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 Unlive broadcast - 뽀또의 부름
뽀또의 부름
카테고리
작성일
2025. 11. 15. 22:29
작성자
마스터 뽀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KP 또는 시나리오를 플레이 한 PL만 열람바랍니다.

 

 

 

 

 

 

 

 

 

 

 

[COC 시나리오]

 

 

Unlive broadcast

약칭 '언라브로' 플레이로그 백업

 

 


 

세상에서 가장 드문 빈도로 일어나는 감정적 현상은 무엇일까요.
누군가는 사랑을 말할 수도 있을 테고. 

누군가는 울음을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중에서는 충돌을 일 순위로 꺼낸 사람도 있을 거예요. 

워낙 부정적으로 들릴 법합니다만오류는 필시 아닐 겁니다. 

고작 스물네시간을 기준으로 해도 충돌은 몇번이나 발생합니다. 

사소한 취향에서부터 성격, 상황에 대한 차이. 큰 싸움이 아닌 대화만으로 예시는충분합니다. 

나와 다른 사람들이 생각을 맞부딪치는 것이니까요. 일치되는 순간이 오히려 드물지요. 

우연하게도 다수가 비슷한 것을 들고 있다면 편견으로 자리 잡고요.

 

이를테면 의과 대학을 졸업한다면 누구나 편하게 살 거라고 여깁니다. 

예과에서 본과로 넘어가며 수많은 것을 배워야 하긴 할 테지만. 

사실, 그게 편견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매일같이 문턱을 드나드는 환자와 감사하다는 인사. 

새하얀 가운을 입고서는 한 손에는 커피를 드는 아침. 

유지하기만 해도 풍족해질 수 있는 미래. 

맨 처음 의학 서적을 들게 되는 학생이라면 누구든지 그런 인생을 떠올리잖아요. 

여태껏 노력해왔던 노력의 보상. 

단비와도 같은 풍요로움······.


다만, 이 문단에서는 하나의 오류가 있습니다. 

이곳에 소속된 사람들은 도대체 취향이 어떻게 된 건지. 

어쩌다가 흘러들어왔는지. 동기들과는 조금 다른 삶을 살아갑니다.
이동식 환자 의자 위로 올려진 관과 해부를 하기 위한 낮은 온도. 

무균 소독실과 메스. 기껏해야 먹는 음식은 덮밥이나 컵라면. 

희미하게 나는 레몬 껍질의 내음.


부자연사 규명 연구소(Unnatural Death Investigation). 

약칭하자면 UDI 라보.


때로는 개인으로부터 들어오는 부검이 있습니다. 때로는 국가로부터 들어오는 부검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경찰과 하도 마주치다 보니 직장동료인 줄 알고 서류를 넘길뻔했다나요. 

참 별난 직장이지 않습니까. 

숨이 막히도록 바쁜데다 정기적인 일정도 아닙니다. 

사건과 사고는 언제나 예고되지 않습니다. 

텔레비전 속 뉴스가 대개 발생해버린 것을 읊어주듯이 상황은 들이닥칩니다. 

두 사람이 방금 첫인사를 나누었다는 사실을 아무도 배려해주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어쩌겠나요.

 

두 사람.
오늘, 해야만 하는 일을 합시다.

 

 


 

 

 

 

 

 

 

KPC 라라 스캇 / 뽀또 

 

PC 녹스 리겔 / 푸근

 

 

 

 

 

 

 

 

 

 

 

 

 

 

 

25. 09. 01

~

25. 11. 15

 

플레이타임: ?시간

 

 

 

 

 

 

 

 

 

 

 

 

 

 

 

 
COC 7th fanmade scenario
 
위
 
타이포
 
중간
 
아래
 
2025. 09. 01.
 
현대사회의 특징이라면 무엇이 있을까요.
 
고민할 것 없이 툭 튀어나오는 게 있을 겁니다.
 
거북이라도 되듯 고개를 내려 휴대전화만 바라본다거나.
 
비슷한 색감의 옷을 입은 채 지하철을 탄다던가.
 
이어폰을 낀 채로 옆을 쳐다보지 않는다던가.
 
어딘가 삭막하기만 해도 어쩔 수 없을 겁니다.
 
보편적인 이미지라는 건 그만큼 반복적으로 접하였기에 생겨난 모습이니까요.
 
하루 벌어서 하루는 맛있는 걸 먹고, 하루는 좋아하는 걸 보고.
 
버텨내고 또 버텨내는 삶.
 
특별할 것 없는 인생······.
 
다만, 당신에게도 오늘은 꽤 특별할 겁니다.
 
그렇지 않나요.
 
부자연사의 80% 이상을 부검하지 않은 채 사망 원인을 흘려내는 사회.
 
도쿄에서도 어느 곳은 바닥을 기는 수치라고 하던가요.
 
그걸 바꾸기 위해 설립한 곳.
 
후생 노동성이 인정하여 민간과 국가에서 밀려드는 의뢰를 해결한다는 장소.
 
부자연사 규명 연구소(Unnatural Death Investigation),
 
 UDI 라보.
 
그곳으로 첫 출근을 하러 가는 길이니까요.
 
대학에 있을 때와는 비교도 못할만큼 바빠질 테지만.
 
약간의 기대감이 아예 없지는 않을 거예요.
 
저 먼발치로는 도쿄 거리 한복판의 스피커가 있습니다.
 
스물네시간 내내 장사를 하는 넷 카페에서 손님이 들을 수 있도록 날씨 뉴스를 들려주는 거예요.
 
어차피 횡단보도 앞에서 잠시나마 걸음을 멈추지 않았습니까.
 
잠시 귀를 기울여보도록 할까요.
 
나가토 레이야:( 긴장으로 잠을 설쳤다. 무거운 몸만큼 무거운 눈꺼풀을 두어번 꿈뻑이며, 잠을 깨기 위해 뉴스 소리에 집중해 본다... )
 
나가토 레이야: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낭랑한 음성이 들려옵니다.
 
“ 도쿄 상공은 다른 날보다도 비구름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
 
“ 흐린 날씨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오후 중으로는 비가 내립니다. ”
 
“ 밤이 되어서는······. ”
 
듣다 보면 어딘가 위화감이 듭니다.
 
머지않아 이유를 알아차릴 거예요.
 
시민들에게 가장 익숙하였을 음성이 아닙니다.
 
이쯤이면 날씨 방송을 진행하는 기상캐스터는 좀 더 부드러운 어조를 갖고 있었을 텐데 말이죠.
 
다른 사람이 잠시 자리를 차지하기라도 한 걸까요.
 
뭐, 중요한 건 아닙니다.
 
초록불이니까요!
 
검은 길 위로는 하얀 선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검은 것을 밟고, 누군가는 흰 것을 밟습니다.
 
무늬 따위에 관심을 기울이는 건 엄마의 손을 잡고서 폴짝이는 아이뿐입니다.
 
저마다 하늘과 땅을 바라보기에는 지친 하루를 살아가는 현대사회.
 
그 틈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면 저편에서 건물이 보입니다.
 
현대적인 디자인만 보더라도 최근 설립되었다는 걸 알 수 있을 거예요.
 
어디 정문을 지나 볼까요.
 
나가토 레이야:( 조금 다른 목소리던가... 허공에 대고 눈을 몇 번 더 깜빡이다, 초록불을 따라 느릿하게 발을 내딛는다. 근처에 있는 아이가 지나갈때는 괜히 더 덩치를 웅크리게 된다. )
( 들어가기 전, 시간을 한 번 더 확인하고... 여유있게 도착했다는 걸 알면 정문을 넘어 들어간다. )
 
들어가자마자 안내 카운터 앞에서 서성거리던 직원이 달려듭니다.
 
???: 안녕하세요. 혹시 오늘 오시는 나가토 레이야님이 맞으실까요? 사진으로 이미 알고 있지만 혹시나 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나가토 레이야:( 달려오는 모습에는 적절한 거리감을 유지한 채 바라본다. 아침부터 발랄한 사람이군... ) 네, 맞습니다만... 혹시 안내해 주시는 겁니까?
 
긍정한다면 곧 밝게 웃으며 말할 겁니다.
 
미나모토 다이:저는 UDI 라보의 연구원인 미나모토 다이라고 합니다. 소장님 대신 안내를 해드리게 되었어요!
 
UDI 라보의 연구원입니다.
 
알이 둥근 안경을 쓰고 하얀 가운을 입고 있지요.
 
북슬거리는 머리카락을 갖고 있고, 꼭 소년과도 같은 생김새입니다.
 
전형적인 마른 체형이기도 합니다.
 
유약해 보일 거예요.
 
미나모토 다이:새로운 일이 들어오게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몹시 바쁘시니, 제가 대타로 나온 거예요. 이쪽으로 오세요!
 
나가토 레이야:( 약해 보인다. 운동... 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 밥은 잘 드시나. 같은 초면에 공유하면 당황스러울 생각들을 이어가며, 선배에게 한 번 꾸벅, 목례한다. )
( 곧 적절한 거리를 두고 따라간다. )
 
나란히 걸으면서도 연구원은 재잘거릴 겁니다.
 
정확하게는 빠르게 정보를 다 전해야만 돌아갈 수 있다는 걸 안다는 듯이.
 
그 와중에도 저마다 해야 할 일을 하기 위해서 뛰어다니거나.
 
걷거나 하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사흘 밤낮을 찌들었다는 듯 더벅머리를 한 사람도 간혹 보여요.
 
누구 하나 나태한 사람이 없다는 걸 알 수 있어요.
 
미나모토 다이:나가토 씨도 알고 계실 테지만. 저희 UDI 라보에서는 법의학자와 임상병리사가 하나의 팀을 이루어요. 매번 교체되는 게 아니라  같이 일하는 거고요.
이번에 마침, A대에서 오신 임상병리사분이 계시거든요. 사무실도 옆자리로 배정되었으니까요. 인사를 나누어주시면 될 거예요.
 
들어서게 된 사무실은 꽤 화사합니다.
 
나열되어있는 책상과 그 위에 놓여있는 컴퓨터.
 
창문 밖으로 슬그머니 고개를 내미는 햇빛까지.
 
법의학 연구소보다는 일반적인 회사에 더 가까워 보이기도 합니다.
 
한 팀이 되실 분께서 보이지 않는 걸 보니 아마 탈의실로 가신 모양이라며 조잘거리는 사이.
 
안내받은 자리로 접근하면 보입니다.
 
가슴 한쪽에는 UDI 라보의 연구소 로고가 새겨진 작업복과 하얀 가운.
 
어쩌면 이걸 쥐고 나서야 실감하였을까요······.
 
자리에 앉아볼까요.
 
혹은, 주변을 둘러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나가토 레이야:( 말이... 많다. 선배에게 잘 보이고 싶지만, 나가토 레이야는 말주변이 좋지 못했다. 중간중간 그렇군요, 기대됩니다. 정도의 대꾸가 최선이었다. )
( 배정받은 자리, UDI 라보가 표시되어 있는 가운을 가만히 내려다 보다가... 자연스럽게 주변을 둘러본다. )
 
바로 눈 앞에 있는 책상이 보일 겁니다.
 
저 앞의 미닫이문은 아마 소장실로 이어지는 곳 같아요.
 
뒤쪽의 문은 의뢰인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응접실의 역할을 하는 걸까요.
 
벽면에 붙어있는 텔레비전도 적막하기 짝이 없습니다.
 
어디부터 살피는 게 좋을까요.
 
나가토 레이야:( 먼저 자신의 책상을 살핀다. 앞으로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
 
 책상
 
널찍한 책상 위를 차지하는 것은 자질구레합니다.
 
파일 같은 것을 꽂아 넣을 수 있을 간이 책꽂이.
 
컴퓨터에 붙어있는 키보드와 마우스.
 
본체의 전원을 눌러보지 않아도 매우 잘 작동할 거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업무에 사용해야만 하니까요.
 
나가토 레이야:( 하지만 돌다리도 두들겨 봐야 하는 성격이다. 컴퓨터의 전원을 켜 이상이 없는지 살펴본다. )
 
 컴퓨터
 
안에 설치가 된 건 없습니다.
 
다만, 앞으로 쓸만하게 사용하기엔 좋겠어요.
 
검색이라거나.
 
나가토 레이야:( 이것저것, 정상적으로 작동되는 걸 확인하면 절전 모드로 돌려 놓는다. ) ...
... ( 어색하다. 뭘 하고 있어야 하지? )
( 시선은 자연스럽게 벽면의 텔레비전으로 향한다. )
 
 텔레비전
 
천장에 달린 텔레비전입니다.
 
그 위치가 높은 탓에 전원 버튼에 닿기 어려워 보이는데요.
 
아무래도 리모컨을 찾아야만 할 것 같습니다.
 
나가토 레이야:( 딱히... 첫 입사일부터 TV부터 트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
(우선... 하... .그래. 의뢰인이 오면 마주칠 만한 곳도 둘러보자. 응접실로 향한다. 스스로 의뢰인을 마주쳤을 때의 이미지 메이킹을 하며. )
 
 응접실
 
응접실은 책상 의자가 놓여있습니다.
 
좁은 공간에서 마주 보고 앉도록 준비되었지요.
 
문밖으로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주의한 게 보입니다.
 
사무실 중에서도 가장 안쪽에 배치한 것만 봐도요.
 
하긴, 부검을 의뢰하러 온다는 건 쉬운 마음가짐이 아닐 겁니다.
 
어떻게든 그 이유만이라도 찾고자 하는 절박한 사정이 있을 거예요.
 
이해하는 만큼 신중해야만 합니다.
 
연구소의 태도를 잠시나마 엿보게 되네요.
 
나가토 레이야:... ... ( 잠시 무언가 생각하는 듯 가만히 서 있다가, 책상으로 향한다. 손끝을 뻗어 책상을 한 번 만져본다. )
 
 책상
 
텅 비어있습니다.
 
눈에 띄는 건 없네요.
 
나가토 레이야:( 의자를 빼어 한 번 앉아본다. 여러모로 이미지 메이킹이다. )
 
 의자
 
옆 자리의 의자 위로 리모컨이 놓여 있습니다.
 
나가토 레이야:( 앉으려다가, 자리에 무언가가 있는 걸 보고 주워든다. ... 연구소 식구 중 누군가는 정리정돈에 소질이 없는 모양이군... )
( 주워들어 원래 자리로 돌려두도록 하자. 의자는 제자리에 두고, 응접실 밖으로 나온다. )
( 작동이 되는지만 확인차 텔레비전에 대고 전원 버튼을 눌러본다. )
 
리모컨의 버튼을 누르자마자 일기예보가 흘러나옵니다.
 
이 김에 미처 듣지 못한 뒷부분을 듣는 것도 좋을 테지만······.
 
바로 옆으로 발소리가 들려오네요.
 
고개를 돌리면 가운을 입고 있는 누군가와 마주치게 됩니다.
 
천장 위로는 길쭉한 형광등이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텔레비전에서는 날씨를 알려주는 음성이 울리지요.
 
그 와중에 마주치게 된 사람은······.
 
잠깐, 이 사람이라고요?
 
이 사람이 앞으로 함께 하게 될 직장 동료라고요?
 
이 사람은 분명······.
 
그와중에 선뜻 상대는 손을 내밀어옵니다.
 
츠키시로 세나:반갑습니다. 츠키시로 세나 입니... 어?
 
두 사람······.
 
확실하게 구면이죠?
 
나가토 레이야:...! ( 인기척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숙여 인사한다. ) 처음 뵙겠습니다. 리모콘 작동을 확인하고 있었습니다만...
( 들리는 이름에는 무언가 익숙함을 느낀다. 츠키시로 세나...? 어디서 들어본 듯한... ) ...
( 고개를 들어 분홍 머리의 아마도 한 팀이 되실 분 을 보고 나면- 어디서 그를 봤는지, 물 속에 잠긴 것이 떠오르듯 느리게, 그러나 분명히 떠올린다. )
츠키시로. A대 의예과... 맞죠? ( 멍청히, 마치 입력된 것이 출력되는 컴퓨터처럼 중얼거린다. )
 
츠키시로 세나:(이쪽은 진작에 알아봤다는 듯 빤히 얼굴을 살피다가 손짓한다.) 나가토 레이야, 맞지? 신입생 때 같이 기숙사 썼던. 여기서 이렇게 만나다니 이런 우연이 있나? (퍽 장난스러운 투로 말을 잇는다.) 설마 나 여기 오는 거 알고 온 건 아니지?
 
나가토 레이야:... 맞습니다. ( 기억하고 있었군. 그 뒤로 워낙 접점이 없었으니 잊어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저쪽이야, 학과 내에서 하도 유명인이었으니 잊고 싶어도 소문이 들리는 편이었다... )
( 그나저나 예나 지금이나, 동갑이라는 이유로 참 스스럼없이 반말을 한다고 생각하며. ) 알았을 리가 있겠습니까. ... 이런 곳에서 다시 보게 될 줄은 몰랐는데 말입니다.
듣기로는 조기졸업을 했다고... 여기서는 어떤 의미에서는 츠키시로.... (뒤에 를 붙여야 할까? 잠시 갈등했으나, 반말 하는 상대 앞에서 크게 유의미한 고민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가 제 선배가 되겠군요.
 
츠키시로 세나:(츠키시로, 이후에 짧은 정적이 흐르자 눈썹을 살짝 까딱인다. 존칭 쓰려다 고민한 건가 지금? 역시 재밌는 녀석이다.) 뭐어, 실무 경험이 더 많으니 선배이긴 하겠다만. 나도 이제 막 이직해 온 참이라 여기선 신참이니까 말이야. (예상치못한 만남에 잊혀졌던 손을 다시 내민다.) 아무튼 잘 부탁합니다, 나가토 씨.
 
나가토 레이야:... 그런 거였습니까? ( 신입 둘이 팀이라니, 괜찮을까. 상대는 우리 학번 천재이긴 하지만... )
( 내밀어진 손을 바라보다가, 저 역시 오른손을 내밀어 맞잡는다. ) 예... 저도 잘 부탁합니다.
 
한참 이야기를 하다가 보면 누군가 다급하게 들어옵니다.
 
굳이 누구인지 파악하지 않아도 알 겁니다.
 
소장님이니까요.
 
그는 당신과 츠키시로가 한자리에 있는 걸 보고서는 말할 겁니다.
 
먼저 인사를 나누고 있었던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요.
 
그리고서는 말할 거예요.
 
소장: 두 사람이 맡을 의뢰가 도착했어요. 그러니까······. 아, 이미 보고 있었군요.
 
저게 무슨 말인가요.
 
가리키는 손끝을 따라 고개를 돌려볼까요.
 
그 방향을 향해 시선을 옮긴다면
 
아나운서가 뉴스 속보를 전하는 장면을 목격합니다.
 
날씨 예보에서는 진작 넘어갔던 걸까요.
 
“ 긴급 속보입니다. ”
 
“ 닛폰 테레비의 아나운서인 센도 미하루가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되어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
 
“ 금일 오전에 자수하였으며 경찰 측에서는 수사에 나섰습니다. ”
 
“ 피의자가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었던 만큼 큰 파란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
 
“ 또한, 피해자는······. ”
 
텔레비전 속으로는 무수한 플래시가 터지는 광경이 보입니다.
 
그 속으로는 모자 따위로 얼굴을 가리지도 않고서 차에 올라타는 여성이 있습니다.
 
그 속으로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드러나지 않아요.
 
지친 듯한 낯이라는 것만 알 수 있을 뿐입니다.
 
텔레비전 속으로는 무수한 플래시가 터지는 광경이 보입니다.
 
기자들이 하도 밀려드는 탓에 화면을 더 파악하는 건 어렵겠습니다.
 
사람들의 정수리나 뒤통수만 보이고 있었으니까요.
 
무엇이든 엄청난 토픽이라는 건 확실합니다.
 
소장은 혀를 차더니 이어 말했습니다.
 
소장: 두 사람이 맡게 될 의뢰가 바로 이 사건입니다. 피해자 측의 유족이 도착하셨으니 응접실로 가면 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까다롭긴 합니다만. 잘해주시길 바랍니다. 힘내시는 겁니다!
 
기운차게 말하고서는 소장은 다른 사람의 부름에 급히 자리를 비웁니다.
 
일본 전역을 현재진행형으로 뒤흔드는 사건이라니.
 
처음부터 맡게 된 책임이 무척이나 크지만 어쩔 수 있나요.
 
직접 맡겨주기까지 했으니 무를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검색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나가토 레이야:첫 의뢰 말씀이십니까...? ( 제대로 된 인수인계도 받지 않았는데? 당황한 채로 화면의 속보를 살피면, 아침에 들었던 날씨 방송의 이질감을 다시 떠올린다. )
( 스마트폰은 잘 쓰지 않는다. 본인의 손가락에 비해 자판이 작기 때문이다. 빠르게 절전 모드로 해 두었던 컴퓨터를 켜, 용의자 '센도 미하루'에 대해 검색한다. )
 
나가토 레이야:
자료조사
기준치: 40/20/8
굴림: 41
판정결과: 실패
 
나가토 레이야:
자료조사
기준치: 40/20/8
굴림: 99
판정결과: 대실패
( 힘들다. )
 
검색을 하자 유명인이 대개 그런 것처럼 프로필이 나옵니다.
 
나가토 레이야:( 검색하다가, 잘못된 광고 페이지에 갇힐 뻔했다. 식은땀이 조금 났지만 침착하게 돌아나온다. ... 28세, 별로 나이 차이도 나지 않는다. 어째서 이런 일을? 피해자가 누구인지 검색할 수 있는가? )
 
아직까지 피해자의 정보를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는 없습니다.
 
온통 센도 미하루의 이야기 뿐일 거예요.
( 관련해 더 알 수 있는 정보는 없을까? 닛폰 테레비 측의 발표자료라던가... )
 
이제 막 떠오른 속보인 탓일까요, 어디서나 비슷한 내용의 보도자료뿐입니다.
 
나가토 레이야:( 더 할 만한게 있나요? 있다면 지능 판정 가능할까요? )
 
당장 더 찾아볼 수 있는 정보는 없어 보이네요.
 
그렇기에 더더욱 의뢰인을 만나봐야 합니다.
 
마냥 기다리게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요.
 
나가토 레이야:( 으윽, 기껏해야 첫 날은 인수인계를 하고, 서류 정리 따위의 일을 받을 줄 알았다. 잡일에만 있는 것보다는, 빨리 실무를 맡고 싶다고는 생각했었지만 이렇게 빠르게... )
( 휘몰아치는 정보량에 제 이마를 짚고 미간을 꾹꾹 누른다. ) 그... 츠키시로는, 환자라던가, 의뢰인이라던가 대면하는 데 익숙한 편입니까?
 
츠키시로 세나:아예 대면해보지 않은 건 아니지만 임상병리사의 일이 의사나 간호사의 역할과는 아무래도 다르니까 대면이 익숙하다고는 할 수 없겠지... 어째 시작부터 큰 일을 맡게 된 것 같은데.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일단 침착한 모습이다.) 어떻든 간에 일단 만나보는 게 좋겠어.
 
나가토 레이야:( 상대방이 침착하니 어쩐지 민망해서라도 차분해진다. 짧게 심호흡을 하고, 나름대로... 표정 근육을 풀어본다. 본인의 얼굴이 썩 면담에 좋은 인상은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다... )
... 예, 그러죠. ( 응접실로 향한다. )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도록 합시다.
 
미닫이문의 너머로는 널찍한 테이블과 벽면에 등을 지고 앉아있는 한 청년이 보입니다.
 
나가토 레이야:... 안녕하십니까. UDI 라보 나가토 레이야입니다. ( 형식적인 인사를 하고, 근처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의뢰인의 얼굴을 나름 살피려고, 그러나 노려보지 않으려 노력하며. )
 
츠키시로 세나:(같이 인사를 하고는 옆 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안녕하세요, UDI 라보의 츠키시로 세나입니다. 부검 의뢰를 하러 오셨다고요.
 
본격적인 이야기에 들어선다면 그는 이렇게 말할 겁니다.
 
의뢰인: 이게 살인사건이 아니라는 걸 밝혀주세요.
 
:대인 관계 기능을 사용하며 이야기를 나눕시다.
 
나가토 레이야:( 마음 속으로 피해자의 부조리한 죽음을 밝혀낼 수 있도록 확인하겠습니다. 따위의 멘트를 연습하다가, 의뢰인의 말에는 사고가 고장난듯 멈춘다. ) ... 네?
의뢰인께서는... 본 사건이 살인이 아니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는 그제야 미츠네 호라이라는 이름과 동시에 피해자의 동생임을 밝힙니다.
 
미츠네 호라이:갑작스러운 소리를 뱉어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는 살인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여태껏 누나를 데리고 살아준 센도 씨인데,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다고요. 죽일 만큼 미워할 거라면 왜 같이 살기까지 해요.
 
이상합니다.
 
피해자의 유족이 이렇게 말을 하나요.
 
가해자의 결백을 일 순위로 두는 게 정상적인 일입니까.
 
보통 아닐 겁니다.
 
나가토 레이야: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눈 밑이 푹 꺼져있다는 걸 알아차립니다.
 
몸을 챙기기보다 고민을 우선으로 한 티가 나요.
 
바로 이 자리에 오기까지의 심리적 갈등이 있었을 겁니다.
 
나가토 레이야:... ... ( 남의 일 같지 않다. 외관이 둔감한 그였지만, 이런 류의 외관 변화는 충분히 감지할 수 있었다. )
피해자인 누나 분과 센도 씨는 어떤 관계였는지... 또 미츠네씨가 알고 있는 사건 정황이 무엇인지 알려주실 수 있으십니까?
 
미츠네 호라이:저도 두 사람이 어떤 사이였는지, 정확하게 알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누가 보기에도 그냥 평범하게 친한 친구였어요. 싸웠다거나, 누가 누굴 미워한다거나, 그런 건 전혀 느껴보지 못했다고요. 센도 씨가 했을 리가 절대 없습니다.
 
나가토 레이야:
심리학
기준치: 30/15/6
굴림: 39
판정결과: 실패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통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그가 아주 단호한 기색이라는 것입니다.
 
나가토 레이야:... ( 이 정도로 확고하니 되려 의아하다. 하지만... 큰 충격에 빠진 사람은, 어쩌다 잡아낸 진실에 집착하게 될 수 있음을 안다. )
그렇군요, 우선 알겠습니다. 부검을 제대로 진행하면 사인 규명도 확인할 수 있죠. 검찰 측에서 제시하는 살해 방식과 대조해보면... 어떤 방식이든, 진실은 드러날 수 있을 겁니다.
 
미츠네 호라이는 한숨을 푹 내려 쉬더니 꾸벅 고개를 숙입니다.
 
미츠네 호라이:죽어서까지 남에게 폐를 끼치는 게 부끄럽네요. 부모님도 같은 마음이시고요. 그러니 꼭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순식간에 의뢰인은 자리를 비웁니다.
 
테이블 위로 남겨진 것은 종이 한 장.
 
부검 의뢰서라는 산 자의 허락뿐입니다.
 
츠키시로는 말합니다.
 
츠키시로 세나:있잖아, 수술실 앞에서는 늘 사람들이 기도를 해. 최소한 기다리고 있다거나. 그걸 보고 있으면 뭣 때문에 날밤을 새우는지 알게 되더라. 병리실에서도 환호성은 들리니까. 근데...
이곳에서는 잘 모르겠네.
우리가 하는 일은 누구를 위한 걸까.
 
존중받지 못하는 죽음.
 
아무것도 들을 수 없는 피해자.
 
손톱 밑의 거스러미처럼 툭 튀어나온 불편함.
 
도드라진 의문······.
 
그에게 어떤 답을 해줄 텐가요.
 
어쩌면 아무런 답도 내어줄 수 없나요.
 
둘 중 무엇에 속하더라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나가토 레이야:... ( 죽어서까지 남에게 폐를 끼친다 는 마지막 말에는, 마음 한 켠이 차갑게 식는 느낌이 든다. 별다른 대꾸를 하지 못하고, 나가는 의뢰인을 가만히 바라보기만 했다. )
... 글쎄요, 여느 병원처럼... 살 수 있는 사람 을 위한 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몇 명쯤은... 살릴 수 없는 사람의 이야기도 듣는 직업이 필요하겠죠. 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 저렇게 가족에게도 외면받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
 
이제 일어나야만 합니다.
 
직장에서는 일을 해야 하지 않습니까.
 
우리도 UDI 라보에 소속된 사람으로서 행해야 합니다.
 
나가토 레이야:작업을 해볼까요. ... 인력이 부족하다곤 들었지만, 처음부터 꽤 무게감 있는 건을 받아 버렸네요...
 
츠키시로 세나:... 그래야겠지. 그래, 어쨌든 우리는 우리의 일을 해야 해.
 
유족의 발언 이후 나름대로 심란해 보이던 츠키시로도 당신을 따라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나란히 문턱을 지나도록 할까요.
 
더는 말하지 못하는 당신의 이름을 들으러.
 
이야기가 사라지기 전에.
 
...
 
문턱을 지나는 순간에도 옆쪽의 유리 벽으로는 사람들이 지나다닙니다.
 
부자연사를 규명하기 위한 연구소.
 
오직 단 하나의 목적을 가진 이곳이 숨 가쁘게 돌아간다는 것.
 
그건 늘 어디에선가 사람이 죽어간다는 뜻입니다.
 
저 사람들은 어떤 마음으로 임하고 있을까요.
 
어떤 생각으로 반복을 이겨내는 걸까요.
 
그런 걸 사고할 틈은 없을 겁니다.
 
사무실과 응접실은 거의 들러붙어 있으니까.
 
고작 몇 걸음만 내딛어도 책상 앞으로 멈춰 서게 됩니다.
 
부검 의뢰서 사건 보고서를 살필 수 있습니다.
 
나가토 레이야:( 학생이었을 적 머리에 때려 넣었던 절차에 대해 생각한다. 그러니까... 가장 처음은 역시 의뢰서를 확인하는 게 맞겠지. )
 
유족의 동의 및 서명이 있습니다.
 
그 위를 채우고 있는 것은 피해자에 대한 정보입니다.
 
나가토 레이야:( 피해자에 대한 정보, 인터넷에서도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다. 유족은 자세히 설명하지도 않았지. 확인해보자. )
 
피해자의 이름은 '미츠네 아메'입니다.
 
28세의 여성이로군요.
 
자그마한 증명사진으로 생김새를 알게 됩니다.
 
옅은 갈색으로 물들인 머리카락을 갖고 있습니다.
 
신장은 159cm라고 하네요.
 
직업은 프리랜서라고 기재가 되어 있고요.
 
전체적으로 연약해보이는 인상입니다.
 
경찰에 등록이 된 전과 기록도 보이지 않아요.
 
그야말로 평범하게 살아온 여성으로만 보입니다.
 
나가토 레이야:... ( 피의자와 동갑이다. 유족에 말에 따르면, 피의자랑 같이 살았다고 했지. )
( 다음으로 사건 보고서를 확인한다. )
 
이는 경찰에서 초동수사를 마치고서 남긴 보고서입니다.
 
용의자는 교살로 피해자를 살해하였다고 주장한다고 하네요.
 
시신은 거실 바닥에 등을 대고 똑바로 누운 채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새벽 5시 경에 심경의 변화를 겪고 경찰에 자수하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곳은 피해자와 함께 살고 있던 집이라고 하네요.
 
도쿄 시나가와구 니하 2초메······.
 
이동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나가토 레이야:... ... ( 여러모로 마음에 짚이는 점이 많은 기록이다. ) 여기 주소가 적혀 있는 것 같은데, 방문해 볼까요.
 
츠키시로 세나:그러는 게 좋겠네. 가보면 뭐든 조금이라도 더 알게 될지도 몰라. 음... (짧게 생각하고는 옆에 선 이를 바라본다.) 너 차 있어?
 
나가토 레이야:( 1 있다. 2 없다. 2 )
... ... 딱히 장만해볼 생각이 없었습니다만. ( 혼자 사는 사회 초년생에게 자가용은 사치다! 다 대중교통으로 갈 만 하다! 심지어 이쪽은 체력도 좋다! )
 
츠키시로 세나:(쳇...) 안타깝게도 나도 자가용은 아직이라... (있으면 좀 얻어타볼까 했더니 아쉽다.) 대중교통으로 가야겠네. (자질구레한 짐들을 챙기며 나가자는 듯 손짓한다.)
 
나가토 레이야:(...) 천재여도 별반 다를 건 없군요. (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따라간다. 관찰일지 320번, 츠키시로 세나는 여전히 운동하는 것을 싫어하는 모양이다. )
 
츠키시로 세나:(왠지 귀가 간지러운 느낌이지만 개의치 않고 걸음을 옮긴다. 이동하는 내내 입을 꾹 다물고 있긴 그렇고, 애초에 썩 조용한 타입이 아니기도 하니 슬슬 대화에 시동을 걸어본다. 오랜만에 만났으니 아이스 브레이킹이라고나 할까.) 나가토 씨, 직장은 여기가 처음이랬나? A대 졸업 후에도 대학원 과정까지 전부 이수하고 온 거지?
 
나가토 레이야:( 긴장한 채로 관련 전공 서적을 머릿속에서 그리고 있다가, 들려오는 목소리에는 느리게 상대를 바라본다. ) ... 그, 어차피 반말할 거라면 '씨'같은 건 붙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 앳된 얼굴에 가벼운 목소리면서, 말투가 꽤나 아저씨 같다는 생각을 한다... )
... 그렇죠. 애초에 이곳을 목표로 다닌 학교였으니, 다른 직장에 갈 이유는 없었습니다. ( 그리 들어오기 쉬운 곳은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쪽도 실력이 좋았으니 가능한 선택이다. )
... 츠키시로는, 유명했죠. 들었습니다... 무려 조기졸업을 해냈다고.
 
츠키시로 세나:(어차피 반말이라면 존칭은 붙이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는 키득 웃어 보인다.) 그래? 그러고 보면 신입생 때는 나름 가까웠던 것 같은데(물리적으로) 대학에 온 이유라던가 각자의 사정이라던가 이런 대화는 전혀 해보지 않았었네. (그냥 룸메이트, 였네. 새삼스레 생각한다. '무려'라는 말에는 어꺠를 으쓱였다.) 난 빨리 실무경험부터 하고 싶었으니까. 학교에 갇혀서 이론만 공부만 하는 건 내 성정에 안 맞았던 것 같아.
 
나가토 레이야:( 그러니까 안 맞는다고 빠르게 졸업하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란 말입니다.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꾹 참는다. 상대는 상식적인 기준이 통하지 않는다는 건 1학년 시절의 관찰 경험으로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 )
츠키시로는... 공부가 적성에 맞았던 건 둘째치고, 직업을 가지기보단 조금 더 자유를 누리고 싶어할 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 뱉어놓고 조금 실례인가? 짧게 생각한다. )
... 일이 재밌어서 그런 겁니까? ( 왜 이 과를 선택했는지, 자신도 조금은 궁금했다. 츠키시로와 나는 너무나 다른 사람인데 지금 이 자리에 함께 있지 않은가. )
 
츠키시로 세나:그거 참 실례네~ 그냥 놀기만 하는 거, 무슨 의미가 있는 지도 모르겠고... (그 의미라는 게 본인의 삶에서 어느 정도로 중요한 부분인 건지 정작 스스로 자각하고 있지 못하고 있지만.) 어쨌든 빨리 일 해서 돈 버는 건 좋은 일이잖아? 노는 것도 물론 좋았겠지만 그냥 뭐라도 해보고 싶었던 것 같네. (반대로 네게 되묻는다.) 그럼 너는? 대학원에 가면서까지 UDI 라보를 목표로 하다니, 뭔가 이유가 있어보이는데?
 
나가토 레이야:( 의외네. 짧게 생각한다. 당신에 대한 관찰일지가 마음 속으로 한 페이지 정도 추가되었을 것이다. ) ... 뭐, 이런 전공은 결국 이론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그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닙니다.
( 이어지는 질문에는 입을 꾹 다문다. 능청스럽게 대답하기에는 순발력이 부족했고, 그렇다고 곧이곧대로 대답하기에는 마음의 벽이 높은 사람이었다. ) ... 그냥.
... 적성에 맞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어느정도 맞는다고 생각하고요. ( 적당히 내놓을 수 있는 답변을 내놓는다. 틀린 말도 아니었다. 학생 시절부터 비위가 강한 편으로 부검에 대한 거부감은 크지 않았다. )
 
츠키시로 세나:'부검'이 적성이 맞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니... 별나네. (사정을 자세히 캐물을 정도로 타인에게 관심을 두는 편도 아니거니와 굳이 말하고 싶지 않다는 기색을 보이는 사람에게 무례한 질문을 퍼붓는 위인은 아닌지라 더 파고들지 않는다.) 부검의는 몸에 베인 냄새가 잘 빠지지 않는다는 것쯤은 알고 있지? 항상 신경 쓰지 않으면 남들에게 좋은 인상 보여주지 못 하는 건 십상일 거야. ... 특히 너는 말야. (농담이랍시고 약간 무례한 말을 되돌려준다. 냄새같은 건 전혀 고려하지 않더라도 애초에 퍽 위압적인 외형이니까 말이지...)
 
나가토 레이야:흐음. ( 그 말에는 잠깐 고민한다. 이것이 자신의 외관을 반영한 짖궂은 농담임을 이해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
글쎄, 저는 이 전에도 멀어질 사람들은 다 멀어져서... 같은 부검의 외에는 좋은 인상을 보여야 할 사람들이 딱히 없어서 말입니다. ( 입가가 살짝 올라간다. ) 저랑 팀을 맺게 되었으니, 츠키시로는 오해를 사지 않게 더 조심하셔야겠습니다.
 
츠키시로 세나:엑, (역으로 본인이 조심해야 한다는 말에 이상한 소리를 냈다. 그런가? 하는 얼굴로 잠시 생각하다 어깨를 으쓱이고는 버스정류장에 다다르면 버스를 기다릴 겸 자리에 우뚝 서서 나가토를 빤히 바라본다.) 멀어지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말이야, 너 키나 덩치가 그냥 눈에 띄는 편이니까 말이야. 이거 내가 조심할 수 있는 부분이 맞긴 해? (진지한 투로 이야기하다가 끝에는 비죽 입꼬리가 올라간다. 어렸을 때는 그냥 고지식한 녀석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그리 지루하지 않네. 쭉 함께 일 해야할 파트너가 이 녀석이라면 달리 걱정할 필요는 없을지도, 은연 중에 그런 생각을 했을 테다.)
 
나가토 레이야:아무래도 저와 관련이 있는 입장이라는 거 자체를 숨기긴 어렵겠죠. ( 키나 덩치만으로 눈에 띄는 게 결정되지는 않지만 말이다. 반례로 작은데도 묘하게 눈에 띄는 존재였던 세나를 곁눈질로 바라보다, 곧 남은 버스 시간에 시선을 돌린다. 남은 시간은... 12분이다. )
그렇지만... 네, 저같은 사람이라는 오해를 받지 않게 태도를 조심하라는 뜻입니다. ( 조금 기다려야겠네. 핸드폰으로 현재 시간도 확인해본다. ) 안 좋은 인상이 옮으면 억울하잖아요. ( 어느 정도는 당신의 말에 대한 뼈 있는 대응이었으나, 기본적으로 담담한 어투다. 실제로 인상으로 많이 혼나온 인생인지라, 자신이 어둡고 음침하고, 경우에 따라 깡패같아 보일 수 있음은 충분히 납득하고 있다... )
 
츠키시로 세나:어어, 난 안 좋은 인상이라고는 한 마디도 안 했어? (그 발언에는 관계없다는 듯이 손을 들어 올린다.) 농담이야, 농담. 요즘 같은 세상에 누가 타인에게 관심이나 두겠어, 그냥 웃자고 하는 말이지. 무례했다면 사과할게. (이미 잔뜩 무례해놓고;) 사건에 대한 이야기나 할까? 죽은 피해자 말이야, 가족이랑 불화가 있었던 건 확실해보이지? 그게 혹시 사건과 관계가 있는 건 아닐까? 간접적으로라도. 물론... 아직 물증도 뭣도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그 가족들을 의심한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나가토 레이야:( 사과한다는 말에는 잠시 바라보기만 했다. 무례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기에, 그보다는 감상이 없었기에... 사과를 받을 이유도 없었다. )
( 피해자와 가족 에 대한 주제에는, 조금 전의 대화가, 마지막 말이 떠올라 무의식 중에 한쪽 눈이 살짝 찡그려지기도 했다. ) ... 그렇죠. '일반적인' 남매 관계라고 보기엔... 침착하고, 가족보다는 피의자 쪽이 당한 부조리함에 중점이 있는 듯 했습니다.
사건과 관련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그 정도뿐인 가족 관계도 드문 것은 아니니 말입니다.
현장에서 조사하면... 조금 더 내용을 추측해 볼 수 있겠죠. ( 이후에는 말수가 적다가, 버스가 오면 그대로 올라탄다. )
 
츠키시로 세나:그런가... 흔하진 않지만 드물지도 않은 편이구나. (본인은 타인의 가정사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타입이니 다른 집안은 어떤 분위기인지 잘 모르는 편이었다. 더군다나 자신과 부모님의 관계를 생각하면 화목하진 않아도 그럭저럭 평범한 집안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더욱 낯선 느낌의 가족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묘하게 분위기가 무거워지는 느낌이란 말이지... 그만큼 진지하게 임하는 거려나. 네 말에는 고개를 끄덕이며 가만히 듣다가 덩달아 버스에 올라탄다.) 아무쪼록 이번 일이 잘 해결됐으면 좋겠네. 피해자도 안타깝긴 하지만, 처음 맡은 의뢰이기도 하니까 이왕이면. (별다른 대화를 걸어오지 않으면 이후 짧은 거리를 달리는 버스가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침묵한다.)
 
두 사람이 차츰 목적지에 다다르면 저만치에서 웅성거리는 인파가 보입니다.
 
카메라를 든 채로 서성거리는 사람들.
 
흥미로운 듯 구경하러 온 듯한 행인들.
 
모두 물러나라며 손짓하는 두어사람.
 
그리고 노란 폴리스라인······.
 
처음에는 마찬가지로 막아서려던 형사는 두 사람이 UDI 라보의 복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건물로 들어섭니다.
 
계단을 올라가면 곧 301호에 멈추어 섭니다.
 
문은 열려있습니다.
 
이미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것처럼 적막하기까지 합니다.
 
...
 
현관 옆으로는 화장실 드레스룸이 붙은 침실이 있습니다.
 
두 개의 문을 지나면 거실이 있고요.
 
바로 옆으로는 베란다가 붙어있네요.
 
작은 부엌의 옆으로는 서재가 있고요.
 
또 그 맞은편에는 사진 현상실이 있습니다.
 
나가토 레이야:( 죽은 자의 집이라. 들어가기 전 가볍게 묵념하여 예의를 차린다. 영혼이나 사후세계 따위를 진심으로 믿지는 않지만, 의식하게 되는 편이었다... ) 피해자는...
거실 바닥에 등을 대고 누운 채로, 똑바로 발견되었다고 했죠. ( 자연스럽게 문을 지나, 그 현장이었을 곳에 먼저 시선을 둔다. )
 
 거실
 
이곳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하얀 테이프입니다.
 
시체의 주변을 따라 붙여두었던 게 아닐까요.
 
그 외로는 소파 거실 테이블, 그리고 텔레비전이 눈에 들어옵니다.
 
거실 옆으로는 베란다가 이어져 있네요.
 
저 건너편에서는 여전히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기자들이 몰려와서는 아우성을 치고 있는 게 아닐까요.
 
츠키시로 세나:소란스럽네, 사건 현장이란 거. 내가 다 정신이 없어. (밖의 기자들을 잠시 바라보다가 피곤하단 듯이 뒷머리를 벅벅 문지른다.)
 
나가토 레이야:이번에는 워낙 유명인이 연루되어 있으니 말입니다. 엄연히 수사 자리인데, 썩 직업 윤리가 있는 행동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만... ( 눈썹을 찡그리며 눈을 질끈 감았다 뜬다. 지금 중요한 건 감상이 아니다. )
여기가 발견 당시 피해자가 눕혀져 있던 곳인가 보군요. ( 무릎을 굽혀, 하얀 테이프를 확인한다. )
 
소파와 테이블의 사이.
 
그리고 텔레비전의 맞은편에 하얀 테이프로 남은 흔적이 있습니다.
 
피해자는 이 위치에서 일자로 누운 채 발견되었던 것 같네요.
 
나가토 레이야:( 그 자리에 특이한 점은 없을까? 교살이라면 핏자국은 남아있지 않겠지만... )
( 없다면 자연스럽게, 바로 옆에 있는 소파를 살펴본다. )
 
이외의 특이점은 찾아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소파
 
소파 위와 아래를 살피더라도 특별히 눈에 들어오는 건 없습니다.
 
아, 리모컨이 놓여있는 걸 제외한다면요.
 
나가토 레이야:( 리모컨.. 텔레비전의 것일까? 우선 텔레비전을 먼서 살핀다. 묘하게 아침 상황의 반복 같다. )
 
 텔레비전
 
벽걸이로 된 텔레비전입니다.
 
한국에서 만들어진 제품 같네요.
 
나가토 레이야:( 음... 같은 상표가 있다면 같은 것이겠지. 리모콘을 상세히 살핀다. )
 
평범한 리모콘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특이점은 없습니다.
 
단지 텔레비전의 전원을 켤 수 있겠죠.
 
나가토 레이야:( 이 상황에서? 나가토 레이야는 눈에 띄고 싶은 마음은 일절 없는 사람이었다. 리모콘을 얌전히 내려놓는다. )
( 소파와 하얀 테이프, 그 옆을 차지한 테이블을 확인한다. )
 
그 위로는 잡지가 보입니다.
 
특별할 것 없는 가십 잡지일 거예요.
 
구매하면 부록이 붙어있는 것 말입니다.
 
성인 여성에게는 꽤 인기가 좋다고 하던가요.
 
나가토 레이야:
자료조사
기준치: 40/20/8
굴림: 96
판정결과: 대실패
( 생전 이런 유형의 잡지 본 적도 없다. )
 
오, 처음 보는 잡지.
 
열심히 살펴봤지만 놀랍도록 아무 생각도 들지 않습니다.
 
나가토 레이야:... ... (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모르는 내용이다 보니 중요도를 판단할 수조차 없다. )
( 츠키시로를 힐끔 본다. ) ... 이런 잡지, 익숙하십니까? 아무래도 피해자와 피의자가 봤던 것 같은데요.
 
츠키시로 세나:잡지? (더블체크하듯 네가 지나온 곳을 살펴보다가 건네오는 물음에 고개를 돌린다.) 여성 잡지... 이런 건 나도 잘 챙겨보는 편은 아닌데. (잡지를 받아 들고 한 번 살펴본다.)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음... (잠시 정적) 모르겠다.
 
나가토 레이야:( 아 도움 안 돼 )
... 알겠습니다. ( 우리 직장에 여성 직원을 만난다면 한 번 쯤 조언을 구해보자. )
( 대충 보기에는 그냥 가십 잡지 같지만. 지금은 이 잡지의 주인이 가십의 한 가운데에 있다는 게 얄궂은 일이다. 여전히 웅성거리는 소리가 넘어 들어오는 베란다를 살핀다. )
 
 베란다
 
타일 위를 밟자마자 요란스러운 플래시가 두 눈을 찌릅니다.
 
저 밑에서는 뭔가 찾아낸 게 있느냐고 고래고래 악을 쓰고 있네요.
 
타일 위로는 아무것도 걸려있지 않은 빨래 건조대가 있습니다.
 
빙 두르고 있는 화분의 너머로는 고성이 울립니다.
 
그대로 서있으면 곤란해지겠어요.
 
주간지를 장식하고 싶은 생각이 아니라면 물러나도록 합시다.
 
나가토 레이야:( 하아... ) ( 기가 쭉쭉 빨린다. 법의학자들은 언론에 드러나는 일이 드물다고 생각했는데... 커튼이 있다면 치고 돌아선다. )
... 경찰이 어느정도 수사를 진행했으니 당연하겠지만, 사건 현장에서 무언갈 찾는 건 어렵군요. ( 작게 마음에 조바심이 생긴다. 어디라도 다녀 보자. 한 쪽 구석에 있는 서재를 살펴본다. )
 
츠키시로 세나:아무래도 그렇지... 더구나 우리는 증거 물품 같은 걸 찾는 게 아니니까 더 어려울 수밖에.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더 막막한 느낌에 이쪽도 골머리를 앓기는 마찬가지다.)
 
 서재
 
두 개의 책장을 놓아둔 곳입니다.
 
소박하지만 그 안에서는 삶의 흔적이 분명 남아있을 겁니다.
 
오른쪽 책장 왼쪽 책장을 살필 수 있습니다.
 
나가토 레이야:... 츠키시로는 머리가 좋은데, 여기에 무언가 있을 것 같다는 감같은 건 없으십니까? ( 천재 캐릭터에게 합당한 걸 바라기 시작했다. ; 말은 이렇게 하지만, 우선 차근차근 오른쪽 책장부터 살핀다. )
 
츠키시로 세나:(황당...) 난 그냥 머리가 잘 돌아가는 거지, (검지 손가락을 더듬이처럼 머리에 댄다.) 막 동물적인 센서가 있는 건 아니거든요? 나가토 씨?
 
기상 예보사 자격증을 위한 책입니다.
 
성실하게도 공부를 한 흔적이 있네요.
 
그러고보면 일본은 기상 캐스터가 되기 위해서 여러 시험을 통과해야만 하지 않습니까.
 
높은 급여도 아니고요.
 
공영 방송국 소속 아나운서가 굳이 겸업을 하는 게 이상한 거죠.
 
츠키시로는 의문스럽다는 듯 말합니다.
 
츠키시로 세나:금전적으로 힘들었나? 도쿄의 방 세 개가 있는 집이잖아. 이 부분만 봐도 생활이 어려울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나가토 레이야:... 꼭 하고 싶은 일이었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금전과는 관계 없이. ( 그런 선택을 한 사람과, 하고 싶었으나 하지 못한 사람도 모두 알고 있기에 자연스럽게 떠오른 말이었다. )
어쨌든, 이 공부량을 보면... 피의자는 꽤나 성실한 사람이었군요. ( 자연스럽게 기상 캐스터였던 그녀를 떠올리고, 이어 왼쪽 책장을 확인한다. )
 
책장 구석을 살피다보니 봉투를 발견합니다.
 
나카노 종합 병원에서 발급받은 약 봉투인 것 같은데요.
 
어떤 이름으로 발급되었는지는 휘갈겨서 쓴 글씨인 터라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내용물이 없기도 하고요.
 
나가토 레이야:( 약 봉투? 지병이 있었나? 아니면 일시적인 증상? 내용물을 확인했으나, 빈 봉투에는 조금 실망한다. 휘갈긴 글씨를 읽으려 했으나 인상만 험악해질 뿐이었다... )
 
츠키시로 세나:이 약사, 상당히 악필이네.
 
나가토 레이야:( 눈만 아프다. 제 미간을 꾹꾹 누른다. ) 가벼운 감기약이거나,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혹시 모르니 나카노 종합 병원이나 인근의 약국에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 약봉투의 사진을 찍어두고, 나가서 부엌으로 향한다. )
 
 부엌
 
부엌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느낄 법한 감상이 있다면 평범하다는 게 아닐까요.
 
한쪽 벽면에 놓인 냉장고와 구석에 놓인 쓰레기통, 그리고 식탁이 보입니다.
 
나가토 레이야:... ( 냉장고를 확인하자. 최근의 생활상을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
 
 냉장고
 
우유와 달걀을 비롯한 식료품이 있습니다.
 
냉동고를 열어보면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파인트 채로 들어있네요.
 
그 외로는 반찬가게에서 사들인 듯한 음식이 더러 보일 뿐입니다.
 
특별한 게 눈이 들어오지는 않습니다.
 
나가토 레이야:( 특별히 최근이 비극적이었던 것 같지는 않다. 살인을 저지를 정도로 심정적으로 불안한 사람이라면 냉장고에서부터 드러나기 마련이다. ... 한 쪽이 상태가 안 좋아도, 다른 쪽이 챙겨줬을 가능성도 있기야 하다만. )
( 식탁을 확인한다. )
 
 식탁
 
식탁 위로는 화병이 놓여있습니다.
 
보라색 꽃이 참 어여쁘네요.
 
나가토 레이야:
자연
기준치: 10/5/2
굴림: 50
판정결과: 실패
 
그저 생김새가 낯익은 보라색 꽃입니다.
 
나가토 레이야:... ( 꽃을 가까이 해본 적이 있어야지. 다만 생전 처음 보는 꽃은 아니다. 역시 꽃을 키울 정도라면, 상태가 험악했던 것은 아닌 모양인데... )
( 마지막으로 쓰레기통을 확인해본다. )
 
 쓰레기통
 
구석에 놓인 쓰레기통입니다.
 
나가토 레이야: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그 안에서 명함을 찾아냅니다.
 
메모리아 화원.
 
약도가 간단히 그려진 명함을 보아하니 아무래도 꽃집인 것 같습니다.
 
가장자리에 구멍이 난 형태가 특이하네요.
 
꽃다발의 포장지로 보이는 것도 더러 발견합니다.
 
선물을 받은 걸까요.
 
나가토 레이야:( 가장자리에 구멍... 꽃다발 같은 것에 묶여서 전달받은 건가? 쓰레기통에 있을 정도면 저 꽃은 최근에 선물받은 것이다. )
( 어느 쪽을 향한 선물이었을까. ...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피의자 쪽이겠지만, 피해자에 대해 정보가 너무 부족하니 그 어느 것도 확신하기 어렵다. )
( 우선은 해당 명함 또한 사진을 촬영하고, 이름을 기억한다. 메모리아 화원... )
병원이나 꽃집이나, 추가로 들를 곳에 꽤 많겠군요. ( 이어, 가정집에 있다는 것이 꽤 특이하다고 느꼈던 사진 현상실로 향한다. )
 
츠키시로 세나:그러게, 여기만 둘러보면 될 줄 알았는데. 하루가 짧겠어. (함께 명함을 살피다가 뒤따라 사진 현상실로 향한다.)
 
안에 들어서자마자 온통 새빨간 불빛이 두 사람을 감싸냅니다.
 
현상액이 가득 고여있는 판에는 몇 장의 사진이 들어있습니다.
 
그 옆에 있는 노트북도 눈에 들어올 거예요.
 
나가토 레이야:( 새빨간 불빛에는 잠시 시야를 가리고, 익숙해졌을 때야 손을 내린다. ) 사진이 취미...혹은 직업인 사람이 있었나 봅니다. ( 피해자는 프리랜서라고 했었지. 그 쪽의 작업 현장인가? 현상액을 확인한다. )
 
 현상액
 
맨손으로 꺼내는 것보다는 핀셋으로 꺼내는 게 좋겠습니다.
 
만일 이 안으로 손을 담글 작정이라면요.
 
나가토 레이야:( 핀셋. 섬세한 작업이 어려운 나가토 레이야였지만, 어찌되었든 그도 의예과의 수련을 거치며 그런 작업이 두렵지 않게 되었다... )
( 다만, 우선은 노트북 먼저 확인해보기로 한다. 쉬운 쪽이 있으니 말이다. )
 
 노트북
 
비밀번호로 잠겨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살피기 어렵겠어요.
 
역시 쉽지만은 않습니다.
 
나가토 레이야:( 하... 사진 쪽부터 살펴볼까. 핀셋이 근처에 놓여 있을까? )
 
핀셋은 현상액 근처의 도구들 사이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나가토 레이야:( 사진을 조심스럽게 꺼내 보자. )
 
(To GM): 4
 
이것은 그저 단순한 풍경에 불과합니다.
 
단순한 풍경에 불과할 것입니다.
 
드높은 산과 그 속에서 이어지는 정경.
 
저 어슴푸레한 그림자 사이로 보이는 것을 가만히 응시하다 보면 어지럽습니다.
 
어지럽습니다.
 
어지럽습니다.
 
이성과 이치에 어긋나서는 순식간에 사람을 이끌리게 하고,
 
홀리게 하며,
 
선망하게 하며,
 
들뜨게 하며······.
 
나가토 레이야:
정신
기준치: 40/20/8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츠키시로 세나:
정신
기준치: 80/40/16
굴림: 2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나가토 레이야 > 이성 1 감소
츠키시로 세나 > 이성 감소 없음
재시도가 가능합니다.
 
나가토 레이야:
정신
기준치: 40/20/8
굴림: 53
판정결과: 실패
( 어쩌겠습니까. 정신이 약하여 몸이라도 건강하려는 자입니다. )
 
츠키시로 세나:
정신
기준치: 80/40/16
굴림: 3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국적인 풍경을 찍은 사진입니다.
 
청명한 하늘이 드높아 보입니다.
 
붉은빛이 내려오고 있음에도 그게 눈에 들어올 정도였으니.
 
훌륭한 솜씨임을 직감할 수 있을 겁니다.
 
나가토 레이야:잘은 모르겠지만... 좋은 사진이군요. ( 핀셋으로 사진들을 확인하다 보면, 어쩐지 울렁이는 기분이 들어 사진을 다시 내려놓는다. )
 
츠키시로 세나:그러게. 음... (뭔가 기시감이 느껴지는 듯 미간을 살짝 구기며 고개를 기울인다.) 이 사진 왜 익숙하지? 어디서 본 것 같은...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아니야, 무시해. 모르겠어. (딱 잘라)
 
나가토 레이야:직접 찍은 사진 같으니, 여기에 찍힌 풍경이 어딘지 알면 도움이 될지도 모릅니다.
아마도 피해자... 가 최근에 방문했을 장소일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츠키시로 세나:분명 데자뷰 같은 걸 느꼈는데... 흠. (잘 모르겠단 듯이 표정을 풀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뭐. 차차 알아내면 되겠지.
 
나가토 레이야:네, 음... ( 첫 수사라 긴장한 탓일까? 어쩐지 놓치는 정보가 많다는 생각이 든다. 나중에 한 번 더 보면 떠오르는 게 있으려나... )
그럼 다음은... ( 어쩐지, 들어가기 거북한 곳만 남았다. 일이고 수사라는 걸 다시금 뇌애 되새긴다. ) 침실 쪽으로 가볼까요.
 
 침실
 
들어가자마자 은은한 향기가 납니다.
 
디퓨저에서 나는 달큼한 내음은 이곳을 사건 현장이라 느끼기엔 모호하게 만드네요.
 
침대 화장대 옆으로는 드레스룸이 이어져 있습니다.
 
나가토 레이야:( 익숙치 않은 향에 반사적으로 잠시 인상을 찌푸린다. 조심스럽게... 우선은 침대를 확인한다. 침실이 하나 뿐인 걸 보아 방을 공유했나 보군... )
 
 침대
 
퀸사이즈 침대 위로는 하얀 이불이 깔려있습니다.
 
머리카락 한 올 떨어진 것 없이 말끔히 정리되어있습니다.
 
나가토 레이야:( 꽤 깔끔하게 정리된 모습이 편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머리카락 한 올도 없다는 건 조금 부자연스럽다는 생각도 든다. )
( 화장대도 확인한다. )
 
나가토 레이야: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나가토 레이야: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별다른 의심 없이 지나치려던 때, 침대 아래에 무언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상자를 발견합니다.
 
나가토 레이야:( 상자? 뭔가 보관해둔 것이라도 있으려나... 확인해봅시다. )
 
 상자
 
파스텔톤으로 칠해진 상자 안에는 자질구레한 것이 들어있습니다.
 
그중에서 눈에 띄는 것이 있다면 폴라로이드 사진이 아닐까요.
 
집어들면 그 안에는 센도 미하루와 미츠네 아메.
 
두 사람이 나란히 웃고 있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같은 교복을 입고서 나란히 서 있는 두 사람.
 
그 누구보다 사이좋아 보이는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비록 훗날 죽음과 가해로 얼룩졌다고 한들.
 
나가토 레이야:( 행복해 보이는 사진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어색해 보이는 구석이 없다. 피해자와 피의자가 사이가 좋던 건 확실한 것 같다. ) ... 두 사람, 10년은 된 인연이겠군요.
 
츠키시로 세나:그러게, 학생 때부터 알고 지냈고 여태 한 집을 쓸 정도의 사이라면 확실히 불화로 인한 살인이라고 보긴 어렵겠어. 어째 파고들수록 더 의중을 모르겠는데... 미츠네 아메는 대체 왜, 무슨 이유로 죽은걸까...
 
나가토 레이야:... ... ( 고민하는 듯 답이 없다. 조용히 드레스룸으로 향한다. )
 
 드레스룸
 
행거에는 여성 의류가 걸려있습니다.
 
나가토 레이야: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 힘들다. 이 가정집이 건장한 남성의 집이었다면 결과가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 )
( 익숙하지도 않고, 아마 최근 몇 년간은 볼 일도 없었을 의류들을 가는 눈으로 쳐다보기만 했다. ) ... 뭔가 특별한 게 있어 보입니까? ( 세나에게 묻는다. 저쪽은 그래도 이성인 친구와도 무난히 잘 어울리지 않았나... )
 
츠키시로 세나:특별한 거? 음...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3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글쎄다... 드레스룸도 서재랑 비슷한 느낌으로 나뉘어 있네. 이 두 사람, 꽤나 개인의 영역을 중요시 했을지도? 여자가 둘이라 그런가? 보통 남자 둘이 같이 사는 집이라면 니꺼내꺼 할 것 없이 한 공간에 전부 밀어넣었을 텐데 말야. 둘다 섬세한 성격인 것 같아.
 
중앙을 경계로 하여 양쪽으로 다른 스타일의 옷이 걸려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오른쪽 행거 왼쪽 행거를 살필 수 있습니다.
 
나가토 레이야:... ( 그 말을 듣고 보니, 조금 스타일이 다른가... ? 싶기도 하다. 옷가게에는 간 적도 없고, 적당히 인터넷으로 저렴한 옷을 영원히 돌려 입는 나가토 레이야에게 여성 의복 스타일이란 분간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
개인 용품이 섞이는 건 꽤 성가신 일이긴 하니 말입니다. ( 츠키시로의 설명과 별개로, 나가토라면 룸메이트 시절에 철저히 소지품을 분리했을 것이다. )
( 왼쪽 행거를 확인해봅시다. )
 
각이 잡힌 채 다려진 수트와 와이셔츠가 주로 들어있습니다.
 
사복이라고 할 것도 없네요.
 
자세히 살피거나 의류를 한 쪽으로 젖혀보면 두 벌의 교복을 찾아냅니다.
 
말끔하게 세탁이 되었네요.
 
주머니에는 습기제거제까지 넣은 채 잘 관리되어 있어요.
 
명찰을 살피면 미츠네 아메와 센도 미하루라는 이름이 자수로 새겨져 있습니다.
 
나가토 레이야:( 깔끔하다는 인상 정도는 든다. 기상 캐스터 쪽의 의상일까?)
... 학생 때의 추억이 정말 많은가 보군요. ( 자신의 교복은 사이즈가 안 맞아 학년 단위로 처분된지 오래였다. )
( 이어서 오른쪽 행거 확인합니다. )
 
하늘하늘한 원피스, 털실로 짜여진 가디건.
 
전체적으로 포근하고 귀여운 의류가 나열되어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의류가 걸려있는 것 같습니다.
 
자세히 살피거나 의류를 한 쪽으로 젖혀보면 아웃도어 의류가 일상복보다 다수 걸려있는 걸 알아차립니다.
 
나가토 레이야: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 돌아다니기 좋은 쪽... 그러니까 사진을 찍는 쪽의 의상인 것 같다. 아마도 이쪽이 미츠네 아메의 옷이겠지. )
( 교복은 센도 미하루 쪽에 놓여 있었다면, 고등학교 시절의 추억을 더 소중히 하는 건 피의자 쪽이었을까? ... 너무 과한 생각인 것 같기도 하고. )
( 그나저나 막 헤집기에는 무척이나 부담스럽고... 어색한 의류들이다. 다시 세나 쪽을 본다. ) 특이사항이 있는... 것 같습니까? ( 손 끝으로 의상을 잡고 있다. )
 
츠키시로 세나: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고민하는 듯 잠시 행거를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일상복보다 오히려 아웃도어 의류 쪽을 더 자주 입었던 것 같아. 피해자는 주로 사진을 찍었던 것 같으니까 돌아다니려면 아무래도 편한 의상이 좋긴 하겠지만... 주기적으로 등산을 다니는 게 아닌 이상 몇 벌씩이나 되는 이 아웃도어류 옷들이 이렇게까지 생활감이 느껴질 필요가 있나 싶네.
 
나가토 레이야:주기적으로 등산을 다니는 것 아닐까요? 자연 풍경은 산 위만큼 인상적인 곳이 드무니까 말입니다... 등산은 좋은 아웃도어 스포츠이기도 하고요. ( 큰 의구심을 갖지 않는 운동인. )
 
츠키시로 세나:...보통 젊은 여성이 주기적으로 등산을 다니는 편은 좀 드물지 않나? (이쪽은 운동을 전혀 하지 않으니 동감할 수 없다는 표정이다.) 뭐, 일리는 있는 말이다만...
 
나가토 레이야:( 그런가? 주변에 여자가 없기도 하지만, 애초에 있는 여자도 모두 강한 여성 들이었던지라... )
... 산 같은 곳을 간다고 생각하면, 아까 사진 현상실에서 본 풍경도 조금은 더 좁혀볼 수도 있겠습니다.
( 하지만 우선은... 화장실로 가보자. 이 향긋한 공간에서 벗어나겠다. )
 
 화장실
 
문을 열고 들어가 보면 두 공간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세탁기 욕조가 놓여있는 공간.
 
그 반대쪽으로는 변기가 놓여있군요.
 
한눈에 보아도 일상적인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곳에 둔 디퓨저 덕분에 은은한 향기마저 풍겨옵니다.
 
나가토 레이야:( 하지만 여기도 향기가 나는군... ) ... ( 방금 옷을 보고 온 차라, 자연스럽게 세탁기부터 확인한다. )
 
 세탁기
 
깔끔한 디자인이 눈에 들어오는 드럼세탁기입니다.
 
건조기의 기능도 탑재되어 있습니다만.
 
문을 열어보면 안에 들어있던 것은 축축한 하나의 덩어리가 되었습니다.
 
여성의 의류가 뒤섞여있네요.
 
뒤져보아도 별다른 것을 찾아내기는 어렵습니다.
 
나가토 레이야:... ( 축축해지기만 한 손에 묘한 자괴감이 든다. 건조기를 돌리기 전에 사태가 일어난 건가? )
( 옆에 있는 욕조에도 시선을 둔다. )
 
 욕조
 
꽤 커다란 욕조입니다.
 
따끈따끈한 물이 데워진 채로 있네요.
 
아마 이 물에는 아무도 몸을 씻지 못했을 겁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이유로요.
 
나가토 레이야:... 꽤나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인가 보군요. ( 정말 최근까지도 누군가가 살아 있었음을 느끼게 하는 흔적을 바라본다. 마지막으로 변기를 확인한다. )
 
 변기
 
뚜껑을 열어보지만 별다른 게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혹시 이 너머로 뭔가 흘려보냈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법의학자와 임상병리사가 수사 요청을 하는 건 아무래도 모호합니다.
 
특히, 이미 용의자가 자백을 한 사건이라면 더욱.
 
그렇지 않나요.
 
나가토 레이야:... ( 탐정과 형사가 용의자를 심판하기 위한 조사를 한다면, 법의학자와 임상병리사는 죽음을 이해하기 위한 조사를 하는 셈이다. )
( 우리는 살릴 수 없는 사람의 이야기를 찾고자 하지만, 떠나버린 자를 위해 무언갈 더 해 줄 수는 없다. 그러니, 이 작업은 결국 남아있는 자에게 이야기를 전하기 위한 것. )
( 하지만 미츠네 아메의 이야기는 누가 듣고 싶어할 것인가? 애도보다 수습이 우선인 것 같은 가족? 친했으나 자신을 용의자로 내놓은 절친한 지인? )
( 어쩌면 이 자리에 탐정이 있는게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 이미 결과가 정해진 듯 시끄러운 언론의 목소리와, 수집되지 않는 정보에 짧은 무력감을 느끼며... 짧게 한숨을 쉰다. )
화장실에는 별 게 없어 보입니다만... 신경 쓰였던 것 몇 가지가 있으니 다시 살펴보면 좋겠군요. ( 거실로 나섭니다. )
 
조금 전에 봤던 것들의 연속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특이점이 드러나지 않아요.
 
나가토 레이야:( 한 번 더 아까의 잡지를 살펴봅니다. 두 사람의 생활상을 조금 더 알게 된 지금은 신경쓰이는 게 걸릴지도 모릅니다. )
 
나가토 레이야:
자료조사
기준치: 40/20/8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 조금 더 구체적으로 찾아보겠습니다. 가십 잡지라면 특정 장소에 대한 가십이 있을까요? )
 
분명 잡지의 뒤쪽 페이지에서 어떤 장소에 대한 사진들을 스쳐 봤던 것 같습니다.
 
한참 페이지를 넘기다보면 공연 전시란에 문득 시선이 갑니다.
 
도쿄에서 현재 열리고 있다고 하던가요.
 
남미와 멕시코 지역을 중심으로 하여 찍은 사진을 전시했다고 하는데.
 
매니아층 사이에서는 드물 정도로 컬트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이 사진, 집의 어떤 공간에서 분명 동일한 것을 봤습니다.
 
이 전시회가 바로 미츠네 아메의 전시회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게 됩니다.
 
나가토 레이야:( 장소를 소개하는 글, 이후 피해자의 이름을 발견하고 집중하여 읽는다. 남미 멕시코사진이라, 생각보다도 사진 반경이 넓었다는 걸 깨닫는다. )
이것 보십시오, 츠키시로. 방문하면 피해자에 대해 더 알 수도 있겠습니다. ... 작가 상황이 이렇게 되었으니, 전시회가 지속되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츠키시로 세나:아... 사진 현상실에서 봤던 그 사진이 왜 익숙한가 했더니, 잡지를 훑어보면서 봤던 사진이라 그랬던 거였어. (이 정도로 정신이 없다니... 좀 더 꼼꼼할 필요가 있는데, 왠지 반성하게 된다.) 죽은 사람의 전시회니까... 질 나쁘다고 생각할진 모르겠지만 지금 시점에선 작품들의 가치가 훨씬 높아졌겠지, 전시 관계자라면 이걸 기회로 삼지 않기가 더 어려울 거야. 혹시 중단되었더라도 뭔가 얻을 수 있는 게 있겠지.
 
나가토 레이야:... 예술가는 죽어서 그 가치가 오른다, 이런 말 말이군요. ( 도무지 좋게 받아들일 수 없는 말이다. )
이국적인 풍경이다 했더니, 최근 전시회를 준비하던 사진들이었나 보군요. 피해자 가족의 발언으로, 피해자가 큰 어려움에 있는 상태일지 추론했습니다만... ( 전시회 관련 잡지 기사에 적힌, 매니아 층의 긍정적인 여론에는 인상을 찌푸린다. ) ... 나름대로 열심히, 또 괜찮은 작품 활동을 이어갔던 모양입니다.
( 설령 평소에 어둡던 사람이라도, 적어도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상황은 아니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
부엌 테이블에 꽃이 있던데... 당연히 피의자를 위한 선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전시회를 열었다면 피해자를 위한 선물이었을수도 있겠습니다. 보셨습니까?
 
츠키시로 세나:응, 그 꽃 말이지. (일리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정황상 전시회를 기념하는 꽃이었을 수도 있겠어. 양쪽 다 섬세한 사람이니 아무 꽃이나 그냥 선물했을 것 같지는 않고, 꽃말 같은 걸 찾아보면 도움이 될 지도 모르겠다.
 
나가토 레이야:( 고개를 끄덕이다, 꽃말 이라는 말에는 잠시 행동이 멈춘다. )
... 꽃에도 붙은 말이 있습니까? ( 관련 상식이 처참하다. )
 
츠키시로 세나:(처참하군...) ... 그래, 세상에는 그런 것들이 있단다. 이론이나 상식과는 다른 낭만, 염원... 뭐 그런 것들 말야.
 
나가토 레이야:꽃에는 이름과 학명만 있다고 생각했습니다만... ( 그래. 최소한 의예과 전공이니, 생물학은 배웠을 것이다. )
츠키시로는 저 꽃이 무슨 꽃인지 압니까? ( 자연스럽게 부엌의 보라색 꽃을 가리킨다. )
 
츠키시로 세나:
교육
기준치: 80/40/16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꽃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자니 문득 어느 책에서 봤던 꽃의 외형이 떠오른다. 번뜩!) 아, 튤립이다. 튤립 치고 색이나 모양이 독특해서 긴가민가 했는데 튤립이 맞는 것 같아.
 
나가토 레이야:튤립... ( 붉은색과 노란색만 몇 번 본 것 같지만, 보라색 튤립은 처음이다. ) ... 혹시 색별로 의미가 다른 겁니까? (설마;하는 얼굴)
 
츠키시로 세나:(그 설마가 맞다는 얼굴) 당연하지. 같은 꽃이라도 색별로 전부 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고. 예술은 잘 모르지만, 흔히들 말하듯이 색에 따라 주는 느낌이 다르니까 그런 거 아닐까.
 
나가토 레이야:... 그렇군요. (이해는 안되었으나 일단 알았다고 대답하는 대학생 같은 표정이다.)
 
이만하면 현재 이 집에서 살필만한 것은 다 살폈을 겁니다.
 
츠키시로는 휴대전화를 꺼내더니 시간을 확인합니다.
 
츠키시로 세나:부검을 진행하기까지는 시간이 남았어. 그때까지 사전 조사를 더 할 수 있을 거야.
 
때 이른 오후.
 
슬그머니 돋는 새싹처럼 햇빛이 밀려듭니다.
 
테라스 밖으로는 지치지도 않는지 기사 한 줄이라도 더 뽑아내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수까지 한 사건인데 굳이 그럴 필요까지 있느며 형사가 투덜거리며 지나가긴 하지만요.
 
어쨌든 간에 해야만 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생각해봅시다.
 
이다음으로는 어디에 향할 수 있을까요.
 
나가토 레이야:... 장소와 연관이 된 조사 내용은 다음 세 가지입니다. ( 어느샌가 기록해 두었던 수첩을 꺼내, 브리핑을 하듯 무미건조하게 읽어나간다. )
첫번째는 서재에서 발견한 약 봉투, 내용이 비어 있었고 처방전을 읽을 수 없었지만, 나카노 종합 병원에서 발급받은 것 같았죠.
두번째는 츠키시로가 보라색... 튤립(분명히 그 짧은 사이에 이름을 까먹었던 모양이다.)이라고 해준, 꽃을 구매한 것으로 보이는 장소입니다. 쓰레기통에서 메모리아 화원의 명함을 발견했었죠.
마지막으로는 거실 잡지에서 확인했던, 미츠네 아메의 전시회 정도겠군요. ... 남미와 멕시코는 저희 권한으로는 방문할 수 없을 테니까요.
법의학적 관점에서는... 지병 파악이 우선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떠십니까? ( 병원을 가보자는 뜻이다. )
 
츠키시로 세나:(양손을 팔꿈치 안 쪽에 찔러 넣어 팔짱을 낀 채 가만히 네 브리핑을 듣다가 고개를 끄덕인다.) 음... 좋아. 피해자의 흔적을 좇는 것도 좋지만 피의자 쪽도 더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봐. 센도 미하루가 일하던 직장... 그러니까, 닛폰 테레비 아나운서실도 가보는 게 좋겠어. 네 말대로 피해자의 지병 유무부터 파악하자는 말에는 동의해.
 
두 사람의 결론은 네 개의 장소로 이어집니다.
 
이 죽음을 규명하기까지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 있는지 알지 못할 노릇입니다만.
 
향해야만 한다는 걸 분명 서로 알고 있을 거예요.
 
둘 다 게으름을 부리기를 바랐다면 UDI 라보에 소속되지 않았을 테니.
 
나가토 레이야:... ... 그렇네요, 정신이 없는 현장이겠습니다. 오늘은 하루종일 바쁘겠군요. ( 그래도, 더 알아갈 수 있을 내용들이 눈 앞에 있다. 조금은 빠르게 심장이 뛰는 것을 느낀다. )
( 나카노 종합 병원으로 우선 향합니다. )
 
두 사람은 자차가 없으니 또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해야 할 겁니다.
 
기자들의 눈을 피해 현장을 벗어나볼까요.
 
츠키시로 세나:...현장에 막 도착했을 땐 막막했는데 역시 찾다 보니 뭔가 나오긴 하네. 새삼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게 이런 느낌이구나 싶어. (노력이란 단어에선 왠지 모를 어색함을 느낀다. 그도 그럴 것이... 물론 놀기만 하진 않았지만, 이쪽은 타고난 쪽이었기에 남들만큼 노력의 무게를 이해하고 있진 않는 편이었다.)
 
나가토 레이야:... ... ( 그 말이 당신에게서 나오는 데에 어색함을 느낀 건 이쪽도 마찬가지였다. 확실히, 방금 있었던 조사와 추론은 천재라고 특별히 특출날 수 없는 영역이었다. 결국에 우리가 이해해야 하는 것은 범인凡人이므로. )
... .... 츠키시로는 법의학과로 최근 이직해 왔다고 했었죠. 전에 있던 병원에서는 어땠습니까?
 
츠키시로 세나:전에 있던 병원에서는 뭐... 평범했지. 가만히 있으면 일이 들어오고, 주어진 일을 착실히 해내고, 그에 준하는 급여를 받고... (이전의 직장생활을 떠올리듯 잠시 고개를 들어올린다.) 너무 평범해서 달리 할 말이 없네. ... 아, 오해는 하지마. 그렇다고해서 허무했단 의미는 아니야. 큰 병원에서 일하는 임상병리사라니, 이보다 의미 있는 일이 있겠어? (표면적으로는 말이다. 겉으로 보기엔 분명 의미 있는 일이긴 했으나 그게 본인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라면 문제였겠지.)
 
나가토 레이야:... ( 오늘 아침의 대화를 떠올린다. 놀기만 하는 건 의미가 없다거나, 뭐라도 해보고 싶었다던 말들. 츠키시로에게 있어서, 법의학은 뭐라도의 한 가지일까? ) ... 그렇네요.
하는 말일지라도, 대형 병원의 임상병리사 생활을 평범했다 고 할 수 있는 신입은 얼마 없을 겁니다.
츠키시로는 여전히 재능이 넘치네요. ( 신호등 앞에 서면, 자연스럽게 이어지던 발걸음이 멈춘다. ) 어쩌면 당신에게는...
이 UDI라보에서의 생활도, 금방 평범해 질지도 모르겠습니다. (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 옅은 미소를 만든다. 큰 의미 없는 말이다. 다만, 같은 신입일지라도, 파트너일지라도... 상대와 나의 무게에는 분명히 차이가 있음을 생각한다. 어쩌면 학생 시절부터 말이다. )
 
츠키시로 세나:(저런 표정도 지을 수 있는 사람이었군... 힐끔 바라보다가 시선을 돌려 서있는 곳의 건너편을 바라본다.) 평범해지려나... (저도 모르게 따라 미소 지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지금까지와는 뭔가 다르다는 감상은 있어. 이 감상의 결말이 어떻게 지어질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아직까지는 흥미가 있네. (신호가 바뀌자 주저없이 걸음을 옮겼다.)
 
나가토 레이야:그렇네요. 의학은 언제든지 예측 가능한 분야지만... ( 신호가 바뀌면, 당신을 따라 보폭을 맞춰 걷는다. ) 이건 결국, 사람의 이야기니까요.
( 누군가의 인생의 조각을 모아, 그 끝의 이유를 아는 데 지름길은 없다. 그 법의학의 특성이, 재능이 다르고 무게가 다른 두 사람이 함께 걸을 수 있는 이유일 것이다. 병원으로 향한다. )
 
벽마다 하얀 타일이 붙어있습니다.
 
세균 따위는 들어설 일도 없다는 걸 인테리어로 표현했을까요.
 
최근 발생하였던 사건의 용의자가 이곳에서 잡혔다는데.
 
정신없는 순간이 흘러간 지금은 환자들과 그 보호자들이 간혹 보일 뿐입니다.
 
바쁜 걸음으로 맞은 편에서 간호사 한 명이 걸어오네요.
 
나가토 레이야:( 간호사가 다가오면 바짝 긴장한다. 예의를 차리기 위함이겠지만, 모르는 사람이 보면 인상이 한 층 험상궂어질 뿐이다. )
 
간호사: 무슨 일로 오셨을까요?
 
UDI 라보의 유니폼을 슬쩍 보더니 협조적인 태도를 취합니다.
 
나가토 레이야:... 안녕하십니까. 새벽에 사망한 미츠네 아메라는 여성의 정보에 대해 조사하고 있습니다만...
그녀의 자택에서 이 병원의 처방전이 확인되어, 병원 진료기록을 확인해 보고 싶습니다.
 
간호사: 아... 규정 상 경찰조사 외에는 진료기록 공개가 어려워서요... 혹시 처방전이나 처방받으신 약이라던가 가지고 계실까요? 저희 병원에서 처방된 것이 맞는지 확인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나가토 레이야:( 봉투를... 챙겨왔어야 했나?! 우선 찍어뒀던 상세 사진을 몇 장 보인다. ) 해당 봉투입니다. 저희가 조사할 때에는 이미 비워져 있고, 그... 글씨도 읽기가 어려워서, 정확한 내용 확인은 못했습니다만... ( 목소리는 담담하지만, 반려될까 싶어 삐질거리고 있다... )
 
간호사: (사진을 유심히 들여다보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아, 저희 병원에서 처방된 것이 맞는 것 같네요. 이 처방을 내린 의사 선생님께서는 지금 수술 중이시라, 저쪽에 있는 약국으로 가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저쪽 약국에서 처방된 약을 받아가신 걸로 보여요.
 
나가토 레이야:( 다행이다. 마음 속으로 안도했다. ) ... 협력 감사드립니다.
( 간호사가 안내한 방향을 따라 약국을 찾는다. )
 
나가토 레이야: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 아, 저기 봐. 저 유니폼. UDI 라보에서 온 거 맞지?
 
: 후생성에서 뒤를 봐주고 있으니 참 좋아 보이네. 사람에게 약도 처방하지 못하면서. 이런 병원은 잘도 드나들고.
 
노골적이기 짝이 없습니다.
 
무례한 말이라는 자각은 하는 걸까요.
 
시선이 마주치자 당혹스러워하는 듯하더니 코웃음을 쳐버립니다.
 
그리고서는 황급히 복도를 벗어나기라도 하듯 달아나네요.
 
츠키시로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불편한 기색입니다.
 
나가토 레이야:( 별 타격 없다. 후생성에서 뒤를 봐주고 있다는 말도, 사람에게 약을 처방하지 못한다는 말도, 병원을 잘 드나든다는 말도 사실이니까? )
( 파트너의 표정을 한 번 살핀다. 이쪽은 저렇게 무시당하는 게 생소하려나, 짧게 생각한다. )
 
 약국
 
약국에 들어오자마자 쌉싸름한 내음이 납니다.
 
어린 시절부터 들어온 적이 있다면 누구나 알 법한 냄새일 겁니다.
 
후각은 늘 추억을 동반할 테니.
 
어쩌면 이 순간도 당신을 스치는 것은 기억일지도 모릅니다.
 
어쨌거나 눈앞에는 약사가 있습니다.
 
용건을 전하는 게 좋겠군요.
 
나가토 레이야:... ( 익숙한 냄새다. 이전이라면 좋아하지 않았겠지만, 이 전공을 선택한 만큼 과거의 기억은 새로운 경험으로 흐려진지 오래다. )
( 약사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갑니다. ) 안녕하십니까. UDI에서 미츠네 아메라는 여성의 사망 원인 확인을 위해 조사 중입니다만...
그녀의 자택에서, 이곳에서 처방받은 처방전이 나와 확인 차 방문했습니다. 내용 확인 가능하시겠습니까? ( 바로 보여줄 수 있도록, 봉투 사진을 준비한다. )
 
약사: (깐깐한 얼굴로 사진을 잠시 들여다보다가 나가토와 츠키시로에게 시선을 돌린다.) 미츠네 아메라는 이의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시라고요? 음... 확실히 저희 약국에서 나간 약이긴 합니다만... 지금 이슈 되고 있는 그 아나운서 살인사건에 대한 조사인 겁니까?
 
나가토 레이야:( 간호사와는 상반되는 태도에 한 쪽 눈썹이 약간 찌푸려진다. ) 예, 일단은 그렇습니다만... 아직 그 아나운서가 어떤 식으로 사망과 연관되어 있는지는 규명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약의 내용, 확인 가능하십니까?
 
약사: 이건 수면 유도제에요. 스트레스를 해소하지 못하니 그 영향을 일시적으로 독한 약을 써서 해결하려던 것 같았는데... 요즘 젊은이들이 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거 참.
 
나가토 레이야:( 눈을 한 번 깜빡인다. 정신적 인 쪽의 처방이었군. ) ... 그렇군요. ( 덧붙여진 사족같은 말에는 특별히 대꾸하지 않는다. )
해당 약 봉투는 피해자와 예의 아나운서가 동거하는 집에서 확인되었습니다만... 처방받은 게 어느 쪽인지 기억 나십니까?
 
약사: 기억나고 말고 할 것이 있을 리가요. 여기 적혀있지 않습니까, (사진의 약 봉투에 적힌 휘갈겨 쓴 글씨를 가리킨다.) 이건 센도 미하루에게 처방된 약입니다.
 
나가토 레이야:( 그렇게 말하셔도 전혀 못 읽겠습니다만... 억울함이 목구멍 안에서 맴돈다. ) ... 그랬군요.
( 방송에 나오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지만, 그녀에게도 보도되지 않은 애로사항이 있었던 거겠지. 짧게 생각한다. ) 협력 감사드립니다. 혹시 당시 그녀에게서 기억나는 특이사항이 있으십니까?
 
약사: 글쎄요... 그냥 방송업의 일이란 게 그렇게 고된가, 싶었습니다. 야근이라도 했는지, 어제 새벽 4시쯤 약을 받으러 왔던 걸로 기억이 납니다. 유명한 아나운서라 얼굴은 익히 알고 있었으니 바로 알아봤죠.
 
나가토 레이야:( 어제 새벽 4시라고? 자수하기 고작 한 시간 전이다. 약의 내용물은 비워져 있었지만, 당사자에게 제대로 쓰이지 않은 건가? ) ... ...
( 친구의 사망은... 충분히 큰 스트레스의 영역이다. 하지만, 집에 시체가 있는 채로 나와 약을 처방받았다고? 그건 친구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한 자의 자세도 아니고, 1시간 후에 자수할 살인자의 자세라기에도 어색한 점이 있다. ) 협력에 감사드립니다.
( 특별히 더 확인할 것은 없는 것 같아, 약국에서 돌아 나온다. )
 
츠키시로 세나:(따라 약국 밖으로 나와서는 눈을 굴린다.) 뭔가 이상하지? 새벽 4시라니, 이렇게 되면 타임라인이 이상해지는데. 분명 지금 밝혀지지 않은 뭔가가 있는데...
 
나가토 레이야:... ... 센도 미하루가 미츠네 아메를 살인, 극심한 죄책감으로 약을 처방받았으나... 결국 변심하여 자백했다고 한다면 말이 아예 안 되는 건 아닙니다만... ( 제 미간을 한 번 꾹 누른다. )
유족 분의 반응을 생각하면, 츠키시로의 말대로 다른 무언가가 있을 것 같습니다.
... 다음으로는 닛폰 테레비 쪽에 가보는 건 어떻겠습니까? 센도 미하루 쪽의 평소 상태가 어땠는지 확인해 볼 겸이요.
 
츠키시로 세나:...그래, 약의 주인이 센도 미하루라는 게 밝혀진 이상 연계해서 그쪽부터 알아보는 게 좋을 것 같다. 가자.
 
그곳에 들어서자마자 호기심 어린 시선이 향합니다.
 
직업 특성상 UDI 라보의 존재를 알고 있다고 한들.
 
사무실에 그 일원이 들어오는 일은 없었을 테니까요.
 
주변을 둘러보면 곧 명패가 놓여있는 자리를 확인합니다.
 
책상 위로는 컴퓨터 달력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주변 사람에게 말을 걸 수도 있겠군요.
 
나가토 레이야:( 시선을 받으면 긴장해서 속이 울렁거리는 기분이다. 최대한 주변과 시선이 마주치지 않길 바라며... 책상 위의 컴퓨터에 집중한다. )
 
 컴퓨터
 
열어보면 그 안에는 별다른 게 없습니다.
 
정말 사무적으로 이용하기만 한 모양입니다.
 
아나운서와 기상캐스터로서 대중에게 전달하는 대본을 적어둔 것만 잘 나열되어있으니까요.
 
나가토 레이야:
자료조사
기준치: 40/20/8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 폴더가 너무 많다. )
 
나가토 레이야:
자료조사
기준치: 40/20/8
굴림: 23
판정결과: 보통 성공
( 하나씩 차분히 확인해보겠다. )
 
여러 파일을 차근차근 뒤적이던 중 이러한 대목을 무심결에 읽게 됩니다.
 
    대본    
 
  ······곧 봄이 지나고 여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런 날에는 여행을 떠나신 분이 계실 테고. 기다리는 분이 계실 텐데요.  
  모쪼록 이동하실 때는 안전수칙에 유의하여 주시되  
  지난날보다 더욱 행복한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나가토 레이야:( 두 사람에 대입해 본다면, 가는 쪽이 미츠네 아메, 기다리는 쪽이 센도 미하루일까. 짧게 생각해 본다. 이런 감성이 부족한 편이었으니, 제대로 머리에 남았는지는 모르겠으나... )
( 애초에 방송을 잘 보지 않았으니, 대본을 읽어도 다른 생각으로 연상되는 것이 거의 없었다. 이어서 자신에게 그나마 익숙한 달력을 확인한다. )
 
 달력
 
달력 위로는 대체로 업무 일지에 가까울 만큼 일정 체크가 되어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별표가 되어있는 날이 불규칙하게 있네요.
 
때로는 8일, 때로는 12일.
 
규칙성이 없습니다.
 
나가토 레이야:... ( 아까의 대본과 연결지어 짧게 생각해본다. 혹시 미츠네 아메의 귀국일 과 관련이 있을까? 동거인이 돌아오는 날이라면, 어떤 형태로든 표시하고자 할 테니... )
( 나가토 또한, 학창 시절 츠키시로가 본가에 갔다가 돌아오는 날 따위를 표시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특별한 별표 같은게 아니라 '이 날부터 다시 자유가 사라짐' 정도의 의미를 담아 체크로 표시했지만. )
... ( 주변 사람에게 말을 걸어보고 싶다. 나가토에게 기웃거려줄(;) 사람이 주변에 있을까? )
 
힐끔거리던 시선도 멎고 모두 각자의 할 일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한 명 정도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아직도 그쪽을 힐끔거리고 있을지도요.
 
나가토 레이야:( 역시 힐끔거린다. ) ... ( 츠키시로도 살짝 힐끔거린다. )
센도 미하루에 대해, 주변 평판을 확인해보는 게 좋을까요. ( 수동적으로; 요구하기 시작했다. )
 
츠키시로 세나:(지금 나한테 가라는 거냐) 아무래도 그게 좋겠지. 알아둬서 나쁠 게 없기도 하고? (절대 순순히 먼저 나서주지 않을 거라는 기색으로 우뚝 서있을 뿐.)
 
나가토 레이야:( 좀 가 줘 너 인싸였잖아 ) ... ...
( 움직일 기색이 없는 걸 보고 있자면, 짧게 한숨을 쉬고... 마음의 준비를 한 후, 힐끔거리는 사람 쪽으로 다가갑니다. ) ... 저기.
... 센도 미하루와는 어떤 관계셨습니까? ( 지나치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
 
직원: (깜짝 놀라 움찔하고는 지켜보던 게 들켰다는 사실이 민망한 듯 어색하게 웃어 보인다.) 하하... 저 말인가요? 저는 그냥 직장 동료일 뿐인데요.
 
나가토 레이야:아, 예, 아무래도 그러시겠죠... ... ... ... ( 잠시 어색한 정적. )
... ... 아시겠지만, 센도 미하루와 연관되었다고 보여지는 사망 건에 대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참고가 될 만한... 최근 직장에서 보인 그녀의 특이한 행동 등이 있었습니까? ( 지나치게 심문하는 톤의 목소리인 것은 넘어가자. )
 
직원: 잘 모르겠는데요... 그냥 평범하게 프로페셔널한 사람이었어요. 동료들이랑 사이도 적당히 늘 좋아 보였고요.
 
나가토 레이야:그렇군요... ... .... ( 어색한 정적. )
 
츠키시로 세나:(소근) 너 그게 최선이냐...
 
나가토 레이야:의료계 외의 사람과 대화하는 일은 반년만이라... ( 최선이다. )
 
츠키시로 세나:(직장 동료 쪽과 눈이 마주치면 적당히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 보이고 네 옆구리를 꾹 찌르며 소곤댄다.) 스몰 토크는 넌 그른 것 같으니까 그냥 질문이나 해. 달력에 대해서 물어보는 건 어때?
 
나가토 레이야:( 그러니까 싹싹한 그쪽이 했으면 좀 편하지 않았겠습니까... 라고 말하는 듯한 짧은 원망의 눈빛이 스쳤으나, 역시 어색하게 서있을 질문 대상과 눈이 마주치면 애써 뭐라도 말해본다. ) 그...
센도 씨의 책상 달력을 확인해 보니, 업무 일정 외에도 별 표시가 된 날이 있더군요. 어떤 날인지 아십니까? 음... 방송국의 특별한 날이라던가요.
 
직원: 아, 그건 저도 봤는데... 딱히 방송국의 일정은 아니에요. 개인적인 일 같아서 물어보진 않았지만 그때 무슨 좋은 일이 있는 것 같던데. 빨리 가야 한다며 정시 퇴근했던 것만 기억이 나요. 역시 남자라도 있었나?
 
나가토 레이야:그렇군요. ( 역시 미츠네 아메 쪽과 관련이 있을까? 그쪽의 관계자에게 확인해보는 편이 낫겠다. 달력은 우선 참고 차 사진을 촬영해둔다. )
... 협...력 감사합니다. ( 이제는 정말로, 더 물어볼 것이 없었다. 어쩌면 대화를 그만두고 싶었을 뿐인지도 모른다. )
 
직원: (상대방이 어색해하니 덩달아 어색해진다.) ... ... 그럼! 저는 곧 미팅이 있어서... (어색하게 웃으며 자리를 뜹니다.)
 
나가토 레이야:예에에... ( 어색하게 인사한다. ) ( 이 대화는 나가토 레이야의 지난 2n년간의 인간관계의 축약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
... ... 다음부터 참조인과의 소통은, 츠키시로가 하는 것이 어떻습니까? ( 힘들다. )
 
츠키시로 세나:...정말 대단하다 너도 참. (이마짚;) 마치 있지도 않은 내 자식의 첫 사회생활을 보는 기분이네...
 
나가토 레이야:( 조금 침울해졌다. )
... ... 과한 추측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 달력에 표시된 별표는... 미츠네 아메와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 사람이 정말 각별한 사이었다면, 동거인의 복귀에 기뻐한다는 가정도 불가능한 건 아니죠. ( 우선 츠키시로와 나가토 관계와는 무척 다른 관계임은 분명하다. )
미츠네 아메 쪽의 직장에 가보는 건 어떻겠습니까? ... 그러니까, 사진 전시관 쪽 말입니다.
 
츠키시로 세나:뭐... 좋은 생각이야. 여태까지 밝혀진 정황으로는 아무리 친하다고는 한들 둘이 대체 무슨 사이였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네. (어깨를 으쓱이고는 방송국을 벗어난다.)
 
회색 시멘트로 칠해진 건물.
 
통유리로 뚫려있는 한쪽 벽면.
 
한쪽 매대를 가득 채우고 있는 팸플릿.
 
그리고 부지런히 그 문턱을 지나고 있는 사람들······.
 
사진으로 가득 채워진 액자가 있다면 그 근처에 서 있는 관객이 있습니다.
 
웅성거리는 인파 사이로는 듣기 좋은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모든 작품은 유작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남아있습니다.
 
어쩌면 그 사실조차 알려지지 않은 걸지도 모르지요.
 
카운터에 선 직원은 사람들을 맞이하느라 정신이 없어 보이네요.
 
나가토 레이야:... ( 미츠네 아메의 생명은 다한지 오래지만, 그녀의 사진은 활기 속에서 전시되고 있다. 누군가의 삶의 흔적이 잔상으로 남아있음에 묘한 기분이 든다. )
( 우선 사람들이 있는 곳을 피해;... 액자 먼저 확인해본다. )
 
 액자
 
짙푸른 숲과 청명한 하늘.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강.
 
가지 사이사이로 도사리는 어둠과 그 사이로,
 
사이로,
 
사이에서,
 
사이에······.
 
이파리와, 시선과,
 
이파리와, 눈알과,
 
이파리와, 기도와,
 
이파리와, 숨,
 
이파리와, 아.
 
나가토 레이야:
정신
기준치: 40/20/8
굴림: 67
판정결과: 실패
 
츠키시로 세나:
정신
기준치: 80/40/16
굴림: 3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우욱,
 
당신은 헛구역질을 참을 수가 없습니다.
 
옆에서 츠키시로가 놀란 얼굴을 합니다.
 
츠키시로 세나:야, 야... 왜 그래?
 
나가토 레이야:
SAN Roll
기준치: 39/19/7
굴림: 3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감소 없음
 
나가토 레이야:( 무언가... 참을 수 없는 불쾌감이 있었던 것 같다. 저 역시 당황한 건 마찬가지. 괜찮다는 뜻으로 한 쪽 손바닥을 보이며, 어지러움이 잦아들 때까지 그 자리에 잠시 가만히 있었다. )
... ... ( 방금 그건 뭐였지? 사진에 멀미라도 한 기분이다. 시선을 들어 액자를 한 번 더 확인해본다. )
 
다시 들여다보면 들여다볼수록 속이 더 뒤집어지는 느낌입니다.
 
동시에 전시관 구석에서는 이런 대화를 하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드물지만 언뜻 보일 겁니다.
 
: 기분 나빠. 가고 싶어. 그냥 다른 곳 가자.
 
: 정말 좋은 전시라니까. 왜 넌 남의 성의를 무시하는 거야?
 
나가토 레이야:( 역시 묘하게 불쾌한 감각이 있다. ... 단순 피로? 혹은 내가 이 작가의 말로를 알기 때문에? 겨우 그걸로 동요하기엔, 자신은 죽음에 익숙한 사람임을 안다. )
( 눈을 한 번 꾹 눌렀다 뜨고, 옆의 사람을 바라본다. ) 츠키시로는... 이 사진, 아무 느낌도 없습니까?
 
츠키시로 세나:(의아한 얼굴로 네 상태를 살피다가 네 말에는 다시 사진으로 시선을 옮겼다.) ...? (역시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린다.) 난 괜찮은데, 무슨 느낌이 든다는 거야?
 
나가토 레이야:... ... ( 자신의 상태에 대해 공유하고 싶었으나, 자신조차 설명하기 어려운 감각이었다. ) ...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면 됐습니다. ( 웬만하면 사진을 바라보지 않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 )
( 다른 관객들의 반응은 어떨지 빠르게 돌아본다. )
 
 관객
 
꼼짝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두 손을 모으고서 액자를 올려다보는 여성은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습니다.
 
두 눈을 형형하게 뜬 채로 응시합니다.
 
두 눈에서 눈물이 흘러도 깜박이는 일조차 없습니다.
 
두 발이 못에 박혀있기라도 하듯 움직이지 않습니다.
 
말을 걸더라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언뜻 신실해 보이기까지 하는 그 태도는 관람객이라기엔 어폐가 있습니다.
 
나가토 레이야: ... ... ? ( 무언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만, 문화생활과 접점이 적다보니 저런 류의 관람객도 있다 라고 생각하고 넘긴다. 안압에 주의하셔야겠군... )
( 마지막으로 카운터를 확인한다. )
 
 카운터
 
카운터에는 막 들어오는 관객들을 안내하는 직원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드나드는 터라 정신이 없어보입니다.
 
그리고 한 쪽 매대에는 팸플릿이 놓여있네요.
 
나가토 레이야:( 팸플릿을 확인해본다. 전시회의 소개는 어떻게 되어있지? )
 
 팸플릿
 
팸플릿을 펼쳐봅니다.
 
전시회의 소개말은 여느 전시회와 다를 것 없이 멋진 말들로 꾸며져 있습니다.
 
그 안에는 작가의 말로 보이는 글이 있습니다.
 
이는 작가 활동을 시작할 때부터 변한 적 없는 기술이라고 하네요.
 
나가토 레이야:( 작가의 말을 꼼꼼하게 확인해본다. )
 
<작가의 말>
 
······사람은 운명적인 순간을 겪는다고 합니다.
 
운명을 믿는가에 대한 여부를 불문하고.
 
순간은 늘 크고 작게 인간을 향해 도달합니다.
 
저 또한 운 좋게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거대한 자연과 그 속에서의 미지가 안겨준 것을 여러분에게 나누고자 합니다.
 
언제나 절 기다려주는 사람과 나누려고 합니다.
 
믿음으로 힘을 얻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나가토 레이야: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나가토 레이야: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는 사진작가의 전언보다 종교인이 할 법한 말이라는 것을 떠올리게 됩니다.
 
나가토 레이야:... ... ( 본인이 예술에 조예가 없는 건 확실하지만, 이 문구와 아까의 관객의 태도까지 더해, 확실히 부자연스럽다는 사실은 인식할 수 있다. )
( 그러니까... 일종의 신흥 종교 와 같다. 자신이 겪은 알 수 없는 현기증을 되새기며, 조금 손님이 떠나면 직원에게 다가간다. ) 저기...
( 저기... 라고 말을 걸었으나, 특별히 어떻게 질문해야 할지 말문이 막혔다. 그렇게 오도카니 카운터 앞에 서 있었다... )
 
말을 건다면 직원은 사회성을 있는 힘껏 끌어모은 듯 말할 겁니다.
 
직원: 안녕하세요. 전시회를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도움이 필요하실까요?
 
나가토 레이야:... 안녕하십니까. 이 사진 전시의 작가에 대해 조사하고 있습니다만... 아시는 정보 있으십니까? ( 이번에도 두서없이 취조식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이쪽도 사회성을 있는 힘껏 끌어모은 건 마찬가지다... )
 
직원: 아, 작가님에 대해서는 저도 잘 모르는 부분이라... 정확히 어떤 게 궁금하신 걸까요?
 
나가토 레이야:... ... ( 전부 다... )
... 그, 음... ( 예상치 못한 반문에 잠시 고장나 있었으나, 열심히 질문을 떠올려 본다. ) 여기에 주로 오시는 관람객 분들은... 어떠신 것 같습니까? ( 애매모호한 질문이 완성됐다. )
 
직원: 네, 네? (예상치 못한 질문에 당황한 듯한 기색이다. 일반적으로 전시회 큐레이터에게 할만한 질문은 아니기 때문에...) 어... 음... 성별도, 연령대도, 다양하게 찾아주십니다만... 전시회의 평은 다소 극과 극인 편이네요. 좋다는 분들은 굉장히 좋아하시고 싫다는 분들은 전시를 끝마치기도 전에 나오시곤 합니다.
 
나가토 레이야:그, 그렇군요... ( 그만두고 싶다... ) ... 호불호가 꽤 갈리는 작품들인가 봅니다. 음...
혹시 작가에게서 각 작품에 대한 세부 설명을 전달받으신 게 있습니까? 가능하다면 일부 소개를 받고 싶습니다.
 
직원: 아뇨, 딱히 전해 들은 바는 없습니다. 작가님에 대해 조사하시는 거라면 하나 생각 나는 게 있기는 한데... (이런 것까지 말해도 되는 부분인가...? 의아해하는 일개 직장인의 표정이다.) 저번 촬영을 했을 때는 드물게도 촬영지만이 아니라 이탈해서 혼자 이동하신 적이 있다고만 들었어요. 함께 촬영을 가신 관계자분들이 대화하시는 걸 언뜻 들은 터라 정확한 건 잘 모르지만요. 이런 게 도움이 되실 지는 모르겠지만...
 
나가토 레이야:... .... 그렇군요... ( 직원도 마찬가지였겠지만, 이쪽도 이런것까지들어도되나라고 짧게 생각하고 있다. )
... ( 관계자들도 보지 못한 걸, 미츠네 아메는 보고, 찍고... 그걸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걸까? 관객이 느끼는 묘한 불쾌감 내지는 환희는 그것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 )
... 그, 감사합니다 ... 참고하여 조사는 이어가겠습니다. ( 정황 상 이 직원은 작가의 내부 사정은 잘 모르는 것 같으니, 작가가 죽었다는 사실은 알리지 않기로 한다. )
 
츠키시로 세나:(그동안은 피해자의 명예를 위해 입 밖으로 내뱉지 않았던 말이지만 이쯤 되면 아무래도...) 아무리 봐도 피해자가 사이비였던 것 같지 않아? 사이비에 빠져서 이상한 짓을 했다면 유가족의 반응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것 같은데. 죽음도 사이비에 관련된 거 아닐까? 가령 자신을 바쳐 신앙을 증명하고자 했다던가... ...아, 이런 말은 너무 섣부른 판단인가.
 
나가토 레이야:( 냉정한 판단을 서슴없이 내뱉는군, 하지만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 ... 미츠네 아메의 집에 특별히 종교 활동의 흔적이 있다고는 느끼지 못했는데...
아무래도 아까 직원이 말한, 최근의 촬영에서 무언가 영감을 받았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 생각이 깊어진다. ) ...
정말 그런 거라면, 용의자는 왜... 자신이 그를 죽였다고 자백해 버린 걸까요.
사이비의 소행이라면, 차라리 사이비를 고발하는 편이 더 확실한 복수였을 텐데 말입니다.
 
츠키시로 세나:뭘까... 다른 건 대충 머리에 그려지는 것 같은데 정말 딱 그 부분만 오리무중이란 말이지... (답답한 마음에 살짝 인상을 썼다가 작게 한숨을 내쉬며 표정을 푼다.) 아직 더 밝혀야 할 게 남았다는 거겠지. 다음은 어디더라?
 
나가토 레이야:꽃... ( 여태까지 나온 것을 흐린 머리로 되짚다가, 조용히 중얼거린다. ) 보라색 튤립을 산 꽃집이 있었죠.
메모리아 화원이라고 했으니까, 가보는 게 좋겠습니다. ( 솔직히 그 화원에 대한 큰 기대는 없다. 하지만 지금으로서 남은 장소는 더 떠오르지 않는다. )
 
츠키시로 세나:꽃집에서 무슨 특별한 점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가보자.
 
세상은 단 한 가지의 사건을 입에서 입으로 오르내립니다.
 
누군가의 인생이 막을 내렸다는 사실.
 
유명인이 범죄를 인정하였다는 자극적인 과정.
 
취한듯이 떠들어대는 와중에도 이곳은 조용합니다.
 
오로지 꽃을 사고팔기 위한 장소라는 듯 클래식이 흘러나오는 메모리아 화원에 들어섭니다.
 
카운터 앞에는 앞치마를 입은 여성이 서 있습니다.
 
나가토 레이야:... ... ( 여성에게 다가가며, 자연스럽게 카운터에 시선이 머뭅니다. )
 
 카운터
 
카운터 위로는 아크릴로 된 투명 보관함에 명함이 쌓여있습니다.
 
가장자리에는 구멍이 나 있는 것으로 보아 꽃다발을 만들 때마다 끈을 꿰어서 매달아두는 것 같습니다.
 
꽃집 나름의 마케팅 전략이라는 걸까요.
 
나가토 레이야:( 그러고보니 쓰레기통에도 명함이 있었지. 따로 챙겨온 건가 했더니, 꽃다발에 달려 있었나 보군. 같은 명함인지 한 번 더 확인한다. )
 
사건 현장의 쓰레기통에서 나온 것과 동일합니다.
 
나가토 레이야:... ( 명함을 확인하면, 곧 심호흡을 하고 꽃집 주인으로 추정되는 여성에게 말을 걸기로 합니다. 그나마 꽃집은 몇 번 방문한 적이 있어 어색함이 덜합니다. 살아있는 사람에게 선물할 용도는 아니었지만요. ) ... 몇 가지 여쭤볼 수 있을까요.
 
 여성
 
여성: 아, 네. 찾으시는 꽃 있으실까요?
 
나가토 레이야:비슷합니다. ... 혹시 여기서 보라색 튤립도 취급합니까?
 
여성: 물론이죠. 보라색이나 파란색 같은 특별한 색의 꽃들은 물량이 별로 없어서 주로 현장구매는 어렵고 예약으로 많이들 주문하세요.
 
나가토 레이야:( 예약할 정도라면, 그 수종에 분명 특별한 의미가 있었을 것이다. ) 그렇습니까. ... ...
그, 꽃에는 종류별로 메시지... 가 있다고 하던데, 보라색 튤립에는 어떤 메시지가 있는지 아십니까?
 
여성: 아~ 그럼요. 꽃은 특별한 날 선물하는 용도인만큼 특별한 의미를 지닌 것들을 많이 찾으시거든요. 보라색 튤립은 영원한 사랑 또는 사랑의 고백 이라는 꽃말을 갖고 있어서 주로 연인에게 선물하거나 고백할 때 찾으시는 꽃이에요. (예약 손님으로 생각하고 구매자 정보를 받으려는 듯 펜을 쥐고 종이를 꺼낸다.) 사랑하는 연인에게 선물하실 건가요?
 
나가토 레이야:( 엇, 예약할 생각은 아니었지만 자연스럽게 유도된 기분이다. 조금 고민하는 듯 하더니... 삐질거리며 말한다. ) ... 연인은 없습니다만, 메시지에는 대충 맞을 것 같네요.
( 나름 시기도 괜찮기도 했으니. 나가토 레이야, 전화번호는... 따위의 구매자 정보를 전달한다. ) ... 최근에 그 꽃을 봤는데, 꽃말...은 몰랐으나 꽤 인상에 남았습니다.
혹시 일주일 내로 젊은 여자 분이 보라색 튤립을 사지 않으셨습니까? ( 선물의 주체가 미츠네 아메인지, 센도 미하루인지 모르니, 적절히 모호하게 던져본다. )
 
여성: 어머나~ 연인이 아니라면 혹시 고백인가요? (나가토 레이야, 전화번호... 불러주는 대로 술술 따라 적으며 웃음 섞인 응대를 한다. 수기로 예약 정보를 작성하다 마지막 물음에는 뭔가 떠오르는 게 있는지 고개를 살짝 들어올렸다.) ...아, 보라색 튤립을 찾으시는 여성분이라면 한 분 계시기는 한데... (왜? 라는 얼굴로 나가토를 잠시 바라본다. 판매자 입장에서 구매자의 개인정보를 함부로 떠벌리지 않는 건 당연한 일이다.)
 
나가토 레이야:( 상당히 무리수인 재치가 떠올랐다. 1 해볼까? 2 갑분싸가 되더라도 솔직해질까? 1 )
... ( 경계하고 있는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저쪽이 친근하게... 구매자와 관련한 정보를 공유할지 고민한다. 앞선 대화 탓에 엄청난 무리수가 떠올랐고, 연이은 커뮤니케이션 실패를 떠올리며 일단 뱉어본다. )
제가 좋아하는 사람의 집에서 보라색 튤립을 본 거라서요. 좋아하는 꽃인 것 같아서... 그... 그 꽃이 시..시들면 고...고백이라도 해볼까 합니다. ( 목소리 자체는 평소처럼 차분했으나, 거짓말로 인한 굉장한 민망함에 귓가가 붉어진다. 물론 의도치않게 그것이 발언의 진실성을 높여줬을지도... )
 
여성: ...아, 혹시... (아는 사람이라도 만난 듯한 얼굴이다.) 혹시 그분의...? ...저희 꽃집에서 매번 보라색 튤립으로 만든 꽃다발을 지속적으로 사 가시는 여성분이 딱 한 분 계시거든요. 모습은 꼭 차가운 도시의 멋진 커리어우먼 같은데 꽃을 사러올 때면 사랑에 빠진 소녀처럼 꽃을 고르는 모습이 워낙 귀여웠어서 기억에 남아요. (조잘조잘 떠드는 모습이 꼭 당신이 의도한 대로 손님의 특별한 그 사람이라고 오해를 한 듯하다. 로맨틱한 연애사에 흥미를 빼앗겨 선물할 그 꽃이 당사자의 집에 있다는 지점은 눈치채지 못한 것 같지만.)
 
나가토 레이야:( 해, 해냈다. 아쉽게도 짝사랑일 듯 하지만, 어쨌든 이로서 누가 사갔는지는 간략히 추론할 수 있다. ) ... ( 센도 마히루는 지속적으로 사랑과 관련된 꽃을 미츠네 아메에게 전달했다. 어쩌면 그녀의 귀국일에 맞춰서. )
... 그렇군요, 음, 네. 같은 사람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 거짓말과 민망함과 어색함으로 인한 식은땀이 난다... 하지만, 이 사람에게 사실은 그 여자가 살인자로 몰려 죽은 피해자의 집에서 이 꽃이 있어서 궁금했습니다라고 말하지 않을 정도의 사회적 지능은 가지고 있었다. )
... 어쨌든, 네. 그... ( 손을 쥐락펴락한다. ) 아마 그 분은 이후에 여기에 오긴 어려우실 수도 있어서요.
이것저것... 대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예약일에 한 번 찾아오겠습니다. ( 한 번 꾸벅, 하고 빠른 걸음으로 꽃집을 벗어난다. 부끄러움에 도망치는 것과 비슷하다. )
 
츠키시로 세나:... (어색하게 뒤에서 꽃 구경을 하고 있다가 나가토가 꽃집을 벗어나자 다음에 다시 오겠다며 인사하고 서둘러 꽃집을 따라 나선다.) 너... 너 입에 침은 바르고 한 거냐? (삐질) 설마 그 가 그런 거짓말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네...
 
나가토 레이야:( 귀에서 시작한 홍조가 얼굴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 ... 그, 그냥, 뭐라도 얘기를 듣고 싶어서 한 망발이었습니다. 하아아... ( 센도 씨 입장에서 정말 최악일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에 자괴감이 밀려온다.... )
... 어쨌든, 센도 마히루 씨와 미츠네 아메 씨는 보통 사이가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이걸 조사의 진전이라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츠키시로 세나:너 진짜 고백이라도 할 사람처럼 얼굴이 빨개진다. (키득 웃고는 그래도 뭔가 한 가지는 풀렸다는 후련함에 스트레칭하듯 고개를 돌리며 유니폼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는다.) 둘이 사랑하는 사이였던 것 같네, 사회적 시선 때문에 숨겼던 것 같고. 그렇다는 건 사이비 때문에 둘 사이에 뭔가 문제가 생겼다는 걸로 볼 수도 있겠고... 아직 제대로 된 게 밝혀진 건 아니지만 한 걸음 정도는 진전이 있는 것 같아.
 
나가토 레이야:( 저도 붉어진 게 느껴지기에, 신경 쓰이는지 제 귓가를 한 번 만졌다가. )
... ... 츠키시로는 꽤나 간단하게 사람들의 관계를 요약하는군요. ( 눈을 한 번 느리게 깜빡인다. ) ... 연인 사이의 살인이라니, 이 사실이 매스컴에 밝혀지면... 어떤 식으로 해석될지, 생각도 하기 싫습니다.
 
츠키시로 세나:뭐, 어려울 것도 없잖아. (어깨를 으쓱인다. 때로는 말로 정의할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아직 느껴보지 못한 사람의 대답일 테다. 당장 나가토와 자신의 관계만 보더라도 단순히 동료 친구 따위로 정의하기 어려운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본인은 그저 표면적으로 그뿐인 관계라 정의 내리고 있을터이니.) 매스컴에는 밝혀지지 않았으면 하는 부분이긴 하지만... 살해동기가 어떻게 되냐에 따라 이게 밝혀질지 묻혀갈지... 아직은 아무도 모를 일이야.
 
휴대전화가 울립니다.
 
부검실의 예약 시간이 다 되었으니 이제 이동해야 한다는 것 같네요.
 
늦지 않아야 할 겁니다.
 
때를 놓쳐서 해야 할 일을 못 하는 것.
 
이는 어떤 상황이더라도 좋지 못할 테지만.
 
고인을 대하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저지르지 말아야 할 무례일 테니까요.
 
나가토 레이야:... ... ( 하지만 그렇게 정의내리고 끝낸다면, 용의자인 센도 마히루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기는 어렵겠지. 오만할지도 모르지만, 그런 생각이 들었다. ) ... 가능한...
가능한 알려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사람이라면... ( 이미 충분히 가엾다. 자신이 얽힌 비극이 멋대로 해석되어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 그 의도가 어찌 되었든, 사람에게 깊은 상흔을 남기는 일임을 알고 있었다. )
( 휴대전화의 알림을 확인하고, 제 머리를 털며 상대를 돌아본다. 어느새 얼굴의 붉은끼는 사라졌다. ) 복귀합시다.
 
츠키시로 세나:나도 그렇게 생각해. 참... 남의 사정에 관심 많은 세상이야. 어쩌면 다들 외로워서 그런 걸지도 모르지... (생각이 깊어지려다 휴대전화 화면의 시간을 확인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복귀하자.
 
두 사람은 UDI 라보로 돌아갑니다.
 
남겨진 끝에 조각난 이야기가 손바닥 안에 있습니다.
 
법의학자와 임상병리사는 경찰이 아닙니다.
 
하다못해 해외의 드라마처럼 수사적 권한을 가진 것도 아닙니다.
 
검시 제도가 엄연히 다르니까요.
 
그럼에도,
 
그럼에도······.
 
어쩌면 차오르는 의문이 당신의 허벅지를 쿡쿡 찌르고 있을지도 몰라요.
 
그쯤이면 어느새 도착할 겁니다.
 
저 멀리에서 어서 탈의실로 오라며 손짓하는 연구원의 모습이 보입니다.
 
어서 향해야만 합니다.
 
서두르는 발과 코끝을 스치는 레몬 껍질의 내음.
 
오늘, 우리가 해내야만 하는 일.
 
탈의실로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것은 캐비닛입니다.
 
나열된 것들을 한참 지나치면 당신의 이름이 보입니다.
 
갈아입도록 할까요.
 
근처 캐비닛에서 츠키시로가 옷을 갈아입는 모습이 보입니다.
 
나가토 레이야:... ( 법의학자의 본질에 가장 가까운 행위를 코앞에 두고, 새삼스럽게 자신의 각오를 되새긴다. 옷을 꺼내 입고, 캐비넷 한 구석에 있을 달 모양 장식을 가만히 보다가 문을 닫는다. )
 
문밖에서 두드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동시에 마주치는 건 두 손을 꾹 모으고 있는 미나모토 다이 연구원입니다.
 
원래 사진 보조를 할 사람도 필요하지만, 아직 사람을 구하지 못했다며 말할 거예요.
 
이번에는 본인이 도맡게 되었다는 것까지요.
 
그러면서도 벽면에 붙어있는 아크릴 칠판을 가리킵니다.
 
미나모토 다이:아, 앞으로 부검할 때는 이곳에 사람이 있다는 걸 표시하기 위해서. 이름표를 각각 칸에 넣어주시면 되겠습니다. 실례했습니다!
 
츠키시로와 나가토, 두 사람의 이름.
 
그리고 법의학자와 임상병리사라는 글자 옆의 빈 공간.
 
자리를 떠나는 연구원을 돌아보지도 않은 채로 츠키시로는 선뜻 이름표를 집어 듭니다.
 
붙여두고서는 흘끗 당신을 돌아보네요.
 
나가토 레이야:( 저 역시 자신의 이름표를 붙입니다. )
 
이름표를 법의학자라는 글자 옆에 놓고나면,
 
이제 발걸음을 옮길 때입니다.
 
가장자리에 발끝이 닿자마자 유리문이 열립니다.
 
싸한 알코올 특유의 내음이 가시지를 않네요.
 
철제로 만들어진 부검대 위로는 두 눈을 감은 자가 있습니다.
 
숨이 끊어진 이가 있습니다.
 
죽음 이후로도 무수한 의문을 남긴······.
 
아, 이럴 것이 아닙니다.
 
감상에 빠질 법한 상황은 아니니까요.
 
그걸 그 누구보다 잘 아는 것도 분명 나가토 레이야, 당신일 겁니다.
 
그래요.
 
떠나간 당신을 위해 묵념을 합시다.
 
준비가 되었다면, 메스를 들어요.
 
나가토 레이야:( 죽은 이가 몸으로 남긴 흔적을 이해하기 위해 지금까지 공부해 왔다. 피해자를 위해서라도, 누구보다 성실히 이를 찾는 데 임해야 한다. 츠키시로를 한 번 바라보고, 심호흡을 한 후에... 메스를 든다. )
 
츠키시로 세나:(모든 준비를 마치고는 부검대를 사이에 두고 마주 선다.) 준비됐으면 시작하자.
 
나가토 레이야:( 보고서에 따르면 용의자는 교살로 피해자를 죽였다고 한다. 목, 기도 부위를 확인할 수 있을까? )
 
 
 
목 위로는 자국이 새겨져 있습니다.
 
두 손으로 힘껏 쥐어짜듯 틀어쥐었을까요.
 
목 위로 남은 검붉은 자국이 역력합니다.
 
얼마나 힘껏 졸랐는지. 손가락 모양으로 가지런히 남은 자국들에서 뜻이 보입니다.
 
이러지 않으면 견딜 수 없었다는 가해자의, 선명한 의도.
 
목을 절개할 시 추가적으로 나올 법한 흔적은 발견하지 못합니다.
 
나가토 레이야:... ... ( 이런 흔적을 자살로 낼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고민이 깊어진다... )
... ( 다만, 이 정도의 흔적이 남을 정도면 피해자도 저항을 했을 것 같다. 저항의 흔적을 찾을 수 있을까? 을 확인한다. )
 
왼 손과 오른손이 있습니다.
 
어느쪽을 부검할까요?
 
나가토 레이야:( 오른손 먼저 확인합시다. )
 
나가토 레이야:
교육
기준치: 80/40/16
굴림: 5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오른손
 
별다른 것을 발견할 수는 없습니다.
 
상흔도 없고, 손톱 또한 단정합니다.
 
보통 교살을 당했다면 허우적거릴 만도 한데.
 
아무런 반항조차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
 
메스로 살을 가르는 내내 살아있는 사람을 가른 것 같은 꺼림칙한 느낌이 듭니다.
 
혈액 침하가 되어 붉은 살이 되어야 했지만 과할 만치 이완되어 있습니다.
 
나가토 레이야:... ... ( 수면 유도제에 대해 문득 생각한다. 혹시 그걸 먹은 채로 사고가 발생했나? )
( 약 성분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혈액 검사를 할 수 있을까? )
 
츠키시로에게 혈액 검사를 요청할 수 있을 겁니다.
 
나가토 레이야:츠키시로, 아까 병원에서 말한 수면 유도제가... 어쩌면 사망자에게 쓰였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혈액 성분을 확인해 주시겠습니까?
 
츠키시로 세나:당장 검사를 넘길 수는 있지만 아마 결과가 나오려면 시간이 조금 걸릴 거야. (말을 이으며 혈액 샘플을 채취한다.) 일단 성분을 알아봐 달라고 할 테니 다른 부위를 마저 살펴보는 게 좋겠어.
 
나가토 레이야:예. ... ( 피해자는 등을 댄 채로 발견됐다고 했다. 에 사후 반점 등의 징조가 있었는지 확인한다. )
 
나가토 레이야:
교육
기준치: 80/40/16
굴림: 1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66
판정결과: 실패
(1은 조금만 봐주자.0
 
메마른 등 위를 살피는 것에 이어 절개한다면 머지않아 법의학자로서 혼란을 겪을지도 모릅니다.
 
이 척추의 형태를 봐요.
 
인간이 똑바로 서기 위해 존재하는 이것은 완전히 으스러지고 도로 들러붙은 흔적이 있습니다.
 
그것도 시간이 지나 자연스럽게 들러붙은 것처럼요.
 
하지만, 살아있는 인간이 감당할 형태가 아닙니다.
 
이런 참극이 일어났다면 분명 죽어버렸을 거예요.
 
분명 오래전에 발생한 일이었을 테니 지금의 죽음과 연관이 될 수도 없을 뿐더러.
 
다 지나버린 일이기는 할 테지만.
 
츠키시로는 일그러진 얼굴로 말합니다.
 
츠키시로 세나:...이런 걸 치료할 수 있는 의사가 있다면 진작 알려졌을 거야. 지금 이 상황과 연관이 있지는 않겠지만... 인간에게 같은 인간이 이런 짓을 저지를 수 있을까?
 
나가토 레이야:... ... ( 자신이 배운 의료 지식에 대한 혼란이 찾아올 정도의 기적에 머리가 아파온다. ) ... 이런 기적은... 인간의 힘만으로는 확실히 어렵죠.
미츠네 아메가 기묘한 종교에 빠지게 된 이유를 ... 알 것 같기도 합니다. ( 이 정도면 거의 죽은 자가 살아나는 것과 같다. 이 정도로 척추에 손상이 갈 일은 무엇이었을까. 곧 인상을 찌푸리고, 다른 곳에 집중하기로 한다. )
... ( 아까 미처 살피지 못한 왼손을 함께 살피기로 한다. )
 
나가토 레이야:
교육
기준치: 80/40/16
굴림: 2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4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왼 손
 
별다른 것을 발견할 수는 없습니다.
 
상흔도 없고, 손톱 또한 가지런하기만 합니다.
 
그나저나 왼손 약지에는 반지가 끼워진 채로 있습니다.
 
연애라도 하고 있던 걸까요?
 
나가토 레이야:
관찰력
기준치: 65/32/13
굴림: 4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끼워진 반지를 살짝 빼내 자세히 살펴봅니다.
 
반지 내부에 각인이 새겨져있습니다.
 
0508
 
숫자처럼 보입니다.
 
나가토 레이야:... ... ( 의미 있는 날짜? 퍼뜩 떠오르는 것이 있다. 방에 있던... 노트북의 비밀번호. )
( 이걸로 확정이라고 생각하긴 어렵지만, 시도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
... 정말로 사이가 좋았던 것 같은데. ( 자기만 들릴 소리로 중얼거린다. 안타까운 마음이 더해진다. 그러나 벌어진 일은 되돌릴 수 없겠지. )
( 이어서 다리를 확인해 본다. 벽에 등이 기대져 있었다면, 이쪽이 바닥에 닿아있던 쪽이다. )
 
왼쪽 다리와 오른쪽 다리가 있습니다.
 
어느쪽을 부검할까요?
 
나가토 레이야:( 오른쪽 다리를 먼저 확인해보자. )
 
오른쪽 다리 위로 이상한 점은 찾기 어렵습니다.
 
피부를 절개해 보아도 법의학적 소견으로는 큰 이상이 없다고 판단할 수 있어요.
 
무릎과 종아리로 이어지는 선까지도 말입니다.
 
다만, 절개를 하는 감각이 오묘할 지도 모릅니다.
 
근육이 과하게 이완되어 있으니까요.
 
나가토 레이야:... ( 역시 수면제 성분으로 사후 경직이 진행되지 않는 건가? 동공의 크기를 확인하기 위해 을 확인한다. )
 
나가토 레이야:
교육
기준치: 80/40/16
굴림: 1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얇은 수정막이 껴있습니다.
 
아직은 맑아요.
 
아직 어떠한 죽음도 도달하지 않은 것만 같은 모습입니다.
 
금방이라도 두 눈을 깜박일 것 같지 않나요.
 
나가토 레이야:... ( 기묘하다. 첫 번째 집도 건이지만, 일반적인 시체와는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
( 피해자의 흉부를 확인한다. 교살로 인한 질식사라면 관련된 흔적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
 
나가토 레이야:
교육
기준치: 80/40/16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 나 혹시 배고픈가? )
 
 가슴
 
가슴의 한가운데를 절개하여 그 내부를 살핍니다.
 
심장을 비롯한 장기를 보았을 때 특이한 지점은 없습니다.
 
타격을 받았거나 내상을 입었던 흔적조차 없으니까요.
 
저만큼의 충격을 입었는데도 장기에는 자그마한 흔적도 남아있지 않다는 사실에 위화감을 넘은 꺼림칙함을 느낍니다.
 
불가능한 형태의 부상이라니.
 
이건 인간이 정립한 이치와 논리에서 어긋납니다.
 
현재의 죽음과 연관이 없다고 해도 의문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 같네요.
 
나가토 레이야:( 척추만이 으스러질 사고라는 건 어떤 사고인가. 이어서 복부를 확인한다. )
 
나가토 레이야:
교육
기준치: 80/40/16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복부 표면에는 별다른 흔적이 보이지 않습니다.
 
절개 후 그 안의 장기를 살폈을 때도 같습니다.
 
위를 절개할 시 아무것도 없이 텅 비었다는 것을 확인합니다.
 
위액만 남아있을 뿐이네요.
 
무언가를 섭취했다면 조직이라도 작게 남았을 겁니다.
 
소량 섭취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츠키시로에게 성분 분석을 요청할 수도 있겠죠.
 
나가토 레이야:... ( 피해자가 굳이 공복 상태일 이유가 있나? 일상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
츠키시로, 위가 텅 비어있긴 하지만... 만일을 대비해 성분 분석을 진행해줄 수 있으십니까?
 
츠키시로 세나:(고개를 끄덕인다.) 결과는 금방 나와. (위액을 소량 채취해 기계에 넣고 성분을 분석하면 짧은 기다림 끝에 곧 결과가 도출된다. 마우스 휠을 굴리며 스크린을 바라보고는 도출된 결과를 그대로 읊어준다.) 기내에서 양송이 수프 정도를 먹은 것 같은데, 그 외의 특이점은 없어.
 
나가토 레이야:귀국하고 한 끼를 제대로 먹기도 전에... 피해자는 사망, 혹은 의식불명 상태가 되었던 거군요. ( 어렵다. 아까의 흉부를 혹시 한 번 더 확인해볼 수 있을까? )
 
나가토 레이야:
교육
기준치: 80/40/16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3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가슴 부위를 다시금 살펴봅니다.
 
다시 봐도 기이한 부분이죠.
 
그저 등의 상태와 다른 점에서 오는 위화감 만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나가토 레이야:... ( 눈을 가늘게 떴다가, 곧 피해자의 입 안을 살핀다. 특이사항이 있을까? )
 
나가토 레이야:
교육
기준치: 80/40/16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입술에 특이한 흉터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어지는 비강도 마찬가지고요.
 
그 틈새를 벌리면 가지런히 난 치아를 비롯한 구강 구조를 확인할 수 있고요.
 
특이한 것은 없습니다.
 
입 안을 씹은 흔적조차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츠키시로는 비커 안에 약물을 채우며 당신을 바라봅니다.
 
츠키시로 세나:뭔가 특이한 지점이 있어?
 
나가토 레이야:... 딱히요. 제 실력 부족인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츠키시로 세나:(피식 웃고는) 아직 전부 살펴본 게 아니잖아, 자기 파괴적인 말은 그만하고 좀 더 힘내봐.
 
나가토 레이야:... 예. ( 이럴 땐 생각보다 선배같은 말을 하는군... 짧게 생각한다. )
( 심호흡을 하고, 아직 안 살펴본 부위... 마지막으로 머리를 확인해본다. )
 
나가토 레이야:
교육
기준치: 80/40/16
굴림: 3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3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머리
 
가격당하거나 흉터 따위를 찾아볼 수는 없습니다.
 
함몰이 된 것도 보이지 않네요.
 
아무래도 살해 과정에서 이 부위는 큰 연관이 없는 것 같습니다.
 
나가토 레이야:... ... ( 살인까지 갈 만한 동기라고는 정말 이 교살 흔적 뿐이다. 하지만 이 정도의 흔적을 스스로 내기는 어려울 뿐더러, 스스로 냈다면 손에 흔적이 남았겠지. )
( 정말... 센도 미하루가 범인일까? 어쩐지 암울한 가정이 떠오른다. )
 
부검은 마무리되었습니다.
 
추가로 진행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더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없을뿐더러 시신의 훼손은 최소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절개를 한 부위를 복원하도록 할까요.
 
비록 가족 중 그 누구도 피해자를 기다리지 않는다고 해도.
 
이 몸뚱이는 머지않아 화장터를 향하여 한 줌의 재가 된다고 할지라도.
 
마지막까지 예를 다하는 것 또한 당신의 의무일 거예요······.
 
사진 보조 역할을 하던 연구원은 한숨을 내려 쉬더니 카메라를 내려놓습니다.
 
그 손은 곧 레몬 향기가 나는 탈취제를 들었을 거예요.
 
미나모토 다이:아, 그리고 이번 부검은 피의자의 변호를 위해 신청하게 된 거라서요. UDI 라보와 경찰이 협의한 면회 시간이 곧이라 어서 가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경시청으로 이동해 주시면 됩니다. 그, 수고하셨습니다!
 
나가토 레이야:... ... ( 피해자의 가족은 피의자를 변호하고자 부검을 요청했고, 조사 정황은 센도 미하루가 미츠네 아메를 사랑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작 부검의로서 발견한 단서들은 교살을 증거하는 것처럼 보인다... )
... 듣기 좋은 결과가 아니라도, 의사라면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게 맞는 거겠죠. ( 부검 현장을 마무리하며, 착잡한 목소리로 거의 혼잣말에 가깝게 중얼거린다. )
 
츠키시로 세나:(가만히 네가 중얼거리는 소리를 듣고 있다 네 쪽을 잠시 바라봤다.) ...정확해야지. 우리가 할 일이 그거 하난데, 입 발린 말 하자고 이런 일하는 거 아니잖아. (너도, 나도, 서로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을 말을 구태여 입 밖으로 꺼낸다는 것은 일종의 스스로의 마음가짐을 되새기는 것일지도 모른다. 사람이었기에 착잡할 수 밖에 없는 결과일 테다.)
 
샤워하고 나면 잠시나마 쉴 수 있을 줄 알았을까요.
 
아무래도 기대는 버리는 게 좋겠습니다.
 
온 정신을 쏟아내느라 뻐근 할 테지만.
 
당장 눈앞에 존재하는 의무를 방치할 수는 없습니다.
 
나가토 레이야:... ... ... ( 별 말 없이, 옷을 입고 경시청으로 갈 준비를 한다. )
 
두 사람은 경시청으로 이동합니다.
 
...
 
두 개의 의자, 그리고 하나의 의자.
 
경계선은 허리까지 오는 벽과 구멍이 뚫린 유리창.
 
유독 숨소리마저 크게 느껴지는 공간입니다.
 
기다리다 보면 건너편의 문이 열립니다.
 
교도소에 수감되기 전이라 아직 사복을 입고 있군요.
 
큰 키에 검고도 긴 머리카락.
 
눈그늘이 내려앉은 모습은 아무리 봐도 공영 방송국의 인기 아나운서답지 않습니다.
 
흘러나오는 음성 또한 마찬가지였을 거예요.
 
센도 미하루는 다 쉬어버린 음성으로 중얼거리듯 말합니다.
 
센도 미하루:·····변호를 거부합니다.
제가 신청한 것이 아니라 당장 기각되지 않을 것을 알지만, 노력해 주지 않으셔도 괜찮다는 말입니다. 내일 아침의 재판 결과를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저지른 행동의 책임을 지겠습니다.
 
나가토 레이야:
심리학
기준치: 30/15/6
굴림: 1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의 얼굴에서 피로와 절망을 읽어냅니다.
 
나가토 레이야:... 만나서 반갑습니다.
센도 씨의 의사는 존중합니다만 ... 그래도 조금은 이야기를 나눠주셨으면 합니다. 저희... 저는 당신에 대한 변호 이전에, 진실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사실 확인을 위해, 센도 씨가 저지른 행동에 대해 한 번 더 설명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센도 미하루:...아시는 대로예요. 제가 그 애의 목을 졸라 죽였습니다. 이렇게 간단명료한 사실 외에 어떤 게 존재한다는 거죠.
 
나가토 레이야:기자들은 그 정도 사실도 충분하다고 생각해 사용할지도 모르지만, 법의학의 측면에서는 빠진 정보가 많습니다. ( 부검 기록을 간단히 따로 메모해둔 작은 수첩과 펜을 꺼내 든다. ) 가령...
아무리 피해자가 여성이고, 센도 씨가 장신이시라고 해도, 몸을 쓰는 업종이 아닌 여성분이 사람을 해당 방식으로 죽이는 건 쉽지 않습니다. 기도를 압박한다고 해서 사람은 바로 죽지 못하고, 누구든지 궁지에 몰리면 발버둥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피해자에게선 특별히 저항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센도 씨는 어떤 상태의 피해자를 공격했다고 기억하십니까?
 
센도 미하루:그런 걸 묻는 이유가 뭐죠? ... 무슨 대단한 살인을 했다고, 제가 그런 것까지 알아야 하나요?
 
나가토 레이야:사람의 생명이 사라진 사건 중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습니다. 그 해석의 결과가 또다른 사람의 인생을 크게 좌지우지 할 수 있다면 더더욱이요.
저 또한 수사를 맡은 자로서... 의뢰인에게, 유족들에게, 납득할 만한 진상을 설명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리고 센도 씨 또한 책임을 지겠다 고 말하셨으니 말입니다.
 
센도 미하루:납득하지 못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친구 사이에 의가 상해 한쪽이 살인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흔하답니다. (그는 아나운서였으니, 하루가 멀다 하고 누군가의 꺼진 생명을 세상에 알렸을 테다.) 오히려 납득되지 않는 건 변호를 받을 사람이 거부하겠다는데 진실소명을 이유로 이런 질문을 받고 있는 제 상황입니다. 제 입으로 굳이 말해야 합니까?
 
나가토 레이야:... 센도 씨는 미츠네 씨 건에 대한 피의자이면서, 동시에 그 죽음의 유일한 증인입니다.
저희나 경시청은 자료들을 모으고, 그동안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실을 추론 할 수는 있지만... 정말로 진실을 아는 자는 센도 씨밖에 없습니다.
저를 납득시키는 건 상관 없습니다. ... 적어도 피해자의 가족들이 납득시킬 수 있게 도와주실 수는 없으십니까?
 
센도 미하루:저항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나요? 제가 수면제를 먹였으니까요. 그걸 먹이고 졸랐으니까! 내가! ······이제 더 착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목을 조른 상흔이 있을 거고, 범인도 죄를 인정했는데 그 가족들이 대체 뭘 납득하지 못한다는 건가요... 같은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 것 같네요. 다시 말하지만 변호는 필요 없습니다. 그냥 빨리 죗값을 치르게 해 주세요, 피곤하니 면회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그는 즉시 등 뒤의 경찰관에게 면회 종료를 요청합니다.
 
면회실에 오직 두 사람이 남으면 츠키시로가 말합니다.
 
츠키시로 세나:기억하지, 위와 구강에는 아무것도 없었어. 수면제를 먹였다는 건 말이 안 돼.
 
저 말에 오류가 있습니까.
 
말과 달리 증거는 거짓말을 하지 않아요.
 
목을 졸랐던 게 사실이라고 해도 결정적인 것은 결코 아닐 겁니다.
 
둘 중 누가 거짓을 내뱉는지는 명백합니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의문이 당신의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릴지도 모르겠군요.
 
어째서.
 
어째서 센도 미하루는 살인자를 자청한 걸까요.
 
이다음으로 놓인 길은 명료하기에 오히려 복잡합니다.
 
피의자는 해명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마무리해도 탓하는 사람은 없지 않을까요.
 
이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거예요.
 
골치 아픈 사건이 흘러가면 한 문장의 이력으로만 남을 겁니다.
 
앞으로도 바쁘고 힘겨운 일이 이어질 텐데.
 
하나의 부검에 길게 매달릴 필요가 있을까요.
 
그래요.
 
만일 당신들이 법의학자가 아니고,
 
임상 병리사가 아니었다면 그렇게 말했을지도 모릅니다.
 
츠키시로 세나:나가토.
아침이 오려면 아직 멀었어.
 
어떤 대답을 했나요.
 
중요한 건 우리에게 아직 시간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나가토 레이야:... ... ( 면회가 종료되고, 떠나가는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본다. 세나의 질문의 의도는 이해했으나, 어쩐지 쉽게 움직이지 못한다. )
... 저는... 조금 두렵습니다. ( 사라진 이가 있던 자리에서 시선을 떼어내지 못하고 말했다. )
피해자를 아끼는 사람이, 자신의 명예를 걸어서라도 감추고 싶은 진실이라면 ...
어떤 진실은, 파헤치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 깊은 상처를 남길지도 모릅니다.
저희에게 그럴 권리가 있는 걸까요?
 
츠키시로 세나:...그걸 판단하는 것까지가 우리의 몫이겠지. 진실을 감추겠다고 마음을 먹는다면 정말 누구도 진실을 모르게 만들 수 있어. 어떤 선택을 하든, 아무도 비난하지 못해. ...이런 게 딜레마인 거겠지?
 
나가토 레이야:( 법의학의 진짜 무서운 점은, 시체를 마주하고 생명을 해부하는 데 있지 않다. 누군가의 죽음을 해석하고, 판단해야하며, 그것이 맡은 의무라는 데 있다. ) ...
( 자신은 죽음 하나를 받아들이는 것도 버거운데, 이제는 타인의 죽음까지 상대가 받아들일 수 있도록 건네야 한다니. 정말이지 무겁고, 무섭다. 무섭지만... )
... 그렇네요. 그러나 결과가 어떻게 되었든, 역시 죽은 자가 겪었을 진실을 알고 싶습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고 싶었기에 자신도 이 직업을 선택했으므로. )
역시 ... 조금만 더 살펴봅시다. ( 결심의 끝에 시선을 돌려 당신을 바라본다. ) 지금 생각나는 건 두 사람의 자택, 그 안의 노트북입니다. 아까, 비밀번호로 쓰일 것 같은 숫자를 발견했으니까요.
 
츠키시로 세나:(가만히 네 대답을 기다리다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진실을 알아보러 가자.
 
어느덧 창밖을 보면 어두컴컴한 밤입니다.
 
전철도 이미 막차가 끊어졌을 거예요.
 
하루의 시작에서부터 끝까지 내내 치열하여지기로 하였다면 움직입시다.
 
나가토 레이야:( 심야 택시를 불러세워 피의자, 그리고 피해자의 자택으로 향한다. 가는 길에 특별한 대화는 걸지 않았다. )
 
두 사람은 사건 현장으로 되돌아오게 됩니다.
 
기자들도 모두 떠나 적막하기만 한 그곳으로.
 
두 사람과 경찰들을 제외하면 들어서지 않은 곳입니다.
 
욕조의 물이 식었다거나.
 
그런 사소한 걸 제외한다면 달라진 건 없을 겁니다.
 
베란다와 사진 현상실의 노트북 말입니다.
 
나가토 레이야:( 목적지는 명확했으나, 낮과는 사뭇 다른 풍경의 베란다에 문득 시선을 둔다. )
 
요란스러운 플래시도.
 
웅성거리던 소음도 없습니다.
 
그저 두 사람이 서 있는 공간일 뿐입니다.
 
분명 같은 공간인데도 낮과는 차이가 이만큼이나 크네요.
 
우선 살펴보도록 할까요.
 
서늘한 타일 위로는 빨래 건조대와 테두리를 따라 나열이 된 화분이 있습니다.
 
나가토 레이야:( 빨래 건조대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간다. )
 
옷이 걸려있습니다.
 
와이셔츠와 다 마른 스타킹 따위가 걸려있는 게 보이네요.
 
단정한 여성복 위주라는 걸 보았을 때 거의 센도 미하루의 옷이었던 것 같습니다.
 
특이점이 있다면 한쪽으로만 걸려있다는 게 아닐까요.
 
마치 같이 사는 사람이 자리를 비웠더라도 상대방의 공간을 존중하듯이.
 
나가토 레이야:... ( 센도 씨의 일상에는 항상 미츠네 씨의 자리가 마련되어 있던 거겠지. 그러나 그 자리가 영원히 채워지지 않을 지금, 그녀가 느낄 절망도...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다. )
( 화분을 확인한다. )
 
 화분
 
나가토 레이야:( 행운 기능치 65 )
기준치: 65/32/13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수많은 화분 중 하나에서 소형 캠코더를 발견합니다.
 
나가토 레이야:... ? ( 이질적인 그것을 들어 확인해본다. )
 
언제부터 설치가 되어있었던 걸까요.
 
열기가 없는 것으로 보아 현재 작동되고 있는 건 아닙니다.
 
자그마한 버튼을 눌러 을 분리할 수 있는 형태로 보이네요.
 
이만한 크기라면 경찰도 눈치 못했을 만합니다.
 
낮에는 특히 취재진으로 인해 정신이 없었으니 그럴 만도 하죠.
 
컴퓨터가 있다면 이 안에 뭐가 찍혔는지 확인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
 
그런데, 문득 기시감이 들지 않나요.
 
나가토 레이야: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 카메라가 설치된 각도는 정확히 피해자가 쓰러져있던 위치를 향해있다는 점을 알아차립니다.
 
나가토 레이야:( 거실 안쪽을 향해 있다. 그렇다면 이 에는 무언가... 중요한 게 기록되어있을지도 모른다. )
츠키시로, 이 캠코더... 만약 사건 당시 새벽에 작동되고 있었다면, 결정적인 것이 찍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을 분리하여 챙긴다. )
 
츠키시로 세나:확실히... 의도적으로 놓인 모양새니 무언가 중요한 게 찍혀있겠지. 이게 의문점을 풀어줬으면 좋겠네...
 
나가토 레이야:( 칩을 분리하며, 그런데 누가? 라는 의문이 짧게 들었으나, 일단은 내용물을 확인하는 게 먼저였다. 고개를 짧게 끄덕이고, 사진 현상실로 향한다. )
 
납작한 판을 가득 채우는 현상액.
 
새빨간 조명.
 
처음 올 때와 달라진 건 단 하나도 없습니다.
 
제대로 살피지 못했던 노트북이 눈에 들어오네요.
 
나가토 레이야:( 노트북을 열고, 비밀번호 입력창에 0508이라는 숫자를 입력해본다. )
 
0508이라는 숫자를 입력함과 동시에 화면이 변화합니다.
 
직전에 폴더를 정리라도 해둔 걸까요.
 
프로그램을 거의 지운 것으로 보입니다.
 
하다못해 크롬마저 바탕화면에 놓여있지 않았으니까요.
 
보란 듯이 존재하는 것은 단 하나의 폴더입니다.
 
나가토 레이야:( 컴퓨터에 대한 지식이나 직관은 부족했지만, 지금이라면 누구든지 클릭했을 그 폴더로 시선이 간다. 폴더의 내용을 확인한다. )
 
 폴더
 
마우스 커서로 클릭하면 그 안에는 메모장이 보입니다.
 
짧은 일기처럼 쭉 이어서 쓴 것처럼 보이는데요.
 
두 달 전부터는 열람 기록이 없습니다.
 
 Untitle ×

엄마는 비 내리는 날을 단 한 번도 좋아한 적 없다.
어째서 자신이 싫어하는 것으로 자식의 이름을 지었을까?
그래도 딱 하나는 고맙다.
공부 목적으로 주신 거라고 해도 이 노트북은 마음에 든다.


지겹다.
학교도, 이렇게 살아가는 것도.
지겨웠는데,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반짝거리는 애를 만났다.
센도. 센도 미하루.
 
좋은 애다.
밝고, 화창한 날씨 같은 아이.
 
미하루.
네가 날 좋아한다니.
어떻게 내 인생이 이렇게나 맑을 수 있는 거야?
 
어른이 되면 뭘 하고 싶은지 물어보는 미하루에게 말하고 싶었다.
나는 너랑 있고 싶어.
부담스러울 테니 바꿔서 말했다.
사진을 찍고 싶어.
거짓말은 아니다.
나는 처음 만났을 때의 너를 남기고 싶었다.
 
같은 대학을 갔으면서도 과가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이렇게 바쁠 수 있는 거야?
그래도, 기쁘다.
같이 살자고 해주었으니까.
 
주변에서는 결혼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그들이 묻는다.
너희는 언제 연애를 하려고 그래.
미하루. 나는 어째서 네게 보통을 안겨줄 수 없을까?
 
세상이 미워졌다. 달라졌으면 했다.
촬영을 가던 도중에 우연히 접하게 된 믿음이었지만 마음이 편해졌다.
정말, 정말로······.
믿는다면 뭔가 달라질지도 몰라.
그분께서는 답을 내려주실지도 몰라.
새로운 세상이 찾아온다면 비로소,
우리도 보통이 될지도 몰라.
 
믿음을 나누어야 한다.
내 사진이 그 역할이 될 수 있다면.
이건, 나의 사명인 거야.
 
 
나가토 레이야:... ... ( 파일을 읽어내리고 있자면, 자신도 모르게 긴장하여 인상을 쓰고 있던 눈썹이 조금 풀어진다. )
 
곧바로 알 수 있을 겁니다.
 
이건 피해자의 기록입니다.
 
이런 것을 누군가 대신 적어줄 리가 없으니까요······.
 
무엇을 떠올렸습니까.
 
무엇을 판단할 수 있었나요.
 
두 사람의 상념이 갈림길로 갈라지는 일은 없을 겁니다.
 
이건 의도를 해석해야만 하는 시가 아닙니다.
 
뜻을 감추고 있는 시험지 속 지문도 아니고요.
 
누군가의 기록일 뿐입니다.
 
키보드를 통해 두드렸을 뿐이라 음절에는 떨림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펜으로 꾹 누른 흔적도 없죠.
 
다만, 그 감정의 너울거림은 전해졌을까요.
 
미츠네 아메는 도대체 어떤 상황을 겪고 있었던 걸까요?
 
나가토 레이야:( 누군가의 삶의 궤적을, 어떻게 몇 개의 자료만으로 이해할 수 있겠는가?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도, 명확한 데이터도 없는 자료를 읽고, 우리는 상황을 어떻게 분석해야 하는가? )
( 어떤 것도 자신이 없다. 여전히 미츠네 아메는 자신에게 너무나 멀고,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이다. )
( 그러나, 분명 이 글을 읽고... 어떠한 감정 을 느낄 수는 있었다. )
( 그리고 그 감정은, 법의학자에게 필히 있을 판단의 근거가 되겠지. )
( 아까 가져온 칩을 노트북에 연결해 내용을 확인해본다. )
 
 
 
화분에서 찾은 캠코더에서 분리한 칩입니다
 
노트북 옆면을 보면 투입구가 보이네요.
 
밀어 넣으면 곧 영상 파일 하나가 떠오를 겁니다.
 
재생하도록 할까요.
 
...
 
막 재생된 파일 속에서는 한 여자가 있습니다.
 
렌즈와 가장 근접한 위치에서요.
 
시신으로 마주하였던 여자는 카메라를 튼 상태로 놓아두고서는 거실로 돌아갑니다.
 
비틀거리는 걸음 끝에 주저앉듯이 앉네요.
 
“ 내 믿음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건, 진짜였어. "
 
인간이 가볍게 믿고 떨칠 수 있는 신앙이 아니었지. 명백해. 분명 내가 바라는 세상은 있었을 거야. ”
 
“ 가장 소중한 것을 바치라고만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 ”
 
“ 내가 남자로 태어났다면, 내가 신앙을 갖지 않았더라면, 내 마음이 약하지 않았더라면······. ”
 
" ···. "
 
“ 미하루. 네 탓이 아니야. ”
 
” 네가 꼭 알아야 하는데······. ”
 
음절 뒤로 움직임은 없습니다.
 
미동조차 없습니다.
 
영상을 통해서도 저 상태가 이미 사후 상태라는 건 알아차릴 수 있을 거예요.
 
영상은 이어집니다.
 
끝나지도 않고 한참의 공백이 이어집니다.
 
장면의 변화가 발생할 때까지 츠키시로가 마우스를 움직이다 보면
 
곧 현관 조명에 불이 들어옵니다.
 
때늦은 새벽에 귀가를 한 여성은 꼿꼿하게 선 채로 얼어붙습니다.
 
짐승처럼 신음하며 비명을 지릅니다.
 
울음을 터트리며 정신없이 축 늘어진 몸을 끌어안아요.
 
스피커에서는 그 끔찍한 소리와 함께 음성이 섞여나옵니다.
 
아, 살면서 저런 음성을 들은 적이 있습니까.
 
" 네가 괴로운 줄 알면서도 아무것도 못 한 내 탓이야. "
 
" 너는 내가 죽인 거야. "
 
목을 조릅니다.
 
두 손으로 가느다란 목을 움켜쥔 채로 힘껏 조입니다.
 
부러뜨릴 기세로 조여대면서도 울음을 터트립니다.
 
결단을 한 듯 눈을 번뜩이며 집을 뛰쳐나가고······.
 
배터리가 다 떨어지기라도 한 듯 영상은 곧 검은 화면으로 전환되네요.
 
...
 
츠키시로는 주머니 속에서 휴대전화를 꺼냅니다.
 
도착한 메시지를 읽어내는 음성은 무겁습니다.
 
여태껏 찾아헤매던 걸 말하면서도 통쾌함은 없습니다.
 
츠키시로 세나:니코틴성 아세틸콜린 수용체 길항제. 톡시페린.
이게 원인이었어. 알았어야 했는데... 죽은 몸에서 나올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거야.
 
그래요.
 
이것이 사건의 전말입니다.
 
가해자가 목을 조르기 전에 피해자는 사망했습니다.
 
그녀를 위한 유언으로 남기고자 하였을 영상은 물증이 되어버렸습니다.
 
당신도 이제는 알 겁니다.
 
미츠네 아메는 그릇된 신앙을 믿었습니다.
 
허물어진 끝에서는 죽음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센도 미하루는 비 없는 여름을 견디지 못했습니다.
 
비극의 근원을 자신에게서 찾았습니다.
 
그리하여 계획하였을 겁니다.
 
목을 조르고,
 
혹시나 하는 상황을 대비하여 약을 받아온 기록을 남긴 거예요.
 
어떻게든 범행의 근거를 만들고자 한 겁니다.
 
대가를 받지 않으면 견딜 수 없던 겁니다.
 
세상이 내리는 형벌을 갈구한 끝에······.
 
나가토 레이야:( 보통 사람이라면 괴로워했을 영상을, 한 번도 시선을 떼어내지 않고 바라보았다. 그리고 츠키시로의 설명에는 고개를 끄덕인다. )
사후 목의 압박은 있었지만, 실젤적인 사인은 역시 그 약물인 거군요.
... 센도 미하루는 살인자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소중한 사람을 죽음으로부터, 절망으로부터 지켜내지 못했다는 이유로 깊은 죄책감을 느끼고 있을 뿐이죠. 그 마음이라면... 충분히 알 것 같습니다.
...이 영상과 츠키시로가 찾은 약물 분석 결과, 내일 법정에 증거로서 제출합시다.
 
불 꺼진 거실.
 
두 사람은 무거운 현실이 발치에서부터 스며드는 것을 실감합니다.
 
지금도 휴대전화 속에서 세상은 떠들어댑니다.
 
인기 아나운서의 살인.
 
학창 시절부터 시작하여 온갖 소문이 튀어나오고 있습니다.
 
같은 학교 출신이었다고 주장하는 글이 높은 조회수를 달성합니다.
 
그중의 무엇도 진실과 가깝지 않습니다.
 
진실은 오직 이 집의 거실에 고여있습니다.
 
츠키시로 세나:나가토, 그러고 보니...
영상의 시작도 저 화분 앞이었지.
 
그 말이 맞습니다.
 
화면은 단 한 번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미츠네 아메가 접근했다가 거실로 이동하는 과정만 찍혔을 뿐.
 
그렇다면,
 
어쩌면······.
 
나가토 레이야:... 센도 씨도, 이 영상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겠죠.
 
츠키시로 세나:모르겠지. 알았더라면 분명 회수했을 거야.
 
나가토 레이야:... 미츠네 씨는, 이런 상황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예상했던 걸까요?
 
츠키시로 세나:내가 볼 땐 그냥 유언의 용도였던 것 같지만... 결정적으로 미츠네 아메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을 지킬 수 있게 된 셈이네. (베란다 쪽에 시선을 두고는 생각하듯 잠시 침묵했다가 입을 연다.) 야박한 말일지 모르겠지만, 아직 이 영상만으로는 미츠네 아메가 목을 졸리기 전에 죽었다는 걸 설명할 근거가 부족해.
캠코더가 있던 위치로부터 거실로 향하고, 그 이후로 사망이 이어졌다면... (말끝을 흐리며 베란다로 향해서는 손이 더러워지는 것을 개의치 않고 캠코더가 발견된 화분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발견되는 것은...)
 
소형 캠코더를 발견했던 화분의 흙을 파헤치면 주사기를 발견합니다.
 
정맥에 주입한 다음 곧바로 숨겼을 겁니다.
 
그 마음은 무엇이었을까요.
 
참 닮으면서도 다른 연인입니다.
 
한 사람은 범인이 되려고 발버둥을 치는데.
 
다른 한 사람은 있는 힘껏 남겨진 사람을 범인으로 만들지 않으려고 하잖아요.
 
나가토 레이야:( 약물 투입이 된 건 맞지만, 그것이 꼭 치사량이었다고는 보장할 수 없으니... 츠키시로의 말에 짧게 고민하던 차, 빠르게 추가 증거가 확보된 걸 멍하니 바라본다. ) 확실히... 비상합니다, 츠키시로는.
 
흙이 묻은 주사기를 바라보던 시선을 당신에게로 옮기며 츠키시로가 말합니다.
 
츠키시로 세나:돌아갈까.
 
문득, 어느새 하늘이 보랏빛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립니다.
 
두어 시간이 지나면 곧 완전히 밝아올 테지만.
 
아직은 어중간한 시각.
 
잠들기에도 애매한 때.
 
나가토 레이야:아직, 자료로 정리하려면 조금 시간이 필요할 것 같은데...
... 커피는 제가 사겠습니다.
 
츠키시로 세나:... (고개를 끄덕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려 보인다. 착잡하면서도 후련한 얼굴이었다.) 그럼 나는 아이스로.
 
내일의 재판까지는 시간이 남아있습니다.
 
잠시 그 지친 걸음을 쉬도록 해요.
 
...
 
온 사방이 어둡습니다.
 
풀벌레 우는 소리가 들립니다.
 
가로등이 없었다면 헛발질로 한 번쯤은 넘어지는 일도 있었을 거예요.
 
마침내 두 사람은 여전히 불이 꺼지지 않는 건물.
 
필시 누군가는 야근을 하고 있을 UDI 라보로 되돌아옵니다.
 
나가토 레이야:... ... 다만 역시 마지막 의문이 남는군요. 미츠네 아메가 실제로 죽음에 다다른 원인...
남미에서 만났다는 신앙의 대상은 무엇이었을까요?
 
츠키시로 세나:(사무실로 돌아오며 나가토의 지갑으로 산 아이스 커피의 빨대를 입에 물고 차가운 커피를 한 모금 들이킨다. ) 그건 우리가 알아낼 수 없는 영역인 것 같아. 신적인 존재라니,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인데 말야...
그런 것에 의존했을 정도로 간절했던 걸까.
 
나가토 레이야:( 까만 커피의 일렁이는 표면, 그곳에 비치는 자신의 얼굴을 바라본다. ) 현실의 어떤 것도, 바라는 걸 이루어줄 수 없었다면... 그 마음도 이해는 갑니다.
한 쪽은 사교도가 될 정도로, 한 쪽은 범죄자가 될 정도로, 간절하고... 또 서로가 소중했던 거겠죠.
... (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곧 두 손을 모으더니, 눈을 감고... 기도하는 듯한 자세를 취한다. 종교는 없었으나, 예전에 배운 것은 습관처럼 남아 있다. 그렇기에 도무지 장담할 수 없는 것을 바랄 때에는, 무심결에 신을 찾게 되는 것이다. ) ... 센도 씨가,
새롭게 갱신된 진실을... 납득하고 살아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츠키시로 세나:납득이라... (마찬가지로 종교가 없는 츠키시로는 가만히 그 행위를 바라볼 뿐이다. 커피가 담긴 플라스틱을 만지작 거린다.) 당사자에겐 잔인한 바람일지도 몰라. 어떻게 납득하겠어 이런 상황을...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어느새 적막이 찾아올 겁니다.
 
누구라도 대화하던 도중에 느낄 법한 짧은 공백.
 
애써 누르고 있던 고민 같은 것들이 고개를 드는 시점.
 
츠키시로가 말했습니다.
 
츠키시로 세나:이런 경우가 잦을 것 같지는 않아.
사용한 도구도, 물증도. 경찰이 아닌 우리가 갖고 있는 상황은.
 
그렇습니다.
 
당신 또한 UDI 라보에 오기 전 해부 경험이 분명 있었을 테지만.
 
이런 경험을 해본 적은 없을 거예요.
 
일본의 검시 제도에서는 특히 발생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경찰이 회수하지 못한 것을 법의학자와 임상병리사가 회수한 경우라니요.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상황이지 않습니까.
 
증인으로서 서게 될 법정.
 
재판 결과는 두 사람의 증언에 따라 결론지어질 가능성이 높을 겁니다.
 
제시하는 것이 최대의 증거가 되어줄 테니까요······.
 
츠키시로 세나:...어렵네.
우리가 내릴 수 있는 최선의 해답은 무엇일까.
 
풀리지 않는 난제.
 
답안지가 존재하지 않는 수수께끼.
 
누군가의 일생을 풀이해야만 하는 무게를 알아버린 사람의 얼굴입니다.
 
나가토 레이야:... 법의학자로서 공유해야 할 범위는 ... 의외로 명확할지도 모릅니다.
사인인 '피해자가 직접 자신의 정맥에 투여한 톡시페린의 독성'... 톡시페린을 투여했다는 주사기와 약물 반응만 있어도 충분하겠죠.
그러나... 그것으로 센도 씨는 아무것도 해결받을 수 없을 겁니다. 그녀가 감추고 있던 진실의 수단만 밝혀졌을 뿐이니까 말입니다.
... 법의학자는  죽었는가를 밝히는 전문가라면.
이 사건에서의  는... 과연 어디까지인걸까요.
 
츠키시로 세나:글쎄... 누굴 위해서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죽은 사람을 위해 하는 일인지, 산 사람을 위해 하는 일인지, 경계가 흐려지는 것 같아.
 
나가토 레이야:... ... ( 책상 위에 올려둔 주먹을 꾹 눌러쥔다. ) 죽은 사람을 위해 라는 건, 사실 이뤄질 수 없는 말입니다.
센도 씨에게 미츠네 씨의 죽음의 진실은, 당신만이 알고 있다고 부탁했습니다만, 결국 센도 씨도 미츠네 씨의 죽음을 정확히 알지 못했죠.
미츠네 씨가 남긴 영상을 본 우리조차도, 여전히 알지 못하는 건 많습니다. 미츠네 씨가 얽힌 신적인 존재 부터, 보다 중요하게... 그녀가 정확히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산 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센도 씨를 온전히 위할 수 없겠죠. 그녀의 삶을 살았던 것이 아니니, 정확히 뭘 원하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산 자의 마음도, 죽은 자의 마음도. 자신의 시선을 통해서 그저 추론할 뿐입니다...
 
나가토 레이야:( 이미 두 사람이 가장 바라던 미래는 깨졌다. 두 사람의 삶 또한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비극이 낳을 수 있는 성장이 있다면. 두 사람이 가장 바던 것을 생각한다. )
... 저는 역시 발견한 것들을, 모두 공유하고 싶습니다.
( 뱉은 뒤, 괜찮겠냐고 물어보듯이 당신을 바라본다. )
 
츠키시로 세나:... (가만히 시선을 마주친다.) ... 네 결정은 그렇구나. (궁금증에 대한 답이 되었다는 듯 작게 미소 지어 보인다.) 내 허락을 구할 필요는 없어. 도움을 줄 수는 있을지언정, UDI의 법의학자는 너니까. UDI를 대표해 법정에 서게 될 것도 결국은 너야.
음... 그렇지만 역시, '남미에서 만났다는 신앙의 대상'은 이야기하지 않는 게 좋겠네. 너를 위해서도, 센도 씨와 미츠네 씨를 위해서도.
 
서서히 내부가 밝아져 옵니다.
 
상대방의 윤곽이 선명해집니다.
 
그림자를 걷어내어 두 사람의 얼굴 위로 빛을 드리웁니다.
 
해가 높게도 떠올랐다는 걸 알게 될 거예요.
 
이러고 있을 게 아니라 슬슬 움직여야만 한다는 사실도요.
 
UDI 라보에서 제공하는 차량을 타고 이동합니다.
 
투명한 유리창 밖으로 흘러가는 풍경을 보다보면 잡음 섞인 소리가 들립니다.
 
운전수가 라디오를 튼 게 아닐까요.
 
나가토 레이야: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 긴장되는 상황에서, 라디오같은 게 제대로 귀에 들어올 리가 없다. )
 
낯선 음성이 들립니다.
 
이 시간대면 자주 듣는 음성이 있었으나 하루아침에 바뀐 게 아닐까요.
 
그게 누구인지는 몰라도 꽤 긴장한 것 같습니다.
 
또렷한 음성은 간혹 머뭇거리기도 하였으니까요.
 
소식이 흘러나옵니다.
 
세상은 지치지도 않는지 온갖 일이 발생하고 있군요.
 
그 끝에서는 오늘의 날씨에 대해 알려주려는 듯하였으나······.
 
차량의 정차와 동시에 라디오는 꺼집니다.
 
도착한 것 같네요.
 
법원의 입구에서부터 소란스러울 겁니다.
 
저마다 목에 카메라를 건 사람들이 우글거리고 있어요.
 
주변에 누가 걸어 다니든 담배를 물고서 실실 웃는 남자들도 있습니다.
 
운이 좋게도 방청할 수 있게 되었다며 떠들어대는 말도 들립니다.
 
저들의 관심사가 다들 어디에 꽂혀있는지는 알 수 있습니다.
 
바로 당신이 법의학적 전문가로서 증언하게 될 법정 말입니다.
 
피의자가 자백하였음에도 피해자의 가족이 변호를 요청했다고 하여,
 
이미 난장판이 되어버린 이 사건이요.
 
변호사는 잘 부탁한다는 듯 고개를 숙입니다.
 
사람들은 서둘러 자리를 채우고자 하네요.
 
무수한 소리가 뒤섞여 귓속을 울립니다······.
 
그리고 당신의 손을 힘주어 잡는 또 다른 손이 있습니다.
 
손가락,
 
손등,
 
그리고 팔을 따라서 고개를 들면 그곳에는 츠키시로가 있어요.
 
이윽고 당신을 호출하는 음성이 들립니다.
 
: 증인으로 UDI 라보의 법의학자인 나가토 레이야 씨를 이 자리에 모시겠습니다.
 
어떤 것이든 간에 시작과 결말은 존재합니다.
 
끝이 찾아오고야 맙니다.
 
좋아하는 책도, 영화도.
 
아끼고 또 아껴가면서 읽더라도
 
엔딩 크레딧이나 작가의 말은 결국 마주하기 마련이지요.
 
의뢰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어떤 식으로 도달하게 되는지는 오직 당신에게 달려있을 뿐입니다.
 
츠키시로는 단단히 잡은 손을 놓아주면서도 시선을 돌리지 않습니다.
 
동료는 이 자리에 있습니다.
 
우리의 노력 또한 손아귀에 들려있습니다.
 
자,
 
일어나도록 해요, 나가토.
 
나가토 레이야:... ... ( 츠키시로를 한 번 바라보고, 긴장한 발걸음으로 나아가 발언할 수 있는 자리에 선다. )
( 입이 바짝바짝 마르고, 식은땀이 차게 식는 것이 느껴진다. 원래의 자신이었다면 이런 자리에 오르는 것 따위 상상하지 않았을 것이다. )
( 여전히 죽음을 해석하는 무게는 무척이나 무겁고, 타인의 삶을 판단하는 과정은 무척이나 두렵다. 그렇지만 역시 그걸 넘어서, 알고 싶다. 그리고 알리고 싶다. 죽은 사람에게도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고. 판단은 제각각의 몫이지만, 부디 그 전에 더 알아 달라고! 전할 수 없게 된 목소리를 대신하여, 세상에 방송 하고 싶다. 하고 싶었다. )
... 저희 UDI 라보의 분석 결과, 피해자 미츠네 아메의 직접적인 사인은 피의자 센도 미하루에 의한 교살이 아니었습니다. 그날, 톡시페린 성분이 피해자 자신에 의해 정맥에 투여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해당 성분은 골격근을 마비시키는 용도로도 쓰이나, 정맥에 투여될 경우 치명적인 독성을 발휘합니다.
증거로 피해자의 혈액 검사 결과와 톡시페린의 정보, 자택에서 발견된 주사기를 제출합니다. 주사기의 지문 검사를 추가로 시행한다면 정보는 더 확실해 질 것입니다.
이에, 피의자 센도 미하루에게 살인죄에 대한 무죄 판결을 내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여기까지가 UDI 라보의 법의학자로서의 소견입니다.
 
나가토 레이야:( 숨을 깊게 들이쉰다. 이 뒤의 이야기는, 온전히 미츠네 아메를 위한 것도, 센도 미하루를 위한 것도 아닐지 모른다. 그러니, 누구를 위해서 라는 애매한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알게 된, 제 3의 독자인 내가 스스로 내린 결정이다. )
여러분은 그렇다면 왜, 미츠네 아메는 독성 물질을 스스로 주입했으며, 센도 미하루는 살인자를 자처했는지 의문을 가지실 겁니다. 학창 시절의 불화 등 언론에서는 다양한 소문이 제기되었지만... 조사 중 다음 몇 가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미츠네 아메가 자결을 택한 건, 무엇보다 소중한 존재였던 센도 미하루를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센도 미하루가 살인자를 자처한 건, 무엇보다 소중한 존재였던 미츠네 아메를 지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두 사람은 불화가 있던 게 아닙니다. ... 서로 진심으로 사랑하던 사이였다는 것을, 피해자가 자택에 남긴 기록으로 확인했습니다.
( 어딘가에 있을, 미츠네 아메의 유족을 바라본다. 당신이 과소평가했던 자의 이야기를, 당신은 알고 있는가? 알려고 했는가? 의도가 어떠했든, 이것이 당신이 의뢰한 결과이다. )
최종적으로 죽음을 택한 것은 피해자이며, 살인자가 되기를 택한 것은 피의자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이런 선택을 하게 된 이유를, 사랑하는 자가 있는 분들이라면 분명히 알 수 있을 겁니다. 저는 그 또한, 넓은 의미에서 피해자의 사인이었다고 주장합니다.
법의학의 목적은 사인을 밝히는 것, 그보다 궁극적인 목적은 부조리한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분석하는 것입니다.
 
나가토 레이야:같은 상황의 피해자가, 또 피의자가 나타나지 않도록, 해당 사건을 통해 많은 분들이 숙고해 주시길 요청드립니다.
이상입니다.
 
흘러나오는 것은 도무지 믿지 못할 진실입니다.
 
적어도 이 재판장에 들어오기 직전까지도 가십을 씹고 물어뜯은 사람들로서는, 더욱.
 
사후 교살을 시도하여 사건 해결에 방해되는 행위를 저질렀으나.
 
그건 결코 살인이 될 수 없어요.
 
주간지가 예측하던 서사와는 참 많이도 달라졌을 겁니다.
 
누구나 형량이 터무니없이 줄어들 거라는 걸 알아차릴 수 있지요.
 
진실은 이기심을 관통합니다.
 
그 와중에 오히려 고개를 푹 숙이는 것은 피고인석에 앉은 여자입니다.
 
두 손이 묶인 채로 머리카락을 휘어잡듯이 움켜쥡니다.
 
그것마저 쥐지 않으면 붙잡을 게 없다는 듯 그러쥡니다.
 
센도 미하루:나는, 그냥, 끝없이 슬프더라도.
너와 살고 싶었어······.
 
센도 미하루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저지른 행동만큼의 벌은 주어지더라도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닐 거예요.
 
돌아오지 않는 행복이 있다는 것을 배웠으니까요.
 
슬픔은 비처럼 내릴 겁니다.
 
쉽게 그치지 않을 테지요.
 
맑은 날이 찾아오려면 길고도 긴 시간이 남았을 거예요.
 
그러나 살아있습니다.
 
살아있기에.
 
앞으로의 인생을 걷다 보면,
 
언젠가는, 분명.
 
···.
 
······.
 
폐정된 법정.
 
발 빠르게 걸어 나오는 사람들.
 
여기저기에서 터지는 플래시.
 
당연하게도 이쪽을 주목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스포트라이트를 조명하지도 않아요.
 
대단한 실력이었다며 어깨를 두드려주는 사람도 없죠.
 
드라마도, 영화도 아니니까요.
 
복도에서는 오직 두 사람만이 서 있습니다.
 
그때, 츠키시로는 갑작스러운 걸음을 옮깁니다.
 
한쪽에 놓인 자판기로 향하더니 동전 두 개를 집어넣네요.
 
떨어져 내린 음료수 캔을 집어 들더니 내밉니다.
 
이거로라도 건배는 하자는 의도일까요.
 
다만, 흔한 축하보다도 다른 말이 먼저 들려옵니다.
 
츠키시로 세나:나가토.
이제는 알 것 같아.
우리가 하는 일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법정 밖의 하늘은 맑습니다.
 
맑다 못해 조금은 덥네요.
 
아무래도 여름이 다가오는 탓입니다.
 
슬슬 법의학자에게 가장 고난스러운 시기가 찾아오는 걸 테죠.
 
자, 되돌아가도록 합시다.
 
분명 오늘도 우리에게는 할 일이 있을 테니.
 
츠키시로 세나 생환, 나가토 레이야 생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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