연: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희미한 기억 건너편에서 익숙한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 ...'
'안녕, 목요일에 다시 만나자.'
그 익숙한 목소리를 끝으로 맹추위도, 무더위도 더는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더 흘렀을까요.
모든 감각이 모호해질 무렵 불현듯 당신은 쏟아지는 정적과 동시에 정신을 차립니다.
눈을 뜨면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은...
...익숙한 어둠이네요.
아직 밤인가?
하는 막연한 의문과 함께 당신이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으면,
팔이 채 다 펴지기도 전에 두꺼운 벽 같은 천장에 가로막힙니다.
관찰 판정.
천우연: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제대로 보이지는 않지만,
손끝에 감기는 것이 나뭇결이라는 사실을 어렴풋이 깨닫습니다.
천장은 나무로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직후 고개만 간신히 움직여 주변을 둘러보면,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어떤 좁은 방 안에 갇혀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등 아래는 꽤 푹신푹신해서 싸구려 침대에 누워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아이디어 판정.
천우연:
지능
기준치:
50/25/10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흠.
모르겠네요.
어떻게 할까요?
천우연:(우... 천장 두드려 봄...)
두드렸습니다.
두드리기만 했네요.
천우연:(어쩌라고... 밀어봄....)
어쩌라고 그냥 밀면 천장은 의외로 쉽게 열립니다.
당신은 틈 사이로 터져 나오는 환한 빛에 짧게 인상을 찌푸리게 될지도 모릅니다.
나무로 만들어진 천장이 열리자마자 당신은 자신의 눈을 의심하게 됩니다.
탁한 어둠 속에서 빠져나와 제일 먼저 목격한 것은,
녹빛 하늘에 커튼처럼 드리워진 아름다운 오로라.
바람에 스치듯 일렁이는 오로라를 드문드문 가리며 커다란 함박눈이 온 사방에 흐드러져 쏟아집니다.
이곳은 마치 천국의 가장자리를 떼어다 붙인 공간 같습니다.
꿈을 꾸고 있는 걸까요?
그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정경에 시선을 빼앗기고 있노라면 금새 당신의 무릎에도 눈이 쌓이기 시작합니다.
쌓이는 눈을 털어내려 고개를 떨군 그때,
당신은 다시 한번 스스로의 눈을 의심하게 됩니다.
...이건...
...캡슐인가요?
아니, 캡슐이 아니라...
관 같습니다.
확실히 관이 맞습니다.
방금까지 갇힌 듯 누워있던 좁은 방이 실은 관이었던 것입니다.
죽은 사람이나 누워있을 법한 관 속에서 깨어났다는 사실에 꺼림칙한 기분이 듭니다.
이성 판정.
천우연:
SAN Roll
기준치:
44/22/8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이성 - 1 .
관 주변에는 눈송이를 머금은 싱싱한 생화 무더기가 깔려있고,
그 옆으로 당신의 소중한 사람인 김군이 누워있습니다.
입고 있는 옷감이며 피부에는 얕게 흰 눈이 쌓여있네요.
가까이 다가가 살피면 김군은 조용히 잠들어있습니다.
안색이 조금은 파리해 보이는 채입니다.
가히 처음 본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단정치 못한 모습에 조금 놀랐을 수도 있겠네요.
천우연:군아... 김군. (조심히 흔들어 깨워본다.)
당신이 김군의 어깨를 흔들며 이름을 부르면, 김군이 비몽사몽한 눈으로 눈을 뜹니다.
깨어난 직후 당신의 얼굴을 확인한 김군은 짧게 의아한 기색을 띕니다.
심리학 판정.
천우연:
심리학
기준치:
45/22/9
굴림:
47
판정결과:
실패
머르겠슴니다.
김 군:...천우연..? (잠긴 목소리로 네 이름을 부르며 제 눈가를 양 손으로 부볐다.)
천우연:(주위를 가볍게 둘러보고는 네게 시선을 고정하며) ...어떻게 된 거야?
김 군:(졸린 눈을 두어번 깜빡이다 제게 시선을 고정하는 널 마주한다.) ...뭐가? (고개 갸으뚱~)
천우연:(따라 고개 갸우뚱...) 여기 어디야? 이 관..은 또 뭐고?
김 군:여기가 어디냐니... 글쎄, 나도 모르겠는데... (짧게 마주하던 시선을 천천히 거두고는 제 주변을 둘러본다.) 깨어나 보니 여기 누워있었는걸.
천우연:뭐? 그럼 어떻게 된 거지... (주변을 둘러보는 널 빤히 바라본다.) 그러고보니 안색이 안 좋던데... 괜찮아?
김 군:나? 난... 괜찮아. 이런 곳에 누워있었으니 안색이 안 좋은 것도 당연하지. (제 시선을 여전히 먼산에 둔 채 손만 꿈지럭댄다.) 그보다 언제 일어난 거야. 오래 된 건 아니지?
천우연:(그런가...) 그건 그러네... 응, 방금 일어났는데... 왜?
김 군:그야... 이런 곳에 오랫동안 있는 것도 좋은 건 아니니까... 지금도 춥진 않아? (조심스레 네 손등에 제 손을 겹쳐얹었다. 사선을 향해있던 시선을 아래로 숙여 네 손등을 가만히 바라본다.)
춥다, 혹은 춥지 않다.
어떤 답을 내려놓기도 전에 당신은 위화감을 느끼게 될 지도 모릅니다.
눈발이 흩날려 떨어지는 설산의 한가운데임에도 추위만큼은 전혀 느껴지지 않던 탓입니다.
천우연:(손을 꼼질거리다 뒤집어 손을 맞잡으며) ...응... 안 추워. 이상하네... 너는? 넌 추워?
김 군:(맞잡아오는 네 손길에 당혹스러운 눈치로 바라보다 이내 슬그머니 빼 밀었다.) ...아니. 나도 안 추워. (그대로 잠시간 침묵을 유지하다가 무슨 생각인지 다시금 네 손을 잡아 이끈다.) 그래도 더 있다간 감기에 걸릴 지도 모르니까 일어나자.
천우연:어... 일어나서 어떡해... 갈 데는 있어? (이끌려 일어나며 의아한 표정으로 다시 주위 둘러본다.)
끊임없이 펼쳐진 드넓은 설산 위로 반짝이는 눈송이들이 빽빽이 떨어져 내리고 있고,
두 사람이 서 있는 가까운 거리에는 나무로 만들어진 것 같은 2층짜리 목제 주택이 한 채 덩그러니 지어져있습니다.
관찰 판정.
천우연: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당신은...
주택을 좀 더 자세히 관찰하려다가 그만...
발을 삐끗!
우당탕!
당신의 손을 잡고 있던 김군마저 같이 넘어져버립니다.
둘 다 HP -1.
그런데 어째 자세가...
김군이 천우연을 덮치는 자세같지 않나요?!ㅋ
김군은 눈에 띄게 당황하여 고개를 들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천우연:(엄마...)(눈 데굴데굴...) 그... 미.. 미안... 삐끗했어...
김 군:(끄응....) ...됐어, 오늘 여러모로 이상한 것 같으니까... 이런, 것 정도는... (어느새 벌개진 귀끝과 사나워진 인상으로 바닥만 보다가 아주 느릿... 하게 일어난다.) 정신을 어디다 두고 다니는 거야...
천우연:으응... 미안... (따라 느릿...하게 누운 상체 세워 앉으며... 눈치 슬슬 보다가 옷자락 붙잡는다.) 나 좀 일으켜주라.
김 군:너는 왜... (한마디 하려 돌렸던 고개가 잠시 멈칫하여 이리저리 굴리던 시선을 곧 반대쪽으로 홱 돌려버린다.) ...빨리 일어나. (네가 있을 방향에 무심하게 손만 내민다.)
천우연:(눈치보며 올려다보다 다시 거둘세라 얼른 내민 손 꼭 붙잡고 일어난다.) ...고마워. 그... 이제 조심할게.
김 군:당연히 조심해야지. (손에서 느껴지는 체중에 네가 일어났음을 확인하고선 등이며 머리에 묻은 눈들을 톡톡 털어준다.) 또 가다가 넘어지면 그땐 나 혼자 가버릴줄 알아.
천우연:알았어... 버리고 가는 건 너무한 거 아냐? (털어주는 손길 가만히 받으며 꿍얼댄다.) 저기로 갈 거야? (주택 슬쩍 가르키며)
김 군:왜. 너무하면 네가 조심을 하던가 해야지. (네 머리를 털어주던 제 손을 가볍게 뒤로 넘긴다. 그대로 네 뒷머리를 감싼 채 제게 끌어와 이마에 짧게 입맞춘 후 놓았던 손을 잡았다.) 응. 아니면 다른 데 가고싶은 곳이라도 있나?
천우연:그래도 그렇지... (머리가 당겨지며 이마에 닿는 감촉에 투덜대려던 입이 다물어지고 눈을 살짝 감았다 뜬다. 시선을 어디다 둬야할 지 몰라 손이 잡히는 순간까지도 눈을 굴렸다.) 딱히 그런 건 아니지만... 그럼 가자.
당신의 대답에 김군은 당신의 손을 이끌며 목제 주택쪽으로 이동합니다.
목제주택의 문은 양문형으로, 굳게 닫혀있지만 잠가져 있지는 않습니다.
그대로 주택 안쪽으로 들어서는 김군을 바라보며 당신 또한 안으로 들어갑니다.
관찰 판정.
천우연: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음ㅋ 한번 더 해볼까요.
천우연: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천우연은 지금 김군 생각에 정신이 없습니다.
그렇게 목제주택 안으로 들어서면 아예 사용하는 사람이 없는지 내부는 상당히 고요하고 적막하네요.
불을 꺼져있지만, 바깥이 밝은 탓에 전혀 어둡지 않습니다.
불을? 불은 입니다.
김 군:난 2층을 조금 둘러보고 올테니까 여기서 뭐라도 하고 있어봐.
그 말을 끝으로 김군이 2층으로 사라지면 1층엔 당신 혼자만이 남습니다.
주택의 1층은 거실과 주방, 방으로 추정되는 문 두 개와 테라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사람의 손길이 닿았음을 알리듯 바닥에 내려앉은 먼지는 없고, 전체적으로 깔끔히 정리되어 있습니다.
천우연:(두리번... 거실 둘러본다...)
거실의 바닥에는 두꺼운 카펫이 깔려있고, 그 위로 앉은뱅이 테이블 과 4인용 가죽 소파 가 놓여있습니다.
맞은편에는 불을 뗄 수 있는 벽난로 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천우연:(소파로 슬슬 다가가 앉아보며)
평범한 가죽 소파로, 푹신푹신 합니다.
'엘리뇨와 라니냐', '물속에 잠기는 지구', '높아지는 해수면', '에콰도르의 서부 열대 해상의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 등 각종 이상기후와 관련된 책자들이 이곳저곳에 아무렇게나 놓여져있습니다.
천우연:(이런 거 정리하는건 김군이나 하는 짓이지... 냅두고 일어나서 테이블 쪽으로 다가간다.)
아. 아앗
당신이 테이블쪽으로 다가가면 나풀나풀
'높아지는 해수면' 책장 틈에서 나풀나풀 사진 한 장이..!
천우연:(웃겨... 보라는 건가?! 줏어본다!)
나풀나풀 발치에 떨어지는 사진을 주워들면 폴라로이드 필름으로 인쇄된 사진이네요.
조금 어색한 표정의 김군과 웃고 있는 얼굴의 당신 두 사람이 인화되어있습니다.
별다른 메모가 적혀있지는 않습니다.
관찰 판정.
천우연: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한.. 번더?
천우연: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
두 사람의 뒤로 나 있는 창문이 눈에 들어옵니다.
사진 속의 창문 바깥으로는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네요.
아이디어 판정.
천우연:
지능
기준치:
50/25/10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갑작스레 위화감이 느껴집니다.
그도 그럴 것이 김군과 함께 이런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없는걸요.
잘려나간 듯한 자신의 기억에 위화감을 느낍니다.
이성 판정.
천우연:
SAN Roll
기준치:
43/21/8
굴림:
53
판정결과:
실패
이성 -1.
천우연:(사진 봤으니 다시 슬금슬금 테이블 쪽으로 가며)
나무로 만들어진 평범한 테이블로,
소파의 높낮이에 맞춤식으로 제작된 듯하네요.
테이블 위에는 신문 한 부가 놓여있습니다.
천우연:(신문 들어서 대충 훑어본다.)
신문을 펼치면 커다랗게 찍힌 헤드라인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사상 초유의 폭설 사태. 온 지구를 덮치다.'
신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천우연:(에.. 뭔내용이람~ 신문 내려놓고 벽난로 가까이 가 본다.)
소파의 맞은쪽 벽면에 마련되어있는 벽난로입니다.
안쪽으로 얕게 쌓인 잿가루의 흔적이 보이고, 불씨에 그을린 듯한 까만 자국도 군데군데 눈에 띕니다.
꽤 사용감이 있어 보이네요.
벽난로 위에는 성냥 두 갑이 놓여있습니다.
관찰 판정.
천우연: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덮여있는 잿가루의 안쪽에서 타다만 종이조각을 발견합니다.
천우연:(손끝으로 조심스럽게 종이조각 꺼내본다~)
행운 판정.
천우연:
행운
기준치:
65/32/13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당신은 종이에 묻어있던 재로 인해 입고 있던 옷이 엉망이 되어버립니다.
너덜너덜해진 당신...
김군이 보면 한소리 할 지도 모르겠네요.
종이는, 잘린 신문의 한 조각 같습니다.
... ...지구가 이대로...
대부분이 불씨에 토막 나 있기에 신문의 내용을 이어 읽을 수가 없습니다.
아이디어 판정.
천우연:
지능
기준치:
50/25/10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그냥 그런가봅니다.
아
누군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이고 갔습니다.
누굴까요..? 어쩐지 소름이 끼칩니다.
천우연:(소름돋으며...)(거실 벗어나서 부엌으로 향합니다...)
:평범한 가정집 내지는 별장이나 있을 법한 아일랜드 형식의 주방입니다.
하아...
평범한 가정집 내지는 별장이나 있을 법한 아일랜드 형식의 주방입니다.
선반에는 물기가 묻어나지 않은 식기들이 가지런히 정돈되어있고,
냉장고 안쪽에는 몇 가지 요리 재료들이 들어있습니다.
그 외에 딱히 특별한 것은 없는 것 같네요.
천우연:(특별한 거 없으니 다시 나가며~ 방으로 추정되는 문 쪽으로 가본다...)
(순서대로 간다! 첫번째 방 문 열어제낌)
첫 번째 방의 문은 살짝 열려있습니다.
방문을 열어제끼고 들어서면 그곳은 침실인 것 같네요.
넓은 방 한쪽에는 침대 와 옷장 , 커피 테이블 이 배치되어있습니다.
단출한 구성인지라 어쩐지 텅 비어 보이는 것 같다는 착각이 드네요.
천우연:(슬 둘러보며 침대 쪽으로 다가간다.)
군더더기 없이 단정하게 정리되어있는 침대입니다.
어두운 계통 색상의 침구가 단아한 느낌을 자아냅니다.
침대 맡에는 불이 꺼진 갓 모양의 스탠드가 놓여있습니다.
스탠드 앞쪽에는 탁상용 달력이 놓여있네요.
달력은 8월에 펼쳐져 있습니다.
바깥에 저토록 눈이 쏟아지고 있는데 8월일 리가 없지요.
그 때문에 당신은 별다른 대수로움을 느끼지 않을 것입니다.
천우연:(대수롭지 않게 지나쳐서 옷장 열어봅니다.)
하얀 색상의 목제로 만들어진 옷장입니다.
여닫는 형식의 양문형 옷장 아래 추가적으로 옷장 서랍 두 칸이 달려있습니다.
옷장의 문을 열면 얇은 코트나 두터운 겉옷, 늦여름에 걸칠법한 카디건 등의 아우터들이 섞인 채 걸려있습니다.
계절별로 정리해둔 것은 아닌 것 같네요.
아이디어 판정.
천우연:
지능
기준치:
50/25/10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걸려있는 옷 중 대다수가 본인의 몸에 꼭 맞는 사이즈라는 사실을 눈치챕니다.
첫 번째 서랍에는 스웨터나 폴라티, 반팔 셔츠 등의 옷가지가 개어져있고
두 번째 서랍에는 각종 하의가 정돈되어 들어있습니다.
본 적도, 입어본 적도 없는 듯 처음보는 옷들이지만 서랍 속의 옷들 또한 당신의 몸에 맞을 법한 사이즈로 보입니다.
관찰 판정.
천우연: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은 서랍 구석에서 익숙한 옷가지를 한 벌 발견합니다.
이 옷은 당신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옷입니다.
그도 그럴것이, 당신이 재학 중이던 학교의 교복이니까 말이에요.
이게 왜 여기 있는 걸까요?
천우연:(뭐야 난 여기서 지내 본 기억이 없는데... 의문 품으며 커피 테이블 쪽으로 다가간다.)
홍차 티백이나 녹차, 커피 등의 티백과 찻잔이 놓여있는 커피 테이블입니다.
테이블 위의 음식들은 당신과 김군이 즐겨 먹었던 음식들이 놓여있습니다.
한구석에는 연분홍색의 폴라로이드 카메라와 필름 두어 장이 놓여있습니다.
천우연:(음! 다 둘러본 것 같으니 나가서 두번째 방으로 간다.)
두 번째 방의 문을 열면 창고 대용으로 쓰이던 공간인 듯, 몇 가지 잡동사니와 함께 구석에 쌓여있는 장작더미를 발견합니다.
일주일은 족히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장작을 사용하여 거실의 벽난로에 불을 땔 수도 있겠네요.
천우연:(나중에 김군한테 해달라고 해야지..ㅋ 문닫구 나갑니다. 테라스 쪽으로 총총 다가간다~)
통유리로 처리된 테라스입니다.
화분이 몇 가지 놓여있지만, 대다수 식물들은 말라 비틀어져 있거나 시들어있습니다.
테라스 바깥으로는 여전히 무거운 눈발이 흩날리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드리워진 설산의 건너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그저 탁한 회색의 하늘만이 펼쳐져 있을 뿐입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이라고는 김군과 자신, 오직 둘 뿐인 것만 같습니다.
관찰 판정.
천우연: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암므생각도 안듬니다.
그렇게 멍하니 테라스에 서 있으면 2층에서 김군이 내려오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1층으로 내려와 당신을 찾던 김군과 눈이 마주치면, 김군은 어딘가 놀란 기색이네요.
김 군:너... (인상을 확 찌푸리며 밑으로 시선을 내린다.) ...옷 상태가 왜이래?
천우연:뭐가? (까맣게 잊고있던 엉망 된 옷 내려다보고 아차한다.) 아, 그게... 벽난로 재 때문에 좀... (눈치보며 손으로 몇 번 털어보지만 손까지 더러워졌으며)
김 군:벽난로에? ...추웠다면 말을 하지. (한심하단 눈으로 네 행동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대뜸 손목을 붙잡고 욕실로 향한다.) 그 상태로 어디 돌아다녔다고 하기만 해. 하루종일 걸레질만 하는 수가 있어.
천우연:아니, 딱히 추웠던 건 아닌데... (여기저기 다녔지만 굳이 말 꺼내진 않으며...) 뭐라도 하고 있으라면서 방치해둘 땐 언제고...
김 군:네가 이런 식으로 다닐줄 알았으면 말도 안 꺼냈어. (내던지다싶이 욕실로 밀어넣으며 세면대의 수도꼭지 콸콸 틀어놓음) 겉옷도 벗고. 옷도 갈아입으려면 옷장에서 꺼내입어도 돼.
천우연:(욕실로 내던져지며...) 까칠하게 구네... (꿍얼대며 겉옷에 묻은 잿가루 물에 대충 씻어내고 욕실 밖에 던져둔다.) 지금 씻으라고?
김 군:이렇게 말해주지 않으면 넌 듣는 척도 안 할거지 않나? 네가 만지는 건 둘째치고 내가 널 만지는데 재가 묻어나오는 건 역시 피하고 싶거든. (욕실 밖에 던져지는 겉옷 발로 구석에 슥 밀어두며) 옷에도 묻었을테니까 갈아입고 싶으면 그래도 되고... 싫으면 손이라도 깨끗하게 씻어둬.
김 군:(갑자기 닫혀진 문에 얼빠진 것 마냥 문 너머를 바라보다가 확 짜증을 냈다.) 그래, 아주 머리부터 발끝까지 깨끗하게 씻어라. 맡아보고 조금이라도 냄새나기만 해봐, 거들떠도 안 볼 거니까 그렇게 알아. (툴툴... 툴툴 거리면서 옷장 안에 있는 겨울옷중 아무거나 대충 골라다 문 앞에 툭 놔둔다. 그리고선 그 옆에 쪼구리구 앉아 입술 비죽 내밀고 기다리기만..)
천우연:(홱 뒤돌아 문을 등지고선 옷을 벗어 욕실 구석에 내려놓으며 문 너머로 들리는 짜증섞인 목소리에 어이없어 헛웃음을 흘린다.) 애도 아니고 유치하게... 그러든가~ (꿍얼거리며 샤워기로 물을 틀어 씻기 시작했다. 몸을 적시고 있자니 불만으로 중얼거리던 입도 어느새 잠잠해진다. 여긴 어디고, 밖의 관은 뭐였는지 생각하기 시작하면 머리가 복잡해져 고개를 내저어 털어버리고는 멍하니 씻기만 집중할 뿐이다.)
김 군:(가만히 쭈구리고 있는 벽 너머에서 들려오는 물소리에 괜한 잡생각이 들어 몸을 벌떡 일으켰다. 청소... 청소하자... 정리도 해야해... 생각을 비우는데 이만한 것도 없다며 홀린 듯이 먼지 털고 장작으로 불 떼고 책 정리하면서 제 겉옷과 자켓을 벗어 고이 접어둔다. 자기한텐 냄새 안 나나 팔 들어다 킁킁대기도 해보며..)
천우연:(멍하니 씻고 있자니 문 밖에서 들리는 소리에 문득 정신을 차린다. 청소라도 하는건지 왔다갔다 하는 소음에 참 너답다고 생각한다. 누가 냄새난다고 그래? 조금이라도 냄새나면 거들떠도 안 보겠다는 말이 생각나 괜히 타올을 벅벅대며 거칠게 씻었다. 그렇게 한참을 욕실에서 고군분투하다 마른 수건으로 몸의 물기를 닦고는 살짝 문을 열어 문앞에 놓인 옷가지를 가져오며 주위를 둘러보다 문틈으로 얼핏 보이는 네 실루엣에 얼른 다시 문을 닫는다.)
김 군:(어느정도 깔끔해진 집안을 보며 은근한 뿌듯함을 느끼고 소파에 기대 앉는다. 이렇게 할 짓이 없을 때면 항상 펜을 잡고는 했는데, 목적을 잃고나니 정말 매 시간이 초조하기 짝이 없더라. 매번 뭐라도 해야하지 않나 싶은 불안감에 깍지를 끼고 발을 동동 굴리다 문득 들려오는 문열림 소리에 몸을 일으켰다. 그대로 슬금슬금 다시 욕실문 앞에 서 네가 나오기를 기다린다. 제 곁에 네가 없는 시간은 이리도 의미없이 지루하구나...)
천우연:(옷을 주섬주섬 챙겨입고는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대충 털어내며 욕실 문을 열었다. 당연히 알아서 뭘 해도 하고 있겠거니, 네가 문 앞에 있을 거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해 저를 기다리듯 서 있는 네 모습을 보고 조금 놀란다.) 어... 다 씻었어. ...이제 깨끗하니까 됐지? (떨어지려는 수건을 붙잡고는 널 바라보다 눈을 데굴 굴린다.)
김 군:(문을 열고 제 앞에 선 네 모습을 바라보다 느릿하게 시선을 내리며 팔을 뻗었다.) 아니지. 내가 확인해본다고 했잖아. ...이리 와. (네 어깨에 손을 올려 제게 끌어당김과 동시에 얼굴을 가까이 디민다. 찬찬히 훑어가듯 어깨에 올렸던 손을 목 뒤까지 옮기며 조용히 네 향기를 맡는가 싶으면 그 부근에 가볍게 입술이 닿았다 떨어진다.)
천우연:애초에 별 냄새 안 났는데... (어깨가 당겨지며 가까워지는 얼굴에 긴장한 듯 조금 얼어붙는다. 방금 막 씻고나왔으니 냄새는 무슨, 날 리가 없는데도 괜히 걱정되는 마음에 손을 꼼질대며 가만히 서 있었다. 거 보라며, 냄새 안 난다고 말하려던 찰나 입술이 닿는 감촉에 움찔 놀란다.)
김 군:(제 입맞춤에 움찔대는 네 몸을 보고 고개를 한번 갸우뚱 거리더니 한번 더 짧게 입맞추곤 그대로 고개를 돌려 거실로 발을 옮긴다.) ...안 나네. 난 이제 잔다.
천우연:안 난다고 했잖아... (뭐야? 의미 모를 행동에 의아한 얼굴로 빤히 바라보다 네 걸음을 뒤따라 거실로 향한다.) 잘 거라고? 그럼 난 뭐해?
김 군:네가 하고싶은 걸 하면 되잖아? 대충 둘러보니까 네가 좋아하는 과자도 있고 냉장고에 먹을 것도 많던데. (시큰둥하게 말하며 제 겉옷을 담요삼아 걸치곤 소파에 걸터 앉는다.)
천우연:뭐야... (소파에 걸터 앉는 너를 가만히 내려다보다 작게 인상을 찌푸린다.) 방에 침대 있던데... 너 여기서 자려고?
김 군:그럼 네가 여기서 자게? 불 켜도 뭐라 안 할테니까 마음대로 돌아다녀. (느릿하게 소파 위로 제 등을 반쯤 기대 누우며 가보라고 슥슥. 손짓한다.)
천우연:(수건 목에다 걸치며 가늘게 뜬 눈으로 바라보다 가까이 가 무릎으로 툭툭 건드린다.) 그냥 침대에서 자지. 침대가 하나라 그래? 같이 자는게 싫어?
김 군:(절 건드려오는 네 무릎을 가만히 보다가 돌연 양 팔로 콱 끌어안고는 제 고개를 기댄다.) 같이 자면 네가 불편할 정도로 세게 껴안아버릴지도 몰라. (장난스레~)
천우연:(갑자기 끌어안는 힘에 조금 휘청이고는 고개를 기대오는 너를 빤히 본다. 스스럼없는 말에 귓가에 열이 오르는 느낌이다.) 상관 없는데... 그냥 같이 자자.
김 군:넌 내가 껴안는 게 좋아? (팔에 살짝 힘을 주어 안고는 눈동자만 굴려 네 입술부근을 바라본다.) 입맞춰버릴지도 모르는데...
천우연:으응... 좋아. (질문 하는 의도가 뭐야... 눈을 굴리며 입을 우물거리다 쭈뼛거리며 말을 꺼낸다.) 하지말라고 한 적도 없는데 뭘...
김 군:...그래. (넘어질듯 아슬아슬한 자세로 누워있던 제 몸을 가벼이 일으키고는 그대로 네 손을 붙잡아 침실로 발걸음을 옮긴다.) 진짜 더 안 있고 나랑 자도 괜찮겠어?
천우연:(손 붙잡힌 채로 따라 걸음을 옮기며 고개 갸우뚱...) 응, 뭐... 딱히 할 일도 없는데. 왜?
김 군:넌 아까처럼 이리 쏘다니고 저리 쏘다니는 성격이니까 분명 더 구경하지 않을까 싶었거든. (침대 앞까지 오면 그 위로 꾸물꾸물 올라가 누웠다.) 나야 늘 일찍 자잖아...
천우연:아까 대충 둘러봤고 뭐... 그러고보니까... 다른 방에 있던 장작으로 나중에 너한테 벽난로 불 켜달라고 하려고 했는데, 씻는동안 다 해놨더라. (따라 꾸물꾸물 올라가 슬금.. 옆에 눕는다.)
김 군:누누이 말하는 거지만 그런 간단한 일조차 남에게 떠넘기는 건 좋지 않아. (제 옆에 눕는 네 이마를 가볍게 툭 치면서 바라보다가 이내 너를 등진 채 돌아누워버린다.) ...자자.
천우연:귀찮단말야. 어쨌든 아직 해 달라고 안 했는데 또 잔소리하기는... (저를 등지고 누운 네 등을 빤히 바라보다 몸을 돌려 정면을 바라보게 눕고는 괜히 이불을 당겨 덮는다.) ...응, 잘자.
김 군:그런 거 하나 귀찮아해서 다른 일은 어떻게 하려고... (또 또 한마디 더 얹으려던 말을 꾹 참으며 네 잘 자라는 소리를 듣고는 몸을 더욱 웅크린다.) ...그래. ...안녕, 내일 다시 만나자.
당신은 그대로 까마득 깊은 잠에 빠져듭니다.
...
...
당신은 어제까지만 해도 느끼지 못했던 추위와 함께 비교적 이른 시간에 잠에서 깨어납니다.
꼭 사라져있던 감각이 되돌아온 것만 같습니다.
옆자리에는 소중한 사람.
김군이 곤히 잠들어있습니다.
추위 탓일까요?
김군의 안색이 어제보다도 창백하고 파리해 보인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난로를 때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천우연:(춥다... 오싹한 팔을 쓰다듬으며 침대에서 내려와 거실로 나가며 조금 고민하다 곧장 창고방으로 가서 장작을 가지고 나온다. 딱히 어제 잔소리를 들어서 알아서 하는 건 아니고... 자는 사람 깨우기도 그렇고... 아무도 뭐라고 안 했는데 속으로 괜히 변명하며 벽난로에 장작을 집어넣고 위에 있던 성냥으로 불을 지핀다.)
당신이 난로를 때다 보면 테라스 창문 바깥으로 쏟아지는 눈발에 자연히 눈길이 갑니다.
이젠 쏟아지다 못해 퍼부어지는 수준이네요.
이러다 온 세계가 눈에 덮여버리는 건 아닐는지요.
맑게 걷힌 하늘에 휘황찬란한 오로라가 넘실대고, 사방으로 흐드러지는 솜털 같은 폭설의 향연은
투명한 통유리로 처리된 스테인드글라스의 천장에서부터 다채로운 색감의 빛이 터져 나오는 한편,
퍼부어져 내리는 형형색색의 눈들을 그대로 맞는 듯한 착각이 듭니다.
천장 안쪽에는 군청색의 도료를 이용하여 섬세하게 그려진 황도 12궁이 눈에 띕니다.
2층의 중앙에는 남생의 커다란 원형 카펫 이 깔려있고, 한 구석에는 접힌 망원경 이 놓여있습니다.
욕실과 화장실도 2층에 구비되어있습니다.
천우연:(천장... 올려다본다.)
은은한 오로라의 빛을 반사시켜 도료로 그어진 별자리가 잔잔하게 반짝이고 있습니다.
관찰 판정.
천우연: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2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중 유독 반짝이는 별자리 두 개를 발견합니다.
아이디어 판정.
천우연:
지능
기준치:
50/25/10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빛나는 별자리 두 개가 각각 '사자자리'와 '처녀자리'임을 알 수 있습니다.
둘 다 8월의 별자리네요.
천우연:(중앙으로 슬슬 들어가며 천장 바라보다 고개 내려서 카펫 바라본다.)
천장의 크기만큼이나 넓고 커 보이는 남색의 카펫이 2층의 중앙에 깔려있습니다.
일견 평범한 카펫 같지만, 별의 궤도를 그려 넣어 '예쁘다'는 감상이 절로 들 정도입니다.
여기에 누우면 꼭 밤하늘에 누워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관찰 판정.
천우연: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카펫 끝부분에 살짝 튀어나온 종잇조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천우연:(뭐지? 꺼내본다!)
카펫을 들춰보면 봉투를 한 장 얻게 됩니다.
반짝이는 염료를 사용하여 물들인 듯 푸른색의 진주처럼 빛나고 있는 편지 봉투네요.
편지는 금색의 씰링 왁스로 봉해있습니다.
씰링 왁스에 찍힌 문양은 어떤 별자리 같습니다.
아이디어 판정.
천우연:
지능
기준치:
50/25/10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자세히 살펴보면 그것은 쌍둥이자리인 것 같네요.
편지의 뒷면에는 '...에게' 라고 적혀있습니다.
받는 이의 이름을 확인할 수 없고, 필체 또한 누구의 필체인지 알아볼 수 없습니다.
편지를 뜯어보면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언제나 내 이기심으로 너를 슬프게 해서 미안해.
천우연:(음... 편지 한참 들여다보다 다시 접어두고는 망원경 쪽으로 다가간다.)
과학관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고가의 천체망원경입니다.
밤이 오면 망원경을 이용해 바깥에 나가 별자리를 관측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망원경 아래 놓인 책자가 하나 보입니다.
천우연:(음. 끄덕끄덕. 궁금증은 풀렸으니 일단 침실로 돌아간다.)
침실로 돌아가면 어느새 잠에서 깬 김군이 침대 끝에 걸터앉아있습니다.
김군은 당신이 돌아왔음을 눈치채지 못하는 상태로, 무언가 깊은 생각에 잠긴 듯
창밖으로 쏟아지는 눈만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천우연:(가까이 다가가 어깨를 톡톡 건드린다.) ...깼어? 뭐해?
김 군:(제 어깨가 건드려지는 느낌에 뒤를 돌아 널 확인했다. 그렇게 네 모습을 곁눈질로 흘겨보다가 팔을 뻗어 머리를 툭툭 두드려준다.) 응. 눈이 내리는 걸 보고 있었어. ...어디에 다녀왔어?
천우연:그냥 뭐, 추워서 벽난로에 불 때고... 2층 올라갔다가... ...너 오늘도 안색이 안 좋던데, 어디 아픈 건 아니지?
김 군:(불도 때고 대단한데 눈빛이며) 많이 추웠어? 지금도 추우면 이불이라도 감싸고 있어. (네 앞으로 이불 질질 끌어다준다.) 아프기는. 누가 넌줄아나, 됐어.
천우연:됐어... 난로 앞에 있을래. (눈 가늘게 뜨며 바라본다.) 걱정해줘도 뭐래. 참나, 난 줄 아냐니 무슨 뜻인데?
김 군:그럼... 그래. (네 말에 움직이던 손을 멈추고선 찬찬히 제 몸을 일으켜 거실로 몸을 돌린다.) 둘중에 누가 더 허약하냐 물으면 다들 너라고 말했을 거란 뜻이야.
천우연:(틀린 말 하나 없어서 반박은 못하고 어이없다는 듯 바라보며 뒤따라 거실로 나간다.) 건강해서 좋네. 됐고, 안 추워?
김 군:안 추워. (그래놓고 손은 제 겉옷을 단단히 여미는중이며.. 난로 앞에 꼭 붙어있다.) 그보다 2층에 갔다고 했지. 어땠어?
천우연:누가봐도 춥구만... (빤히 바라보다 따라 난로 앞에 붙는다.) 2층? 음... 예쁘더라. 천체망원경도 실물로 처음 봤고... 넌 어제 거기서 뭐 했는데?
김 군:네 걱정 받을 정도까지는 아니야. (따라 붙는 널 눈치보다가 자연스러운 척 가까이 가 옆에 붙었다.) 나도 망원경이 신기해서 그거 보고 있었지. ...혹시... 별 좋아해?
천우연:걱정하는 건 내 맘이지 뭐. (손을 꼼질대다 따라 쪼끔 더 붙으며) 딱히 싫어하진 않는데... 별은 왜?
김 군:나는... 별로 너한테 걱정받을 입장이 아닌데... (제게 쪼끔 더 붙어오는 널 느끼고는 느릿하게 고개를 숙이며 제 팔을 네 허리에 둘러안는다.) ...같이 별자리 관측하자.
천우연:(고개를 살짝 돌려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인다.) ...음. 좋아, 그러자. 오늘?
김 군:응. 오늘 밤 9시에. (네 허리를 안은 제 팔의 손을 꿈질거리며 다가가 거의 안다싶이하는..) 그동안 나랑 여기 있어.
천우연:(거의 안겨지는 자세에 어쩔 줄 몰라 쭈뼛대다 네 옷자락을 가볍게 붙잡는다.) 응... 너랑 있을래. 그동안 뭐 할 건데?
김 군:(가만히 제 옷자락을 붙잡은 손을 내려다보더니 곧 고개를 들어 네 볼에 짧게 입맞추었다 떨어진다.) 그냥... 네가 하고 싶은 걸 한다던가... (말을 채 끝마치지 않고 다시금 그 위로 입맞추었다 떨어지며) ..아니면 이대로 있어도 되고...
천우연:(괜한 부끄러움에 눈을 꼭 감았다 뜨고는 손을 꼼질대며 빤히 바라본다.) ...이대로? 여기서?
김 군:왜? 난로 앞이라 따뜻하고 좋지 않아? 침실은 아직 추울까봐 그런건데... (절 바라보는 네 눈길을 피해 고개를 숙인 채 옷 안으로 슬금 제 손을 넣어본다.) 어때, 차갑지.
천우연:음... 침실보다 따뜻하긴 하지... 잠깐만, 힉...! (맨살에 차가운 손이 닿자 크게 화들짝 놀라며 손을 붙잡는다.) 차가워...!
김 군:(제 손이 붙잡힘에도 아쉬워 연신 꿈질거리기만) 왜... 어차피 금방 따뜻해질 거잖아. 난 네 배 따뜻해서 기분 좋은데... (꿈지럭대던 손에 조금 힘을 줘 네 배를 문지르려고 몸을 기울인다. 그와 동시에 네 이마며 콧등에 또 한번 쪽쪽거려부린다.)
천우연:암만 그래도 따뜻해지기 전까지가... (손에 힘을 주며 기울이는 탓에 붙잡은 손을 놓치고는 다시 느껴지는 차가움에 움찔거리며 배에 힘이 들어간다. 입을 맞춰오는 행동에 눈을 꾹 감으며 넘어질세라 양손으로 네 어깨며 팔을 꼭 붙잡는다.) 차가워...
김 군:응... 괜찮아... (대충 대답하고는 따스한 온기가 전해져오는 옷 안을 제 손으로 훑으며 지분거린다. 반대쪽 손으로는 네 허리를 단단히 잡아 지탱하고 서 맞춰가던 입을 서서히 아래로 내려 목덜미에 입술을 꾸욱 문댔다. 사실 이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이미 변명이 되버린 말들을 삼키며 옷 속의 손을 슬금슬금 위로 쓸어만진다.)
천우연:뭐가 괜찮다는 거야... (입술이 닿는 곳마다 화끈거리는 느낌이다. 배가 따뜻해서 좋다더니 손이 좀 올라오는 것 같은데... 맨살이 쓸어만져지는 감각에 몸에 더 열이 올라 안 그래도 차가웠던 손이 더욱 차갑게만 느껴졌다. 턱에 닿는 머리카락이 간지러워서 고개를 옆으로 돌려버린다.)
김 군:(쓸어만지던 몸의 온도가 갈수록 미지근해져가자 더 올라갈 것 같던 손이 느릿하게 빠져 네 볼을 문질렀다. 말랑말랑... 볼이 늘려지는 걸 보고는 네 입술에 제 입술을 한번 맞대곤 떨어져 양 팔로 꼭 껴안아 부빈다.) 이제 따뜻하지.
천우연:(옷 안에 있던 손이 빠지자 꾹 감았던 눈을 뜬다. 볼을 만지작대는 손길에 눈을 굴리다 입술이 맞닿았다 떨어진 직후 고개를 푹 숙여 네 어깨에 가볍게 얼굴을 묻는다.) 으응... 따뜻해. ...그래도 차가웠어.
김 군:난 계속 따뜻했어. (놀리는 투로~ 말하다가 제 어깨에 얼굴을 묻는 걸 보고는 네 등을 퐁퐁 토닥인다.) 또 차가운 데 있으면 말해. (여전히 장난스러우며)
천우연:뭐라는 거야, 진짜... 너 되게 얄밉다. (여전히 네 팔이며 어깨를 붙잡은 손을 꼼질거리다 고개를 들어 빤히 바라본다.) 넌... 뭐 하고싶은 거 없어?
김 군:글쎄... (네 말에 바람빠진 웃음소릴 흘리다가도 절 빤히 바라보는 네 시선에 눈동자를 데구룩 굴렸다. 옆눈이었다가 밑을 향하기도 하고... 그러다 널 제 품에 가두듯 안아 제 얼굴을 가려버린다.) 이러고 있는 거 말고는 별로 생각 없어.
천우연:(눈을 마주치지 않는 네 행동에 의문을 가지기도 전에 품에 가둬지며 눈을 굴린다. 꼼질대던 손을 떼내 따라 널 가볍게 감싸안았다.) 나도 이대로 좋아. 별로 뭐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김 군:...응. (절 감싸안아주는 널 느끼며 눈을 감고 잠시간을 있었다. 그리고 얼마 못 가 제 팔에 힘을 주어 널 들어올린 채로 소파까지 이동해, 그대로 그 위에 드러누워버리는데...) 다리 아파.
천우연:(갑작스레 들어올려지는 힘에 놀라 저도 모르게 감싸안은 팔에 힘이 들어간다. 껴안은 그대로 대뜸 소파에 드러눕는 널 바라보며 황당한 듯 놀란 낯빛을 띈다.) 겨우 다리 아픈거 가지고 이런다고? 힘 자랑이야 뭐야, 바보같이... 놀랐잖아.
김 군:그냥 떨어지기 싫었을 거라 생각해주지... 눈치도 없고 애교도 없고... 누가 누구한테 바보라는 거야. (안은 채 그대로 고냥 꿈질꿈질 거리면서 제 등이 밑으로 가게 만든다.) 이 바보... 바보같은 천우연... (꿍얼꿍얼)
천우연:떨어지기 싫어? 답지 않게 귀엽게 구네... (눈을 가늘게 뜨며 바라보다 네 뺨에 짧게 입을 맞춘다.) 뭐, 눈치도 없고 애교도 없어? 그래서 불만이야?
김 군:답지 않긴, 항상... 생각하는 건데 새삼... (족금 뚱한 얼굴이었다가 제 뺨에 닿아오는 감촉에 사르륵 풀어지려던 얼굴이 다시 힘을 빡준다;) 불만, 까지는 아니고. 사실이지... 사실.
천우연:참나... 누가 눈치도 없고 애교도 없다 그래. (널 따라하듯 뚱한 얼굴로 한참 바라보다 뺨에 한 번 더 입을 맞추고는 입가에 짧게 입맞춘다.) 이 정도면 애교 아냐?
김 군:(시선을 내린 채 받는 입맞춤에 어딘가 가슴 한켠이 간질거렸다. 제 입술을 꼭 깨물고는 어떻게든 웃음짓지 않으려 인상을 팍 쓴다.) ...한참 부족한 것 같은데... (여기여기. 고개를 돌려 제 한쪽 볼을 쭈욱 치켜올린다.)
천우연:한참 부족하다고? (한쪽 볼을 치켜올리는 널 바라보다 헛웃음을 흘리며 내민 볼에 쪽쪽 입을 맞춰준다.) 이래도 부족해? 응?
김 군:응. 좀 더 해줘. (이쪽이쪽. 아예 눈을 감고서는 제 입술을 삐죽 내민다.) 내가 만족할 때까지 잔뜩 해줘야 해. (널 안은 제 팔을 가벼이 눌러 제게 더 밀착시켰다.)
천우연:만족할 때까지? (왜 이렇게 귀엽게 구나 몰라. 빤히 바라보다 삐죽 내민 입술을 가볍게 눌러 입을 맞춘다. 저를 누르는 팔의 무게에 반항할 생각도 없이 그대로 밀착하며 입술을 살짝 부빈다.)
김 군:응... 만족할 때까지. (제 입술 위로 포개어오는 감촉이 좋아 속으로 슬 웃었다. 그렇게 널 따라 부비던 입술을 살짝 열어다 네 아랫입술을 약하게 깨물었다. 잇 사이로 혀를 내밀어 깨문 자리를 짧게 핥았다 다시 깨물길 반복하더니 이내 제쪽에서 꾸욱 눌러 부비곤 연신 쪽 소리가 나도록 네 입술을 쪼아댄다.)
천우연:(입술을 깨물고 핥는 행동에 가만히 멈춰있다 이내 따라 입술을 눌러 부볐다. 연신 쪽쪽거리는 입술을 밀어낼 생각은 들지 않았고 오히려 따라 입을 맞춰갈 뿐이다. 쿵쿵대는 심장박동이 머리에서까지 울리는 기분이다. 한참을 짧게 입을 맞추다 문득 네 입술을 가볍게 핥아올리고는 입을 떨어트린다.)
김 군:(네가 멀어지자 한껏 아쉬운 기색으로 올려다보았다가 느릿하게 눈을 깜빡이며 시선을 내렸다.) 좋네... 네가 해주는 건 그다지 흔하질 않으니까 조금 흥분한 것 같아... 이런 애교라면 하루종일 받고 싶은걸. (슬쩍씩 올라간 입꼬리에 포근한 인상이 누가봐도 기분 좋은 얼굴이며..)
천우연:(빤히 바라보다 따라 입꼬리를 올리며 슬 웃는다. 그렇게 먼저 해 준 적이 없었나 곱씹어보며...) ...만족했어? 이제 애교 없다는 말 취소지? 이 정도면 엄청 애교 부린 건데.
김 군:응... 정말 평생 받아도 좋을 만큼... (찬찬히 눈을 감고선 네 등을 삭삭 문질러준다.) ...취소 안 하면 한번 더 해주나? (괜히 더 하고싶어서 장난끼 가득한 목소리로 묻는데..)
천우연:더 하고싶어? 응큼하기는... (가만히 바라보다 손끝으로 볼 콕콕 건드리며) 그럼... 취소하면 한 번 더 해줄게.
김 군:이건 어쩔 수 없는 거야. (되도않는 변명거릴 내세우며 살짜쿵 실눈 떠 네 모습을 바라봤다가 냉큼 다시 닫는다.) 그래, 취소. 앞으로 애교쟁이 천우연이라고 불러줄게.
천우연:애교쟁이 천우연은 됐거든? (흥, 콧방귀를 끼고는 한 번 더 입에다 짧게 입맞춰준다. 얄미운 마음에 쪽 소리를 내며 얼른 입술을 떨어트렸다.) 이제 됐지?
김 군:왜,좋은데... 그럼 뭐라고 불러줄까. (실컷 여유부리며 네게 입맞춤을 받고는 그럼에도 부족하단 티를 팍팍 내지만 별 말은 내뱉지 않는다.) 그럼 다음에도 해줘.
천우연:참나, 좋기는... 난 평소대로 불러주는게 좋은데. (부족한 티를 내는 모습을 애써 무시하며 슬 바라보다 고개를 숙여 네게 좀 더 기댄다.) 응... 다음에도 해줄게.
김 군:...천우연? (조심스레 네 이름을 읊조리며 제게 기대오는 몸을 다정히 받아든다. 그 등을 달래듯 가볍게 토닥였다.) 좋아. 그때까지 잔뜩 기대하고 있어야지.
천우연:기대까지? 그 정도로 안 해줬었나... (등을 토닥이는 손길에 가만히 눈만 꿈뻑인다.) 뭐... 기대해도 좋고... (가만히 기대있다 고개를 살짝 들며) ...너 이러고 있으면 안 무거워?
김 군:받는 게 좋아서 그래. 매일 해줬어도 지금처럼 말했을 거야. (여전히 감은 눈인 채로 손목만 움직여 토닥였다. 네 물음에 잠시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가 이내 안은 팔에 더욱 힘주어 껴안고는 좌우로 부비작거린다.) 응, 딱 좋아. 그러니까 내려갈 생각 마.
천우연:(감은 눈을 빤히 바라보다 더 힘을 줘 껴안고는 부벼오는 감각에 가만히 어깨에 얼굴을 묻는다.) 아직 내려간다고 안 했는데. 그냥... 불편할까봐 물어봤어. 안 내려갈래.
김 군:널 안는건데 불편할 게 뭐 있어. (어깨에서 느껴오는 체중에 조심스레 눈을 떠 네 눈치를 본다. 그대로 고개가 슬쩍씩 돌아가더니 네 귓등에 삐쭉 입술을 내밀고선 쪽 소리를 내며 입 맞춰갔다. 쪽쪽쪽... 부비적부비적)
김 군:(피하는 모습에 아쉬워 대놓고 팔자눈썹을 그리며 바라본다.) ...안돼? (제게서 멀어진 만큼 슬금 다가가며..)
천우연:(느껴지는 시선에 차마 얼굴을 바라보지 못하고 눈을 데굴데굴 굴린다. 더 피할 생각은 못 하고 그대로 얼어붙으며..) 아니, 그게... 안 되는 건 아닌데...
김 군:아닌데..? (데굴데굴 굴러가는 눈동자를 바라보며 놀려먹기 좋다고 생각했다. 다시금 눈을 감고선 볼과 입에 차례차례 입맞추며 쪽쪽거린다.)
천우연:안 되는 건 아닌데... 그래도 귀는 좀... (쪽쪽거리며 입맞춰오는 네 행동에 시선을 어디에 둬야할 지 몰라 따라 눈을 감아버린다. 뭐라 웅얼대던 입이 다물어지곤 내빼던 고개가 제자리로 돌아온다.)
김 군:(가만히 받는 게 꼭 햄스터같군... 작고 뚱뚱해... 가만히 바라보다가 한쪽 팔을 내려 네 볼을 주욱 잡아 문지른다. 그러다 문득 장난끼가 돌아 움직이던 손을 귓가로 옮겨 다시 문질문질...)
천우연:(볼이 죽 잡아늘려지자 눈을 가늘게 뜨고는 흘겨본다. 불만스럽게 한마디 하려던 찰나 귓가를 문지르는 손길에 말문이 막힌다.) 으, 아... 잠깐만... 귀는 느낌 이상하단 말야... (어깨를 움츠리며 네 팔을 살짝 붙잡았다.)
김 군:어떻게 이상한데? 막 간질거리나? (팔이 붙잡힘에도 아랑곳 않고 손가락을 움직여 한 곳만 집요하게 지분거린다. 네 반응이 재밌는지 반대쪽 귀에는 제 입술을 부비며 약하게 깨물었다.)
천우연:으응, 간질거리고, ...암튼 이상해... (애써 네 팔을 붙잡고 움찔거리던 와중에 반대편 귀에도 느껴지는 자극에 낯이 확 붉어진다. 귀는 이미 열이 올라 따뜻해진지 오래고, 저도 모르게 이상한 소리를 내뱉는 입을 틀어막아버린다. 슬금 고개를 내빼며 입을 틀어막은 손 사이로 웅얼댄다.) 너... 너 일부러 그러지...
김 군:(고개를 내빼면 저도 손을 내려 원래의 위치로 돌아갔다. 네 물음에도 거리낌없이 당당한 자세를 취하며 작게 웃음 짓는다.) 응. 네가 부끄러워하는 거 재밌더라.
천우연:(씨이...) 재밌어?? (억울한 표정으로 양쪽 귀를 감싸며 몸을 일으켜버린다.) 짜증나, 김군... (괘씸하다는 듯 흘겨보며...)
김 군:싫었어? 미안해. 네가 너무 좋아서 그랬어. (전혀 안 미안한 얼굴로 네게 다시 누우란 듯 느긋하게 손짓한다. 웃음기가 가시질 않는지 네 짜증에도 웃는 낯을 띄었다.) 이리 와, 우연아.
천우연:...하나도 안 미안해 보이는데. (다시 누우라고 손짓하는 모습에도 아랑곳않고 웃는 낯을 노려보다 이리오라며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 사르륵 풀리며 슬금.. 다시 눕는다.) 아직 다 안 풀렸어, 얼른 꼭 안아줘.
김 군:응. 알았어. (제 위에 눕는 널 양 팔로 안아 제 품 안에 가두고는 느릿한 손길로 쓰다듬는다. 귀엽게 굴기는... 꼭 안아달라는 네 말대로 강하게 꼬옥 안아 살랑살랑 흔들었다.) 이제 풀어줄 건가? (빼꼼히 고개를 돌려 네 귓가를 다시금 쳐다본다. 한번 더 만지고 싶어 손이 근질거리지만 일단은 참고있는듯 빤히 바라보기만)
천우연:(쓰다듬어주는 손길에 얌전히 안겨있는다. 꼭 껴안고 살살 흔들어주는 게 포근하다고 느껴졌다.) 응... 풀리고 있어. (귓가로 느껴지는 시선에 반쯤 감은 눈으로 흘겨보며 제 귀를 만지작거린다.) ...두 번은 안돼.
김 군:(아쉬워서 입술 우물우물... 거리다가 네 단호한 대답에 결국 포기하고 고개를 뒤로 젖혀 기댔다.) 치사하게. 다른 데는 만지게 해주면서 말이야... (느릿하게 쓰다듬던 제 손을 은근히 아래로 내리면서 드문드문 더듬는다.)
천우연:흥... 치사하긴 누가 치사하다고 그래. (머리를 뒤로 기대는 널 빤히 바라보다 은근히 더듬는 손길에 조금 긴장한 듯 마른침을 삼키고는 슬쩍 몸에 힘이 들어간다.) 다른 곳도 딱히... 만지게 해 준 적은 없거든?
김 군:지금도 그러면서... 그럼 아무데도 만지지 말까? (슬그머니 내리던 제 양 팔을 들어 허공에 머물게 했다. 너무 놀리는가 싶지만서도 재밌어서 완전 새침한 표정지으며)
천우연:(갑자기 손을 떼고는 새침한 표정을 짓는 네 얼굴을 바라보며 조금 당황한 듯 머뭇거린다.) 아..니, 그게... (만져달라고 하면 좀 이상하잖아... 어쩔 줄 몰라 흔들리는 눈으로 바라보다 네 옷자락을 꽉 움켜쥐며 눈을 꾹 감고는 인상을 찌푸린다.) ...만지지 말라고도 안 했는데...
김 군:(네 행동 하나까지 다 귀여워 당장에라도 안아 만지고싶은 충동을 겨우겨우 억누르며 마음을 다잡는다. 좀 더 놀리고 싶다>안아주고 예뻐해주고 싶다인 것이었다...) 아... 그래? 이대로 있어도 별 상관은 없다는 거겠네. (덤덤히 말하고선 제 팔을 소파 밖으로 빼 걸친 채 아무것도 아닌 척 가만히 누워있는다.)
천우연:(눈을 살짝 뜨고는 아예 팔을 내려버리는 네 행동을 바라보며 옷자락을 움켜쥔 손을 꼼질댄다.) 그게 아니라... 그, ...으... (누굴 놀려도 저가 놀려댔지 놀림 받는 입장은 익숙치가 않다. 어찌할 바를 모르는 와중에도 한참을 고민하다 당황스러운 낯 그대로 소파 밖에 걸쳐진 네 팔을 소매를 붙잡아 당겨온다. 쭈뼛거리며 소매를 꼭 붙잡은 채로 네 팔을 제 허리에 두른다.) 상관 있..어. 그러지 말고... ... 만져줘... (이상하고 낯뜨거운 말을 내뱉으며 민망함에 고개를 푹 숙인다. 부끄러운 와중에도 너무하다고 속으로 수십 번씩 외치며 애꿎은 네 소매만 구겨져라 붙잡는다.)
김 군:(어떻게 반응하려나 가만히 지켜보기만 하다가 제 소매를 당겨와 스스로 두르게 만드는 짓은 절로 입꼬리가 올라가게 만들었다. 확실히... 애교가 많네. 이런 모습을 볼 때면은 더욱 더 놓고싶지가 않아 그런 마음을 가지게 만드는 네가 미웠다. 이럴수록 더 바라게 되는 걸 나는 알면서도 계속하는 게 참 우습기도 하구나...)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어쩔 수 없다는 뉘앙스를 풍기며 네가 둘러준 제 팔을 끌어당겨 쓰다듬는다. 소매를 붙잡은 네 손을 스치듯 쓸어만지며 톡톡 토닥이기도 하였다. 그렇게 잠시간 네 허리를 만지며 숙인 고개 사이로 입술을 비집어 넣어 문대더니 슬쩍 입을 열었다.) 또 어디 만져줄까.
천우연:(기어이 스스로 만져달라고 말을 꺼내고 나서야 어쩔 수 없다는 듯 응해주는 손길이 괘씸하면서도 좋았다. 밀려오는 부끄러움에 고개를 숙인채 한참을 소매를 붙잡고 있다가 손을 쓸어만지고 토닥이는 감각에 그제야 스르륵 놓고는 제 손을 앞으로 가져온다. 진짜 너무해 김군... 이렇게까지 남에게 휘둘리는 성격이 전혀 아니었는데, 항상 네 앞에만 있으면 어쩔 줄을 모르게 되는 것 같다. 바보같이 숙인 고개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입술이 좋아서 또 멍하니 내어주고 만다.) 네가 만져주는 거면 다 좋아...
김 군:(네 말에 토닥이던 제 손이 전과 같이 느릿하게 밑으로 내려간다. 다 좋다니, 진심으로 하는 소리일까. 가늘게 뜬 눈으로 널 조용하게 쳐다보고는 다시 눈을 감아 틈 사이로 입을 맞추었다.) 그 말 취소하면 안 돼. (소파 밖으로 나와있던 한쪽 다리를 들어다 널 가두는 모양새를 짓는다. 그 사이 내려가던 제 양 손을 네 옷 사이로 조심스레 들어가 허리께 언저리를 빙 둘러 만진다.)
천우연:(따라 눈을 감고는 맞춰오는 입을 살짝 부빈다.) 취소 안 해... (네게 가둬진 채로 몸이 만져지는 감각이 생각 외로 자극적이었다. 마냥 따뜻하지만은 않은 온도로 허리께를 매만지는 손길에 몸을 잘게 떨었다. 멍청하게 만져지기만 하는 게 꼭 우스워보일 것 같아서 애써 입이라도 맞춰본다.)
김 군:(가만히 만져지기만 하는 걸 내가 우습게 보기라도 할까봐 애써 입이라도 맞추는 듯한 행동에 속으로 웃음만 흘리며.....) 오늘 애교 잔뜩 받네... (한껏 기분좋은 티를 내며 제 손을 더욱 안으로 파고들었다. 안그래도 따뜻한 공기에 더해 네 온기까지 전해지자 덥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런 몸을 작게 꿈틀거리며 제게 입을 맞추는 네 입술에 저도 같이 맞대어 문지르고는 스치듯 지나가 귓가에 안착한다. 무어라 화를 내도 다 좋다하지 않았냐 반박할 심산으로 작정하고 물었다가 핥기를 반복하며 집요하게 군다..)
천우연:다 너 때문이야... (하나부터 열까지 다 네 탓이었다. 낯간지럽게 살살 애교부리며 네게 맞추려고 애쓰는 타입은 아니었는데... 그도그럴게 방금도 조금만 더 놀렸더라면 못 참고 도망이라도 갔을지도 모른다. 속으로 전부 네 탓이라며 되뇌다 입술을 스쳐 귓가를 집요하게 자극하는 탓에 또 숨을 들이키며 힉, 하고 놀란 소리를 내버리고 만다. 이미 너인들 다 좋다고 말 해버린 이상 하지말라고 앙탈이라도 부릴 수 없는 노릇이고... 귓가로 느껴지는 자극에 속수무책으로 움찔거리며 옷자락을 꾹 움켜쥘 뿐이다.) 아, 으... ...
김 군:내 덕분이 아니고? 너도 기분 좋잖아. (네 생각을 반 강요하듯 말하며 제 손을 허리에서부터 등줄기를 타고 쓸어올려 만진다. 이 자세로는 앞까지 만질 수 없는 게 내심 아쉬웠다. 제 옷자락을 쥐며 몸을 기대오는 널 생각하면 그리 나쁘지 않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얕게 내뱉는 소리에 집착하듯 더욱 고개를 숙여 네 귀를 제 입 안에 물어 넣고는 혀로 이리저리 괴롭히며 핥아갔다. 널 가둘 목적으로 들었던 다리도 어느샌가 네게 기대어 맞대곤 느릿하게 쓸어간다.)
천우연:네 탓이야... ... (등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손의 감각에 몸을 꿈틀거린다. 노골적으로 질척거리는 소리가 귀를 통해 뇌에까지 전달되는 느낌이었다. 촉각이며 청각까지 민감해지고, 축축해지는 귀에 전해지는 예민한 자극이 나쁘지만은 않았지만 그렇다고 견딜만 한 건 아니었다. 간지럼이라도 타는 듯이 몸을 움츠리며 저도 모르게 얇은 신음을 내뱉는다.)
김 군:좋으면서. (낮게 속삭이며 느린 손길로 더듬어가던 움직임이 네 얕은 신음에 뚝 멈췄다. 동그랗게 뜬 눈을 두어번 정도 끔뻑이더니 이내 다시 가늘게 뜨고서 양 뺨에 은은한 홍조가 피어오른다.) ...너무 느끼는데... 그렇게까지 좋아? (장난스레 물으며 날개뼈를 그리던 제 한쪽 손을 주욱 내려 네 양 볼기를 콱 잡아다 눌렀다. 네게 기대있던 다리를 조심스레 움직이며 제 골반을 들어다 뭉근히 그 위를 문지른다.)
천우연:(입에서 의도하지 않은 신음이 흘러나오자 저 스스로도 깜짝 놀라 입을 틀어막았다. 당황스러운 눈으로 네 얼굴을 마주하다가 이내 장난스럽게 물어오는 말에 삽시간에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른다.) 그, 그런게 아니라 이건... (적잖게 당황해 말까지 더듬으며 변명하려던 찰나 앞섶이 문질러지는 느낌에 입을 뻐끔거리며 고개가 점점 아래로 떨어진다.) 아... ... 그러니까...
김 군:(말 끝을 흐리며 고개를 떨구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제 고개를 기울인다.) ...그러니까? (굳이 한번 더 물어보며 네 숙이는 고개 사이로 얼굴을 넣어 다시금 귓가에 제 입술을 떨어뜨렸다. 그에 더해 얼핏 보았던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같이 제 몸도 삽시간에 달아올라가는 기분에 더운 숨을 내뱉는다. 목 끝까지 잠군 단추며 넥타이가 갑갑하여 슬쩍씩 상체를 비틀었다. 네 앞섶을 문지르던 제 밑을 덩달아 압박하듯 눌러낸다.)
천우연:그... 그러니까... (다시 귓가에 닿는 입술에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돌렸다.) 아까 소리..는 어쩔 수 없는 거였다고... ... (자꾸만 아래를 자극하는 감각에 움찔거리며 아찔한 시선을 이리저리 굴린다. 여전히 어쩔 줄 몰라 쭈뼛거리며 아직도 네 옷자락을 쥐고 있는 손을 꼼질거렸다.)
김 군:그럼 기분 좋았다는거네. (어쩔 수 없이 낸 거니까, 그렇지? 하는 눈으로 보고는 같은 곳에 한번 더 짧게 입맞춘 다음 시선을 제 아래로 향했다.) 손 남으면 좀 풀어줄래? (네 손을 바라봤다가 눈을 굴려 제 목 밑의 넥타이를 눈짓으로 가르킨다.) 된다면 단추도... 네가 풀고싶은 만큼 풀어도 돼.
천우연:윽... (데굴데굴 눈을 굴리며 네가 하는 말에 반박하지 못 하고 이내 반쯤 흘겨보는 눈으로 시선을 맞춘다. 무슨 말을 할까, 입을 우물거리다 넥타이를 풀어달라는 말에 조금 놀란 눈으로 넥타이와 네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며 머뭇거린다.) ...풀어? (아까보다 더 붉어진 얼굴로 망설이다 작게 떨리는 손으로 느리게 넥타이를 풀어헤친다.)
김 군:응... 잘하네. (네 손에서 넥타이가 풀어지자 조금은 숨통이 트이는 느낌을 받는다. 강하게 조인 것도 아니었건만 어쩐지 그렇게 느껴졌다. 이어서 긴 한숨을 내쉬곤 아직 남았다는 듯이 네 앞으로 제 몸을 들어보인다. 네 움직임을 찬찬히 살피며 멈춰있던 손이 느릿하게 엄지만 까딱여 문지른다.)
천우연:(넥타이를 완전히 풀어버린 뒤 다시 머뭇거리며 손을 멈췄다. 긴장 때문일까, 내 몸이 내 몸 같지가 않아 시도때도 없이 얼어붙는 몸을 컨트롤하기가 쉽지 않다. 머뭇거리며 멈춰있자니 제 앞으로 몸을 들어보이는 네 행동에 조금 움찔하고는 첫단추부터 천천히 풀어내기 시작했다. 무의식에 마른침을 삼키고는 어리숙한 손길로 하나둘 단추를 풀어내려간다.)
김 군:(제 단추를 풀어내리는 것을 지켜보면서 네 등을 가볍게 어루만진다. 조금은 내려갈줄 알았던 체온이 옷 사이로 느껴지는 네 손길에 되려 올라가는 듯했다. 그렇게 다소 짧은 간격으로 숨을 내뱉더니 기다리는 데 참을성이 떨어진 건지 그새를 못 참고 제 하체를 웨이브치듯 굽히며 네 아랫도리를 지분거린다.)
천우연:(단추를 푸는 그 짧은 시간을 못 기다리고 아래를 지분거리는 탓에 헛손질을 하며 몇개 남지 않은 단추를 틱틱댄다. 왜인지 모르게 초조해지는 기분에 자꾸만 헛손질을 하는 손길이 조금 다급해졌다.) 아, 진짜... (인상을 찌푸리며 다시 단추를 풀며 내려가 마지막 단추까지 모두 풀어버린다.)
김 군:(마지막 단추까지 풀어내는 걸 보고선 윗옷을 벗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잠깐 스쳐지나갔다. 그 뒤로 열심히 풀어준걸 칭찬한단 의미로 네 엉덩이를 통통 두드리며 목덜미에 제 입술을 쪽쪽 쪼아댄다.) 다 풀었어, 응? 말도 잘 듣고. (아구구. 아구구)
천우연:...응, 다 풀었어. (목덜미에 입술이 닿을 때마다 움찔거리며 고개를 살짝 내뺀다.) 애 취급 하지마... (불만스럽게 엉덩이를 두드리는 네 손을 붙잡았다.)
김 군:그럼 어떻게 취급해줄까. (붙잡힌 손의 움직임은 멎었으나 개의치않고 제 다리를 움직여가며 맞대었다.) ...말해봐, 네가 하고싶어 하는 짓들 말이야... (내뺀 만큼 저가 고개를 들어 가까이 얼굴을 디밀었다. 누가 듣지도 않는데 네게만 들릴 작은 목소리로 작게 속삭인다.)
천우연:그건... (얼굴을 디밀어 가까워지는 네 얼굴에 눈을 굴리며 말 끝을 흐렸다. 속삭이는 목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힌다. 불만스런 표정으로 붙잡았던 손을 슬그머니 놓아주고는 힐끔 바라본다.) 꼭... 말 해야해...?
김 군:(아... 저를 힐끔거리며 바라봐오는 네 모습에 저도 모르게 놀리고 싶단 생각이 든다. 요새 습관이 들어버린 건지 아니면 네게 물든 건지... 이러면 안 되는데, 참... 나몰라라 고개를 홱 돌려버린다.) 싫으면 말아야지. 강요할 생각은 없거든.
천우연:너 아까부터 계속... 그런 식으로 굴고... (저건 필시 저를 놀리려는게 분명했다. 자꾸만 놀리려드는 네가 밉고 괘씸했으나 달리 막을 방법이 없으니 순순히 말려드는 수 밖에... 억울한 표정으로 가만히 노려보다 셔츠 옷깃을 콱 붙잡아 당겨와 뺨에 쪽쪽 입을 맞추며 내려가 목덜미에 두어번 입을 맞췄다. 그대로 목덜미에 가볍게 얼굴을 묻으며 중얼거린다.) 너 진짜 짜증나...
김 군:그... (그런 식이 뭔데로 유치하게 반박하려던 말이 네 손에 당겨지면서 콕 막힌다. 볼과 목덜미에 네 입술이 닿을 때마다 간질거리는 기분에 더 안해주나 속으로 기대만 해버렸다. 어제 내가 뭘 잘못했나 싶을 정도로 맞춰주는 네 행동에 짜증이 난단 발언에도 마냥 고개를 끄덕인다.) 그것 참 미안하게 됐네. (전혀 안 미안했다. 제 목덜미에 얼굴을 묻은 네 머리 위로 입을 맞춰가며 등을 토닥이고는 대답을 부추긴다.) 그래서, 말해야 알아듣지. 응? 나 기다리고 있잖아.
천우연:(옷깃을 꽉 붙잡으며 목덜미에 얼굴을 묻은 채 가볍게 짜증을 부린다.) 미안하지도 않으면서 마음에 없는 소리 하기는... (왜 이렇게 놀리고 괴롭히려는 건지 알 수가 없다. 그런 너를 사랑하는 나도 어이가 없고...
이쯤이면 말하지 않아도 알아줘야하는 거 아닌가? 일부러 저러는 것 같은데 기어이 내가 직접 말 하는 걸 들어야겠다는 건가...) ...너랑 키스..도 하고싶고... ... 더 한 것도 하고 싶어... (밀려드는 부끄러움에 확 짜증을 부리며 고개를 치켜들었다.) 이제 됐어??
김 군:(더 놀리고싶은 마음을 억지로 꾹꾹 눌러담으며 고개를 작게 끄덕인다. 짜증을 부리는 것도 어쩜 저럴까 그저 한마리의 조그만 햄스터를 보는 눈빛인듯...) 나랑 키스도 하고 더한 것도 하고 싶어? 더한 거 어떤 거? (입을 가만 못 있고 아주 그냥 줄줄줄 내뱉으면서도 자기가 너무한 건 아는가 네가 못 빠져나가게 제 팔에 힘을 꼬옥 줬다.) 키스 해줄까, 응? 여기. (장난스레 입술삐쭉)
천우연:으응, 하고싶어... ...알면서 꼭... (집요하게 놀려대는 네가 미워서 눈도 마주치지 않고 인상을 찌푸렸다. 부끄러움에 얼굴이며 목까지 벌개져만 가고 기어이 일어나려던 몸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꼭 안는 힘에 제지당한다. 원망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한껏 억울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짜증나. (멱살이라도 쥐는 듯이 옷깃을 당기며 삐쭉 내민 입술에 짧게 입을 부비며 바라본다.) 키스 해줘, 얼른...
김 군:(당연히 너에 대한 걸 모를 리가 없지. 그저 네 입으로 듣는 것이 좋을 뿐이었다. 그럴 때면 나보다 네쪽이 더 원해오는 듯해서. 저 때문에 써진 인상과 벌개져가는 모습을 보고있으면 당장에라도 안고싶은데... 그러면 나만 너무 바라는 것 같잖아.) ...재촉하지 않아도 다 해줄게... (제 입술을 부벼오는 널 만족스런 눈으로 짧게 마주하다가 곧 느리게 감는다. 네게 감싼 제 팔에 힘을 주어 더욱 밀착시키고선, 부벼오는 네 입술을 따라 맞대며 조금씩 고개를 움직여간다. 그렇게 서로의 입술을 포개어 교차시키는가 싶더니 이내 네 입술 위로 제 입술을 덮어 약하게 빨아들이면서 혀 끝으로 윤곽을 조용하게 더듬었다. 기세를 탄 건지 제 옷깃을 당겨와 그대로 끌렸던 체중을 부러 제쪽에서 앞으로 디밀어오듯 몸을 움직였고, 동시에 허리에 둘렀던 팔을 빼 네 뒷머리를 가볍게 그러쥐었다. 몇 번을 혀로 입술을 촉촉히 적시더니 그대로 가벼이 실눈을 떠 네 얼굴에 초점을 잡는다. 들킬세라 가만히 바라보기만 하더니 문득 입꼬리만 올려 웃어 제 앞니로 네 아랫입술을 살며시 깨물어 당긴다.)
천우연:(자기가 재촉하게 만들었으면서... 불만을 속으로 삼키며 눈을 느리게 감는 네 모습을 바라보다 따라 눈을 감고는 입맞춤에 집중했다. 네가 미웠던 감정은 한순간에 사라지고 맞대오는 입술이 좋다는 생각만 머릿속을 가득 메우고, 어느새 덮여진 입술을 혀끝으로 더듬는 감각이 간질거린다. 제 쪽으로 몸을 내미는 움직임이며 뒷머리를 그러쥐는 손에 눈을 더 꾹 감으며 손을 꼼지락거리며 네 옷깃을 매만진다. 놀림에 못이겨 제 쪽에서 먼저 키스해달라 재촉하긴 했으나 막상 받으니 떨리는 것은 여전했다. 그러다 대뜸 아랫입술을 물어 당기는 행동에 움찔하며 살짝 눈을 떠 널 바라본다.)
김 군:(너를 흐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으나 살짝 떠진 눈 사이로 보이는 보라빛에 물었던 것을 미끄러지듯 떨어뜨린다. 네 뒷머리를 그러쥐던 제 손을 살며시 움직여 머리카락 사이로 손가락을 얽어갔다. 일부러 애태우듯이 느릿한 손길에 닿을락 말락한 입술을 제 이에 끼우듯 깨물고 놓다가, 깨문 살을 비틀어 올려 혀로 훑고는 그 동작을 반복한다. 제 흐린 시선으로 보이는 네가 어떤 표정을 하고있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차라리 그게 낫다고 생각했다. 오늘중 가장 오래 시선을 마주한 게 지금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깜빡이는 눈을 감지 않은 채 제 남은 손마저 돌려 네 허벅지를 가볍게 쓸어올린다.)
천우연:(가늘게 뜬 네 눈을 빤히 들여다보며 초조한 듯 깨물리는 입술을 움찔거렸다. 이런 장난스러운 키스보다 진득한 키스를 원했는데, 뜻대로 해주지 않고 놀리듯 애간장을 태우는 입맞춤에 입술이며 몸까지 근질거리는 기분이다. 머뭇거리며 한참을 네게 입술을 내어주다가 허벅지를 쓸어올리는 손길에 다시금 몸을 움찔거렸다. 이내 흐릿한 시선을 마주하던 눈을 꾹 감아버리며 더 못 참겠다는 듯이 네 윗입술을 핥아올린 뒤 맞대어 누르고는 다시 슬금 눈을 뜬다.)
김 군:(움찔거리는 네 몸을 전신으로 느낄 수 있음에 쾌감을 느낀다. 제게 온 체중을 기댄 채로 맞닿아오는 살이며 체온이 좋아 너와 맞닿지 않은 곳이 쓸쓸하단 기분이 들었다. 내내 입을 맞춰가다가 문득 장난이 너무 지나친 건가 싶어 이만 그만둘까 할 때에 핥아올려지는 입술에 움직임이 잠시 멎었다. 유혹이랍시고 한 행동이라기엔 너무도 귀여워서, 저도 모르게 입으로 짧은 숨을 내쉰다.) ...천우연... (그런 작은 짓에도 흥분했다고 하면 믿어줄까. 삽시간에 제 양 뺨이 붉어진 걸 스멀스멀 올라오는 기운에 알아차렸다. 너를 흐린 눈동자로 마주한 채 제 아랫도리를 조용히 문지르더니 이내 깜빡이던 눈을 감는다. 곧바로 맞댄 입술 사이로 제 혀를 내밀어 핥고는 네 안으로 비집고 들어가 입천장을 가볍게 쓸어올린다. 네 머리카락을 얽던 손을 지그시 제쪽으로 누르며 허벅지에 놓았던 손에도 무의식에 힘이 들어갔다.)
천우연:(...이 정도면 알아들었나? 반응을 기다리며 짧게 시선을 맞추다 제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 긴장했다. 겨우 이름 하나 부르는 게 이렇게 야하게 들릴 수가 있나. 네 뺨이 점차 붉게 물드는 것을 눈치채고는 간질거리는 가슴을 애써 진정시킨다. 짧은 시간이 흐르고 입안으로 들어와 입천장을 쓸어올리는 혀의 감각에 눈을 감고는 네 혀 아래를 가볍게 쓸어핥았다. 평소라면 어설프게 네 움직임에 혀를 따라 굴렸을텐데, 제 쪽에서 선뜻 네 혀를 핥아올리는 건 그만큼 재촉하려는 뜻이 분명했다. 전부 네가 놀리며 애를 태운 탓이다.)
김 군:(이번에도 저를 따라 굴렸을 네 혀가 쓸어올려지자 예상치 못한 상황에 손끝을 떨었다. 재촉하는 건지 아님 일부러 이러는 건지 몰라 입 안을 훑던 혀의 움직임이 조금 다급해진다. 어느쪽이던 제 몸을 달구는데 충분하였기에 여유를 부리려던 마음이 조금씩 기울기 시작했다. 혀를 굴리며 쌓인 타액을 삼키고선 서로의 입술을 떨어뜨려 숨을 크게 들이쉰다. 그 숨을 고를 새도 없이 다시금 입을 맞춰 네 혀를 얽어가며 이따금씩 빨아들이거나 밀고 당기길 반복하여 입 안 곳곳을 핥아갔다. 제 손을 더듬거리며 내려가 네 목덜미를 아프지 않게 쥐고서 살살 쓰다듬던 엄지를 귓볼에 옮겨쓸어간다. 네가 숨을 쉴 공간도 내주지 않을만큼 강하게 접촉하여 혀끝으로 깊숙한 곳까지 찔러 자극시키고, 고조되는 흥분을 온 몸으로 받는듯이 넘쳐가는 타액을 목젖이 크게 움직일 정도로 넘기며 마셔갔다. 힘이 들어가지 않은 곳이 없어 마치 널 소파에 가두는 듯한 모양새로 안게된다.)
천우연:(네 움직임이 조금 다급해지는 걸 느끼며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 해 그제야 평소와 같은 느낌으로 혀를 굴려간다. 입술이 잠깐 떨어진 사이에 숨을 고르려했으나 곧바로 다시 맞춰오는 탓에 조금 헐떡이듯 짧게 호흡한다. 머리가 아찔해지는 게 숨이 모자라서인지, 짙은 키스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귓볼을 쓸어만지는 손끝의 감각이 목까지 간지럽히는 것만 같아 다시금 후끈하게 열이 오른다. 틈 하나 없이 입을 맞추곤 입안을 자극하며 찔러오는 탓에 헐떡이는 숨을 애써 이어간다. 소파에 가둬지듯 안김에도 싫다는 생각은 들지 않고 오히려 이대로 안겨있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
김 군:(네 혀를 얽어가며 맞춰가던 입을 제 숨이 가빠져와도 그 때에 짧은 숨을 뱉을 뿐, 다시 밀착해 이어갔다. 네 신경이라곤 오로지 어떻게 자극시킬까 하는 마음밖에 없었다. 때문에 네가 예민해하는 귓볼을 눌러 만지며 제 허리를 비틀었다. 문득 허벅지에 두었던 손을 돌려 네 아래로 손을 넣고싶어도 딱 붙은 몸으로 그 근처를 맴돌기만 하는 탓에 맞춘 이 사이로 짧게 앓는 소리를 낸다. 자세를 바꾸자니 맞닿은 네 몸이 떨어지는 걸 원치 않아 결국 혀를 굴리던 것을 멈추고는 가쁜 숨을 내쉬며 떨어짐과 동시에 네게 눈짓하듯 아래를 바라본다.) ...바지, 좀... 벗어봐. 지금... (드문드문 숨을 고르며 어렵사리 말을 뱉고는 떨어진 그 순간이 아까워 네 입술에 가볍게 제 입술을 맞대어 짧은 입맞춤을 했다.)
천우연:(귓볼을 만지는 손길에 자꾸만 움찔거리며 어깨를 움츠리게 되고, 예민한 곳을 만져대니 갈수록 온몸에 찌릿한 자극이 전해졌다. 가쁘게 숨을 이어가다 입이 떨어지자 헐떡이며 숨이 부족해 몽롱해진 눈으로 네 눈짓을 따라 아래를 바라보고는 이어지는 네 말에 다시금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벗으라니... 뭐라 말을 꺼내기도 전에 다시 맞대오는 입술에 말문이 막히고 만다. 얼굴을 바라보지 못하고 이리저리 굴리며 짧게 머뭇거리다 오래도록 잡고 있던 네 옷깃을 놓고는 제 바지 버클을 풀어낸다.)
김 군:(제 말에 얌전히 버클을 풀어내는 모습을 보며 느릿하게 네 귀를 문질거린다. 저때문에 막힌 입으로 무슨 말을 꺼낼 수 있나 싶지만... 가늘게 뜬 눈으로 네 움직임을 바라보더니 고개를 살며시 뒤로 빼었다. 그대로 버클을 푸는 것을 확인하고, 도와줄 생각은 커녕 괴롭힐 요령으로 매만지던 네 귓볼을 아예 제 손바닥으로 눌러 부빈다. 그렇게 가쁘게 쉬던 숨이 점차 차분해지면 허벅지를 쓸던 손을 올려 네 허리춤을 손가락으로 더듬어갔다.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볼 생각인지 고개를 기울이고선 네 행동을 두 눈으로 찬찬히 살핀다.)
천우연:(버클을 푸는 중에도 귀를 문질거리는 탓에 간헐적으로 움찔거리기를 반복했다. 얼굴이 조금 멀어지고 이제 멈추려나 싶었던 손길이 더 대담해지자 놀라듯 몸을 떨고는 반대쪽으로 고개가 슬슬 멀어진다. 자꾸만 건드리고 매만져 처음보다 더욱 예민해진 귀가 만져질때마다 눈에 띄게 반응하게 된다.) 아... ...자, 잠깐만... (몸이 조금씩 움츠러들며 네 팔을 약하게 붙잡는다. 저를 바라보고 있는 시선도 눈치채지 못 한 채 간질거리는 자극에 한껏 인상을 찌푸리며 짧은 소리를 내뱉어 간다.)
김 군:(저가 문지를 때마다 반응해오는 네 모습이 좋아서 멎어가기는 커녕 다른 손으로도 만지고 싶어 몸이 근질거렸다. 고개가 반대쪽으로 멀어지는 의사표현을 해대는데도 모르는척 저도 따라서 손을 움직인다. 그러다 기어코 제 팔이 붙잡혀서야 움직임이 멈췄다. 그럼에도 미안한 기색은 들지 않았다. 움츠러진 채로 인상을 쓴 네가 너무 좋아. 그런 모습을 보이면 더 괴롭히고 싶었고 더 반응했으면 했다. 네가 소리를 낼 수록 저는 더 흥분하는 듯 얼굴에 열이 오른다. 저가 이러는 것은 오로지 너기에 가능한거겠지.) 왜? ...마저 해야지, 우연아... (다정한 목소리로 달래는 척 엄지로 또 한번 네 귓가를 쓸었다. 너에게 멀어졌던 고개를 들어 목덜미에 입술을 대는가 싶으면 가만히 쪽 소리만 내 그대로 네 귓가까지 올라간다.)
천우연:그치만... (자극이 세단 말야. 말을 채 갈무리하기도 전에 다시 귓가를 쓸어만지는 탓에 말끝을 흐리고 만다. 한껏 괴롭히는 손길과 달리 달래듯 다정하게 전해오는 목소리가 정신을 더 아찔하게 만든다. 비겁하게... 그렇게 다정한 목소리로 달래면 반항하기도 어려워지잖아... 차라리 목덜미가 나았을 거라고, 귓가로 올라오는 입술이 느껴져 네 팔을 붙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고 꾹 감은 눈꺼풀이 짧게 떨렸다. 계속해서 괴롭히는 네가 미운데도 꼭 싫지만은 않아서, 모순적인 감각이 온몸을 자극한다.)
김 군:(제 팔을 붙잡은 채 만져주는 대로 받는 것을 가만히 바라보고서는 멋대로 손을 뗐다. 네 귀를 물 생각이었던 입술도 떼어다 고개를 틀어 짧게 볼에 입맞춘 후 멀어진다.) ...너무 느끼는 거 아냐? 손도 멈추어선... 아니면 내가 직접 해줬음 하는 건가. (허리춤을 더듬던 손을 내려 네 바지윗단 사이로 제 엄지를 넣고는 살며시 잡아벌린다. 이어서 저를 붙잡고 있는 팔을 돌려 되려 제쪽에서 잡고는 그대로 네 손이 제 허벅지의 툭 튀어나온 한 곳에 닿도록 옮겨놓고선 널 올려다본다.) 나 기다리고 있는데...
천우연:(낯뜨거운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탓에 적잖게 당혹스러운 목소리를 낸다.) 다, ...다 너 때문이잖아... 그런게 아니라, (변명하려던 입이 아래에서 언뜻 느껴지는 손짓에 멈춰버린다. 다 너 때문인데... 이내 손에 뭔가 닿는게 느껴지고 저를 올려다보는 눈빛에 놀라듯 손을 움찔거렸다. 이전보다 더 얼굴에 확 열이 오르며 입을 우물거리다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잇는다.) ... ...뭐, 뭘 기다리는데?
김 군:(제 탓이란 말에 반박할 말이 생각나질 않아 조용히 입을 다문다. 그래도 네가 그렇게 야한데 어떻게 못 그만 둬... 속으로 몰래 꿍얼거린다. 절반은 네 탓도 있어. 그리 결론짓고서 손을 옮겨 네 손이 제 버클에 가도록 움직였다. 저가 했던 짓을 따라 모르는 척 하는 건가 싶어 조금은 네 기분이 이해가는듯 했다.) 뭐겠어... 내 말도 들어주는 척 하더니, 네 기분만 신경쓰고... (속상하기는 커녕 저도 즐거워했던 주제에 슬픈 낯으로 보며 삐진 것마냥 시선을 옆으로 돌린다. 그러면서 제 손가락을 네 손과 은근히 얽어가며 버클을 푸는 모양새를 짓게했다.) ...나도 기분 좋아지고 싶어.
천우연:그런 적 없어... (삐진 듯 시선을 돌리는 널 바라보며 억울한 마음에 웅얼거린다. 내 기분만 신경쓰긴 내가 언제 그랬다고... 손을 얽으며 버클에 가져다대는 손짓에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말로 하지... 하도 괴롭힘 당한 탓에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 머리로는 네 말을 알아듣기가 버거웠다. 기다리고 있다는게 이런 건 줄 몰랐단 말야. 벌개진 얼굴로 제 바지 버클을 풀 때보다 한참을 더 머뭇거리다 이내 네 쪽의 버클을 풀고는 느리게 지퍼까지 내린다.) ...이러면 돼?
김 군:(위에서 들려오는 네 웅얼거림에 웃음이 나려던 것을 꾹 참는다. 당연히 없었겠지. 내가 너무 굴렸나 싶었을 정도로 머리가 안 돌아가는 널 보자니 정말 그만둬야겠다 생각한다. 지퍼까지 내리고 물어오는 널 다시 고개를 돌려 바라보고는 만족스런 얼굴로 네 눈꺼풀에 짧게 입맞췄다 떨어진다.) 응. 이제 바지도 벗자. (다시금 손을 움직여 네 바지를 내리기 쉽도록 상체를 눌러 제 위로 앉혔다. 숙인 고개 너머로 보이는 시야에 초점을 두고 네가 벗기만을 기다리며 살며시 허리에 손을 얹는다.)
천우연:(눈을 살짝 감았다 뜨고는 바라보다 이어지는 말에 시선을 떨어트렸다. 낯부끄러운 말을 하는 건 넌데, 저가 훨씬 부끄러워하는 상황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어쩌겠는가.) 으응... (네가 보는 앞에서 스스로 바지를 벗으려니 부끄러움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바지춤을 붙잡고는 머뭇거리다 허리에 얹어지는 손에 잔뜩 긴장한 채 그제야 천천히 벗어내려간다. 차마 눈을 뜨고 있기가 부끄러워 꾹 감은 채 쭈뻣거리며 바지를 벗는다.)
김 군:(네가 두 눈을 감고 바지를 벗는 광경을 찬찬히 훑으며 바라봤다. 마음같아서는 전부 벗겨다 네 안에 비비고 싶었으나 그래선 쾌감보단 고통이 더할 것 같아 놀고있던 제 한쪽 팔을 들었다. 그러고선 허벅지부터 뭉근한 손길로 올라가 속옷 위로 엄지를 이용해 원을 그리듯 눌러 네 앞섶에 자극을 준다. 네가 예민해할 만한 부근을 찾아 손가락으로 더듬거리듯 문지르더니 이내 안쪽으로 손을 넣어 네 음경을 그러쥐어 올렸다. 네 반응을 살필 새도 없이 느리게 기둥을 타고 올라가면 허리에 얹었던 손을 가볍게 눌러 저와 얼굴을 가까이 했고, 그대로 네 이마며 볼에 짧게 입을 맞추더니 끝에 입술로 옮겨가 긴 시간을 맞대었다. 네 입술 위로 살며시 혀를 내밀어 핥고는 귀두까지 다다른 제 손바닥을 둥글게 굴려간다.)
천우연:(이미 여러번 자극을 받아 부풀어 올랐던 음경에 손이 닿자 저도 모르게 몸을 움찔거리게 된다. 속옷 위로도 느껴지는 자극이 이내 직접적으로 피부에 닿으면 몸을 떨었다. 목에 힘을 주고 참아봐도 제 입에서 새어나오는 얇은 음성에 붉은 낯이 도저히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얼굴에 입술이 내려 앉을때마다 움찔대며 눈을 꿈뻑이다 이내 입술이 맞닿자 눈을 꾹 감는다. 입술을 맞댄 순간에도 자꾸만 우물거리며 얕은 신음이 흘러나오는 게 민망스러워 견딜 수가 없다. 차라리 진득하게 입을 막아줬으면... 제 입술을 핥아올리는 네 혀를 따라가 끝을 슬며시 핥아올린다.)
김 군:(제게 체중을 기댄 탓에 전신으로 전해오는 감각이 썩 달가웠다. 몸을 움찔거릴 때마다 그곳이 좋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선 누르는 힘을 더욱 가해간다. 부끄럽기라도 한 건지 제 혀끝을 핥아올리는 네 행동에 살며시 실눈을 떠 흐린 시야를 바라본다.) ...소리 내도 돼. 그러니까... (더운 숨이 섞인 목소리를 흘리고, 허리에 얹었던 제 손을 들어 네 입가를 매만진다. 다 널 위해서... 네가 아프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일이니까... 어딘가 홀린 눈으로 가만히 바라보더니 이내 입가를 매만지던 제 손가락을 네 입 안으로 욱여넣었다. 처음에 두 손가락으로 휘젓던 게 부족하다고 판단했는지 세개, 네개로 늘려가며 네 혀와 얽어가면서 반대 손으로 문지르던 음경을 강한 자극을 주기 위해 여유롭던 움직임도 점차 빨라져갔다.)
천우연:(입술이 떨어지고 네 목소리가 귓가에 울리자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입에선 신음이 새어나온다. 네가 제 신음을 듣는다는 것보다 제 입에서 그런 야한 소리가 흘러나온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워 견딜 수가 없었다. 이내 입속으로 들어오는 손가락에 신음이 조금 웅얼대는 소리로 바뀌어간다. 혀를 얽으며 입안을 휘젓는 손가락에 입을 다물지 못해 입가로 침이 질질 흐르는 꼴이었다. 점점 빨라지는 손길에 신음이며 웅얼거리는 소리가 뒤섞여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정신없는 와중 떨리는 손이 무의식에 네 옷자락을 꽉 움켜쥐었다 놓기를 반복한다.)
김 군:(네 터져나오는 신음을 듣고있으면 절로 귓가가 뜨거워진다. 소리를 듣기만 하는데도 심장이 빠르게 뜀박질을 하고 조절하라 말하는 머리완 반대로 손이 멈추질 못했다. 이미 타액으로 범벅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목 끝까지 넣으려던 손이 실수로 네 목젖을 건드리자 그제야 반사적으로 빼들었다. 제 손으로 네 얼굴을 쓰다듬어줄 수 없음에 머뭇거리다가 눈을 감고서 네 얼굴 곳곳에 입술을 맞춰갔다.) 쉬이... 괜찮아, 괜찮아... 이제 괜찮을 거야. 미안해... (다급히 건네면서도 널 안심시키려 다정한 목소리를 냈다. 타액으로 질척이는 제 손을 아래로 뻗으며 널 팔로 감싸 안고는 얼굴에 입을 맞추었다. 네 골반을 조심스레 더듬어가던 손가락이 곧 엉덩이골 사이로 비집고 들어간다. 제대로 적시었으니 괜찮을 거라 생각하며 한번에 세 손가락을 끼워넣고선 얘기도 없이 끝까지 넣었다 빼고는 그대로 들어갔다 나가길 반복한다. 네가 어서 쾌감에 몸을 비틀었으면 하여 입을 맞추던 곳을 옮겨 다소 강한 힘으로 네 귓가를 깨물었다.)
천우연:(손가락이 입안 깊숙히 들어올수록 인상을 쓰며 숨을 헐떡거린다. 이내 목젖을 건드리고 빠지는 손에 헛구역질을 하고는 침이 흘러 엉망이 된 입가를 정리하지도 못 한 채 콜록거렸다. 목젖을 건드린 탓일까 어느새 눈가에 눈물이 내비친다. 미안하다며 다정히 달래는 목소리며 얼굴 곳곳에 맞춰오는 입술에 콜록거림은 멎어들고 조금 진정되나 싶었으나 좁은 구멍을 비집고 들어오는 손가락에 놀라 미간을 찌푸리며 앓는 소리를 내뱉는다. 놀란 것도 놀란 것이겠거니 한 번에 세 손가락을 밀어넣었으니 아픈 것은 당연했다. 귓가를 깨무는 자극이며 희미한 아픔이 섞여 온몸에 힘이 들어가고 신음 소리는 조금씩 커져만 간다. 강한 자극에 크게 움찔거리며 네 어깨를 꽉 눌러 붙잡았다.)
김 군:괜찮아... 괜찮아... (연신 괜찮다는 말만 반복하며 움직이는 제 손의 속도를 올린다. 슬슬 욱신거리다 못해 아파오는 제 아랫도리를 어떻게든 하고싶어 조급해졌다. 동시에 널 달래려니 손이 남아나질 않더라. 아프지 말라고 네 음경을 잡아든 제 손이 박차를 가하듯 움직이고, 귓가를 깨물던 이 사이로 혀를 내밀어 귓가와 귓구멍을 가볍게 핥아낸다. 원래라면 차분히 들어갔을 손가락이 난잡하게 쑤셔대며 전립선을 찾아 손톱으로 후벼파듯이 눌러갔다. 그러면서 네가 먼저 가버리진 않을까 하는 마음에 속도를 높여 흔들던 제 반대 손을 멈춰 끝을 강하게 눌러잡았다.) 이제... 괜찮지, 응? 이제 해도 되는 거지... (입 안에서 넘치는 침을 삼키며 네 허리를 들어세운다. 제대로 풀어진 건 모르겠지만 저가 할 건 다 했다는 듯한 태도로 제 음경을 잡아 세우곤 네 구멍 근처를 비비며 거친 숨을 내쉬었다.)
천우연:(위아래로 자극해오는 탓에 벌써부터 머리가 아찔해져갔다. 네 손가락이 헤집는게 사실은 머릿속이라고 느껴질 정도였으니... 무언가 찾는 듯이 쑤시는 손길에 몸을 비틀며 세게 깨문 입술 사이로 얇은 소리를 흘린다. 난잡히 안을 후벼파는 듯 하던 손끝이 정확하게 전립선을 찾아 누르면 찌릿하게 전신에 퍼지는 자극에 몸을 떨며 신음을 내뱉었다. 제 음경을 흔들던 손이 멈추고 끝을 눌러잡는 힘에 어느 한 곳 재정돈할 정신도 없이 숨만 헐떡거린다. 허리를 들어 세우자 앞으로 쏠리는 체중에 네 어깨 위로 얼굴을 파묻는다.) ...으... 응... 하, 해도 돼... (거친 손길이며 다급한 페이스에 아직 완전히 풀린 것 같지 않았으나 조급하게 물어오는 네 모습에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며 우물거리듯 대답한다. 앞 선 준비가 불친절하기는 했지만 덩달아 조급해지는 마음에 저도 빨리 하고싶어지기는 매한가지였다. 뒤를 비벼오는 움직임에 조금 긴장하며 팔로 지탱한 채 상체를 살짝 일으켜세우며 아래를 바라본다.)
김 군:(불규칙한 호흡을 내쉬며 제 어깨 위로 얼굴을 묻는 조그만 움직임에도 반응할 정도로 예민해진 몸이었다. 그 상태로 가만히 멈춰 서 네 대답만 기다리는 꼴이라니. 한계까지 다다른 머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막 입을 떼는 것을 보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상체를 일으키는 널 한 팔로 붙잡아다 강한 힘으로 내려앉았다. 귀두 끝으로 쭉 훑던 제 음경을 뿌리 끝까지 한번에 박아다 넣고는 숨 돌릴 틈도 없이 다음 허릿짓을 준비하며 꽉 깨문 잇사이로 낮은 신음을 흘렸다. 드디어 맞이하는 쾌감에 오롯이 저만 신경쓰듯 이내 네 허리를 양 팔로 붙잡은 채 다리가 맞부딪히는 소리가 날 정도로 밑에서 쳐올렸다. 손가락으로 쑤셨던 타액이며 제 프리컴 탓에 박아댈 때마다 질척이게 들려오는 적나라한 소리에 더욱 흥분하여 벌개질대로 벌개진 얼굴로 헐떡이는 숨과 낮게 깔린 신음소리를 흘렸다. 고개를 돌려 흐린 시야 사이로 보이는 네 얼굴에 입을 맞추고 싶어도 다물어지지 않는 입에 거친 숨만 내뱉으며 고개를 묻은 채 네게 얼굴을 부빈다.)
천우연:(강한 힘으로 누르는 탓에 힘겹게 들어올린 상체가 다시 앞으로 폭 고꾸라진다. 그렇게 급했던 걸까, 배려라곤 없이 끝까지 박아오는 감각에 짧게 앓는 소리를 내뱉는다.) 아...! 으, 잠..깐만... (아픈 것 같다고 말을 꺼내기도 전에 낮게 신음을 흘리는 목소리와 거칠게 쳐올리는 네 움직임에 말문이 막혀 한마디도 건넬 수가 없었다. 적나라하게 귓가를 울리는 살이 부딪히는 소리며 질척이는 소리가 부끄러웠다. 뜨거울 정도로 달아오른 음경으로 강하게 박아대는 움직임에 헐떡이며 신음을 내뱉는다. 확실히 손가락으로 쑤실 때와는 다른 차원의 자극이었다. 네 허리짓이나 헐떡거리는 숨이며 신음소리가 덩달아 저를 흥분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머리를 울리는 야한 음성이 제 것인지 네 것인지 더이상 분간도 되지 않을 정도였다. 강한 쾌감에 제게 고개를 묻고는 얼굴을 부벼오는 네 움직임에도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신음만 흘릴 뿐이다.)
김 군:(제 귀에 네가 무어라 말하는 것을 들었던 것도 같았으나 그걸 신경쓸 겨를이 당장에는 없었다. 좀 더 깊은 곳까지 박아다 더한 쾌감을 느낄 순 없나 전전긍긍하는 것마냥 붙어있는 몸을 어떻게 할 수 없어 절로 인상을 찌푸렸다. 제 허릿짓에 들썩이는 네 하체를 콱 잡아다 누르며 압박을 가한다. 그러면 자동적으로 네 내벽으로 파고드는 제 음경에 자극을 받고 숨을 삼켰다. 안은 팔에 힘을 가하며 이전 쑤셔댔던 전립선을 비교적 수월하게 찾는가 싶으면 집요하게 그 곳을 향해 박아댔다. 허리를 돌려가며 깊은 곳까지 쑤시자니 여간 불편한 자세가 아닌지라 발 뒤꿈치를 세워가며 떨던 다리가 문득 삐끗하여 붕 떠있던 허리를 순식간에 소파와 맞닿게 했다. 잠시 멈춘 움직임에 남은 숨을 몰아쉬고는 다시금 허리를 들어올리곤 네 목덜미에 진한 입맞춤을 남긴다.)
천우연:(들썩이던 허리가 붙잡히고, 눌러지는 압박에 움직임이 고정되자 안쪽에서 느껴지는 자극이 더 세지는 걸 느낀다. 헐떡거리며 느껴지는 강한 쾌감에 어쩔 줄 몰라 몸을 떨던 와중에 전립선이 쑤셔지자 놀라 숨을 덜컥 들이키며 억누르는가 싶던 신음이 터져나왔다. 계속해서 전해지는 쾌감이며 자극에 정신을 차리지 못 하고 고개를 파묻은 채 신음만 내지르자니 잔뜩 달아올라 벌개진 얼굴에 다시금 입술을 따라 타액이 흐른다. 불규칙적인 호흡에 숨이 막혀와 눈앞까지 아찔해지기 시작할 즈음 삐긋하며 내려앉는 허리에 놀란듯 움찔댔다. 움직임은 멈췄지만 여전히 가시지 않는 자극에 잘게 몸을 떨며 신음 섞인 숨을 헐떡인다. 달아올라 온몸이 예민해진 상태에, 목덜미에 진하게 맞춰오는 입술이 간지럽고 자극적이었다.)
김 군:우연아... (네 목덜미에 입술을 댄 채로 웅얼이는 목소리를 내뱉고는 이내 더 잇지 않고 멈췄던 허릿짓을 느리게 시작했다. 떨리는 다리가 다시 넘어가지 않도록 단단히 지탱하고선 너를 안쪽으로 밀어붙였다. 한 사람이 누워 움직이기도 불편한 소파 위에서 널 붙잡으려니 자연스레 제 몸은 밖으로 밀려났다. 그래도 보다 편해진 자세에 너를 꽉 끌어안은 채로 허릿짓에 박차를 가했다. 그렇게 스팟을 찍어내리며 움직일 수록 올라오는 자극에 간헐적으로 뱉던 신음이 점차 격해져갔다. 제 팔을 당기듯 밀어올리며 억누르려는 것처럼 숙인 고개를 더욱 숙여 들어간다. 입술 사이로 짓눌린 신음을 내뱉고, 양 손으로 네 옷자락이 구겨지도록 잡아올리는 게 꼭 갈 것만 같아서. 허덕이며 쳐올리는 허릿짓이 유난히 더 빨라졌다.)
천우연:(민감해진 안쪽에 네가 조금이라도 움직일 때마다 작게 신음을 내뱉게 된다. 안에서 느껴지는 자극이 세져갈수록 네 신음도 덩달아 격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제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 따라 신음 사이로 나지막이 네 이름을 소곤댄다.) 으응... 아, ..군아, 읏... (이미 아픔은 사라진지 오래고, 참을 수 없이 밀려오는 쾌감에 몸이 뻣뻣하게 굳어가며 꽉 끌어안겨 몸을 꼼짝하지도 못 한 채 손발을 오므린다. 이러다가 숨이 넘어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터져나오는 신음을 도무지 주체할 수가 없다. 워낙 불규칙적인 호흡에 까딱 숨을 잘못 들이켰다간 딸꾹질이라도 나올 것만 같았다. 옷자락이 당겨지는 걸 느끼며 빨라지는 허릿짓에 품 안에서 몸을 비틀며 네 귓가에서 헐떡이는 신음을 내뱉는다.)
김 군:(제 이름이 귀에 들려오자 생각할 시간도 없이 몸이 반응하여 양 팔이 널 깊게 눌러찍었다. 들려오는 온갖 소리며 맞닿아오는 살결과 체온 향기 모든 게 너이기 때문일까,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해 배려라곤 하나도 없이 제 멋대로 허리를 움직였다. 네 숨이 넘어가던 말던 쉬지 않고 들썩이던 몸이 점차 빨라지더니 제 넘치는 자극을 견디려는 듯 네 목덜미에 대었던 제 잇 사이로 송곳니를 세워 강하게 깨물었다. 그대로 숨을 헐떡이며 제 혀가 네 목덜미에 닿았다 떨어지길 반복하다 이내 진하게 빨아올리곤 흐르는 침을 삼키는 것도 잊은 채 곧바로 네 입술을 맞대었다. 꽉 끌어안고 있던 한쪽 팔을 들어다 네 뒷덜미를 감싸쥐고서 신음을 내지르던 입 안으로 제 혀를 들이밀어 치열부터 시작해 이곳 저곳을 휘저으며 핥아간다.) 응, 우연아... 여기... 응, 우으응... (흐르는 타액은 안중에도 없는지 줄줄 흘려가며 말하는 목소리와 숨이 섞여 제대로 입을 맞추는 지도 모호했다. 그럼에도 움직이는 허릿짓은 멎어들 기미도 보이지 않고 발끝을 떨어가며 세차게 움직여 물 튀기는 소리마저 갈수록 커져갔다.)
천우연:(배려없는 거친 움직임에 인상을 찌푸리며 정말 숨이 넘어갈 듯 신음하다 목덜미를 깨물리자 앓는 소리를 내뱉는다. 분명 아프긴했으나 몸이 달아올라서일까, 고통 사이로 느껴지는 희미한 쾌감이 낯설었다. 온몸이 예민해서 건드리는 곳마다 자극적이지 않은 부위가 없었고 피부가 쓸릴때마다 전해져오는 쾌감은 더해져만 간다. 입술을 맞대오는데도 가만히 입맞추지 못하고 우물거리며 찰나라도 입이 막히면 비음으로까지 신음이 새어나왔다. 계속되는 허릿짓에 끊이지 않는 제 목소리 탓에 네가 뭐라고 말하는지조차 알아듣지 못 하는 상태였다. 꽤 시간이 흐를동안 계속 이어지던 강한 자극에 이내 갈 것 같은지 네 어깨를 꽉 움켜쥔다. 뒤로 느껴지는 쾌감만으로도 충분해서 앞을 건들지 않았음에도 그대로 사정하고 말았다. 사정한 후 꼿꼿했던 몸에 힘이빠져 네가 움직이는대로 들썩이는 몸을 스스로 겨누기가 어려웠다. 저가 갔다고 해서 네 허릿짓이 멈춘 것은 아니었으니 입에선 계속해서 야한 음성만 흘러나온다.)
김 군:(한창 네 몸을 매만지며 허릿짓을 해대고 있노라면 순간적으로 느껴오는 조임에 확 인상을 찌푸렸다. 제 어깨를 움켜쥐고 떠는 게 눈에 들어오자 네가 갔구나, 생각만 할 뿐 그렇다고 멈출 이유를 찾지는 못했다. 제 음경을 조여오는 압박에 놀라 잠깐 멈추었던 움직임을 다시금 속도를 높여갔다. 힘이 다 빠진 몸이 쓰러지지 않게 단단히 잡아둔 채로 몇 번의 허릿짓을 하면, 그제야 저도 발끝에서부터 올라오는 아찔한 감각을 맞았다. 머리에서 스파크가 이는 듯한 느낌에 두 눈을 꾹 감고 목구멍 깊은 곳에서 긁는 듯한 소리를 냈다. 그대로 몇 초간 숨을 고르는가 싶으면 네 안에 사정을 한 뒤에도 부족한지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얼굴로 두어번을 더 내리 찍어올리더니, 자세를 바꿔 제 아래로 널 눕혔다.) ...아직, 조금만 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여전히 딱딱하게 발기해 있는 제 음경이 네 안에서 간헐적으로 움찔거렸다. 발갛게 상기되어 땀이며 타액으로 엉망진창이 된 얼굴을 네게 들이밀어다 귓가에 입술을 맞춰가며 재촉하듯 묻는다.) 응..? 우연아아...
천우연:(이어지는 움직임에 힘빠진 몸을 움찔거리며 신음하다 긁는 듯한 네 목소리며 울컥 안쪽에서 느껴지는 감각에 네가 안에다 사정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내 두어번 더 움직일 때마다 안쪽에서 느껴지는 질척함이 머릿속을 어지럽힌다. 아직 아래를 빼지 않은 상태로 자세를 바꾸는 탓에 아직 예민한 안쪽이 자극받으며 저도 모르게 작게 신음을 흘렸다.) 으으응... 후으, 아직이야...? 더...? (분명 갔을텐데... 여전히 딱딱하게 부푼 채 움찔거리는 음경에 얼핏 스치는 당황스러움을 애써 감췄다. 재촉하며 물어오는 목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히고 열이 조금 식어가나 싶었던 낯이 다시금 뜨거워진다. 부끄러움이 먼저 앞서긴 했으나 분명 좋았다. 그만큼 네가 내게 욕정하고 있다는 거니까. 귓가를 간지럽히는 입술에 어깨를 움츠리며 벌개진 얼굴로 애써 머리를 굴리며 고민하다 머뭇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조금만...
김 군:(고민하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이내 끄덕여오는 널 양 팔로 감싸안고는 제 볼을 비비적 거린 뒤에 떨어진다.) 응... 조금만... (잔뜩 붉은 얼굴이 어딘가 기쁜듯이 보였다. 그도 그럴것이 거절하면 어쩌나 불안해하고 있었으니. 조금만 이라는 말을 지키려는지 처음부터 양 팔로 네 허리께를 꽉 붙들고 제 허리를 천천히 움직였다. 다 토해내지도 않은 묽은 액이 저가 움직일 때마다 울컥이며 나와대는 걸 보면 등줄기를 타고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기분 좋아? 응..? 우연아... 여기가 좋아..? (저가 박을 때마다 움찔거리던 곳을 더듬어가며 이곳저곳을 찔러갔다. 금방 가고난 직후라 그런지 여운은 남아있지만 조금은 진정된 머리가 널 신경쓸 수 있게 된 건가 싶다. 그럼에도 제 멋대로 휘저어 느끼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아 어서 빨리 기분이 좋아졌음 하는 눈치로 네 반응을 살살 살피었다.)
천우연:(좋은걸까? 기뻐보이는 얼굴에 가슴 한 켠이 간질거린다. 내가 널 어떻게 거절할 수가 있겠어... 자세가 바뀐 탓인가, 좀 전과는 조금 다르게 느껴지는 감각에 몸을 떨었다. 확실히 처음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움직일 때마다 질척이는 소리가 진득해져만 가는게, 전의 붙어있던 자세와는 달리 이번엔 네가 저를 훤히 내려다볼 수 있다는 게 부끄러웠다.) ...아, 으응... 응, ..좋아... 힉, (이곳저곳을 찔러대는 자극에 다시 온몸에 힘이 들어간다. 꽉 붙든 허리가 뻣뻣해지며 몸을 비틀며 입안을 맴돌듯 웅얼거리는 신음을 내뱉는다.)
김 군:(네가 소리를 낼 때마다 그곳에 집요히 머물렀다. 여긴가? 싶은 곳을 눌러가며 몸을 비트는 널 보는 것도 썩 나쁘지 않더라. 가까이서 보는 것보다 이 자세로 내려다보는 것도... 널 더 자세히 볼 수 있고...) ...하, 그렇게까지 소리 낼 정도로 좋아..? 정말... ...너도 참 야하다... (흥분에 들떠 슬며시 입꼬리를 올려 웃고는 집요히 문지르던 곳을 예고도 없이 콱 내리찍었다. 순간 느껴오는 강한 자극에 작게 앓는 소리를 내었고, 더 움직이지 못하도록 제 한쪽 팔로 네 어깨를 잡아다 고정시켰다. 단번에 뿌리까지 박아놓더니 그대로 천천히 움직이던 허리가 점차 속도를 높여갔다.)
천우연:(유독 예민하게 반응하는 곳을 집요하게 찌르는 움직임이 자꾸만 몸을 비틀며 신음을 흘리게 만들었다. 등줄기가 오싹거리며 쾌감이 온몸을 잠식한다. 정신이 없는 와중 들려오는 네 목소리에 수긍을 하던 부정을 하던, 뭐든 대답하고 싶었으나 갑자기 세게 내리찍는 탓에 숨을 들이키듯 놀란 신음을 뱉는다. 제법 놀라 들썩이던 몸이 어깨를 붙잡는 힘에 고정되며 허리를 움찔거렸다. 조금씩 격해지는 움직임에 덩달아 신음까지 커지기 시작하고 이내 못 참겠는지 쥐었다 폈다 하던 손을 뒤집어 손톱을 세우며 소파를 긁는다.)
김 군:(결국 이전과 같은 움직임으로 박아대는 탓에 소파의 삐걱이는 소리가 선명히 들려오는 듯했다. 제 허릿짓에 맞춰 들려오는 소리들이 더욱 흥분을 고조시킨다. 덩달아 네 어깨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가고, 아파할 지도 모른단 생각은 이미 저만치 날아가고 없었다.) 조금만... 조금만 더, 우연아... 아, 좋아... 응... (아, 그래. 여기. 네 안 깊숙한 곳까지 찔러넣으면 극도의 쾌감을 얻는다. 이러다 녹아내리는 게 아닐까 싶을 만큼 열이 오르는 몸에 다른 잡생각을 할 여유조차 가지지 못하겠다. 커져가는 네 신음소리를 들으면 들을수록 다른 소리들은 원체 들리지 않는 것만 같았다.)
천우연:으응, ..헉, 윽... 잠깐... (이미 한바탕 지친 몸이 자극을 받자 처음보다 손쉽게 달아오르는 것 같았다. 얼마되지 않아 신음 사이로 숨을 헐떡이며 네 소매를 붙잡는다. 거친 허릿짓을 받아내기가 힘들긴 했으나 확실하게 기분은 좋아서 멈추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았다. 인상을 쓰며 소매를 붙잡은 탓에 혹시나 네가 멈추기라도 할까봐 손끝을 꿈질거리며 옷 너머로 네 팔을 쓸어간다.) 흣, 아.. 군아아... ... (흔들리는 시야에 머리가 어지러워 눈을 꾹 눌러감고는 지쳐 늘어지는 발음으로 네 이름을 부른다. 좋아서 미칠 것 같다는 게 꼭 이럴 때 쓰는 말일까, 정말 미칠 것 같았다. 사정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아니 그렇기 때문일까, 벌써부터 찌릿하게 자극이 전해져 오는 것 같다.)
김 군:(제 팔을 쓸어내리는 손길에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가만히 흔들리는 시야 사이로 네 모습을 바라본다. 저리 기분 좋다는 듯이 울어대며 받는 모습을 보면 멈출 마음이 송두리째 뽑혀나가는 것만 같았다.) ...여기, 우연아... 여기 봐. 내쪽... 그렇지... (온갖 소리에 묻혀 들리지 않을 법도 할 작은 목소리로 널 부르며 상체를 숙인다. 제 거친 허릿짓에 제대로 말도 못 꺼낼 널 가지고 대답을 바란 건 아닌지라, 어깨를 붙잡았던 손을 옮겨 네 고개를 잡아 제게 돌렸다. 그대로 네 입술을 맞대고선 새어나오는 신음 사이로 혀를 비집어 넣은 채 입 안을 굴려갔다. 동시에 점차 박차를 가해가는 움직임에 네 허리가 휘도록 박아올리며 손끝을 떨었다. 인상을 쓰고 맞춘 입 사이로 흘러나오는 호흡이 갈수록 급박해져갔다.)
천우연:(온갖 적나라한 소리들에 묻혀 네가 뭐라고 말을 건네는지 도저히 알아들을 상황도, 정신도 못 되었다. 아득한 시야에도 상체가 가까워지는 게 느껴져 고개를 돌리려다 붙잡는 손에 힘없이 이끌린다. 이내 팔을 들어올려 네 목에 두르고는 신음 섞인 뜨거운 숨을 내뱉는다. 계속해서 터져나오는 신음 탓에 가만히 입맞추기가 어려워 혀가 입안을 훑는 중에도 입술 틈이며 비음으로 소리를 흘렸다. 곧 몸이 잘게 떨리다 고개를 젖혀들곤 신음을 내지르며 다시 한 번 사정하고 만다. 두 번의 사정으로 더러워진 옷을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네 목덜미에 얼굴을 묻으며 이어 신음한다.)
김 군:(목에 팔이 둘러지는 것을 느끼고는 숙였던 상체를 더욱 숙여 가슴이 맞닿게 하였다. 입을 맞추는 와중에도 내뱉는 네 신음에 저 또한 핥는 게 어려워 평소보다 어설픈 움직임을 보였다.) 잠, 깐... 천우연, 입 좀... (닫으라고 말하려던 목소리가 절정에 치닫는 네 몸에 헉 하고 들어간다. 그 탓에 짧은 신음을 내지르더니 이내 강한 자극을 견디지 못하고 같이 온 몸을 떨었다. 이미 사정을 한 곳에 다시금 욱여넣자니 넘치다 못해 흐르는 감각이 제게도 전해질 정도였다. 그대로 참았던 숨을 토해내듯 몰아쉬며 네 몸에 체중을 기대눕는다. 허덕이는 숨을 뱉으며 네 허벅지를 매만지는가 하면, 어느새 조심스레 눈치를 살피듯 허리만 움직여 네 안을 비비적거린다.)
천우연:(움직임이 멎어들자 움찔거리며 소파에 머리를 기대곤 숨을 몰아쉰다. 안 쪽에 가득하게 느껴지는 묽은 액이 틈을 비집고 밖으로 새어나오는게 느껴졌다. 두 번이나 하고나니 지칠대로 지친 몸이 네 아래에서 늘어지고 목에 둘렀던 팔에도 힘이 빠져 맥없이 걸쳐지는 꼴이었다. 허벅지를 매만지는 손길에 조금씩 진정하며 헐떡이던 숨이 점차 진정되어갈 때 쯤 허리를 움직이며 안을 비비는 감각에 우물거리는 신음을 흘리며 목에 얼굴을 묻는다.) 으, 응... 그만...
김 군:...그만? (어딘가 아쉬운 듯한 톤으로 재차 묻는다. 진짜 그만하자는 건가? 제 목에 맥없이 걸친 팔을 잡아다 제게 단단히 고정시키곤 다정히 네 볼에 입술을 맞춰갔다.) 조금만, 더 하면 안돼? (허벅지를 살살 쓰다듬으며 어떻게든 각을; 재보려는듯 네 눈치를 살폈다. 제 음경을 제쪽에서 뺄 생각은 추호도 없는지 슬쩍씩 움직이기만 할 뿐, 별 다른 행동도 없이 네 볼이며 귓가에 입술을 떨어뜨려갔다.) 으응..~? 우연아... (아직 돌아오지 않은 정신머리 덕분에 답지않게 아양도 떨어보는듯)
천우연:여기서 더...? 너 진짜... (어떻게 저렇게 체력이 좋지... 두 번으로 녹초가 된 몸으로서는 도무지 페이스를 따라갈 수가 없었다. 좋기는 한데 어쩌지... 늘어진 채 입맞춤을 받으며 또 받아줘야 하는건지, 슬슬 멈춰야할지 깊게 고민했다.) 이제 힘 없는데... (여전히 슬쩍 움직여대는 감각이며 귓가까지 입을 맞추는 탓에 조금 움츠러들며 눈을 굴린다. 어떡할까 한참을 고민하던 중 웬일로 아양이라도 떠는듯이 살살 밀어붙여오는 탓에 마지못해 웅얼거렸다. 이런 널 어떻게 거절해, 그렇게 아양떠는 건 반칙이지...) 너, ..너 진짜 체력 좋다... 그럼 이번이 마지막이야...
김 군:(네 대답에 반색하는듯 하더니 곧 마지막이란 말에 뚱한 표정을 짓는다.) 기껏 해주는 거 조금만 더 해주지... 아니면 나중에 또 하고싶어서 그래..? (전혀 납득못한 얼굴로 보더니 이내 기대었던 체중을 살며시 들어다 허리만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대로 제 고개를 네 어깨에 묻은 채 목덜미에 입술을 내밀고 쪽쪽~이며 부비었다.) 언제할까... 이 상태로 밖에 나가긴 곤란하니까 씻어야할텐데... 같이 욕실에 들어갈래? 아니면 이 다음에 한번 더 할까... ...으응... (저 혼자서 열심히 상상나래를 펼치고선 허리를 흔들며 얕은 신음을 내뱉는다.)
천우연:우, 으응... 나중에 또 하면 되잖아... (대답을 뭉뚱그리듯 중얼거리고선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는 허릿짓에 반응하며 웅얼댄다.) 나중에... 응... 몰, 라.. 마음대로 해... (점점 올라오는 자극에 대답하기 힘들다는 듯 마음대로 하라는 말을 끝으로 따라 신음만을 내뱉는다. 안이며 밖이며 더이상 예민해지지 않은 곳을 찾는게 어려울 정도로 달아올라 손쉽게 흥분하고 만다. 조금 가빠지는 호흡으로 움직임에 따라 신음을 흘렸다.)
김 군:나중에 또 하고싶을 만큼 좋아..? 그래서 그만하자고 한 거야..? (입을 우물거리며 굳이 힘들어하는 널 가지고 질문을 해대었다. 힘이 없다면서 저가 허리를 놀리면 바로 반응해오는 주제에... 그런 네가 사랑스러워 입술을 부비던 네 목덜미를 슬쩍 혀로 핥아올리곤 고개를 들었다.) ...그정도로 나랑 하는 게 좋다면... 이번엔 네가 움직여봐, 자. (예민한 네 허리에 손을 올린 직후 곧바로 들어올려서 제 한쪽 무릎에 앉히는 모양새를 지었다. 그 상태로 움직이던 것도 멈춘 채 네 반응만 기다렸다.)
천우연:아... 으응... 응... (대답인지 신음인지 모를 소리를 내뱉으며 몸을 움찔댄다. 고개를 들어올리는 네 행동에 슬며시 눈을 뜨고는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바라보다 이어지는 말에 시선이 흔들리며 얼굴이 더욱 발개져갔다.) ...내가 움직이라고?... (확 밀려오는 민망함에 손등으로 하관을 꾹 눌러 가리곤 그걸로도 모자란지 남은 팔로 눈까지 덮어 가려버린다. 진짜 힘 없는데... 손을 꼼지락대며 머뭇거리다 그대로 허리를 꿈질대며 느릿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힘 빠진 몸을 제대로 겨누기가 어려워 피스톤질 한다기 보다는 느리게 비비는 꼴에 가까웠다. 움직일때마다 자극이 전해지는 듯 움찔거리며 신음한다.)
김 군:(가만히 머뭇거리는 널 바라보고 있자니 안 하는건가 싶어 실망하려던 기분이 느리게 비벼오는 움직임에 퍼뜩 정신을 잡는다. 다만 그게... 저가 받아들이기엔 미미한 자극에 기분이 좋으면서도 오묘한 느낌을 받았다.) ...조금, 조금 더 움직여봐. 더... (어떻게든, 말이야. 네 허리에 얹은 손을 이리 돌리고 저리 돌려가며 전전긍긍한 모습을 보이더니 문득 네 아래에 있는 제 무릎을 슬쩍씩 들썩이며 네 허릿짓을 부추겼다. 물론 저도 기분 좋고... 움찔거리는 네 몸을 안고 있으면 좋은 것 같아보이긴 하지만... 그치만...)
천우연:(재촉하듯 손을 돌리고 무릎을 들썩이는 움직임에 애써 허리를 움직이며 좀 더 흔들어갔다. 앞선 네 움직임에 비하면 확실히 턱없이 부족하긴 했으나 이 상태로는 이게 최선이었다. 이대로 허리만 움직이는 건 도저히 힘들어서 너도, 어쩌면 저도 성에 차지 않을 정도였다. 차라리 앉아서 움직이는 게 나을거라 판단되어 상체를 일으키려 했으나 힘 빠진 몸으로 혼자 일어나기는 힘이 부쳤기에 네게 얼른 도움을 청했다.) 읏, 아... 나 일으켜줘... 빨리...
김 군:...혼자 일어서는 것도 못 하겠어? (못마땅한 시선으로 내려다보더니 이내 네 허리를 받친 뒤 한쪽 팔을 쭉 잡아당겨 제게 앉힌다. 제 힘으로 일어서는 것도 못할 만큼 힘이 없는거면 차라리 거절을 하지... 그러면 들어줄 마음이 어느정도 있진 않았을까. 확신을 내놓지 못하는 머리를 뱅글뱅글 돌리며 네 등을 가볍게 토닥인다.) 힘들면 무리하지 말고. (물론 그리 쉽게 놔줄 생각은 아니었지만! 말로만은 뭔들 못해주겠나. 어찌됐든 잠깐의 텀으로 진정이 된 호흡과 정신이었다. 가만히 제 위에 앉은 널 올려다보더니 장난스레 옷 안으로 손을 넣어 네 몸 안을 서슴없이 더듬어댔다.)
천우연:힘들다고 했잖아... (상체가 일으켜지고 등을 토닥이는 손길에 네게 살짝 몸을 기대며 숨을 고른다. 힘들면 무리하지 말라니, 무리하게 만든게 누군데... 옷 안을 더듬는 손이 간지러워 몸을 움찔대며 어깨에 슬쩍 손을 얹고는 허리를 흔들기 시작한다. 확실히 아까보다는 빠르고 부드러운 움직임이었다. 신음을 뱉으며 살살 허리를 흔들다가 이내 살짝 들어올렸다가 앉으며 튕기는 반동으로 움직인다. 몸무게 탓일까 깊숙히 들어오는 느낌에 움직이면서도 잘게 몸을 떨었다.)
김 군:(네 허리께며 등줄기를 타고 올라가던 손짓이 허리를 흔드는 움직임에 멈춰 손끝을 떨었다. 이전 저가 난폭히 휘두르던 것과는 달리 적은 움직임에도 상당히 자극적임에 새어나오려는 신음을 입술을 깨물어 막는다.) 아, 윽... ...응... 좀 더... (네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으려 옷 안에 넣었던 손을 뒤로 빼 들고는 소파 난간에 걸쳐 기댄다. 그러고선 제 어깨에 손을 얹은 네게 기대듯 고개를 기울인 채 저도 모르게 허리를 비틀었다. 몇 번을 해도 적응되지 않는 감각에 몸을 떨며 무의식에 제 무릎을 들썩인다.)
천우연:(새어나오는 신음을 애써 참는 듯한 네 소리에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걱정되던 마음이 사라지는 듯 했다. 제게 고개를 기대오는 네 움직임에 상체가 뒤로 살짝 젖혀지며 네 머리카락에 신음이 새어나오는 입을 살짝 가져다댄다. 입을 맞춘다기에는 어딘가 어정쩡했고 힘이 빠져 점점 내려가는 고개를 받치는 것에 가까웠다. 짧게 들려오는 좀 더 움직이라는 말에 허리를 좀 더 흔들어보지만 역시 부족한 힘이었다. 허리를 비틀며 무릎을 들썩이는 행동에 조금씩 도움을 받으며 반동을 이용해 애써 허리를 더 튕겨본다.)
김 군:(체중이 가해오는 느낌에 고개를 들어올리면 제게 기대오는 듯한 네 행동에 힘이 많이 부치는 구나 싶었다. 순간 괜한 부탁에 네가 무리하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을 해봤지만 순간은 순간일 뿐, 금방 사그라들고 잠깐이나마 뒤로 향해있던 제 팔을 들어 네 허리에 둘러안았다. 그대로 네 몸을 제게 밀착시키고선 무릎을 들썩이던 것을 멈추고 아예 제쪽에서 네 허리를 들었다 놓는다. 저를 위해 애써 움직여주는 것은 고마웠으나 그와는 별개로 한참은 부족한 자극에 널 붙든 채 허리를 돌렸다. 그렇게 몇 번의 반복된 움직임 후에서야 느껴지는 아찔한 감각에 참고있던 신음을 내뱉었다.) ...으으응, 응... 미안... 우연아, 조금만 움직일게... (저가 말하는 조금만 이라는 건 대체 어느정도를 말하는 걸까..? 널 안심시키려 뱉는 말이었지만 막상 하는 행동을 보면 그런 건 눈곱만큼도 없어보일 만큼 제게 꽉 매달게 한 채로 몸을 움직였다.)
천우연:(허리를 안으며 밀착해오는 힘에 네게 빈틈없이 기대 붙고는 불편해진 팔을 네 목에 둘러안는다. 확실히 혼자 움직이던 때와는 달리 네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자극이 더 세져간다. 조금이라고 해 놓고 지킨 적 없으면서... 위아래로 들썩이는 몸에 쾌감이 번지기 시작하고 입을 꾹 다문채 참아보던 신음이 다시금 터져나온다. 힘든 몸은 뒷전이고 따라 허리를 흔들게 되는 걸 보면 반박할 여지도 없이 저도 좋긴 했던 모양이겠지. 입안에서 구르는 듯한 신음을 뱉으며 네 목을 더 세게 끌어안는다.)
김 군:(목에 팔이 둘러지자 한결 나아진 움직임이 속도를 높여갔다. 제 박자에 따라 허리를 흔드는데 힘들진 않을까, 저가 움직이라 해놓고 이제와 말을 바꾸는 거에 화가 나진 않았을까 생각을 하면서도 널 안은 제 몸은 조금의 멈출 기미도 보이지 않고 허리를 움직였다. 물밀듯 터져나올 것 같은 신음을 참으려 네게 고개를 묻은 채 억눌린 호흡을 간헐적으로 뱉어냈다. 방금 전의 말도 잊고 격해져가는 허릿짓과 저절로 네게 기대가는 체중에 점점 자극이 더해져만 간다. 소파에 누워있던 제 한쪽 다리마저 밀어가며 네 허리가 휘도록 밀어붙이고 있노라면, 문득 몸을 크게 웅크리며 떨어댔다. 모든 움직임을 멈춘 채로 널 안은 팔이며 어깨가 심히 떨리더니 몇 초 후에야 크게 숨을 토해내는 소리와 함께 굳어있던 몸이 풀어진다. 그대로 몽롱한 눈을 두어번 정도 깜빡이고선 늘어지듯 네게 기대어 안았다. 고롱고롱~)
천우연:(벌써 세 번째인데... 지치지도 않는지 속도를 높여가는 네 움직임을 힘겹게 맞춰가며 속으로 몰래 기함한다. 지칠대로 지쳐 터져나오는 신음을 참을 겨를도 없이 내뱉으며 점점 제 쪽으로 기대오는 몸에 밀려 뒤로 넘어가기라도 할까 목에 둘러 겹쳐진 제 팔을 꼭 붙잡았다. 네가 웅크리며 몸을 떨자 동시에 저도 짧게 몸을 떨고는 헐떡이는 숨을 애써 갈무리하며 제 팔이며 네 목덜미 쪽으로 고개를 푹 숙여 묻는다. 이미 두 번이나 빼낸 뒤라 앞쪽에선 전과 비교해서 훨씬 묽은 액만 흘러내리고 있었다. 거친 숨이 조금 진정되기 시작하자 드디어 머리가 차분해지기 시작하는 기분이다. 늘어지듯 기대오는 너를 더 꼭 감싸안으며 고개를 묻은 채 손끝에 닿는 네 어깨를 살살 만져갔다.)
김 군:(어깨에 닿는 간질거림에 애써 고개를 들어다 감은 눈으로 네 목덜미에 입을 맞추었다. 힘없이 맞춘 입이 벌어지며 나온 혀가 한 곳을 지그시 누르고 있다가 떨어진다.) 으응... 우연아... (잠꼬대라도 하듯 뭉개진 발음으로 말하며 네 몸을 더듬었다. 지치지도 않는지 제 손을 꼬물거리며 몸 곳곳을 매만지더니 이내 네 몸을 들어 제 음경을 빼내었다. 채 끊이지 않고 흐르던 진득한 액들이 울컥이며 흘러내리는 것을 가만히 내려다보고선 다시금 네 몸을 꼭 끌어안았다.) 하아... 더 해도 좋을텐데... (혼잣말 아닌 혼잣말로 중얼거린 뒤 긴 한숨을 내뱉던 입이 네 볼에 입을 맞추며 닫히었다. 쪽쪽쪽 애정어린 입맞춤을 여기저기 뿌려갔다.)
천우연:(느리게 숨을 고르다 목덜미에 닿는 감촉에 놀라 어깨를 조금 움츠린다. 아직 채 가시지 않은 여운에 예민해져 있는 몸이 곳곳을 더듬거릴 때마다 움찔댔다. 그렇게 힘 없이 앉아있기를 잠시 뒤 제 몸을 들어올려 아래를 빼내는 행동에 작게 숨을 들이키며 네 어깨를 꼭 붙잡는다. 굳이 보지 않아도 느껴지는 안을 빠져나가 울컥 흘러내리는 감각에 몸을 떨었다.) 더는 힘들어... (혼잣말처럼 중얼대는 말을 듣고는 무의식 중에 대답한다. 그도 그럴게 정말 더 했다간 실신이라도 하는거 아닌지 제 몸이 의심됐으니까... 그렇게까지 체력이 나쁜 편이라곤 생각해 본 적 없었는데, 체력을 길러야 하는 건가 하는 실없는 생각을 하며 지친 듯 가만히 여기저기 입맞춤을 받는다.)
김 군:응... 알고 있어. (네가 힘없이 몸을 움직이던 것을 떠올리며 아쉬운듯 말꼬리를 늘렸다. 내가 참아야하는 거겠지;.. 땀이며 타액으로 축축히 젖은 몸을 꼭 끌어안고 있자면 문득 고개를 돌려 욕실이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어떤 상황에서든 깔끔떠는 성격은 변하지 않은건지 어딘가 불편한 얼굴로 쭉 시선을 고정했다.) ... .......조금만 이러고 있자. (또 또 그놈의 조금만! 고민하는가 싶더니 돌렸던 고개를 소파에 기대 숙이면서 널 안은 제 몸도 같이 쓰러지듯이 기대었다. 이번엔 정말 조금만.. 있을 거니까... 그래... 남몰래 속으로 다짐한 뒤에 네 이마에 길게 입을 맞춘다.)
천우연:(문득 고개를 돌려 어딘가를 바라보더니 같이 쓰러져 기대는 네 행동에 의문을 품으며 바라본다. 또 조금만... 이제 더이상 조금만이라는 말에 믿음이 가지 않기는 했지만 굳이 입밖으로 꺼내진 않는다... 여전히 널 꼭 안은 팔에 힘을 풀지 않고 바라보다 이마에 닿는 입술에 살짝 눈을 감았다 뜬다. ..이런 애정 어린 입맞춤이 좋아. 조금만 더 해줬으면 좋겠다. 고민하듯 잠시 바라보더니 네 뺨이며 입가에 두어번 입을 맞췄다.)
김 군:(제게 입맞춰가는 널 놀란 눈으로 끔뻑거리더니 기분이 좋았던건지 다시금 양 볼에 옅은 홍조가 일었다.) ...왜 이렇게 잘해줘? 더 놓기 싫게... (아까전 네 행동을 곱씹듯이 가만히 아래만 쳐다보는 얼굴이 어딘가 씁쓸해보이는 것도 같았다. 이내 네게 보이지 않으려 꼬옥 안은 품 안에 고개를 묻고는 약하게 부볐다.) 매번 그랬지, 너는...
천우연:잘해주면 안돼? (묘한 소리를 하는 너를 빤히 바라보다 태연하게 되묻는다. 왜 잘 해주냐니, 진짜 몰라서 묻나... 의아한 듯 바라보다 이내 품에 고개를 묻는 행동에 눈을 한 번 굴리고는 살짝 감는다. 고개를 부빌 때마다 닿는 머리카락이 간지러웠다.) 무슨 소릴 하는 건지 모르겠네...
김 군:...아니. ...해줘... (제 고개를 더욱 숙여가며 네 품 안으로 들어가려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어깨를 웅크린 채 네 몸을 끌어당겨 안는다.) 그렇게, 키스해주고... 안아주고..., 사랑해줘. 내가 잘한 짓을 하면, 쓰다듬어주면서 잘했다고... 칭찬해줘.
천우연:(품에 더 파고드려는 행동에 따라 더 꼭 안아주며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어딘가 찝찝한 어리광이었지만 아는게 없으니 별 수 있나, 가만히 네 어리광을 들어주기만 할 뿐이다.) ...응. 사랑해, 김군.
김 군:(머리를 쓰다듬어주는 네 손길을 얌전히 받으며 눈을 끔뻑인다. 시간이 이대로 멈춘다면... 라는, 생각도 못하는 입장에서 그저 네 쓰다듬을 받는다는 것을 좋다고만 받아들여도 되는걸까. 방금 전까지 하지 못했던 온갖 생각들이 지금에서야 터져나오는 것 같았다.) ...응. (답지않게 말문이 막혀 고개를 끄덕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렇게 한참을 쥐죽은 듯 입을 다물고 있더니) ...저기. 이제, 그. ...혼자 움직일 수 있을까.
천우연:(이제 혼자 움직일 수 있냐니... 그렇게 거칠게 굴려놓고 제 입에서 나올 소리인가. 걱정하는 건지 뭔지 모를 물음에 속으로 헛웃음을 흘렸다. 완전히 회복되려면 멀긴 했으나 이 정도면 뭐... 걸을 수는 있겠지... 한참 혼자 속으로 생각하다 조용히 대답한다.) 음... 아마도...
김 군:(가만히 앉아 네 대답을 들은 후에도 입을 다문 채 있다가 이내 개미만한 목소리로 말을 잇는다.) ...그럼... 혼자, 씻을 수도 있어? 도움 같은 건... 없어도 괜찮지. (부끄러워서인 건지 죄책감에서 나온건지 모를 우물쭈물한 태도에 어쩐지 심장소리가 콩콩 커진듯한...)
천우연:(별 생각 없이 대답했는데 설마 그 질문이 저 말의 연장선이었나... 갑자기 머리가 복잡해지는 기분이다. 이내 데굴데굴 눈을 굴리며 고민하다 손을 꼼질대며 대답한다.) 아..니, 아직 그건 좀... 힘들겠는데... (슬금 네 눈치를 살핀다. 힘이 다 빠진 건 사실임에도 거짓말을 하고있는 것 마냥 심장이 뛰고 긴장되는 것 같았다.)
김 군:(널 안았던 팔이며 기대던 고개를 살며시 빼 들고는 차마 마주하기는 어려웠는지 시선을 아래로 향했다. 허리에 둘렀던 손은 네 양 팔을 잡고서 느릿하게 매만졌다.) ...내가 도와줘야 할... 것 같아? 아니면, ...나중에 씻어도 되는데, 그런데. 여, 여기 욕조 보니까 우리 둘이 들어가도 남을 것... 같았거든. ...아마... (벼별거 아닌거가지고 왜이렇게 말을 더듬어 김군 정신차려 머리 데굴데굴)
천우연:으응... 혼자는 힘들 것 같..으니까, 도와줘. (눈을 마주치지 않는 너를 빤히 바라보다 갑자기 확 부끄러워져 눈을 이리저리 굴린다.) 욕조 큰가보네, 어... 뭐... 다행이네... (뭐래냐... 뭐가 다행인데... 적잖게 당황해서는 우물쭈물거리며...)
김 군:(네 말을 듣고 머릿속에 다행이네만 맴돈다... 괜한 말을 꺼낸건가 싶어 속으로 정신차리란 세뇌만 백번도 넘게 했을 거다.) 응... 그래. 다행이네... (어딘가 실망스러움이 뚝뚝 묻어난 목소리였다. 물론 자신에게 실망한 거였지만... 절반은 제 말 뜻을 이해 못해주는 네가 괜시리 미운 마음도 있었다. 비죽 튀어나온 입술에 금세 뚱해진 목소리가 나온다.) ...난 여기 정리부터 할테니까 가서 물 좀 받아줘... 혼자 움직일 수는 있다며.
천우연:(뭐야... 왜 실망한 목소리인데... 입술 비죽 내민 채 말하는게 딱 봐도 뭐가 마음에 안 든다는 것 같은데.) 알았어... (슬금 눈치를 보며 대답하고는 느릿하게 몸을 일으켜 세운다.) 그으럼... 먼저 가 있을테니까, 얼른 와.
김 군:...알았어. (일어서는 널 쳐다보지도 않고 입만 우물거리더니 저 혼자 홱 뒤를 돌아 애먼 자리만 제 소매로 박박박 닦아낸다. 천우연 이 눈치 없는... 바보, 멍청이...!!)
천우연:(마음에 안 들면 말을 하던가... 꼭 저렇게 꿍하게 군다니까... 욕실로 슬슬 기어들어가 욕조에 따뜻한 물을 틀어놓고는 그 앞에 대충 쪼그려 있는다. 아래는 찝찝하지, 허리도 좀 아픈 것 같고... 속으로 꿍얼대며 욕조에 물이 차는 것도 기다리고 너도 기다린다...)
여차저차 물도 다 받고 김군도 왔습니다.
김 군:(쪼그려 앉은 널 가만히 내려다보더니 이내 정수리를 콕 찌른다.) 안에 들어가있지 않고 뭐해.
천우연:물 다 차면 들어가려고 했지... (고개를 비스듬히 들어 바라보다 꼼질대며 여태 걸치고 있는 상의를 벗어 욕실 구석에 던져두고는 슬금 욕조 안으로 기어들어간다.) ..얼른 들어와.
김 군:잠깐만. (기어들어가려는 네 뒷목 콱 잡아다 끌고는 제 한쪽 손에 샤워기를 들었다.) 그 상태로 들어가면 물이 더러워질 거 아냐. 안에 든 건 뺐어? (따땃한 물 틀고서 냅다 뿌려버린다. 깔끔떠는 성격 어디 안 가는데~)
천우연:(냅다 뿌리는 물 속수무책으로 맞으며) 뭐 새로 받든가 그럼... (꿍얼꿍얼~ 이렇게 굴면 괜히 같이 씻는다고 했나 싶어질 정도인데... 하여간에 깔끔떠는 성격 못 알아줘서 안달이네...) 알았어, 알았어...
김 군:(꿍얼이는 얼굴 다물라고 물 맞히고는 그대로 머리부터 주르륵 흘러내리게 팔을 위로 향했다.) 뭐가 알았어야. 땀도 흘리고 내... 내, 아무튼, 저기, 이거. 네가 들어. (막무가내로 네 손에 샤워기 쥐어주고선 세수부터 시켜야하나 머리부터 감겨야하나 아님 양치를... 내가 그런 것도 해줘도 되는 건가. 빤히 바라보더니 일단 비누며 샴푸통 등등... 눈 앞에 세워준다..)
천우연:알겠다니까~ (머리부터 흘러내려서 입으로 들어오는 물 푸푸 뱉어내며 샤워기 꼭 쥐고 서있는다. 눈 앞에 비누며 샴푸통 등등을 세워주는 것을 빤히 바라보며 어쩌라고 표정 짓는데...)
김 군:(고... 고르라고. 왜이렇게 눈치가 없어. 진짜 천우연 너 계속 그렇게 굴 거냐고. 확 인상을 쓴 얼굴로 째려본다. 아까보다 심해보이는듯)
김 군:응. (그럼 뭐라고 생각했던 거지? 말로 해주지 않으면 하나도 모를 사람은 아닌데, 이게... 내 잘못인가 싶지만 뚱한 얼굴은 변하지 않는다.)
천우연:얼굴 좀 피지? 뭐가 그렇게 불만인데. (미간 콕콕 누르고는 바라본다.) 머리부터 감을래.
김 군:...됐어. 심술 부리는 중이니까. (미간 콕콕 누르는대로 더 찌푸려졌다가 머리부터 감는단 말에 샴푸통 들어다 네 앞에 가져다댄다.) 자.
천우연:(이건 또 뭐... 얼결에 샴푸통 받아들며...) 왜 날 줘? 알아서 씻어?
김 군:(샴푸통만 들어주면 되는지 일일이 감겨줘야하는지 고민되서 일단 냅다 쥐어준 거긴 한데... 입 밖으로 내뱉기엔 곤란하여 가만히 서서 있길 몇 초...) ... ...들, 고 있으라고. ...자. (네 손에 있는 샴푸통 몇 번 짜내다 곧바로 머리에 박박박 문댄다. 부끄러움에 다급한 손길되며)
천우연:(왤케 급해... 감겨주는 손길에 일단 고개를 숙이긴 했는데 어째 좀 다급한 것 같은데.) 좀 살살 하면 안될까... (샴푸통 계속 들고 있어야 하나? 별로 필요성 못 느껴서 내려놓는다...)
김 군:(살살하란 말에 주춤이다가 곧 느릿하게 쓸어주는데...) ...이제 괜찮아? (뿍뿍뿍 긁다가 뿔만들고 떨어져준다..)
김 군:봐, 지금도 움직이고 있잖아. (덤덤한 어조로 잇는 목소리완 달리 속내는 반응 보는 재미가 있다며 반대로 내빼는 네 얼굴을 바로 돌린다.) 거품이 남아있으면 안 되니까 그래. 잘 좀 참아봐. (명백히 고의로 문질거리는 중이다..)
천우연:이건 네가...! (억울하다는 듯 뭐라 변명하려던 목소리가 문질거리는 감각에 다시 들어가버린다.) 아니, 어..떻게 참으라고... 으... (어깨를 움츠리며 움찔대다 네 팔을 옆으로 밀어낸다.) 그만...
김 군:(밀어내는 대로 순순히 밀어져지고는 가만 바라보다 대충 손으로 머리 탈탈 털어준다.) 됐어. 몸도 내가 씻겨줘? (샴푸통 구석으로 슥 밀어두고는 바디워시 척 들어다 꺼내며)
천우연:(손이 떨어지자 제 귀 만지작대며 째려보는데...) ...됐어, 내가 해! (바디워시 탁! 낚아채고는 타올에 신경질적으로 펌핑한다...)
김 군:(낚아채는 널 어이없는 눈으로 보다가 이내 네 앞으로 팔을 쭉 내민다.) 그럼 이번엔 네가 날 씻겨줘. 같이 써도 괜찮잖아.
천우연:(제 앞으로 쭉 뻗어진 팔 멀뚱 바라보다 이어지는 말에 괜히 민망해서 인상 찌푸리며 우물거린다. 고민하는 듯 잠시 정적이 흐르고 이내 머뭇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 ...알았어. (어떻게 해야하나 잠시 방황하다 내민 팔 붙잡아다 타올 벅벅 문질러 거품내며...)
김 군:(거품나는 제 팔을 가만히 내려보더니 문득 장난끼가 돌아 티나지 않게 몸을 움츠렸다. 네가 문지르는 곳을 골라잡아다가 마치 간지러운 것마냥 인상을 쓴 채로 손가락을 접어쥔다.) 아, 잠깐만... 살살해.
천우연:(살살하라는 목소리에 조금 움찔하며 눈치보듯 손에 힘을 빼고 문지른다..) 뭐야, 별로 세게 하지도 않았는데... 아파?
김 군:아니, 그게 아니라... (눈치를 밥말아 먹었나 아님 내가 연기를 너무 못하는 건가 싶었다. 혹은 네 성격이 너무 착해빠진 걸지도 모르지. 아무튼 아직 포기하기엔 이르다고, 힘을 빼고 문지르는 네 손길에도 부끄러운 양 제 입가를 손등으로 가린다.) 그게... ...간지럽다고...
천우연:(슬금 눈치를 살피다가 부끄럽기라도 한 듯이 행동하는 모습에 당황한 기색이 스친다. 문득 귓가가 뜨거워지는 것 같기도 하고... 뭐야, 뭔데? ..뭐야??) ...간지럽다고? (빤히 바라보다 눈 데굴... 데굴 굴리며...) 그럼 어떻게 하란건데...
김 군:(사선으로 내린 시선을 힐끔힐끔 돌려가다가 제 팔을 문지르려 잡은 네 손을 조심스레 붙잡는다.) 어떻게 하라니... 정말 몰라서 물어? (잔뜩 부끄러운 척 우물거리며 말하더니 네게 가까이 오란 듯이 살짝 팔을 당겼다.) ...그야 하나밖에 없잖아...
천우연:몰라서 묻지 그럼... (손이 붙잡히자 놀란 눈으로 힐끗 바라보다 팔이 당겨지자 한두걸음 가까이 다가간다.) ... ...뭔데?
김 군:(다가오는 네게 고개를 숙여 얼굴을 가까이 하고선 조심스레 허리를 감싸온다.) 뭐냐면... (점차 가까운 얼굴을 더욱 숙여가며 눈을 감아가려는 찰나..... 확! 하고 널 안았던 제 팔을 당겨 껴안고는 낮은 웃음소리를 흘린다.) 장난이야.
천우연:(허리에 손이 닿자 긴장한 듯 짧게 몸을 떨었다. 얼굴이 가까워지자 눈을 꾹 감았다가 갑자기 당겨져 껴안아지자 숨을 들이키며 놀란 소리를 냈다가 얼빠진 얼굴로 잠시 멍을 때린다. ...장난이라고? 낮은 웃음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리고는 귓가가 발갛게 달아오른채로 인상을 쓰며 타올을 쥔 손으로 가슴팍을 아프지 않게 팍 친다.) 장난치니까 재밌어??
김 군:왜 그래, 장난이라니까. (제 가슴팍을 치는 널 더욱 끌어안으며 못 떨어지도록 강하게 껴안았다.) 해줄줄 알았어? 미안해. 지금이라도 해줄까. (장난스런 목소리로 말하고선 고개만 돌려 네 볼에 소리나도록 입맞추었다. 거품이 묻은 제 몸을 느릿하게 맞댄 채로 문질거리곤 등도 삭삭 쓰다듬어준다 삭삭.)
천우연:(강하게 끌어안는 힘에 저항하지 못 하고 껴안긴 채 나 삐졌어요~하는 티만 팍팍 낸다.) 하긴 뭘 해..! (뺨에 입을 맞추자 고개를 팩 돌리곤 거품이 줄줄 흐를 정도로 타올을 꾹 쥐는데... 그렇게 삐질 일이냐고 물어보면 할 말이 없기는 했다. 그도 그럴게 네게 정말 화가 난 게 아니라 제 반응이 창피해서 괜히 심술을 부리는 것 뿐이었으니까.)
김 군:(단단히 삐졌나보군... 고개를 돌리는 널 귀엽단 눈으로 바라보더니 한쪽 팔을 돌려 네 볼을 콕 찌른다.) 키스하고 싶어하는줄 알았는데... 아니었나봐. (볼을 찌른 손으로 약하게 쭉 당겨보더니 애 달래는 것마냥 으구구 거린다.) 화 풀어. 얼른 씻고 들어가야지, 응? 물 다 식겠다.
천우연:누가 키스하고 싶어 했다고... (억울한듯 웅얼대다가 볼을 당기는 손길에 뚱한 얼굴로 힐끔 바라보고는 한숨을 폭 내쉰다.) ...화 안 났어. 빨리 씻을래. (네 가슴팍에 타올 문질문질하며)
김 군:(빨리 씻겠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몸을 멀리했다.) 그래. 그럼 마저 해줘. (멀리했다고는 하나 상체만 뒤로 뺐을 뿐 팔은 그대로라 상당히..불편할지도 모르지만 그러려니)
천우연:(의식 안 하려고 움직이는 제 손만 바라보며 얼른 문질거린다. 후딱 앞 쪽을 닦고는 배를 꾹 찌르며) 등 닦게 뒤 좀 돌아봐.
김 군:(배는 왜 찌른담. 바삐 움직이는 네 손을 따라 눈을 데굴데굴 굴리다가 배에 머문 채 가만히 바라보더니 이내 네 말을 듣고 슬금 뒤를 돈다.) 천천히 해도 되는데.
천우연:(천천히 해도 된다는 말에 쫒기듯 움직이던 손을 멈칫하곤 속도를 늦추며 등을 문질러 닦는다.) 그..냥 좀 부끄러워서... (문질문질...)
김 군:왜, 네 몸도 아니면서. (문질문질... 받으면서 조용히 서있는다.. 제 손에 모아진 거품 들어다가 몰래 토끼거품 만들어봄 맨질맨질)
천우연:...내 몸 아니니까 그렇지. (한참 문질거리다 다 닦았는지 손을 떨어트리며...) 그... 밑은... 네가 해.
김 군:(네 말에 이걸 놀릴까 말까 잠깐 생각해봤다가 아까 한번 놀린걸로 족하자는 결론을 내린다. 두 번은 안 봐주려나...) ...그래. 너도 얼른 씻어. (네 어깨 위에 토끼였던 거품 문질문질 해준다.)
천우연:(고개 끄덕이고 타올 넘겨주고는 두리번거리다 다른 타올 줏어다 얼른 거품내서 제 몸에도 타올 문지르며 구석구석 닦는다... 아무래도 빨리 욕조에 들어가고 싶은 듯 다소 급한 손길이다! )
김 군:(엄청 급한가보네... 가만 보다가 자기도 꼼질꼼질 닦고는 대충 물로 씻어내고 먼저 욕조 들어가있어버린다 빠름빠름 스피디~~ 어느새 욕조에 앉아 난간에 턱괴고 있다네요.)
천우연:(빠르네... 뒤따라 얼른 물로 씻어내고 욕조 안으로 슬금 들어가 네 맞은 편의 남는 공간에 무릎을 안으며 쪼그려 앉았다. 이리저리 눈을 굴리다 욕조 난간에 기댄 너를 빤히 바라본다. )
김 군:(시선이 느껴지는 걸 애써 무시하며 네게 옆모습만 보이다 따뜻한 물 온도에 노곤한지 느리게 눈을 감는다.) ...예전엔 이런 일상이 그저 답답하다고만 느껴졌었는데. ...이제는 이런 하루가 더 없을까 불안하기만 해.
천우연:(눈을 꿈뻑이며 바라보다 제 팔에 얼굴을 기대며 눈을 감는 네 모습을 가만히 지켜본다.) 답답했어? ...왜 더 없을까봐 걱정해?
김 군:나는 내가 해야 할 일들을 처리하느라 바빴잖아. 주변을 둘러볼 여유도 없었지만, 애초에 그럴 필요성을 느낀 적이 없었어. (눈을 감은 채 손을 더듬거려가며 네 손을 찾아 쥔다.) 이렇게 너한테 닿는 것조차...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 적이 더 많았을 거야. (제 엄지로 네 손등을 느리게 쓸더니 이내 손가락을 얽어간다.) ...너를 더 일찍 알걸 그랬어.
천우연:지금은 안 그렇지? (손가락을 얽어 잡아오는 손을 꼭 맞잡는다.) 난 늦게라도 너랑 이럴 수 있어서 좋은데. 넌 날 더 일찍 못 알았던 게 후회돼?
김 군:...응. (손을 맞잡아오는 느낌에 고개를 돌려 가만히 네 손을 내려다본다.) 아마도... 어쩌면. 지금의 시간이 예전보다 턱없이 부족하다고 느껴. 하지만... (다음 말을 잇기가 곤란한지 잠시 뜸을 들이며 머뭇거린다.) ...하지만, 차라리 처음부터 만나지 말았으면 한다고 바라는 것보다... 일찍 더, 너를 사랑했어야 했다고... 그렇게 느껴...
천우연:물론... 부족하긴 하지. (빤히 바라보다 꼼질대며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간다.) 당연하지. ...처음부터 만나지 말았으면 했다고 바랐으면 화냈을거야.
김 군:정말 그렇게 생각해? (제게 가까이 다가오는 널 눈만 굴려 바라보더니 이내 다시 떨구어버린다.) 화내지 마. 그만큼 네가 나에게 중요한 존재였다는 거잖아. ...널 사랑한다는 것 만큼은 진심이야. ...진심이야.
천우연:응, 정말 그렇게 생각해. (손끝으로 네 손등을 매만지며) 화 안 났어. 내가 너한테 중요한 존재라는 건 기쁘지만... 그래도 그렇게 생각했으면 화났을 거라는 거지. ...진심이라는 거 믿을게. 나도 너 사랑해.
김 군:...그건, 나한테 하는 말이야... 아니면... (확신이 없는지 갈수록 목소리 끝이 떨리며 흐려진다.) ...미안. 네 앞에만 서면 항상 작아지는 것만 같아. 굳이 지금이 아니어도, 난... 생각이 너무 많아. (자신감 없는 눈빛이 제 손등을 매만지는 네 손끝을 바라보며 미세하게 흔들리다가 곧 질끈 감았다.) 갑자기 이러면 안 되는데...
천우연:왜 미안해 해. 미안해 할 일도 아닌데... 왜 그래? (유독 자신감 없어 보이는 모습에 걱정스런 얼굴로 바라본다.) 혹시 내가 모르는 거 있어?
김 군:(네 물음에 고개를 가로젓고는 제 불안한 얼굴이 보이지 않도록 숙인 고개를 돌려 네게 멀리했다.) 미안해. ...미안해. 이렇게 말하지 않으면 내가 못 견딜 것 같아서 그래. ...받아주지만 마.
천우연:뭘 못 견딘다는 건데... (계속 미안하다고 하는 네 목소리에 어쩐지 속이 불편해지는 기분이었다.) ...왜 받아주지 말라는 거야. 받아주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어?
김 군:이유는... 일단, 나가서 얘기할까. ...여기서 이런 대화를 이어갈 수는 없잖아, 안 그래? (부러 분위기를 살려보고자 맞잡았던 손을 떼어 네 양 볼을 죽 잡아늘린다.) 붕어처럼 생겨놓고선...
천우연:뭐... 알았어. (뚱한 얼굴로 바라보다 붕어처럼 생겼다는 말에 볼 잡아늘려진 채로 째려본다.) 붕어같다고 했어 지금?
김 군:내가 무슨 욕이라도 한줄 알겠네. (붕어라고 놀려서 화났어요 으구구~ 라는... 눈으로 볼따구 죽죽 늘린다.)
김 군:싫다고하면 어쩌려고 그런 말을 해. 좋아하는 것과 만지는 건 별개야. (꿋꿋이 고집을 꺾을 생각은 않고 대충 물만 뿌린 뒤 수건으로 제 몸을 툭툭 닦아낸다.)
천우연:진짜 싫어? 그냥 해 본 소리였는데. (네 행동을 똑같이 따라하며 이 쪽도 물러날 기색 없이 따라붙는다.) 좋아하는게 아니면 왜 자꾸 만져?
김 군:싫다고 한 적 없어. (집요히 따라붙는 네 모습에 머뭇거리다 확 문을 열고 나가버린다. 널 등진 채 문 앞에 미리 놓아두었던 옷을 대충 들어다 아래부터 차근히 입기 시작했다.) ...넌 ...내가 만지는 거 좋아하잖아. (막뱉고보며)
천우연:무슨 소리래... 만져주는걸 좋아하니까 만진다는게 말이 안 되지 않나. (흘겨보다 집히는 대로 주섬주섬 옷 줏어입으며...)
김 군:그건... 네가 좋아하는 걸 해주고 싶어서 그렇지. 얼마 없잖아. 이런 둘 밖에 없는 이상한 공간마저 부족하다 생각될 정도로. (마지막 단추까지 잠궈맞추고는 그 옆의 침대로 쓰러지듯 돌아눕는다.) ...시간말이야.
천우연:말은 잘 하네... (주섬주섬 옷 다 챙겨입고 따라 쫄래쫄래 침대로 다가가 풀썩 걸터앉는다.) 음... 시간이야 늘 부족한 느낌이긴 하지.
김 군:나는 그 남아있는 시간마저 사라질까봐 두려워. 네가 날... ...날, 사랑한다면 말이야. (제 옆에 걸터얹은 네 옷자락을 가벼이 쥐고서 내려다본다.) 그리고 나도 널 사랑한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잘못을 한 것 같아.
천우연:(옷자락을 잡는 손을 바라보다 시선을 맞추며) 사랑하는게 왜 잘못인 것 같은데? 계속 모르는 말들만 해... 욕실에서 하던 얘기는? 나가서 얘기해준다고 했잖아.
김 군:외로울테니까. (시선을 맞춰오는 널 잠시간 바라보다 이내 고개를 돌리며 눈을 내리깔았다.) ...네가 알려준 거야. 외로움이나, 두려움같은... 사랑을 하면 누구나 이런 감정을 갖는 걸까? 사실 나는 잘못된 방식을 하는 게 아닐까. (옷자락을 쥔 손에 힘을 주고선 느릿하게 손가락을 움직여 네 팔을 붙잡는다.) ...그래서 미안하다는 거였어.
천우연:내가 알려줬다고? ...왜 외로울 거라고 생각해? 그럴 일 없게 만들면 되잖아. 사랑하면 다 그럴 걸. 없으면 외롭고, 사라질까 두렵고... 잘못된 방식 아니니까 걱정마.
김 군:나는... 그런 걸 말한 게 아니야... 그런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고! (누워있던 몸을 들어다 반대 팔로 지탱하고 앉았다. 널 붙잡은 손에 힘을 주어 붙잡고는 고개를 푹 숙인다. 어깨 끝이 잘게 떨려오며 목소리가 불안에 흔들렸다.) 그런 게 아냐, 난... 나는 이미 외로울 거야. 두렵고, 무서워서... 이게 잘못된 게 아니면 뭐지..? 사랑이란 원래 다 이렇게 이기적이게 되는 건가? 봐, 난 지금도 널 가지고 화풀이나 하고 있잖아...
천우연:그럼 뭐가 어떤 문제인데. (떨리는 어깨를 살짝 붙잡으며 바라본다.) 글쎄... 원래 그런거 아닌가... 그걸 절제하고 못하고의 차이겠지... 뭐에 그렇게 화가 났길래 화풀이 하는 건데?
김 군:...모르겠어. 애초에 보통의 사랑방식 같은 건 배워본 적도 없단 말이야. (제 어깨를 붙잡는 네 손길에 제 팔을 느리게 떼고는 숙인 고개 사이로 눈을 감고 울음을 참으려는듯 입술을 꽉 깨물었다.) 괜찮다가도 어느순간, 감정이 복받쳐서 아무것도... 아무것도 생각 못하게 돼. 행복하다고 생각하면, 그게, 난... ...윽, 아... (짧은 숨을 토해내곤 다시 인상을 쓴 얼굴로 입술을 깨물었다.) ...매번, 이상하게 굴어서 미안해.
천우연:(울고있지 않는데도 어쩐지 울고있다고 느껴져서 저도 모르게 고개 숙인 네 머리를 살짝 끌어안았다.) 행복하다고 생각하면 왜? 왜... 뭐가 미안해, 왜 그러는데. 뭘 어떻게 해야하는 거야.
김 군:(저를 끌어안는 네게 고개를 기울여 기댄다. 그 작은 행동에도 서러움이 밀려오는 것 같아 제 아래 시트를 구겨지도록 말아쥐었다.) 이대로... ...있어줘. 그거면 돼. 그러면 나 혼자 진정해볼테니까... 그러고 나면... 별을 보러 가자.
천우연:...알았어. 이대로 있을게. (어깨를 살살 토닥여주며 네 뒷머리를 살짝 매만진다. 뭐가 그렇게 서러운 건지 저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진정되면 말해.
김 군:...응. (제 어깨를 토닥이며 뒷머리를 매만지는 손길이 좋아 한참을 그대로 있었다. 시간이 지나며 슬슬 진정이 되감에도 네게 안긴 채 가만히 있기를 몇 분이 흘렀을까 못내 아쉬운 표정으로 고개를 든다.) ...미안해.
천우연:(고개를 드는 것을 가만히 바라보다 뒷머리를 매만지던 손을 앞으로 옮겨 뺨을 가볍게 쓸었다.) 천하의 김군이 미안하단 말을 엄청 하네.
김 군:(네 손이 제 뺨에 닿자 고개를 기울여 기대고선 살며시 눈을 감고 부빈다.) ...나를 대체 뭐로 보는 건데, 이 바보야...
천우연:뭐... 미안해하는 모습이 생소해보이는 도련님 정도? (제 딴엔 기분이라도 풀어주려고 농담이나 툭 던져본거였다. 제 손에 뺨을 부비는 모습을 바라보며 엄지로 뺨을 쓸어만진다.)
김 군:도련님... (뭐 틀린 말도 아닌데... 농담이라도 던져본 것 같다만 굳이 그러지 않아도 네 앞에서 계속 침울해있을 순 없지 않은가. 뺨을 쓸어주는 네 손길을 받으며 살풋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뭐야, 그게...
천우연:근데 좀 맞는 말이었다, 그치? (드디어 네가 웃어보이자 저도 따라 작게 웃는다. 농담 같지도 않은 농담이 먹힌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기분은 좀 나아진 것 같으니 조금 안심했다.) 별 보러 가자.
김 군:맞기는, 엉망진창이구만. (장난스레 말하고는 고개를 숙여 네 손에 한번 기댔다가 떨어지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래. 먼저 올라가 있어, 난 망원경부터 챙기고 갈테니까.
천우연:맞는데 뭘? (고개를 끄덕이곤 따라 자리에서 일어난다.) 알았어, 그럼 먼저 가 있을테니까 얼른 가지고 와.
당신이 먼저 바깥으로 나오면 눈은 여전히 퍼붓고 있습니다.
이런 날씨에 별을 제대로 관측할 수 있을까 싶지만, 이상하리만치 하늘이 맑습니다.
오로라가 걷힌 남색의 밤하늘에 한가득 수놓아진 별과 은하수에 큰 감동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가슴께가 간질거리고, 뺨에 스치는 차가운 눈송이 온도가 나쁘지 않습니다.
김 군:이리 와, 천우연.
어느새 밖으로 나온 김군이 적당한 곳에 망원경을 설치하면 별자리를 관측할 수 있습니다.
당신이 망원경에 눈을 대고 별자리를 찾아 헤매다 보면, 귓가에서 김군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김 군:지금은 은하수가 북쪽에서 남쪽으로 가로질러 지나가는 계절이야. 은하수 부근에 있는 게 거문고자리고, 거기에서 가장 빛나는 별은 직녀성.
그 건너편에 있는 게 견우성이야.
행운 판정.
천우연:
행운
기준치:
65/32/13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은하수의 가장 밝은 곳에서 궁수자리의 '남두육성'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서쪽으로 떨어지는 것은 전갈자리입니다.
아이디어 판정.
천우연:
지능
기준치:
50/25/10
굴림:
70
판정결과:
실패
아닛? 그냥 그런가봅니다.
그렇게 별자리를 관측하고 있으면...
어느 순간 시선이 느껴집니다.
사랑해 마지않는 김군의, 애정이 가득담긴 익숙한 시선.
그 일방적인 눈길에 김군을 향해 고개를 돌리면 김군은 깜짝 놀라 노골적으로 시선을 돌립니다.
문득 당신은 김군과 어제부터 제대로 눈을 마주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떠올립니다.
천우연:(의아한 얼굴로 계속 빤히 바라보며) 왜 피해? 너 나랑 계속 눈 안 마주치는 거 되게 잘 느껴지는데.
김 군:누가 피해? 잠시 딴 곳을 보고 있던 것 뿐이야. (그러면서도 빤히 바라보는 네 시선을 피해 슬금슬금 고개를 돌린다.)
천우연:(저렇게 눈에 다 보이는 거짓말을 한다고. 화가 난 건 아니지만 계속 신경쓰여서 그냥 둘 수가 있어야지, 슬금 몰아가본다.) 맞는 것 같은데? 아니면 지금 내 눈 바라봐 보든가.
김 군:...꼭 ...확인을 해봐야 해? (인상을 쓴 얼굴이 한참을 머뭇거리다 이내 마지못해 시선을 돌려 네 눈을 마주본다.)
심리학 판정.
천우연:
심리학
기준치:
45/22/9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시선이 옅게 흔들리는 것도 같습니다.
당신을 바라보는 눈길에 묻어나는 것은 분명 선명한 애정이었지만...
그와 동시에 묻어나는 것은 초조함, 내지는 불안함. 그리고...
...당신은 읽어낼 수 있었습니다.
눈동자 한구석에 묻어나 있는 죄책감이었습니다.
천우연:(마주보는 네 눈을 들여다보며 의아함에 미간을 찌푸린다.) ...왜 날 그런 눈으로 봐? 내가 모르는 거 있지, 응? 너 나한테 숨기는 거 없어?
김 군:네가 보라고 했으면서... (미간을 찌푸리는 네 얼굴을 보고서 다시금 고개를 숙인다.) ...없어. 있었으면 진작에 알려줬겠지.
천우연:뭘 숨기길래 눈을 안 마주치나 해서 보라고 했던거지... 또 고개 숙이네. ... ...진짜 없어? 그럼 네 눈빛은 어떻게 설명할건데?
김 군:내 눈빛이 어땠는데? 그런 건 상관 없잖아. 그냥... 별을 보러 나왔으면 그것만 보면 되는 거 아니야?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두고 내 눈을 봐서 어쩌겠다는 거야.
천우연:상관이 없기는, 네가 이상하게 구니까 자꾸 신경쓰여서 그런거지... 풍경도 별도 예쁘긴한데 네가 신경쓰인다고. 왜 그런지 이유를 알아야 이해를 해주든 어쩌든 할테니까...
김 군:이상하게 군 적 없어. 그러니까, 나는... (네 물음들에 곤란한지 머뭇거리며 시선을 피하고 있으면, 돌연 입을 틀어막고 심하게 기침을 해댄다. 콜록이며 몸을 뒤로 휘청였다.) 미안해, 별 거 아냐. 바람이 차서...
천우연:뭘 안 그랬다고 그래. (불만스러운 얼굴로 빤히 바라보다 갑자기 콜록대며 휘청이는 모습에 놀라 팔을 붙잡으며 부축했다. 얼굴에는 어느새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휘청거리까지 하는데 별 거 아니라고? ...너 어디 아파?
김 군:(저를 부축하는 널 더듬어가며 손을 찾아 잡았다. 마치 얼음장같이 차가운 손이 너와 닿으니 추위가 조금은 사그라드는 기분이었다.) 아니야. 정말 별 거 아니니까... 이제 안으로 들어갈까? 별은 다 봤지. 망원경은 놓고 가도 괜찮아...
천우연:손도 엄청 차가운데 뭐가 별 거 아니라는 거야... (손을 잡아오는 네 차가운 손을 따라 맞잡고는 집 쪽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얼른 들어가자.
김 군:...응. (걸음을 옮기는 널 따라 쫄래쫄래 집 안으로 들어서면 언제 아팠냐는 듯이 멀쩡한 얼굴로 쪼르르 침대로 가 눕는다. 뒹구르르) 너도 여기 와서 누워.
천우연:(집에 들어오자마자 멀쩡해지는 모습에 어안이 벙벙해 멍하니 바라본다.) ...뭐야? 왜 갑자기 멀쩡해? (말은 그렇게 하면서 슬금 침대로 기어올라가며)
김 군:내가 별 거 아니라고 했잖아. ...아냐, 생각해보니 조금 안 좋은 거 같기도 하고... (침대로 기어올라오는 널 꼭 안아 부비고는 손가락으로 제 볼을 콕콕 가르켰다.) 여기 뽀뽀해주면 다 나을 거 같은데.
천우연:괜찮다는거야, 아니라는거야?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흘리며 빤히 바라보다 손끝으로 가르키는 곳에 한 번 짧게 입을 맞춘다.) 됐어?
김 군:으응... 반대쪽에도... (고개를 돌리고는 여기여기 거린다. 여기 콕콕) 이제 막 괜찮아지려고 하는 것도 같고...
김 군:(느릿하게 쓰다듬던 손길이 점차 느려지더니 곧 네 이마에 제 입을 맞추고는 떨어진다.) ...안녕, 내일 다시 만나자.
당신은 김군의 목소리를 들으면 그 즉시 이상하리만치 빠르게 잠의 수렁에 빠져듭니다.
왠지 모를 기시감과 함께 당신은 마주 인사를 건네기도 전에 정신을 잃습니다.
...
...
당신은 익숙한 추위와 함께 잠에서 깨어납니다.
당신의 옆의 김군은 전날보다 더 안색이 창백해 보입니다.
식은땀에 흥건히 젖어있고, 형편없이 쉬어버린 낮게 잠긴 목소리로 기침을 흘립니다.
천우연:김군... 군아, 괜찮아? (창백한 얼굴을 살짝 쓸어만지며 걱정이 가득한 목소리로 널 불러 깨운다.)
김 군:(얕은 잠에 빠져있던 건지 저를 부르는 소리가 들리자 작은 기침소리와 함께 느리게 눈을 부볐다.) 응..? 응... 괜찮아... 일찍 일어났네...
천우연:응, 좀 추워서... (빤히 바라보며 뺨이며 이마를 연신 짚어본다.) 진짜 괜찮아? 너 갈수록 안색이 안 좋아.
김 군:(제 뺨이며 이마에 닿는 네 손길이 좋은지 눈을 감고서 긴 한숨을 내쉬었다.) 왜, 또 뽀뽀해주고 싶어서 그래..? 자. (식은땀에 젖은 제 얼굴은 무시한 채로 뻔뻔하게 고개를 돌려 보인다.)
천우연:무슨 소리야 진짜. 난 진짜 걱정하고 있는데... (뻔뻔하게 고개를 돌리는 네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며 뚱한 표정을 짓는다.) 농담 하는거 보니 괜찮나보네.
김 군:안 해주는 거야? 서운한데... (뚱한 표정을 짓는 널 곁눈질로 보고선 다시금 고개를 바로한다.) 그럼, 멀쩡하지. 걱정해주는 거라면 고마운데... 저기, 걱정하는 김에 거실에 난로만 때고 와줄래? 한숨 푹 자면 나아질 것 같아.
천우연:밤에 안잤어? ...알았어. 한숨 자면 괜찮아지는거지? (몸을 일으키며 빤히 바라보다 고개를 숙여 뺨에 짧게 입맞추고는 얼른 방 밖으로 나가버린다.)
김군의 부탁을 받은 당신은 벽난로에 불을 때기 위하여 거실로 이동합니다.
창고로 들어서려던 당신은 발걸음을 우뚝 멈추고 맙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밤사이 얼마나 많은 양의 눈이 쏟아져 내린 걸까요?
쌓이고 쌓인 방대한 양의 눈으로 인해 테라스 바깥의 절반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대로라면 정말... 아예 눈 속에 파묻혀버릴지도 모릅니다.
일말의 불안감이 엄습하지만 일단은 몸이 좋지 않은 김군을 위해 난로에 불을 때야 하겠죠.
천우연:(얼른... 창고에서 장작 가지고 나와선 난로에다 집어넣고 불을 피운다.)
당신이 난로에 불을 때고 돌아가면 김군이 당신에게 손을 뻗습니다.
김 군:...이리 와. 나랑 같이 있어줘.
천우연:...응. (제게로 뻗은 손을 살짝 붙잡으며 다시 침대 위로 올라간다.)
김 군:(침대 위로 올라오는 널 안아들고는 어깨에 제 고개를 묻는다.) 갔다오는데 춥지는 않았어? 자는데도 추웠으면 내가 미리 피워두는 거였는데...
천우연:응, 괜찮았어. (어깨에 고개를 묻는 네 뒷머리를 살짝 쓰다듬는다.) 지금이라도 피웠으니 됐지 뭐... 넌 안 추워?
김 군:나는 안 추워. 이렇게 안고 있으면... (쓰다듬는 네 손길을 받으며 안은 팔에 더욱 힘 주어 안는다.) ...기분 좋아. 따뜻하고... 부드럽고... 으으응, 조금만 더 쓰다듬어줘...
천우연:(어리광이라도 부리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하며 계속 부드럽게 쓰다듬어준다.) 기분 좋아?
김 군:(네 물음에 조용히 고개만 끄덕였다. 안은 팔에서 느껴지는 포근한 감각에 눈을 깜빡이는 횟수가 점차 느려져간다.) ...우연아.
천우연:(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에 작게 웃었다가 제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 반응한다.) 응, 군아.
김 군:(저가 불러놓고도 이어지는 말 없이 머뭇거리며 입을 다물고 있더니, 이내 조심스레 네 품에 제 고개를 더 파고든다. 한껏 자신감 없는 목소리가 갈라져 나왔다.) 나... 사랑한다고 해줘. ...누구도 아니고, 지금... 네 옆에 있는 나한테...
천우연:(자신감 없는 목소리며 네 말에 어딘가 의아함을 품으면서도 알겠다며 꼭 감싸안아준다.) 사랑해. 지금 내 옆에 있는 널 사랑해.
김 군:(네 목소리를 찬찬히 들으며 저도 모르게 코를 훌쩍였다. 그대로 네 말을 곱씹는가 싶으면 느닷없이 밤인사를 건넨다.) 안녕, 목요일... (속삭이던 입이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다시 입을 연다.) ...안녕. 내일 다시 만나자.
볼품없는 목소리임에도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건네는 인사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직 한낮인데도, 밤새 푹 잠들어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삽시간에 잠에 빠져듭니다.
잠에 빠져들기 직전 김군의 기침 소리를 들은 것도 같습니다.
...
...
조금은 긴 시간이 흐른 것 같습니다.
바깥에 매서운 칼바람과 휘몰아치는 눈보라의 소리가 선명합니다.
잠에 취한 듯 몽롱한 정신에 눈이 제대로 떠지지 않네요.
다만 당신의 머리칼을 조용히 쓰다듬어주는 익숙하고 따뜻한 손길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김 군:곧 아침이 올 거야. 그때까지 조금만 더 자자.
여전히 낮게 잠겨있는 목소리가 적막하게 울려 퍼집니다.
듣기 판정.
천우연: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익숙한 인사를 듣습니다.
김 군:...안녕. 내일 다시 만나자.
어쩐지 오래간 잠들어 있던 것 같은데도 당신은 뿌리칠 수 없는 깊은 잠에 빠져듭니다.
마법처럼요.
...
...
머리칼을 쓰다듬어주는 부드러운 손길에 당신은 잠에서 깨어납니다.
푹 잠들었던 탓일까요?
온몸이 개운합니다.
손끝에는 부드러운 극세사 카펫의 질감이 느껴집니다.
가장 먼저 눈에 보이는 것은 아름답게 떨어져 내리는 예의 그 녹빛 오로라.
천장 위에도 소복이 눈이 쌓이기 시작해 넘실대는 오로라와 하늘이 천천히 가려지며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눈 한 줌에 하늘이 한 줌씩 사라지는 기분입니다.
천장에 띠 모양으로 둘러져있는 군청색의 황도12궁은 푸르게 빛나고 있네요.
이곳은 아무래도 목제 주택의 2층인 것 같습니다.
김 군:잘 잤어?
김군의 목소리에 몽롱하던 정신이 맞붙습니다.
당신은 김군에게 안겨있는 상태로, 그런 당신의 머리칼을 부드럽게 쓸어주고 있습니다.
눈이 쌓이면 쌓일수록 오로라는 퍼즐의 한 조각이 떨어져 나가는 것처럼 보이지 않게 되고,
한두 줄기씩 맞물려 반사되던 빛들도 차츰 옅어지기 시작합니다.
곧 어둠에 잠식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노라면 천장을 바라보던 김군이 속삭입니다.
김 군:...꼭 버진로드 같네.
...하고.
버진로드는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단어입니다.
당신은 일순 결혼식장에 길게 깔리는 아름다운 실크 융단을 떠올립니다.
그 첫걸음의 카펫을 버진로드라고 부르던 것을 기억합니다.
김군과 당신은 눈을 마주했습니다.
붉은 색의 두 눈동자가 당신을 불안에 흔들리는 눈빛으로 바라봅니다.
마치... 꼭 울 것만 같은 얼굴이에요.
하지만 눈을 마주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천장은 결국 완전히 눈에 가려지게 됩니다.
서로의 얼굴조차 마주할 수 없는 완전한 어둠 속은 조금, 무서울지도 모르겠습니다.
답답함을 느끼거나 복잡함을 느낄지도 모릅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새카만 어둠 속에서 푸른색의 황도 12궁이 빛나고 있습니다.
그 칠흑을 가르는 것은 서로의 조용한 호흡 소리.
부차적으로 차가운 공기를 가르는 것은 김군의 떨리는 목소리였습니다.
김군은 말합니다.
김 군:천우연.
...같이 죽을까?
라고.
잔잔하게 비치는 황도 12궁의 띠 덕에 어둠에 어느 정도 눈이 뜨입니다.
김군의 두 눈이 보입니다.
김 군:속여서 미안해... 사실 지금은 여름이고, 이곳은 멸망해가는 세계야. 그저 하나의 꿈같은 게 아니라... 그래서, 그래서... (네 머리를 쓰다듬던 제 손길이 서서히 멎어가더니 괴로운듯 아랫입술을 짓이겼다.) 우리는, 수요일이 되면 죽을 거야...
천우연:(멍하니 네 말을 듣다가 괴로운 표정을 짓는 네 모습에 얼굴이 조금 일그러진다.) 멸망이라고? ... ...수요일에 죽는다니, 왜? 넌 그걸 어떻게 아는건데? 숨기는 거 없다더니 왜...
김 군:그건, 다... 다, 내 이기심 때문에 그래. 내 이기심으로 널 힘들게 하고 있는 거야. (침착하게 말을 잇는 것 같았지만 미세하게 떨려오는 목소리와 불안에 찬 눈이 널 애처롭게 바라본다.) 이런 걸 어떻게 말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었겠어. 이, 집까지 눈으로 파묻혀있는데... 그런 매정한 말을 아무렇지 않게 말할 수 있었겠어..? ...내가..?
천우연:그래도 그렇지... 그럼 무슨 생각으로 숨긴건데... 이기심이란 건 또 뭐고? 같이 죽자는 건 무슨 말이야? (당황스러움에 찌푸려진 얼굴로 눈을 마주친다. 하나부터 열까지 온통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 뿐이었다.)
김 군:...사실은 이러려던 게 아니었는데, 나라면 다 참을 수 있을줄 알았어... 나라면 할 수 있을줄 알았던 걸... 네가, 자꾸 누, 눈에 밟혀서... (한껏 억누른 목소리가 끊겨져 나오더니 이내 제 형편없이 일그러졌을 얼굴을 보이지 않으려 너를 양 팔로 끌어안는다.) 미안해. 내가 다 미안해, 그러니까 수요일이 되기 전에 같이 죽자. 아무것도 몰라도 되니까...
천우연:...뭘 참는다는 거야? 더 자세히 설명해주면 안돼? 아직 이해 안 되는 것들 투성이란 말야... (점점 일그러져가는 네 얼굴을 바라보다 문득 끌어안기며 네게 팔을 감는다.) ... ...왜 수요일이 되기 전에 죽자는 거야. 아무것도 모르고 어떻게 같이 죽자는 말에 선뜻 알겠다고 할 수 있겠어...
김 군:더 이상은 말 못해, 하면 안돼... 여기까지 와서 너한테... 다 말해버리면... (점차 감정이 복받쳐옴에 널 안은 팔에 힘을 주어 옷자락을 구겨지도록 쥔다. 인상을 쓰며 감은 눈이 아파올 지경이었다.) ...그럼, 아무것도 모르겠으니까 못 죽겠다는 거야..? 너는... 왜... (네 말에 잘못된 점이라곤 티끌도 없지만 격해진 감정에 이성적인 판단을 못 하고 그만 네 어깨를 잡아다 내팽겨치듯이 바닥에 밀친다. 화가 난건지 목에 핏대를 올리고 벌개진 얼굴이 금방이라도 울 것만 같은 눈으로 확 쏘아봤다.) 그만큼 나를 못 믿겠어?! 수요일이 되면 죽는다고! 그 전에 죽는다고 해서 뭐가 나빠!!
천우연:(뭘 말하면 안 된다는 건지... 더 이상 캐묻기도 미안해질 정도로 안쓰럽고 위태로운 네 모습에 뭐라 말을 잇기가 어려웠다. 뭐라고 말을 해야하나 머리가 아파지려던 찰나 바닥으로 밀쳐져 넘어지고선 팍 인상을 쓴 채 당황이 섞인 얼굴로 네 눈을 마주본다. 별안간 소리쳐오는 네 목소리에 울컥 억울함이 밀려왔다.) ...내가 언제 널 못 믿는다고 했어? 같이 죽어주길 바라는 거면 제대로 설득을 시켜줘야 할 거 아냐... 무턱대로 그러면 내가, 어떻게 해야하는 건데, 무섭단 말야...!
김 군:이제는 하다하다 내가 무섭다는 소리도 들어야 해? 고작 같이 죽자는 말 하나가 그렇게도 어려워? 나는 너랑 같이 죽으면 안돼..? ...그럴거면 차라리 나 혼자 죽으라고 해! (억울해하는 네 마음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제 감정에만 신경이 쏠려 어깨를 아프도록 힘 주어 쥐었다. 체중을 가해가며 네게 얼굴을 가까이 하면 으득, 하고 이 가는 소리를 낸다.) 어차피 죽을텐데, 무슨 수를 써봐도 결국 죽게 될 텐데... 그러면 나만 죽으라는 소리인 거 아냐, 응? 내 말이 틀려..?
천우연:군아, 아파... (아프게 어깨를 눌러오는 힘에 인상을 찌푸리며 네 팔을 붙잡았다. 몰아붙이는 강압적인 모습에 어쩔 줄 모르는 눈으로 바라본다.) 왜 그러는데... 그래, 말마따나 수요일에 죽는다며, 어차피 죽을 건데.. 왜 같이 죽자고 하는 거냐고. (제 속을 아는 지 모르는 지 모질게 내뱉는 네 말에 상처받은 듯 팔을 붙잡은 손이 떨려온다.) ...왜 그런 말을 해. 너만 죽으라고 한 적 없어...
김 군:(제 이름을 부르며 아프다고 붙잡는 네 팔에 거칠게 내뱉던 호흡이 불안정하게 끊기며 떨리던 눈동자가 갈피를 못 잡고 두리번거린다.) 난, 나는... 그런 걸 말하는 게 아냐, 지금 죽는 거랑... 수요일에 죽는 거랑은 의미 자체가 다르다고... (어딘가 애원조로 말하는 듯이 한참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잇던 입이 이내 꾹 닫히고는 혼란에 찬 눈동자가 너를 응시했다.) ...거짓말. 그럼 그때 왜 그랬어. 나 혼자 외로이 죽게두지 않고 싶었으면 너도 그래선 안 됐어...
천우연:의미가 다르단 게 대체 무슨 뜻이야? (한껏 찌푸렸던 표정을 애써 풀며 바라보다 혼란스러운 눈이 마주해오자 의아하게 마주 응시한다.) ...그때라니 언제를 말하는 거야? 내가 뭘 어쨌는데?
김 군:...몰라도 돼. 전부 다. 어차피, 너와는 관련없으니까... (저를 마주해오는 네 눈을 한참동안이나 가만히 바라보더니 다시금 고개를 숙인다.) 그러니까...
어느새 황도12궁의 빛이 잦아들기 시작합니다.
다시 한번 찾아오는 온전한 어둠 속에서,
이마에 차갑게 식은 입술이 내려앉습니다.
김 군:안녕. 목요일에 다시 만나자.
그 말을 끝으로 익숙한 졸음이 몰려옵니다.
...
...
시간의 흐름이 느껴집니다.
얼마나, 어느 정도나 흐르는 지는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멀고도 가까운 곳에서 무언가 무너져 내립니다.
눈 속에 잠겨들어 이내 먹먹히 침몰당하고 마는 소리는 찰나였나요.
입술을 벌려 보지만, 목소리는 나오지 않습니다.
눈꺼풀을 들어 올려보지만, 시야에 차는 것은 삭막한 어둠뿐입니다.
냉기에 온몸이 얼어붙듯 끔찍한 맹추위가 지속되다가도, 피부를 녹여낼 듯 살인적인 더위가 정신을 덮칩니다.
그런 이변 속에서도 이상하게 고통스럽다거나 아프다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습니다.
이건 분명 손끝을 쥐는 다정하고도 차가운 모순적인 체온 탓이겠지요.
어쩐지 익숙한 감각입니다.
...
...
당신은 꿈을 꿉니다.
관 속에 누워있는 누군가의 손에 얼굴을 묻고 정신없이 눈물을 토해내는 사람의 뒷모습은 소중한 사람인 김군입니다.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습니다.
저렇게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으니까요.
가까스로 한 걸음 두 걸음 다가선 당신은, 관 속에 누워있는 사람의 모습에 숨을 멈춥니다.
천우연, 당신입니다.
관 속에 누워있는 것은 분명 스스로의 육체입니다.
아이디어 판정.
천우연:
지능
기준치:
50/25/10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낯선 장면입니다.
나의 기억이 아닌 것만 같습니다.
아찔한 기분에 눈을 감았다 뜨면 어느 순간 장면이 전환되어있습니다.
행복하고 평범한 나날을 보내던 두 사람이 있습니다.
그들은 아주 행복해 보입니다.
아니, 행복합니다.
이것은 오롯이 당신만이 느낄 수 있던 감정입니다.
그 두 사람은 분명 김군과 당신이었으니까요.
다시 한번 화면이 반전됩니다.
혼수상태에 빠져 병상에 누워있는 당신의 손을 잡고 울고 있는 김군의 모습이 보입니다.
아이디어 판정.
천우연:
지능
기준치:
50/25/10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만 같은 장면입니다.
나의 기억이 맞는 것 같습니다.
이성 판정.
천우연:
SAN Roll
기준치:
42/21/8
굴림:
56
판정결과:
실패
이성 - 1.
...
듣기 판정.
천우연: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
당신은 잠시간의 간극 끝에 비가 쏟아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당신은 아주 익숙한 어둠 속에서 눈을 떠올립니다.
어쩐지 밤은 아닌 것 같다는 막연한 확신과 함께 손을 뻗으면,
팔이 채 다 펴지기도 전에 두꺼운 벽 같은 천장에 가로막힙니다.
손끝에 감기는 것은 나뭇결이네요.
나무로 만들어진 천장 같습니다.
고개만 간신히 움직여 주변을 둘러볼 경우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어떤 좁은 방 안에 갇혀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거기까지 생각이 흘러갈 즈음 문득 기시감이 느껴집니다.
아이디어 판정.
천우연:
지능
기준치:
50/25/10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은 자신이 누워있는 공간이 관 속임을 깨닫습니다.
천우연:(팔을 뻗어 뚜껑을 밀어내 연다.)
뚜껑을 밀어내면, 별다른 무리 없이 천장을 쉽게 열 수 있습니다.
철퍽, 덜컹.
둔탁한 소리와 함께 쏟아지는 장대비가 온몸을 적시기 시작합니다.
어둠 속에서 빠져나와 제일 먼저 목격한 것은, 어둠을 어둠으로 덧칠한 듯 회색으로 물들여진 하늘.
먹구름이 잔뜩 끼어있고, 정처 없이 빗물이 퍼부어지고 있습니다.
춥다거나 서늘하다는 감각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아플 만큼 억세게 쏟아지는 비를 맨몸으로 맞고 있는데도 아프지가 않습니다.
춥지도 않습니다.
하다못해 축축하고 불쾌하다는 감각조차 들지 않습니다.
온몸의 감각이 물에 젖어 녹아버린 것만 같은 스스로의 낯선 상태에 무언가 어긋났다는 강한 확신이 듭니다.
이성 판정.
천우연:
SAN Roll
기준치:
41/20/8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이성 -1.
당신은 방금까지 스스로가 누워있던 공간을 내려다봅니다.
관, 입니다.
죽은 사람이나 누워있을 법한 관 속에서 깨어났음에도 크게 꺼림칙한 기분이 들지 않습니다.
그보다 신경쓰이는 것이 있었으니까요.
관찰 판정.
천우연: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자신이 깨어난 관이 꿈속에서 보았던 관의 형태와 동일하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나 자신'이지만, 동시에 '나 자신'이 아닌 '내'가 누워있던 그 관.
관 주변에는 비를 머금어 시들어가고 있는 새하얀 국화와 백합 무더기가 깔려있고,
그 옆으로 정처 없이 비를 맞으며 누워있는 김군이 보입니다.
천우연:...군아. (한 손으로 얼굴로 떨어지는 비를 막아주며 남은 손으로 너를 살짝 흔들며 이름을 부른다.)
김군을 깨우려 이름을 부르던 순간,
당신은 깨질 것만 같은 격한 두통을 느끼게 됩니다.
아니, 두통이라기보단 정신 그 자체가 천 갈래 만 갈래로 찢겨 나뉘는 듯한 환각에 가깝습니다.
맞은편에 보이는 익숙한 목제 주택.
빗물에 잠겨 들어가는 세계.
잠에서 깨어난 김군이 놀란 눈으로 다급히 당신의 팔을 잡아당겨 끌어안는 감각과 함께 눈앞이 암전됩니다.
나를 끌어안은 김군의 온기조차...
느껴지지 않네요.
정신을 완전히 잃기 직전 무의식중에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한 줄 단어의 나열이 있었습니다.
아, 목요일이로구나.
...
...
어쩐지 적막한 슬픔 속에서 정신을 차립니다.
당신은 늦은 새벽, 텅 빈 영화관에 앉아있습니다.
좌석은 한가운데로, 당신이 눈을 뜨는 동시에 정면의 대형 스크린에 영상이 들어옵니다.
그렇게 조금은 긴 시간동안 한 편의 영화가 이어집니다.
제목은,
Last thurdayism-라스트 써스데이즘
수요일마다 세계가 멸망하고 목요일마다 재창조된다는 음모론을 기반으로 제작된 영화로,
한 개체의 안드로이드와 지구에 남은 마지막 인간이 그 속에서 죽음과 삶을 반복하여 살아간다는 내용입니다.
오직 서로에게 의지하면서요.
영화 속의 세상은 끊임없이 절멸과 재창조를 반복합니다.
세계는 때로 느닷없는 빙하기에 접어들며 꽝꽝 얼어 망하거나,
운석이 낙하하여 불타 사라지거나,
끊임없이 내리는 비로 잠겨 멸망하거나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인지 인간형의 안드로이드가 하루하루 눈에 띄게 정신이 피폐해져 갑니다.
이를 보다 못한 인간은 세계 절멸 직전 안드로이드의 기억센서와 감각센서를 off 시킬 수 있는 수단을 고안해냅니다.
방식은 밤의 인사를 건네는 것이었습니다.
'안녕, 내일만나자.' 를 속삭이면 안드로이드는 잠에 빠졌습니다.
'안녕, 목요일에 다시 만나자.' 를 속삭이면,
감각센서와 기억센서가 off 상태로 내려가며 깊은 잠에 빠져든 안드로이드는 세계의 멸망 뒤에 재창조되는 목요일에 깨어났습니다.
센서의 off로 인해 안드로이드는 더 이상 절멸해가는 땅에서의 고통을 느끼지 않게 됩니다.
이 세계가 수요일마다 멸망하고 목요일마다 탄생을 반복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재앙의 땅에서 고통받고 기억하는 것은 모두 한 명의 인간,
홀로의 몫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안드로이드의 기억과 감각 센서를 담당하는 부품이 오류를 일으키고 망가지기 시작합니다.
안드로이드는 잊고 있던 기억을 하나둘 다시 떠올리기 시작합니다.
당신은 알 수 있습니다.
눈치챌 수 있습니다.
깨달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영화가 아닌 '누군가의 기억' 그 자체라는 사실을요.
그리고 그 기억은...
바로 당신의 것이었습니다.
떠오릅니다. 폭설에 파묻혀 죽어가던 저번 주의 일들이.
전염병이 창궐해 죽어가던 지지난 주의 일들이.
싱크 홀로 무너져 죽어가던 3주 전의 일들이...
몇 가지의 기억을 떠올린 당신은 믿을 수 없는 꿈속 내용에 충격을 받습니다.
이성 판정.
천우연:
SAN Roll
기준치:
40/20/8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이성 -3.
기억 속에서 또 한 번 정신이 깨집니다.
스크린에서는 나지막이 익숙한 목소리가 흘러나오네요.
안녕, 천우연. 목요일에 다시 만나자.
...하고, 밤의 인사를.
...
...
군데군데 찢겨나간 기억들과 침수될 것 같은 빗소리에 정신이 맞붙습니다.
당신은 침대 위에 누워있습니다.
그 옆에서 당신의 손을 쥐고 있는 김군의 얼굴에는 역광이 져 있네요.
하여 그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제대로 인지할 수 없습니다.
당신이 깨어난 것을 확인한 김군은 천천히 입술을 엽니다.
안녕, 하고.
아이디어 판정.
천우연:
지능
기준치:
50/25/10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김군의 인사를 막아야만 한다는 생각이 차오릅니다.
천우연:(손으로 다급히 네 입을 틀어막는다. 하지말라는 듯이 고개를 내저었다.)
당신이 김군의 입을 틀어막으면,
그러한 당신의 반응에 김군은 굉장히 놀란 표정을 짓습니다.
노골적으로 당황한 낯빛을 내비치며 횡설수설 말을 이어갑니다.
김 군:...왜, 왜 그러는 거야? (제 고개를 살며시 뒤로 내빼어 생긴 틈으로 이해가 되질 않는단 투로 말을 잇는다.) 한 번도 이런 적 없었잖아... 혹시, 뭔가 기억난 거야?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는데..?
천우연:(고개를 내빼자 손을 슬며시 다시 가져오며 바라본다.) ...이제 기억해. 저번 주 일도, 네가 항상 해주던 그 인사의 의미도... 계속 반복하고 있었던거잖아.
김 군:어떻게... 네가... (혼란함에 더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떨구고 있으면, 어느새 괴로움에 얼굴이 일그러진다.) ...그래, 센서가 고장 났구나. 그래서 다 기억해낸 거야. 그렇지? ...전부 다... (이내 제 손바닥에 얼굴을 파묻고는 몸을 웅크렸다.)
천우연:응, 전부 다... (네 팔을 살짝 쓸어만지며 따라 조금 일그러지는 얼굴로 바라본다.) ...이래서 같이 죽자고 했어?
김 군:(네 물음에 답하지 않을 것처럼 묵묵히 입을 다물고 있더니 문득 고개를 내젓는다. 손 너머에서 작게 코를 훌쩍이는 소리를 냈다.) ...아니. 그건 너한테 한 얘기가 아니었어.
천우연:(...우는 건가? 어찌 해야 할 지 몰라 빤히 바라보며 잠시 멈칫한다.) ...그럼 누구한테 한 건데?
김 군:(한참 동안 머뭇거리며 침묵을 유지하던 모습이 점차 허물어지듯 아주 느리게 얼굴에 묻고있던 손을 떼어낸다. 어딘가 결심을 한 것도 같은 얼굴이 네 눈을 마주했다. 당장에라도 울 듯한 얼굴이었지만 언제나 그렇듯 눈가가 붉어지는 일은 없었다.) ...내 세계에 있던 너.
천우연:(가만히 네 말을 듣다가 미간을 찌푸리며 의아한 얼굴로 말을 잇는다.) ...네 세계는 뭔데? 지금 나랑은 다르다는 거야?
김 군:너와 나는 서로 다른 평행세계라는 곳에서 살던 사람이야. 원래라면 만날 일이 없어야 했지만... (너를 바라보는 얼굴이 또 한번 괴로운듯 일그러졌다가 이내 떨리는 목소리를 내뱉는다.) ...내가 살던 곳에서 네가 죽었었어. 그런데, 난... 그런 네 죽음을 받아들일 수가 없어서... ...어떤 남자랑 계약을 한 거야.
천우연:평행세계라니... 그럼, 계약 때문에 이렇게 됐다는 거지. 만날 일이 없었어야 했을 우리가 만났다는 게? ...무슨 계약을 한 건데?
김 군:...그래. ...너를 살리는 계약의 조건은... 멸망을 반복하는 이 우주에서, 너의 모습을 본뜬 안드로이드와 함께 100주를 살아남으라는 것과, 그 안드로이드가 바로... 너라는 거야. (전과는 달리 순순히 네 질문에 답해주며 눈을 마주했다가 곧 바로 시선을 내린다. 역시나 결심과는 다르게 쌓인 죄책감이 저를 수몰시키는 것만 같았다.) ...다만 안드로이드는 껍데기고, 그 속의 정신과 인격은 내가 살던 곳의 네가 아니라 다른 평행 세계의 너였어. ...난 그걸 알면서도 받아들인 거야.
천우연:(말을 이어가는 너를 빤히 바라보다 혼란스러운 듯 시선을 굴린다.) ...지금은 몇 주 째야? ... ...100주를 채우고 네 세계의 나를 살리게 되면 나는 어떻게 되는 건데?
김 군:이제... 절반을 조금 넘긴 것 같아. 100주를 채우면... (말을 잇던 목소리가 잦아들고 이내 큰 슬픔에 잠긴듯 얼굴빛이 어두워진다. 마치 곤란한 질문이라도 받은 것마냥 한 손으로 제 이마를 감싸쥐었다.) ...채워도 못 살려. 네게 모든 걸 말해주고 있으니 난 이미 계약을 어긴 거나 다름없어. ...한심하지. 고작 내 이기심 하나로 너를 살리겠다고 다른 세계의 너까지 불행하게 만들었잖아... (작게 앓는 소리를 내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를 내는가 싶으면 느릿하게 제 다리를 끌어모아 안는다.) 무엇 하나 해낸 게 없어... 내가, 널 죽인 거야... 세 번을 죽은 것도 모자라 다른 세계의 너까지 수백 수 천번을 죽인 거야...
천우연:(자신이 날 죽인거라며 슬픈 목소리로 스스로를 탓 하는 네가 안쓰러워 도저히 화를 낼 수도, 감히 슬퍼할 수도 없었다. 내가 너였어도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을 하며 한참을 빤히 바라보다 돌연 가까이 다가가 제 손으로 네 손등을 살짝 덮어 감쌌다.) 그게 왜 네가 죽인 거야... 됐어, 그런 거 아냐. ... ...뭐... 그정도로 네가 네 세계의 나를 사랑했다는 거 아냐. (왠지 모를 씁쓸함에 눈을 굴린다. 슬퍼하는 네 모습이 너무 안쓰러워서, 어떻게든 위로를 해보려 하지만 착잡한 마음을 추스르기가 어려웠다.) ...그럼 이제 어떻게 되는 거야?
김 군:아냐... 내 탓이야... 널 구할 수 있는 기회가 세 번이나 있었다는 거잖아. 그리고 언제나 널 돌려보낼 수도 있었어. ...미안해. ...미안해, 천우연. 내 이기심으로 널 이용한 거야. (제 손등을 덮어오는 네 손길에 어깨 끝을 잘게 떨었다가 조심스레 고개를 들어 바라본다. 저가 이리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되었을텐데, 그런데도 끝없이 밀려오는 슬픔에 몸을 가누기 힘들었다.) 그러니까... ...원한다면, 원래 살던 세계로 돌아가도 좋아. 내 탓에 혼수상태로 빠져있을테지만... 그래도, 된다면 네가 살던 세계의 나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
천우연:그동안 넌 내가 아니라 죽은 네 세계의 나를 보고 있었겠구나. ...응, 미안해야지. (착잡함에 냉랭한 말을 뱉으면서도 마음 한 구석이 아려와서 찌푸린 얼굴을 펼 수가 없었다. 고개를 들어 저를 바라보는 네 눈을 빤히 마주본다. 돌아가고싶다. 네 말대로라면, 내가 살던 세계의 네가 날 기다리고 있을텐데... 그런데 지금 그렇게 약한 모습을 보여버리면 나더러 어떡하라고...) ...그럼 넌? 내가 돌아가면 너는 어떻게 되는데?
김 군:...용서를 바란 적은 없어. 그저, 이렇게 사과라도 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을 것 같았어. ...미안해. (냉랭히 대하는 네 태도에도 그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이기적이게 저만 신경쓰고 있지 않나. 어차피 제 옆에 돌아와줄 사람이 없는데... 그럼에도 아직 곁에 있는 널 보고서 막연한 간절함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 나는... 여기서 마저 100주를 채우고 돌아가야지. 네가 없는 세계로... (그러고 더 말을 잇는가 싶으면 잠시 머뭇거린다. 네 눈치를 보듯 곁눈질로 바라보더니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물론, 너도 100주를 다 채우고 돌아가는 것도 괜찮아. 돌아가지 못하는 건 아니니까. 하지만... 센서가 고장났으니... 힘들 거야.
천우연:(가만히 바라보다 슬금 네 뺨을 감싸며 가볍게 쓸어내린다. 이 안쓰러움을 어쩌면 좋을까.) ...나 없이 남은 시간을 버틸 수 있겠어? 죽은 나 때문에 이런 짓까지 벌였으면서? (머뭇거리듯 잠시 말을 멈췄다가 짧게 숨을 들이마시며 말을 이어간다.) 군아... 나는 네가 안쓰러워서 견딜 수가 없어. 내가 원래 세계로 돌아가길 바랐다면 거짓말이라도 했어야지, 네 감정을 숨겨야 할 거 아냐... 내가... 여기서 100주를 채울 때까지 있겠다고 하면, 너한테.. 위로가 될 수 있을까?
김 군:(제 뺨을 쓸어내려주는 네 손에 기대며 저도 모르게 눈에서 눈물이 뚝 떨어진다. 매번 격한 감정에 휩쓸려 울것만 같았는데, 되려 눈물을 글썽이는 때가 오자 더없이 조용했다. 가슴이 싸하고 아파오는 걸 제외하면 가만히 서러운 눈물만 닦을 생각도 없이 흘러내린다.) ...응. 괜찮아. (눈물에 젖어 촉촉한 목소리로 애써 네 신경을 쓰듯 답했다.) 내 걱정은 하지 마. 널 이용한 죗값이라면 받을테니까... 나 신경쓰지 마. 나, 나... 괜찮아...
천우연:내가 네 걱정을 어떻게 안 해... 울지마, 응?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손이며 옷 소매로 연신 닦아준다. 눈물을 흘리는 건 너인데도 되려 제가 더 울 것만 같은 얼굴이었다.) 그냥 더 이용하란 말야, 100주를 다 채워도 돌아갈 수 있다며. ...남은 시간동안 옆에 있을게.
김 군:난... (난 어차피 네가 알던 사람도 아닌데,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들이 막힌 것마냥 답답하게 나오질 않았다. 제 눈물을 닦아주는 네 행동이 좋은건지, 다정히 건네와주는 목소리를 더 듣고 싶은건지... 혹은 둘 다였을 것이다. 마르지 않고 쉴새없이 흐르는 눈물이 눈앞을 가렸지만 곧 뺨을 닦아주는 네 손을 조심스레 붙잡고서는 눈을 마주한다. 우는 얼굴이 형편없을지라도 개의치 않고 제 눈물에 젖은 네 손을 엄지로 쓸어올린다.) ...사실은 네 상처투성이인 볼이 좋아. 만지면 부드러웠고 약을 바르고 반창고를 붙여주는 그 순간이 좋았어. 너와 눈을 마주하는 게 좋았고, 머리카락도, 손도, 너라면 다 좋아. 다른 누구도 아닌 네가 날 만져주는 게 가장 기뻤어. 네 따뜻한 품도, 향기도 이젠 잊을 수 없을 만큼 사랑해. ...이게 무슨 뜻인지 알겠어?
천우연:(손을 붙잡는 너를 빤히 마주본다. 그렇게 가만히 멈춰있었다. 조용히 네가 하는 이야기를 듣고있자니 덜컥 눈물이 나는 것 같았다. 흐르지 않고 맺혀 젖어가는 눈이며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한다.) ...모르겠어. 무슨 뜻인데?
김 군:(너를 바라보는 제 눈에 비쳐오는 작게 맺힌 눈물을 보면, 반대 손을 들어 너와 같이 네 뺨을 느릿하게 쓸어내린다. 조용하게 내뱉는 말은 차가웠고 조금은 씁쓸했다.) ...우리에게 이제 다음은 없다는 거야. 내가 이미 대화를 마쳤으니 너는 굳이 거기에 맞춰주지 않아도 돼. (뺨을 쓸어내리는 손끝이 떨렸지만 애써 괜찮은척 네 볼에 입을 맞추지만 그 또한 미세하게 떨린 듯했다.) ...나 때문에 아프지 마.
천우연:(제 손을 붙잡은 네 손을 꼭 맞잡으며 남은 손으로 또 한번 감싸쥔다. 양손으로 네 손을 꼭 붙잡고서 슬픔에 다시금 일그러져가는 얼굴로 물었다.) ...정말 괜찮아? 내가 없어도? ... ...혼자 잘 지낼 수 있는 거지? ...그렇다고 해줘, 내가 안심할 수 있게... 내가 널 두고 돌아갈 수 있게...
김 군:(양손으로 제 손을 붙잡는 걸 한번 내려다보더니 그대로 멈춰서 아무 말도 안했다. 복잡한 마음에 이도저도 못하고 내린 시선을 문득 들어올리면, 어색하게 웃음을 짓는다. 눈물자국에 엉망인 걸로 모자라 볼품없는 표정이었다.) ...돌아가면 바로 내가 있을 거야. 걱정하지 마.
천우연:(어색하게 웃음 짓는 네 얼굴을 마주하자 참았던 눈물이 결국 툭 터지고 만다. 눈물로 흐려진 시선에 눈을 감으며 고개를 떨궜다가 이내 다시 고개를 들어올려 널 바라본다. 네 손을 붙잡은 손에 힘을 줘 더 꼭 붙잡았다.) ...사랑해, 군아. 너라면... 내가 사랑한 김군과 너는 다르다고 생각하겠지? 그냥, 네가 사랑한 네 세계의 내가 마지막으로 전하는 말이라고 생각해줘. ...나 돌아갈게. (말을 전하는 내내 터진 눈물이 쉴새없이 흘렀다. 조금 전의 너와 차이점이라면 눈가가 벌개질 정도로 더 서럽게 울고있다는 점이겠지.)
김 군:...알았어. (눈물을 흘리며 제 손을 힘주어 쥐는 널 가만히 내려다보기만 하였다. 이제는 네가 돌아간다고 했으니 널 달래는 것도, 쓰담아주는 것도 제 몫이 아니었다. 그저 돌아가겠다 확답을 한 네 눈앞에서 슬프고도 홀가분해 보이는 표정을 짓는다.) 우리 다신 만나지 말자. 사랑해. (동시에 눈물을 쉼없이 흘리며 끝이 소금기에 번져든 목소리였다. 이어 네게 양팔을 조금 뻗어보인다.) ...마지막으로 안아줄래..?
천우연:응... (한껏 일그러지고 엉망이 된 얼굴로 얼른 네 품을 끌어안으며 그 곳에 얼굴을 묻는다. 더이상 할 수 있는 일은 부디 네가, 내가 없는 세계에서 잘 살아가주기만을 바라는 것 뿐이었다. 울음소리를 참느라 잔뜩 힘을 준 목이 아파온다.)
김 군:(저를 안은 네게 감히 팔도 두르지 못하고 조용히 내려다볼 뿐이었다.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있을지, 저를 어떻게 생각할지, 이제 다 그만두자. 이만큼 했으니 포기하자. 문득 귀에 들려오는 네 울음을 참는 소리에 눈을 감고 더 듣지 않았다. 나는 널 참 많이도 사랑했다. 내 한평생을 바쳐 널 사랑했으니 이만하면 지겨울 때도 됐지.) ...미안해. 너무 오래 자게 만들어서. (한참의 침묵 끝에 건네는 인사는 애정도 슬픔도 묻어나게하지 않으려 부러 덤덤한척을 지었다.) 이제... 꿈에서 깰 시간이야.
신기한 일입니다.
그 목소리를 끝으로 내내 얹힌 것처럼 답답하던 몸이 가벼워지는 듯한 감각과 함께 눈앞이 흐릿해집니다.
이는 비단 끊임없이 쏟아지는 빗소리의 향연 탓은 아니겠지요.
...
...
따듯하다.
희미한 정신 속에 떠오른 막연하고도 생경한 감각.
당신은 문득 손끝에 느껴지는 따듯하고도 익숙한 체온에 눈꺼풀을 떠올립니다.
답답함에 입가를 매만지면...
뒤집어쓰고 있던 산소호흡기가 손끝에 걸리네요.
반대쪽 손은 여전히 따듯해서, 당신은 당신의 손을 잡고 있는 사람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